00262 테크노피아 1993 =========================================================================
“흐흐, 그렇다고 너무 큰 기대는 말아라. 정상회담을 한다고 금방 통일이 되는 건 아니니 말이다.”
혼신을 다한 유재원의 반응이 전명헌이 보기에 괜찮았던 모양이다. 신이 난 전명헌은 혀를 내두르며 접촉 중인 북한 측 실무진의 똥배짱에 관해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가진 거 하나 없으면서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데, 그로 인해 우리 쪽 실무진이 진을 빼고 있다고 한다. 차라리 대놓고 돈이나 쌀을 요구하면 괜찮을 텐데, 북한의 자존심을 챙겨주면서도 지원은 해야 하니 매우 짜증이 짜는 일이라고 했다.
“그나마 네가 제안한 소 떼 지원에 대해선 긍정적이더구나. 아마 엑스포가 끝나는 시기 즈음해서 1차로 3천 마리쯤 가지고 올라갈 거란다.”
유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에도 북한은 전명헌 회장이 몰고 간 소 떼를 고맙게 받았다.
소고기 먹게 생겼다고 좋아한 건 아니고, 농사를 짓는 데 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남북 사이에는 아직도 체제 대결이 한창이지만, 현실은 북한의 패배로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사회주의 실험은 진작 파탄이 났고,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사회주의 낙원 건설이라는 허울은 오래전에 때려치우고 지금은 김일성 유일 체제라는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나라였다.
“내가 보기엔 소보다 화물차를 더 반기는 것 같더구나.”
전명헌은 툴툴거렸다.
소 떼를 북한에 가지고 갈 때 소몰이를 하듯 걸어서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소를 옮길 화물차도 수백 대 동원할 예정이다. 당연히 그 화물차도 미래 그룹이 준비한 것인데, 통이 엄청나게 큰 전명헌은 소 떼는 물론 자동차까지도 줘버리고 올 작정이란다.
“거기 산업 시설이 워낙 낙후되어 있으니, 농사 짓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극적인 걸 따진다면 지금은 전생의 소 떼 방북만큼은 아니었다.
그때는 고난의 행군 끝자락이었기에 농사일에 큰 도움이 되는 소 떼와 최신식 화물차는 북한의 처지에서 너무나도 고마운 지원이었다. 오죽하면 북한의 2대 독재자였던 김정일이 남북경협에 있어 미래 그룹을 특별히 대우하라는 유훈을 남길 정도였다.
다만 지금은 모르겠다.
아직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 전이니 북한이 저리 뻣뻣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식량 사정이 그때만큼 나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쌀이 남아돈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지금도 식량은 늘 부족해서 정해진 배급량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
분명 소 떼와 화물차는 북한에 큰 도움이 될 거다.
받은 만큼 북한이 성의를 보여준다면 이전과 같이 미래 그룹에 북한 개발에 대한 특혜를 줄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그나저나, 너 때문에 청와대가 한바탕 난리 난 건 모르지?”
한창 북한 이야기를 하던 전명헌이 화제를 바꾸었다.
“저 때문에요?”
유재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 거두절미하고 물어보면 워낙 벌여 놓은 일이 많은 유재원으로서는 짐작할 수가 없다.
“거, 왜 클린턴 대통령 말이다.”
이어진 전명헌의 부연 설명에도 유재원은 비로고 알겠다는 표정이 되었다.
코요테 시티의 데이터센터에서 북미 정보고속도로 기공식을 할 때, 참석해준 앨 고어를 통해 클린턴 대통령을 대전 엑스포에 초청한 것이 있었는데, 그걸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그게 왜요?”
“인석아 아직 한미 정상회담도 못 했다는 걸 모르느냐?”
“에? 아직도 못했어요? 4월 초에 한다고 했던 기사를 본 거 같은데?”
