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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피아 1993
실리콘 시넵스라는 낯설기 그지없는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신 블리자드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최소 수억 명은 될 거다. 그렇다고 자연현상인 눈 폭풍을 말하는 건 아니다.
IT계에 몸담은 유재원이니 당연히 정보통신 분야의 업체 이름을 말하는 것이다. 바로 21세기 게임 업계에서의 살아 있는 신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이 바로 실리콘 시넵스라는 조그만 회사다.
수십 년 마스터플랜을 준비하면서 시장 조사의 디테일은 상상 그 이상이다. 유재원이 죽기 직전까지도 게임 업계에서 부동의 3위를 자랑했던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역사를 조사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참고로 액티비전-블리자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몇 가지 게임으로 대박을 터트린 블리자드는 유재원과도 연관이 있는 액티비전과 합병했다. 그리하여 세계 3대 게임 업체로 등극했고 블리자드의 창업자들은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실리콘 시넵스에 일찌감치 투자한다면 이러한 블리자드의 성공에 한발 걸칠 수 있다. 그렇지만 유재원이 오늘 보고서를 보기 전까지 잊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 건, 일찍 개입할수록 변수가 커져서 이전에 보았던 성공의 길을 제대로 밟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탓이다.
즉, 일찍 접촉할수록 나비효과가 커지니, 외부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성장한 다음에 지분을 늘려갈 계획이었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다음이라도 괜찮은 생각이었다. 돈이 좀 많이 들겠지만, 합법적으로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었으니 말이다.
“역시, 인지도는 나쁜 게 아니었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마스터플랜에서 설정한 일자보다 훨씬 일찍 얻게 되었지만 나쁜 건 절대 아니다. 50만 달러의 투자금도 적당해 보였다. 지금이라면 자본금이 바닥나서 창업자들이 카드빚을 내서 개발자들 월급을 주고 있었을 때일 테니, 매우 적절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원래 실리콘 시넵스의 창업자들은 빚을 견디지 못하고 교육용 소프트웨어로 유명했던 데이비슨 & 어소시에이츠 사 아래로 들어가게 된다.
회사 이름도 카오스 스튜디오로 바꾸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카오스라는 이름을 선점한 회사가 10만 달러의 사용료를 요구하자, 자금적 여유가 없는 실리콘 시넵스는 다시 이름을 바꾸는 데, 그것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였고, 살아 있는 전설이 시작된다.
참고로 21세기 세계2위 게임 기업은 액티비전보다 더 깊게 유재원과 관계가 있던 일렉트로닉아츠였다. 현재 사장인 호킨스 사장은 2000년대 퇴임하는데, 이후에도 일렉트로닉아츠는 양적으로 팽창했고 사명도 EA로 확실히 못을 박았다.
Eat All이라는 악명도 뒤따랐다.
EA의 성장이란 막대한 자본력으로 유명한 게임사들을 대거 인수 합병하는 방식인데, 인수한 게임사가 보유했던 프랜차이즈를 EA가 손을 대기만 하면 끔찍하게 망쳐 놓기로 유명했다.
21세기 세계 최대의 게임사는 당연하게도 아직 등장하지 않은 텐센트였다. 중국이라는 무지막지한 인구수를 바탕으로 팽창했는데, 그 기세는 유재원이 눈을 감기까지도 쟁쟁했다.
“어? 그럼 이름이 안 바뀔 수도 있겠네?”
ID 인베스트먼트의 엔젤 투자로 실리콘 시넵스의 자금력이 풍부해졌으니 원래 역사와는 달리 데이비슨 & 어소시에이츠로 들어갈 일도 없다. 그러면 회사 이름을 바꿀 계기도 사라지니 창업자들이 블리자드라는 이름을 떠올릴 일도 없어진 거 아니겠는가.
“음, 그러면 적당한 때에 내가 점지해주면 되겠지.”
빈센트 그린힐이 보내준 파일을 보니 실리콘 시넵스는 길 잃은 바이킹이란 게임을 만드는 중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듄 이후로 RTS에 찾아온 침체기를 단번에 날릴 그 게임은 아직 개발 전인 모양이다.
“워크래프트, 그 게임이 중요하지.”
