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열혈 추종자들(Esquires) =========================
한 사람의 넋을 빼놓기에 필요한 시간은 단 3분.
유재원은 최현희 앞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 내자 최현희의 눈빛이 흔들거렸고, 화를 참기 위해 콧바람을 크게 뿜었다.
유재원의 디스를 요약하자면 ‘페어플레이 좀 합시다.’였다.
“이번 부산그룹의 일에서 일성의 노림수가 뻔히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부산그룹을 비판하는 언론은 많은데, 일성을 지적하는 곳은 거의 없어서 의문이었죠. 어째서 이를 비판하는 언론이 드물었나 생각해보니 곧 답이 나오더군요. 아, 언론도 한 편이었구나. 그래서 회장님이 어떻게 언론도 한 편으로 만들었나 찾아봤더니 재미있는 일이 참 많이 나오지 않겠어요?”
“재미있는 일?”
“회장님 덕에 일부 기자들은 월급 한 푼 안 쓰면서 럭셔리한 생활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서포트를 해주면 당연히 좋은 글로 보답하겠죠? 그런데 이런 일이 사법부에도 있었다는 게 문제에요. 거긴 건들지 말았어야죠.”
전생에서도 유재원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본인이 만든 기계심리해석 모듈의 소유권을 두고 법원으로 갔었다. 그리고 법원은 당연하게도 재벌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유재원이 재벌들에게 받은 과제는 단지 인공지능의 처리능력 향상이었고, 액수도 무척이나 작았다. 그런데도 같은 공간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강탈해 가버렸다. 최현희 때부터 시작한 장악력이 21세기 중반까지도 이어져 법원의 편파적인 판결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흐음? 그 일을 나만 했다는 것이냐? 너와 긴밀한 전명헌 총회장이라고 다를까?”
“다르죠.”
“다르다고?”
“재판장에 걸린 판돈의 규모가 다르잖아요.”
유재원의 명쾌한 대답에 최현희는 입이 딱 다물어졌다.
미래 그룹이 얼마 전 1,600억 원이라는 추징금을 당했다. 미래 그룹이 후계 구도를 정리하면서 내야 했던 세금의 크기가 이 정도 수준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반면 일성 그룹은 어떨까?
단위 자체가 달라진다.
‘억’에서 ‘조’로 바뀌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현희가 갑작스럽게 부상한 후계자라서 사전 준비가 매끄럽지 못했던 탓이다.
“장악의 의지가 전 회장님보다 훨씬 간절하고, 강력하게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저 같은 신참은 참 불리하다는 게 문제죠. 그런 상황을 상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더라고요.”
본인이 직접 그런 일을 겪었던 사람이었기에, 유재원의 표정은 참 생동감이 넘쳤다.
“그건 과대망상이다.”
최현희의 대답 역시 생각대로였다.
“진짜요? 그런데 판례를 찾아보면 제 우려가 사실이었다는 걸 잘 보여주던데요? 만약 저의 ID 그룹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송과 같은 한국에서 열렸다면 제가 이길 수 있었을 거라고 장담하실 수 있겠어요?”
판례까지 들먹이니 최현희는 할 말이 없어졌다.
“그래서 저도 마음을 바꾸었죠. 회장님도 하시는 데 저라고 못할 게 있나 싶었어요. 그러니 회장님이 그만하시면, 저도 그만할게요. 반대로 회장님이 하시는 것 역시나 저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요. ”
최현희는 유재원의 말에 살짝 목이 탔다.
무엇 하나 정곡을 찌르지 않는 게 없었다. 어디서 이런 괴물이 튀어나왔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이 게임은 전적으로 본인이 불리한 게임이었다. 최현희가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선 판검사들이 불법을 저질러야 하지만, 저 유재원이 요구하는 건 법과 원칙에 따라 움직여달라는 매우 간단하고도 상식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재원과 ID 그룹을 밟아버릴 수도 없었다.
유재원은 미국에서 특별 관리에 들어간 세기의 천재였고, ID 그룹의 규모는 이미 한국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거대했다.
최현희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어째서 충돌할 거라고 단정하느냐, 같이 좋게좋게 갈 수 있지 않으냐는 식의 이야기였지만, 막상 말을 하려니 너무 구차했다.