“그때 방미를 하려고 했지, 그런데 클린턴 쪽에서 스케줄이 안 맞는다고 뒤로 미뤄졌단다. 그런데 네가 클린턴을 초청했다니 혹시나 하였던 거지. 만에 하나 진짜로 성사된다면 안방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전명헌의 말에 유재원은 청와대 소동에 대한 경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은 대통령이 당선되면 취임 후 미국 방문을 관례처럼 해왔다. 김영삼 대통령도 4월쯤 방미할 거라고 이야기가 나왔던 걸 보면 그 관례를 따르려고 했고, 유재원이 지나가듯 보았던 기사도 그 이야기를 담았던 것 같다.
“지금도 난리이긴 마찬가지다. 앨 고어 부통령이 온다고 하니 준비해야 할 게 많거든. 뭐 그리 따질 게 많은지 듣다 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야. 게다가 우리나라엔 부통령이란 직위는 없지 않으냐. 앨 고어 파트너로 누가 나서느냐는 것도 문제란다. 아무래도 잘나신 유재원 회장님 덕에 내가 덤터기를 쓸 것 같구나.”
칭찬 맞나?
웃고 계신 거 같으니 칭찬인 것 같다. 하여튼 외교의 기본은 같은 급끼리 마주하는 것이다. 군사회담이라면 상대방에서 별 하나가 나왔다면 우리도 별 하나를 보내는 것이다. 별 두 개가 나선다면 굴종하는 모양새였고, 별이 아닌 대나무꽃이 달린 영관급을 보낸다면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원 덕에 총리지만 일시적으로 부통령과 같이 서는 것이니 전명헌으로서는 나쁠 게 하나 없었다.
그나저나 지금 돌아가는 외교 상황을 보아하니, 전생의 흐름과는 좀 다른 게 있는 것 같았다. 행사와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던 터라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전생에서는 이맘때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것 같기도 했다.
유재원은 차를 마시는 척하며 빠르게 기억의 궁전에 들어가 1993년 7월의 뉴스 라이브러리를 검색했다.
결과는 즉각 나왔다.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는 기사가 수십 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클린턴의 방한은 유재원이 엑스포에 초청한 거 말고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된 건 하나도 없다.
아무래도 본인 때문에 클린턴이나 한국에 큰 변수가 생긴 모양이다. 하지만 유재원은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전 7월 10일 있었던 클린턴의 방한이 뭔가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기는 행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동 선언 같은 것도 없었다. 그저 김 대통령과 함께 조깅을 하는 사진이나 운동권 대학생들의 대대적 시위만 남겼다.
방한 반대 시위의 명분은 기본적인 반미 감정에 쌀 시장 개방 압력에 대한 반대였는데, 지금은 농업시장이 개방되면 농가들이 다 망할 거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상태였던 탓이다.
유재원 때문에 클린턴 대신 앨 고어가 오게 되었지만, 나쁜 건 아니다.
앨 고어는 분명 클린턴의 친서를 가지고 올 것이고, 거기엔 김영삼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클린턴의 답방이 올해 말이나 내년에 있게 된다면, 남북정상회담과 맞물려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걸 상상해 보니 기대와 불안이 공존했다.
물론 냉정히 따져 본다면 망할 확률이 높다. 북한이 지금은 유화적인 태도로 나오지만, 어차피 밥이 되든 죽이 되든 핵 프로그램을 시작할 거다. 유화책과 강경책을 동시에 펼치는 그 유명한 화전 양면전술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전보다 상황이 좋은 것도 있다. 러시아 핵 과학자들의 북한 유입을 사전에 차단했고, 유재원도 미국에 제법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강점을 이용해 남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최대한 열심히 서포트를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그리고 말이다.”
전명헌의 이야기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노벨상 혹은 이에 비견되는 상을 받는 국가적 인재에 대해서도 병역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단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였다.
노벨상에 비견될 상을 받을 인재라고 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적용될 사람은 딱 하나, 바로 자신뿐이었다.
이미 수학계에선 94년 필즈상 수상자로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으로 바꾼 유재원이 확정적이었다. 이제 남은 건 단독수상이냐, 아니면 다른 수학적 진보를 이뤄낸 이들과 공동수상을 하느냐 정도다.