오크와 인간의 전쟁으로 시작되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게임이다.
처음엔 RTS였지만, 나중엔 온라인 게임이 되고, 나중엔 VR까지 섭렵하는 궁극의 게임이다. 반면 지금 만드는 길 잃은 바이킹이란 게임은 그다지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게임 자체는 괜찮은데 흥행에서 실패한 것이다.
길 잃은 바이킹의 실패에 이를 갈고 나오는 게 워크래프트였다. 심기일전하며 모든 것에 대해 쇄신을 단행할 때, 회사 이름을 블리자드로 바꾸라고 권해보면 좋을 것 같다.
“IT 투자는 99점!”
실리콘 시넵스에 대한 투자로 빈센트 그린힐의 보고서에 대한 평가 점수가 확 높아지는 유재원이다.
그렇지만 아직 투자 보고서가 끝난 건 아니다.
이번 주에는 음악과 영화 분야에 대한 보고서도 첨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포레스트 검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쿨러닝, 스피드, 쉰들러 리스트.”
유재원의 입에서 유명한 영화 이름들이 줄줄 나왔다.
ID 인베스트먼트의 이름으로 수백만 달러, 혹은 1천만 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진 영화들이었다. 대부분 전생에 크게 흥행했거나 평단의 평가가 좋은 영화들이 리스트에 들어 있다. 당연히 유재원이 콕 찍어준 영화들이었다.
보고서를 보니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슈퍼스타 감독의 영화를 제외하고는 투자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애초에 영화 같은 상품은 실패 가능성이 워낙 커서 투자자들을 많이 모아 위험을 분산하는 게 기본적인 방식이다.
그렇기에 ID 인베스트먼트가 영화 투자도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실제 거액의 투자금이 집행되자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그들이 제작 중이거나 예정인 영화들의 시놉시스나 카탈로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게 쌓이다 보니 우편함이 터져 나갈 만큼 모였다고 한다.
그렇게 쌓인 영화 중에 방금 언급된 영화들도 있었고, 갑의 위치에서 투자금을 집행할 수 있었다.
다만 대박 영화를 뽑아내긴 했지만, 유재원의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영화가 잘 터지면 대박이라고는 하는데,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비하면 그다지 큰 건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억 달러, 혹은 10억 달러 이상의 초대박이 터지는 영화는 90년대 말에서나 등장한다.
대신 유재원은 다른 방향에서 영화에 접근했다.
“주식에 비교해 소소하지만, 문화에서의 영향력은 무시할 바는 아니지.”
만약 영화에서 컴퓨터가 등장하게 된다면 무조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에그 PC를 권유토록 한 것이다. 일종의 PPL인데, 영화 속 세계에서 최고의 PC는 언제나 ID 그룹의 제품이 되도록 만들 작정이다.
이렇게 이미지가 고착되면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거대한 무형의 이익이 만들어진다. 당연히 다른 컴퓨터 업체도 열심히 PPL을 하려고 할 테지만, 돈 싸움에서 ID 인베스트먼트를 이길 수는 없다.
이러한 정책은 이미 실행 중이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도 약간의 수정이 있었다.
주인공 검프가 지인의 추천으로 애플에 투자했다가 대박이 난 장면이 있었는데, 이것이 ID 인베스트먼트로 바뀌었다. ID 인베스트먼트가 석유 선물, 일본 닛케이지수 투자 대박으로 투자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수익을 안겨 준 건 미국에서도 큰 화제였기에, 무리 없이 영화에 녹아들 수 있었다.
“음, 애플에 왠지 미안해지네.”
어쩔 수 없다.
애플의 사업 영역과 ID 그룹의 사업 영역은 완벽히 일치하는 탓에 충돌이 날 수밖에 없다. 애플도 자체 운영체제와 독자적인 PC를 만들고 있었고, 이 시스템에서 가동되는 여러 응용 프로그램도 판매 중이었다.
80년대만 해도 컴퓨터 분야에서 애플의 지위는 독보적이었지만, 연속된 삽질로 인해 지금은 개인용 PC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고, 그나마 출판과 음악 분야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덕에 특수 목적 컴퓨터로 명맥을 잇는 중이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
다행히 아직은 먼 이야기였다.