하긴, 그다지 겹치는 사업이 없다고 하더라도, 무한경쟁에 놓인 처지에 좋게좋게 가자는 건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
이 자리에 찾아오면 속이 좀 풀릴 것 같았는데, 무거움만 더해진 최현희였다. 그나마 건진 게 있다면 유재원과 ID 그룹이 일성의 숙적이라는 걸 확인했다는 것이다.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나눈 것과 같았으니, 이제 사력을 다해 밟아 놓으면 된다.
최현희 회장은 ID 그룹의 기세가 무섭긴 해도 한국의 기득권을 꽉 쥐고 있는 일성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억짜리 미팅은 서로의 의지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절대 두 번은 안 당할 겁니다.”
유재원은 벤츠를 타고 떠나는 최현희 일행을 보며 각오를 다졌다.
사실 이 자리에서 유재원은 속내를 밝히지 않고 좋게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회귀까지 한 마당에 속으로 끙끙 앓기는 싫었다. 모든 문제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최현희도 골치가 아파봐야 속이 좀 편해질 것 같아서 질러버렸다.
일성의 패턴이야 뻔하다.
ID 그룹과 유재원의 틈을 노렸다가 언론과 정치권의 힘을 빌려 매장하려 들 것이다. 그것들이 통하지 않으면 히트맨이라도 기꺼이 부를 것이다. 총을 쏘는 살벌한 암살자가 아니라 자동차 사고 따위로 위장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유재원은 이 자리에서 최현희가 반칙을 쓰니, 본인도 반칙을 쓴다고 직접 말했다. 그러니 히트맨을 보내면 본인도 히트맨을 받을 거로 생각해야 한다.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유재원이 어떻게 히트맨을 알겠느냐고 오판을 하면?
“그러면 자기가 죽는 거지.”
무서운 소리도 거침없는 유재원이다.
“회장님, 행사 시작 60분 전입니다.”
슬슬 행사를 시작할 시간이다.
창밖에 시선을 고정했던 유재원도 몸을 돌렸다. 속 깊은 말을 제대로 꺼내진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말을 하니 영혼에 각인되었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리는 기분이었다.
“회장님 오셨어요?”
“오냐. 재원이 네가 오라는데 와야지.”
차에서 내린 전명헌 회장이 유재원의 인사를 반갑게 받았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 것일까. 무척이나 밝아 보였다. 서로 활짝 웃는 모습이 참 밝았다. 특히 전명헌 총회장은 국세청에 조만간 1,600억 원을 뜯길 처지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을 정도다.
추징금 1,600억 원에 대해 미래 그룹은 추징이 부당하다며 법정 투쟁을 선언하고 불복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시대의 경영인들은 다들 법정 투쟁의 결과를 대충 예상하였다.
유재원도 마찬가지다.
예상하는 정도가 아니라, 결과도 알고 있다. 미래 그룹의 요청을 법원은 깔끔하게 기각할 거라는 사실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미래 그룹도 내년 1월쯤에, 한 방에 1,600억 원을 낸다. 보통 중소기업에는 1,600억 원이라는 돈은 엄두도 내지 못할 돈이었지만, 미래 그룹은 온라인 이체 한 방으로 보낼 수 있는 액수였을 뿐이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오늘과 같은 행사에서 회장님이 빠지면 너무나 섭섭하지요.”
“그러냐? 그럼 다행이고.”
“여기 두 분이 오늘 행사의 주인공입니다. 김창완 변호사, 정병우 변호사입니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라 김창완과 정병우였다.
유재원은 둘을 확실히 챙겼다. 실제 만난 건 어제와 오늘 이렇게 두 번뿐이었지만, 확실한 대우와 넉넉한 지원도 본인이 직접 약속했다. 단지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오늘 행사에 참석하는 VIP들에게 지금처럼 직접 소개해주었다.
“김창완입니다. 전 총회장님이 자리해주시는 덕에 오늘 행사가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 근대화를 이끈 전명헌 총회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정병우입니다.”
“반갑구먼.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주게.”
김창완과 정병우는 각자 성격대로의 인사말로 전명헌 회장과 인사도 나누고 악수도 했다.