유재원은 단독수상까지 바라진 않았다. 이제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필즈상은 단독수상을 결정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으니 말이다.
“사실 더 일찍 해야 했을 일이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물론이고 바둑이나 음악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면 병역 면제를 해주는데, 노벨상이나 그와 비슷한 상을 타는 사람에게도 당연히 병역을 면제해줘야 형평에 맞는 것 아니겠냐?”
“아, 그렇지만…….”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너무 노골적이라서 무슨 말을 하기가 힘든 유재원이다.
“재원이 너는 걱정 말거라. 이 할애비가 알아서 해치워버릴 테니까. 애초에 우리나라 병역법이 좀 이상하긴 했다. 싹 다 군대에 보내던가, 아니면 모두에게 적용될 면제 규칙이 있다든가 했어야지, 운동 잘한다고, 피아노 잘 친다고, 바둑 잘 둔다고 면제해주는데, 공부는 아무런 혜택이 없으니 말이다.”
전명헌의 말에 유재원은 머리만 긁적였다.
사실 군대는 유재원에게 있어 큰 문제는 아니었다. 본인의 능력만으로 얼마든지 돌파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전처럼 끌려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렇다고 불법적인 수단을 쓸 생각도 없다. 합법적인 면제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만에 하나 병역 면제에 실패한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미국 국적을 얻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2년 6개월을 군대에서 보낸다는 건 유재원에게 있어 최소 수조 원, 어쩌면 수십조 원을 낭비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전명헌이 준비한 법안이 올해 통과된다면 필즈상 수상을 통해 병역이 면제되니 무리수를 둘 필요도 없어진다.
“고맙습니다.”
생각지 못한 선물 덕에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한층 돈독해졌다.
“아, 이건 사적인 부탁인데 말이다. 부담은 갖지 말고 선택은 전적으로 네 생각대로 해라.”
마지막으로 전명헌 회장이 꺼낸 건 바로 일성 그룹 최현희의 이야기였다.
“최현희 그 녀석, 요즘 고민이 엄청나게 많은 모양이더구나.”
무슨 말인고 하니, 작년부터 이어진 ID 인베스트먼트의 일성 그룹 계열사 매집에 관한 이야기였다.
워낙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다.
미국 달러로 20억 달러나 되는 거대한 자금이 한국에 들어왔고, 대부분 일성 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매집했으니 말이다.
일성전자가 가장 비중이 컸지만, 물산, 생명보험, 증권, 중공업 등의 주요 계열사는 물론이고 일성기획이나 일성 리조트 같은 비인기 상장사까지도 대거 지분을 매입했다.
처음엔 다들 일성 그룹이 ID 그룹과의 특별한 관계를 맺고 투자를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는 건 곧 알 수 있었다.
ID 인베스트먼트는 단순한 지분투자가 아님을 천명했고, 일성 그룹 이사회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곧이어 일성의 이사로 임명된 사람들은 대부분 일성과 악연이 깊은 노동계, 혹은 학계의 인물이었다.
게다가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진출한 계열사의 자체 감사를 시작해서 배임이나 횡령 등의 이유로 기존 경영진이나 고위 임원들을 고소했다.
당연히 고소된 이들은 극렬히 반발했다.
사실 아무리 간이 부은 인간이라도 한국에서 일성의 돈을 훔치는 짓은 하지 않는다. 배임이나 횡령 등은 사실 오너 일가의 묵인이나 지시 때문에 행해진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의 주인이라도 회삿돈을 마음대로 쓰진 못한다. 자기가 마음대로 쓰기 위해서는 배당이란 절차를 통해 정당히 정산받은 돈만 가능하다. 그런데 배당을 하면 당연히 소득세가 따라붙는 데, 한국의 경우 최대 25%에 달한다. 1/4은 뚝 잘라 국가에 내야 하니 딴 주머니가 생각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제까지는 관행적으로 해왔던 일이었는데, 이젠 브레이크가 걸린 일이었다. 게다가 재판부도 예전과 다르다.