스티브 잡스가 퇴출당한 애플로 복귀하는 건 1997년이다. 지금은 넥스트 컴퓨터와 픽사에 집중 중인데, 넥스트 컴퓨터는 답이 없었고 그나마 픽사는 디즈니와 계약에 성공해서 풀CG 무비 제작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었다.
“어련히 알아서 잘하시겠지.”
비록 ID 그룹이 빠르게 부상하며 애플이 비집고 나올 틈을 없애버리는 중이지만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스티브 잡스가 이대로 사라지진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마주할 그 날이 기대되는 유재원이다.
며칠 후.
유재원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 취향에 딱 맞는 행사인지라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도저히 나지 않을 것 같네. 아무래도 나 대신 앨 고어가 대신 가게 될 걸세.
클린턴 대통령이었다.
앨 고어를 통해 전해진 초대 의향에 대한 응답이었고, 예상했던 바였다. 공사다망한 미국 대통령이 한가하게 엑스포나 참석할 상황은 아니었다. 미국 내의 경제 문제도 그렇고, 세계의 화약고 중동도 큰 이슈였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와 이스라엘 사이에 평화를 중재하는 데 클린턴은 무척이나 집중하는 중이었다.
이에 관한 결과가 올해 9월 13일에 체결되는 오슬로 협정이다. 지금 한창 물밑 작업 중이니 쉽게 외부 행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슬로 협정은 그렇지 않아도 복잡했던 중동 문제를 한층 더 꼬이게 만드는 일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풀리지 않는 앙금이 있었지만, 미국이 힘으로 강제한 덕에 협정을 맺게 된 것이다.
당연히 둘 다 협정에 만족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로부터 땅을 되찾지 못하게 되었고,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점령한 땅을 인정받지 못했으니 극우파들의 불만이 쌓였고, 급기야 협정을 맺었던 이츠하크 라빈 총리를 암살하기까지 했다.
“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배려해줘서 고마워요.”
중동 문제를 생각하면 참 답답하지만, 유재원이 지금 클린턴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고맙다는 그것밖에 없었다.
-하하, 자네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더 할 수 있지.
대신 클린턴은 유재원에 대해 무척이나 호의적이었다.
대선 때 커다란 정치헌금을 했다는 것은 큰 이유도 아니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ID 그룹의 존재감은 이제 더할 나위 없이 거대해졌고, 비밀스러운 분야에서도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유재원과 같은 초특급 두뇌는 세상에 유일했다. 게다가 천재적인 활동은 미국의 국익과도 완벽히 들어맞았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통화를 마친 유재원은 곧장 김대석에게 통화 내용을 전달했다.
대전 엑스포 VIP 게스트로 앨 고어 부통령 최종 결정이라고 말이다. 톡을 받은 김대석도 곧바로 한국의 최강욱 비서실장과 전략기획실에도 같은 내용을 전송했다.
VIP가 결정되었으니 ID 그룹 이름으로 정식 초청장을 발송하고, 앨 고어 부통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또한, 한국 정부에도 이를 알려 외교적으로 실례가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다.
“흠, 이제 남은 건 제2차 시큐리티 챌린지뿐인가?”
유재원은 스케줄 표를 보며 중얼거렸다.
철저한 준비로 시작된 1차 시큐리티 챌린지와 달리, 언론의 어처구니없는 보도를 계기로 제2차 시큐리티 챌린지가 만들어졌다. 시작이 어떻든 유재원은 제2차 시큐리티 챌린지도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상금의 규모도 역대급이었고, 참가 방식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단적으로 안드로이드 2.0 해킹에 성공해 지정한 데이터를 추출한 사람 혹은 팀에 내건 상금은 무려 1억 달러였다.
대회 방식도 간단했다. 해킹 대상으로 지목된 뉴 에그 PC에 최신 버전 안드로이드 2.0이 설치된다. 보안 단계는 최상이지만 초고속 인터넷으로 항시 연결되어 있을 예정이다. 심지어 해당 PC의 IP주소도 친절하게 공지될 예정이다.
도전자들은 별도의 참가 신청도 없이 그저 정해진 시간 내에 온라인으로 해당 PC에 접속해 안에 든 데이터 파일을 탈취 후 해독하면 된다.