둘은 무척이나 상기된 표정이다. 정병우보다 12살 정도 나이가 더 많은 김창환도 붉은 기운을 숨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직접 인사를 나눈 VIP들의 면면을 보면, 유재원이 아니면 도저히 만날 사람들이 아니었던 탓이다. 전명헌과 최현희 같은 경제계의 거물들부터, 청와대 비서관과 체신부의 장관과 같은 정계의 높은 분들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법조계에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처럼 화려한 VIP들의 면면은 ID 그룹의 영향력을 단편적이긴 해도 확실히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유재원은 이들에게 김창완과 정병우를 직접 소개해주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
평소엔 볼 수도 없는 이들과 악수도 하고, 얼굴을 익히며, 때로는 연락처를 주고받기도 했으니 비교적 담담한 표정의 김창완이라도 상기될 수밖에 없었다. 기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정병우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정병우는 유재원이 받겠다고만 하면 이 자리에서 충성을 맹세할 기세였다. 최강욱보다 더한 유재원의 추종자가 탄생한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김&정 법무법인의 개업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공중파의 9시 뉴스에도 한 꼭지 이상이 보도될 정도였으니, 따로 평가할 필요가 없었다.
동시에 개업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도 시작했다.
한국에 진출해 법인을 꾸린 악명높은 전범 기업들 모두에게 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피해자들에게서 증언과 증거를 수집해 나가기 시작했다.
일본도 보다 강한 반응이 나왔다.
ID 그룹에 일본 대사관으로부터 정식 항의 공문이 내려오기도 했고, 일본의 외무성에서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강제노역이나 성 노예 같은 전쟁 범죄 자체를 부정했다.
평소 일본의 반응이었다.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에서의 일을 마친 유재원은 러시아로 이동했다.
모스크바로 가는 직항편이 없었기에, 서울에서 독일로 이동 후에 모스크바로 가는 경로가 선택되었다. 직항편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무리다. 1983년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의 여파는 아직도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존 F. 케네디 공항을 출발한 007편은 김포국제공항이 목적지였다. 사할린을 넘어 동해로 진입하려던 때, 소련의 전투기들이 나타났고, 격추했다. 소련은 민항기로 위장한 정찰기라고 변명했지만, 그런 형태의 정찰기를 쓰는 나라는 없었다.
올해 초 한국과 소련은 국교를 회복하긴 했지만, 비행기 직항편이 재개되는 건 요원한 일이었다. 설사 직항노선이 만들어진다더라도 사용할 사람은 얼마 없을 거다.
이동시간이 좀 늘어난다더라도 안전한 노선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선택이었다. 유재원 역시나 그런 비행기는 타고 싶지 않았다.
“케빈 씨는 러시아에 많이 다녀봤나요?”
“아, ‘많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몇 년 전에 5일짜리 출장을 다녀온 게 전부입니다.”
유재원의 물음에 케빈 존슨이 얼른 대답했다.
이번 러시아행에 동행하는 사람들은 케빈 존슨과 앨런 그리고 김대석과 경호원 둘 이렇게 단출한 구성이었다.
케빈 존슨은 예정대로 안드로이드 사업부 부사장에 임명되었다.
유재원의 인사 방식은 바로 원래의 자리를 주지 않고, 수습 기간처럼 한 단계 낮은 자리에 앉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었다. ID 인베스트먼트의 빈센트 그린힐도 부사장인 상태였고, 레밍턴도 부사장이었다가 사장에 올랐다.
케빈 존슨도 지금은 안드로이드 사업부 부사장이지만, 그에게 주어진 일은 사장이 해야 할 일과 거의 같았다. 이렇게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가는 건 자연스러울 것이다.
반면 케빈 존슨은 부사장이라도 무척이나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전직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직급은 부장이었다. 그런데 ID 그룹에 인수되고 나서 부사장으로 올랐으니 4단계의 특진을 받는 것과 같았다.
동시에 이번 인사는 사람마다 찾아온다는 3번의 기회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유재원이 내린 임무를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의지도 선보였다.
지금 케빈 존슨에게 주어진 일은 유재원 일행의 러시아 출장 성공이었다. 그나마 어려운 행정적 절차는 모두 끝난 상태였기에, 부담은 적었다.
다만 지극히 혼란스러운 러시아에서 돌발 변수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몇 년 전에는 그나마 질서는 있었는데, 지금은 정치, 경제적 혼란함이 극심했다.