김&정 법무법인의 등장 그리고 그 뒤에 있는 ID 파운데이션과 유재원의 그림자는 이미 재판부에서 일성의 영향력을 상당 부분 걷어내 버렸다. 재판에 올라도 솜방망이 처벌이 나왔던 이전과 달리 실형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일성의 임원들은 몸을 사리게 되었다.
최현희 회장에게 탈모가 왔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이니, 그가 얼마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지는 대충 알만했다.
동시에 이러한 일로 인해서 한국에서는 이제 유재원과 최현희 회장의 악연이 보통이 아님을 다 알게 되었다. 다만 계기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당사자인 최현희 회장도 마찬가지다.
하긴,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일성과 유재원의 악연이 전생부터 시작했다고 추측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최 회장이 할아버지에게 무슨 부탁을 한 거예요? ID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일성 주식을 되팔아달라고요?”
“아, 그건 아니란다.”
유재원의 물음에 전명헌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쪽 집안은 자존심 빼면 시체야. 내일 죽어도 앓는 소리는 안 할 사람들이지.”
전명헌의 말에 유재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을’로 살아 본 적 없는 집안이 바로 최 씨 일가였다.
유재원은 아예 직접 당사자가 되어 보기도 했다. 죽을죄를 지었음에도 워낙 당당해서 순간적으로 자기가 잘못한 줄 착각이 들 정도였다.
“코퍼마인 공정을 도입하고 싶다는구나. 값은 충분히 치르겠다고 하더라.”
전명헌의 말에 유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현희의 부탁이라는 말에 예상할 수 있던 선택지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반도체로 먹고사는 회사라면 무조건 도입해야 할 공정이었다. 이 기술을 쓰느냐 마느냐에 따라 반도체의 성능은 극과 극으로 갈리게 된다. 반도체 분야에서 성능은 절대적 지표였다. 세대 차이가 생기면 아예 단종을 시키고 말지, 저성능 제품을 계속 생산하는 법은 없다.
오죽하면 우주개발 분야에서 선두로 달리는 나사마저도 단종된 제품을 구할 수 없어서 중고시장에서 조달할 정도다.
일성 전자는 최현희 때문에 코퍼마인 공정 도입에 제일 소극적이었다.
아니, 소극적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도입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을 정도다. 한데, 지금 들어보니 유재원이 들어보지도 않고 거부할 것 같아서 제안하지 않은 모양이다.
“좋아요.”
“응? 진심이냐?”
“네!”
전명헌은 거절할 줄 알았던 모양이다. 감정만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유재원의 계산법은 좀 달랐다.
일단 ID 인베스트먼트의 한국 투자에서 일성 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그런데 코퍼마인 공정 도입을 미루면서 신규 매출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고, 기존에 생산했던 EDO 램은 구식이 되면서 악성 재고로 변해버렸다.
당연히 주가는 폭락해서 제법 큰 손실이 일어난 상태다.
“대신 돈은 됐고, 일성 전자 지분을 주면 거래할게요.”
유재원의 말에 전명헌이 눈을 깜박였다.
“흐흐, 최 회장이 머리가 좀 아프겠구나. 그 기술을 도입하지 못하면 일성 전자는 망하는 거고, 그렇다고 지분을 더 넘겨주면 지배력이 약해질 테고. ”
미래라는 거대한 기업을 오랫동안 경영했던 양반이었기에 유재원의 노림수를 바로 읽어냈다.
“설마요. ID 인베스트먼트가 일성 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가지고 있으니 주가가 추락하게 만들 수는 없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물타기 하다 대주주 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작은 벤처기업에 투자했던 슈퍼개미가 대주주에 오른 경우도 실존했다. 일성전자라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알겠다. 일단 전해 보마.”
그렇게 서울로 올라와 전명헌과의 유익했던 시간을 가진 유재원은 다음 날엔 밑으로 내려갔다.
목적지는 당연히 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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