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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로 압도한다-224화 (224/1,007)
  • [224] 왕좌의 게임 ==============================

    10월 24일은 아침부터 좋은 전화가 왔다.

    -회장님, 드디어 모든 인수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여름부터 일본에 가 있던 ID 인베스트먼트 부사장 빈센트 그린힐이 전하는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가장 덩치가 큰 건 산요전기의 배터리 부분이었고, 일본의 10여 개가 넘는 강소 기업들이 목록에 포함된 대형 인수 작업이었다.

    유재원이 리스트로 전해준 기업들을 90% 이상 인수하는 쾌거였다. 보통 인수 작업에 지체가 크게 지연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 매각 의사가 없다거나, 가격이 맞지 않으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컴캐스트 인수와 달리 지지부진한 일본 기업의 인수 작업에 유재원도 두 손 다 들었다. 이렇게 폐쇄적인 집단은 영 가능성이 없어 보였기에 이제 그만하고 돌아와도 된다고 했는데, 빈센트 그린힐은 약간의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예산을 더 높여 달라는 것도 아니었고, 당장 ID 인베스트먼트가 신규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러라고 했다.

    그렇게 일본의 일은 빈센트 그린힐에게 맡기고 잊은 상태였는데, 보란 듯 성공한 것이다.

    -산요전기, 이노마타 화학, 니치콘, 고바야시 제작소, 오넥스 등의 12개 기업은 앞으로 신 일본투자은행에 속하게 됩니다.

    빈센트 그린힐이 폐쇄적 일본 기업문화를 뚫고 인수전에 성공한 것이 바로 신 일본투자은행이었다.

    말은 뭔가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사실 ID 인베스트먼트의 일본 지사나 다름이 없다. 40억 달러 정도를 출연해 만든 법인으로, 이번에 인수한 회사들의 지주회사 역할과 함께 대일본투자의 창구가 될 것이다.

    덕분에 어마어마한 자본금에 비해 직원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사장부터 일반직 직원까지 다 합해봐야 10명이 조금 넘는 회사였다. 대신 모두가 일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구성 덕분에 인수 작업이 훨씬 수월해졌다.

    외국 회사에 팔려가는 게 아니라, 일본의 투자은행에 지분을 넘기는 것의 거부감이 확실히 덜했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잘 먹혔다. 심지어 투자를 받아보고 싶다고 찾아오는 기업이 있을 정도였으니, 잘 운영만 하면 일본 기업들의 단단한 카르텔을 뚫는 좋은 도구가 될 것 같았다.

    “좋아요.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더 빨리 수행했어야 했는데,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큰 공을 세웠음에도 여전히 공손하기까지 한 빈센트 그린힐이었다.

    이걸로 빈센트 그린힐에게 ID 인베스트먼트의 운영을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이 드는 유재원이다.

    사장 승진 확정!

    다만 운영과 달리 투자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으니, 앞으로의 투자 설계나 아이템 선정은 여전히 유재원 본인이 계속 도맡을 생각이다.

    “미국으로 언제 돌아갈 건가요?”

    -아무래도 이틀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잘한 작업이 좀 남아 있거든요.

    “알겠어요. 그러면 미국으로 가기 전에 한국 본사에 들려주세요. 아, 부사장님뿐만이 아니라 인수팀 전부 들어오라고 해요.”

    -네, 출발 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한국에 들르라는 유재원의 말에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고 따르는 빈센트 그린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장 승진을 전화로 통보할 수는 없으니, 압구정 ID 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성대한 행사를 치러 줄 생각으로 한국행을 명령한 것이다. 여기에 덤으로 일본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인수팀에게 작은 포상도 해줄 생각이다.

    “흐음, 이제 퍼즐은 거의 맞춰졌네.”