해독한 해커는 실리콘밸리의 ID 테크놀로지 본사로 찾아올 필요도 없다.
데이터 파일의 내용은 바로 현금 1억 달러가 예치된 샌프란시스코 HSBC 금고의 인증번호였으니, 편한 시간에 직접 가거나 혹은 대리인을 보내 받으면 끝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안에 든 데이터는 안드로이드 2.0 자체 암호화 기능을 통해 암호화되었으니, 도전자들은 안드로이드 2.0의 로그인 시스템과 자체 암호화 기능 2개를 깨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대회 방식보다는 상금에 주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100명이 팀을 짜도 1인당 100만 달러씩 돌아가는 금액이니 말이다.
반향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이었다.
제1차 시큐리티 챌린지에서 물을 잔뜩 먹은 해커들이 시작만 되길 기다리며 칼을 갈고 있다는 건 인터넷을 조금만 해보면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이번 행사의 빌미를 제공한 언론에서도 열심히 다뤄 주고 있었기에 이미 세계적 인지도는 만들어졌다.
당연히 참가 인원도 1차 때에 몇 배는 늘어날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숫자가 많아진 만큼 유재원도 살짝 불안하긴 했다. 만에 하나 갑자기 툭 뛰어나온 해커가 안드로이드 2.0 보안 체계를 뚫는다면 상금 지출도 지출이지만, 안드로이드 2.0에 대한 신뢰성에 지대한 타격이 될 것이다.
업데이트된 스케줄 표를 보니 행사 준비는 완전히 끝났고, 유재원의 결심만 남겨진 상태였다.
“뭐, 뚫는 사람이 나오는 게 더 특별한 일이긴 하지.”
유재원은 ID 톡으로 레밍턴 사장에게 최대한 일찍 행사 개최일을 잡아 달라고 했다.
당장 내일이라도 좋다.
자신감의 바탕은 당연히 안드로이드 2.0의 보안 체계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를 믿지 않는 것에서 출발했다.
컴퓨터의 주인이더라도 컴퓨터에 무지해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고, 관리자 권한을 해커에게 빼앗길 수도 있으니 시스템은 자체적으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된 운영체제다.
외부에서 접속을 시도한 사람들은 의심 가득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혹독한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26일쯤에 대회 선언을 하면, 7월 초엔 한국에 입국할 수 있겠네.”
유재원은 앞으로의 일정을 간단히 헤아렸다.
태블릿 PC를 위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소형화, 터치 인터페이스는 거의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건 완성된 하드웨어에 탑재해 테스트해보는 일이었다. 태블릿 PC의 하드웨어는 TG에서 열심히 만드는 중이니 한국에 가는 게 훨씬 빠르다.
비단 태블릿 PC 때문에 한국에 빨리 들어가려는 건 아니다. 8월 6일이 엑스포 개장이니 일찌감치 한국에 가서 준비할 작정이었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밖에 못 하는 일은 최대한 빨리 해치우는 유재원이였다.
“음, 그런데 뭔가 빼먹은 게 있는 거 같은데?”
제2차 시큐리티 챌린지 개최 일자를 확정했는데도, 뭔가 시원한 느낌이 없다. 오히려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뭔가 싶었던 유재원은 컴퓨터에 다시 한번 스케줄 표와 다이어리 등을 띄워 놓고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 대목에서 무얼 잊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티파니!”
6월 초였나, 5월 말이었나 티파니와 시험 끝나면 놀러 가자고 했던 기억이 이제야 났다. 순간 등에 식은땀이 난 유재원은 바로 스탠퍼드 대학교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컴퓨터 공학과 2학년 시험 스케줄을 살피기 시작했다.
“살았다!”
스케줄을 본 유재원의 입에서 살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천만 다행히도 다른 과목들은 다 끝났는데, 이산 수학 딱 하나가 남아 있었다. 만에 하나 시험이 끝나버렸다면 말짱 황이었는데, 아직 하나가 살아 있었으니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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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실리콘 시넵스라는 특이한 이름만 듣고도 한 방에 알아 맞추시는 분이 많네요. 그리고 ID 그룹의 포식에 대한 우려도 잘 인지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