이쯤이 되면 안 가는 게 상책인데, 유재원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그때 보았던 사람들은 아직 제 자리에 있을 테니, 이번 모스크바 출장 중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최대한 도움을 요청해보겠습니다.”
처음엔 자신 없는 소리를 하다가 이번엔 각오를 다지는 케빈 존슨이었다. 유재원도 그 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큰소리를 쳤다가, 정작 일이 발생하면 패닉에 빠지는 것보다는 발언이나 행동이 신중한 게 낫다. 물론 때때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할 땐, 이런 성격이 발목을 잡겠지만 그건 지금처럼 유재원이 제어하면 된다.
이번 러시아 모스크바행에 대한 회사 차원의 의미는 인재에 대한 확실한 대우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서방의 그 어떤 기업이라도 샤일로프 박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모스크바까지 날아오지 않을 테니, 미리 선수를 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우수한 연구 인력을 ID 그룹이 모조리 싹쓸이하겠다는 것이 유재원의 원대한 목표였다.
회사의 임원들도 유재원이 가는 것만큼 확실한 효과를 내는 방법은 없을 거라고 동의했다. 그렇기에 유재원은 모스크바행을 말리진 못하고 경호를 확실히 하기로 했다. 지금도 두 명이나 대동했는데, 모스크바에 도착하면 현지에서 준비한 경호팀이 합류하기로 했다.
스카우트 팀장인 미하일이 준비한 경호팀인데, 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각자 허가받은 총기를 소유한 팀이라고 한다.
그만큼 모스크바의 혼란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유재원은 이번 러시아행이 그 이상의 성과를 얻어낼 작정이었다.
스카우트팀의 안정적인 활동은 물론,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들과의 접점도 만들고 후원 관계도 맺을 작정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블라디미르 푸틴도 그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21세기 러시아의 새로운 차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푸틴이었지만, 처음부터 강력한 독재자가 된 건 아니다.
현재 푸틴은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 총장의 보좌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전직은 KGB 요원으로 동독에 근무했는데, 동독이 붕괴하는 걸 생생히 보면서 심경에 큰 변화가 있었다. 덕분에 올해 8월 소련의 해체와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공산당 보수파가 일으킨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도 합류하지 않았다.
이후 KGB에서 나왔고, 푸틴을 좋게 본 상관의 배려로 레닌그라드 국립대의 총장 보좌 자리를 얻었는데, 넉넉하게 살만큼의 보수가 나오는 자리는 아니었다.
어려운 이때 도와준다면, 아무리 냉혹한 독재자라도 은인으로 생각할 것이다. 유재원도 이번의 후원을 이유로 무리한 요구를 할 생각도 없고, 합리적인 기브엔테이크 관계만 돼도 만족이다.
그렇기에 인위적인 티가 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덕분에 유재원은 팔자에도 없는 대학의 후원자가 되어야 했다. 당연히 그 대학은 푸틴이 있는 레닌그라드 국립대학이었다.
다행히 좋은 명분은 있다.
이번에 영입 행사에 오를 인재는 샤일로프 박사 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6명이 넘는다. 그중에서 레닌그라드 대학 출신의 알렉산드로스 모비치라는 로켓 전문가도 있었다. 그가 먼저 학교에 장학금을 요청한 건 아니었다. 대신 모비치가 ID 하이테크에 입사하면 그가 다니던 대학교에 장학기금을 내겠다고 하니 무척이나 긍정적이었다.
유재원은 이렇게 만들어진 장학기금 전달식을 핑계로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에 갈 예정이고, 거기에서 총장 보좌인 푸틴을 만나서 인연을 시작할 작정이었다.
스카우트 사업도 활성화하고 미래에 러시아의 차르가 될 푸틴과 연을 맺는다면 이번 러시아행은 확실히 남는 장사이지 않겠는가.
-승객 여러분, 곧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자리에 앉아 안전띠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때마침 비행기에서 도착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창밖을 보니 하얀 눈으로 덮인 얼어붙은 도시가 보였다.
낫과 망치 그리고 붉은 별의 나라에 들어왔다는 게 비로소 실감이 나는 유재원이었다.
========== 작품 후기 ==========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 무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