    유재원은 신 일본투자은행으로 뭉친 기업들의 리스트와 함께, ID 테크놀로지, 혹은 하이테크 소속의 기업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배터리, 알루미늄합금, 고성능 콘덴서, CCD, 저전력 CPU까지도 유재원의 ID 그룹 산하에 속한 기업들이 열심히 연구 중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초소형 센서도 활발하게 만들고 있다. GPS 모듈을 비롯해 가속도와 중력, 기울기 같은 센서는 생각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부품들이 모두 하나로 합쳐지면 놀라운 혁신이 일어난다. 전화기를 기반으로 카메라, 음악 재생기 그리고 컴퓨터가 하나로 합쳐진 바로 그 물건.

    스마트폰이다.

    유재원의 투자를 보고 월 스트리트에선 중구난방이란 비판이 늘 이어졌다. 도대체 통일성이 없어서 무얼 노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ID 인베스트먼트가 놀라운 수익률을 매년 달성하고 있어서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유재원은 실리콘밸리의 괴짜로만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재원은 실리콘밸리의 작은 기업들을 인수할 때부터, 오로지 스마트폰이라는 커다란 밑그림을 두고 움직인 것이다.

    물론 오직 스마트폰이라는 식은 아니다.

    관련 기술은 얼마든지 다른 분야로 이식될 수 있다. 알루미늄합금과 고성능 공작기계와 합해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케이스를 만들어서 PC나 노트북에도 적용할 수 있다. GPS와 모바일 CPU를 결합하면 내비게이션이 나온다.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결합하고 융합하느냐에 따라 시대를 초월하는 기기들을 더 빨리 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마침표를 찍을 단계는 아니다. 하나의 퍼즐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디스플레이인가?”

    현재 디스플레이 장치의 대세는 브라운관이었다.

    역사가 깊은 브라운관은 계속해서 발전해서 곧 완전 평면 브라운관이 나올 것 같다. 또한, 일본에선 화질을 놀랍도록 개선한 모델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소니에서 앞장서고 있는데 트리니트론이라는 브랜드로 나온 제품을 보면 준 HD급은 되었다.

    LCD의 경우 이제 겨우 시작 단계라서 대중화가 되기엔 멀었다. 기껏해야 노트북 컴퓨터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사용 중인데, 화질도 문제고 수율도 문제였다.

    “그놈의 수율!”

    LCD의 원조 기술을 가진 샤프에 쉘북용 LCD를 대량 주문한 지 한참 됐다. 그렇지만 아직도 만족할만한 수량을 납품받지 못했다. 샤프는 LCD가 대세가 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았다. 여기에 닛케이 지수 대폭락의 영향으로 일본의 경제 상황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대량 설비 확충은 뒤로 밀려났다.

    지금은 월 3만 장 수준으로 나오는 규모인데, 그걸로는 대량의 수요가 예상되는 쉘북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데드 픽셀과 같은 불량률도 제법 높았다.

    이로 인해서 쉘북은 진작 설계가 끝났는데, 주요 부품이 모자라서 시중에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TG는 재고가 쌓이는 수준을 보고 발매일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아마도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이 매우 유력하다.

    “디스플레이가 문제네.”

    유재원의 마스터플랜이 착착 실행된다면, IT의 발달은 기존보다 2년 정도 빨라지게 된다. 스마트폰도 그만큼 일찍 만들 수 있다는 뜻인데, 디스플레이가 발목을 잡는다.

    “아예, 내가 만들어 버려?”

    LCD를 비롯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치 시장의 미래는 찬란했다.

    현재 사용 중인 브라운관은 모조리 LCD로 바뀌게 될 테니 말이다. 여기에 모바일 디바이스용 수요도 어마어마하다. 반면 공장을 올리는 데 돈이 꽤 들겠지만, 완성만 되면 가상현실이 나오기 전까지 쏠쏠한 현금창출원이 되어줄 것이다.

    “대선이 끝나면 결정해야겠다.”

    시간이 넉넉한 문제였기에, 유재원은 결정을 뒤로 미뤘다.

    띵!

    이번엔 ID톡 알람이다.

    미국에서 유재원을 대신하고 있는 최강욱 실장이 연결을 요청했다.

    -둠 2의 유통 계약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계약금은 4천만 달러, 수익 분배비율은 7:3입니다.

    당연히 7이 ID 테크놀로지의 몫이라고 최강욱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와우!”

    요약된 설명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유재원이다.

    수익 분배비율로 7:3을 쓰는 건 21세기에 들어서는 기본이었다. 그러니 보통이라 생각할 사람이 많겠지만, 지금은 92년도였다. 게다가 온라인 유통이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었다. 패키지를 뽑는 비용부터, 소매점까지 패키지를 전달하는 비용까지 유통사가 전담해야 한다. 그러니 기존의 5:5도 많이 분배해 주는 비율이었다.

    -계약한 곳은 액티비전입니다.

    어쩐지 공격적이다 싶었다.

    일렉트로닉아츠가 좋은 파트너이긴 했지만, 분배비율에서는 무척이나 깐깐했다. 이번에도 둠 2를 두고 제시한 조건은 최후로 나온 게 6:4였다. 반면 일렉트로닉아츠의 독주에 조바심이 동한 액티비전은 둠 2마저 빼앗기면 완전한 몰락이라고 생각하고 공격적인 배팅을 한 것이다.

    둠 2가 실패하면 액티비전은 완전히 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반대로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왔다는 건 둠 2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이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은 소리였다.

    “호킨스 사장이 많이 아쉬워하겠네요.”

    -예, 조금 전에도 전화를 걸어서 푸념을 늘어놓더군요. 하지만 비즈니스란 냉정한 것 아니겠습니까.

    역시 최강욱은 유재원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네, 그래도 호킨스 사장님을 너무 냉대하진 마세요.”

    마스터플랜에는 게임기 시장 진출도 있다.

    쿠타라니 켄이 유재원의 제안에 응하기만 했으면, 지금쯤 열심히 차세대 게임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소니로 돌아간 탓에 게임기 개발은 일시 정지 상태였는데, 플레이스테이션이 예정대로 94년쯤에 출시한 후에 재가동될 확률이 높다. 즉 초기의 3D 게임기는 넘긴 다음에 진정한 32비트 3D게임기 시장을 두고 한판의 대전쟁이 벌어질 공산이 매우 높다.

    이 대목서 일렉트로닉아츠가 중요해진다.

    게임기 시장에서 성공을 판가름할 요소는 하드웨어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게임기에서 구동될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더욱 크다.

    둠 2가 액티비전으로 유통된 것에 대한 반감이 계속 쌓여 있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니 악감정을 미리 풀어 놓아야 한다.

    -예, 일렉트로닉아츠와의 동반자적 관계를 계속 유지하도록 힘을 쓰겠습니다.

    유지원의 지시를 찰떡처럼 알아들은 최강욱은 언제나 들어도 든든한 목소리로 답했다.

    따르릉!

    “어휴, 이번엔 또 뭐지?”

    최강욱과의 ID 톡을 끊은 다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시작했던 유재원은 10분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부터 ID 오피스 스프레드시트를 가지고 작업하던 일이 있었는데, 그 끝이 멀지 않았다. 오늘 아예 끝낼 작정으로 집중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울린 전화벨로 산통이 다 깨져버렸다.

    “여보세요? 유재원입니다.”

    -그래, 나다!

    덕분에 살짝 퉁명스러운 목소리나 나왔기에, 상대방이 조금 당황한 듯싶었다.

    “아, 후보님!”

    전화기 너머로 들린 목소리는 전명헌 의원이었다. 하도 연락이 없어서 무슨 일이 났나 걱정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늦게 연락해서 미안하구나.

    “괜찮아요. 정치판이 원래 돌발 변수가 잘 터지는 곳이잖아요. 마음대로 되는 것도 얼마 없기도 하고요.”

    -허허, 이해해 줘서 고맙다. 다행히 이야기는 잘 끝났다. 이제 마음껏 전권을 행사해보려무나. 그런데 네 자리를 만든다고 무리수를 둔 게 꽤 많다. 뒷말이 무성할 거야. 그만큼 귀찮은 일도 많이 생길 것이고.

    “고맙습니다. 귀찮음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어요.”

    전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그런 귀찮은 일은 당연히 예상한 바였다.

    -그래. 앞으로 잘 부탁한다. 비상대책위원장.

    “예.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 유재원이다.

    이미 유재원은 전명헌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이었다. 다만 그 행위가 통일 국민당의 정식 통로를 통해 실행되지 않은 탓에 제대로 효과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며칠 동안 굼뜨기 그지없던 통일 국민당의 행보도 달라졌다.

    통일 국민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 미진한 선거 준비의 이유로 전격 사퇴했고, 당 대표 역시 선거대책위원장을 추천한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해서 사퇴했다.

    너무도 전격적이라서 두 사람이 사퇴의 변을 밝히는 기자회견장에는 기자도 그다지 많지 않았었다. 그저 통일 국민당을 따라다니며 기사를 올리던 수습기자 혹은 1, 2년 차 초보 기자들이 전부였다.

    이렇게 큰 건은 선임 기자들의 몫이었으니, 햇병아리들은 운 좋게 계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선을 불과 40일 정도 남긴 상태에서 선거를 준비해야 할 두 축이 전격적으로 사퇴한 것은 대단한 특종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기자들을 까무러치게 할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통일 국민당의 긴급 의원 총회가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그곳에서 비상대책체제로 전환할 것을 의결했다. 동시에 비상대책위원장에 유재원을 추대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것까지 전광석화처럼 이어졌다.

    21세기의 민주적 정당이라면 이러한 일은 보통은 며칠에 걸쳐 일어날 일이었는데, 통일 국민당은 번갯불에 콩을 구워 먹는 속도로 일사천리였다. 심지어 의원들의 투표도 비밀 투표가 아니라 거수와 박수였다.

    민주주의와는 100만 광년쯤 떨어진 일이었지만, 소식을 들은 보통의 사람들은 절차보다는 유재원이란 이름에 더 주목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숫자가 상당했다는 것이다. 유재원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뤄 놓은 성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대다수는 유재원의 나이 따위는 그저 숫자로만 받아들여지는 상태였다.

    심지어 이건 잘못된 일이라며 혀를 차는 사람마저도 유재원의 나이를 두고 뭐라고 하는 건 아니었다. 정치라는 더러운 판에 전도유망하다 못해 창창하기 그지없는 유재원이 끼어드는 게 못마땅했을 뿐이다.

    물론 대놓고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소수 있었다.

    -유재원, 16살에 원내 제3당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선거가 장난? 비상식의 극치를 보여주는 통일국민당.

    -전명헌, 대통령병에 무리수를 던지다!

    유재원과 척을 지고 있는 대한 일보라던가, 동하 신문과 같은 신문사와 민정당, 민주당같이 통일 국민당과 선거로 경쟁해야 하는 정치인들이었다.

    ID 그룹이 뿌리고 있는 압도적인 광고 물량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상태의 두 신문사는 대단히 부정적인 논조로 유재원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를 보도했다. 또한, 대통령 선거가 정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기 전 바람을 일으키려던 기존 정당들이 물을 먹게 되었으니 불평이 터져 나오는 게 당연했다.

    동시에 여의도에 있는 통일 국민당 중앙당 청사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통일 국민당 대변인을 통해 유재원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식이 2시간 후에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녀올게요.”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기자들과 모르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연락을 한 다음, 집안 단속도 철저히 했다. 특히 마스터플랜과 같은 비밀이 가득 든 디스켓은 암호화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에 금고에 넣었다.

    정치라는 괴물이 어떤 파장과 사고를 만들어낼지는 유재원도 예상할 수 없었기에, 철저히 조심하는 것이다.

    “조심하거라.”

    아버지나 어머니도 얼굴에 걱정이 제법 보였다. 그렇지만 유재원은 워낙 알아서 잘하는 아들이었기에 이번의 선택 역시 잘한 것이라 믿어주셨다.

    “자, 이제 갑시다!”

    오랜만에 격식에 맞는 정장을 입은 유재원은 대기하던 자동차에 올랐다.

    챙겨든 준비물은 쉘북 하나가 전부였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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