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185화 (185/1,007)

[185] 열혈 추종자들(Esquires) =========================

1991년 11월 1일.

유재원은 잠을 잘 시간 즈음해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다.

미래 그룹 왕회장 전명헌이었다.

저번 부산그룹의 일로 통화를 한 다음, 제법 시간이 지난 오늘 다시 통화하게 되었다. 놀랍게도 먼저 전화를 건 쪽은 전명헌 회장이었다.

-추징금 총액이 1,600억이라니!!

“할아버지. 진정하세요. 화는 건강에 안 좋아요.”

전화기 너머로 전명헌 회장의 노성이 쩌렁 울렸고, 유재원은 열심히 진정시키는 데 열심이었다.

무슨 일인고 하니, 국세청에서 미래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행했는데, 명분은 왕회장 일가에 대한 주식이동이었다. 즉, 경영승계에 대한 정부의 딴죽이었다.

전명헌 회장님도 살짝 방심하긴 했다. 정기 세무조사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특별 세무조사였으니 말이다. 또한, 이는 원래의 역사에도 있었던 이벤트이기도 했다. 다른 점이라면 전에는 추징금의 규모가 1천3백억 원이었는데, 이번엔 1천6백억 원으로 3백억 원이나 더 올랐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미래전자에 유재원이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국세청의 계산법도 조금 달라졌던 모양이다.

-이상혁 그 작자를 내 가만두지 않겠다.

이상혁은 1,600억 추징금을 때린 서울지방국세청장이었다.

그는 한국 시각으로 1일 오전에 화려한 기자회견을 자처해서 전명헌 회장님과 자녀, 조카 등 모두 9명과 관련한 계열사 10개에 대해 소득세 및 방위세 등으로 1천억 원, 증여세 및 방위세, 법인세 등으로 6백억 원의 세금을 부과키로 했으며, 16일에 이를 확정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 과정에서 미래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사전 양해나 언급도 없었다. 그냥 오늘 오전에 뒤통수를 크게 맞은 것이다.

“회장님, 국세청장이 무슨 힘이 있어서 1천6백억 원이나 되는 추징금을 미래 그룹에 때릴 수 있겠어요? 다 위에서 시켰겠죠.”

-안다! 그래서 더 열불이 터진다는 거야. 내가 언제 정권에 비협조적인 게 있었더냐? 그런데 돌아온 게 이런 거라니.

유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전명헌 회장님은 정치인들을 너무 믿으신 거다. 그들이 달라는 것, 해달라는 것 다 해줬으니, 승계 작업도 좀 봐줄 거로 생각하시고, 너무 허술하게 진행했다.

전명헌 회장은 아들들에게 그룹 지분을 넘겨 줄 때, 회사 돈을 공짜로 빌려서 주식매입자금으로 쓰도록 했다. 그런데 그 누적금액이 2천억 원에 이르렀다. 또, 전명헌 회장과 자식들은 사전상속의 편법으로 미래건설 등이 가지고 있던 비상장 상태의 미래 그룹 자회사의 주식을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사들여 차익도 얻었다.

-재원이 너도 조심하거라. 지금은 네 뒤를 잘 봐주고 있을지 몰라도 틈이 보이면 언제든 들어와서 뒤통수를 칠 놈들이니 말이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걸 이제 아셨어요? 하는 말이 절로 나올 것 같은 유재원이다.

그래서 유재원은 정치권에 뭔가를 먼저 부탁하는 법은 절대 없었다. 저쪽이 알아서 챙겨주는 것도 계산은 깔끔하게 했다. 데이콤 주식을 매입하는 것도 프리미엄을 확실히 주고 사들였고, 세금도 확실히 냈다.

만약 정부가 미래 그룹에 한 것처럼 ID 그룹을 표적 수사한다면, 누구나 정치적으로 생각할 만큼 완벽한 자료를 갖췄다.

-어휴, 너에게도 불똥이 튈까 걱정이다.

전명헌 회장님의 말씀은 유재원도 미래 그룹 지분 9%를 보유하는 중인데, 이걸 가지고 국세청이 딴죽을 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래 그룹 지배지분 가격을 객관적으로 계산하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상식선이라는 건 있었다. 유재원이 사들인 가격은 확실히 상식선 아래였다.

그렇지만 상식을 파괴하는 가격 수준은 아니었다. 전명헌 회장의 자식들이야 회삿돈을 공짜로 빌리고, 파격적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지만, 엄연히 남인 유재원은 이들에 비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샀다.

“저는 괜찮아요. 회장님께 감사하는 마음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니 고맙다. 한국엔 언제 들어올 거라고 했지?

“8일이에요.”

-알겠다. 그럼 거기서 보자.

거기서라는 건 김&정 법무법인 개업식이었다.

성대하게 꾸려지는 행사는 유재원이 참석한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많은 귀빈이 참석을 약속했다. 전명헌 회장님도 그중에 한 분이었다.

그렇게 통화를 마친 유재원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흠, 이게 결정적 계기이려나?”

어떤 계기이냐 하면, 전명헌 회장님의 정치참여다.

국민이야 선거에 투표로 참여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전명헌 회장님은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선거에 출마했다. 여당 후보로 나선 것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신당을 조직해서 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정치권의 저금통 신세 취급으로 독이 잔뜩 오른 상태였기에,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는 재벌들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신 것이다. 여기엔 불가능에 도전하는 저돌적인 성격도 결단을 내리는 데 한 몫 했다.

결과는 좋았다.

전명헌 회장의 통일 국민당은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1석을 획득했고, 전명헌 회장도 전국구(비례대표)의원으로 당당히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래 그룹 임직원과 가족들을 노골적으로 선거에 동원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다른 재벌의 경계심도 사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된 재벌이 국민의 편에서 재벌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매의 눈으로 주시했다.

실제로 통일 국민당의 정치색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북한과의 해빙무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공세적 통일정책, 반값 아파트, 국가보안법 폐지, 대학 입학정원 폐지, 대학생 졸업자격제 도입, 경부고속도로 복층화! 중학교까지 전면 무료급식 등등 상당히 파격적인 정책들을 내놓았다. 심지어 재벌 해체까지도 있었다.

전명헌 회장의 성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정책을 쏟아냈다. 어쩌면 실행되지 않을 걸 알고 있으니 말이라도 공약이라도 시원스럽게 내뱉는 것일 지도 모른다.

덕분에 국민의 성원은 확실히 얻었고, 자신감을 얻으신 전명헌 회장은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다.

결과는 400만 표로 낙선이었다.

“왕회장님의 행보는 앞으로 주시해야겠군.”

더불어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정치권도 주의할 인물들이다. 특히 노 대통령을 더욱 챙겨야 한다. 부산그룹의 일로 유재원에게 빚을 하나 놓아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 무슨 부담스러운 요구를 할지 모른다.

“뭐, 그래 봤자 1년 남았을 뿐이지.”

다행인 점은 노 대통령의 힘은 딱 1년 남았다는 것이다. 1992년 대선과 함께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면 권력은 순식간에 그쪽으로 쏠린다.

일단 국세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11월 스케줄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비슷한 시각.

최강욱 비서실장은 본인의 사무실로 방문한 정병우 변호사와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대화의 주제는 당연하게도 11월 10일 있을 김&정 법무법인의 개업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번 김&정 법무법인 개소식에 우리 회장님이 참석하실 겁니다.”

“예에? 회장님이요? ID 그룹의 유 회장님 말씀이십니까?”

“그럼요. 우리 회장님이 유재원 회장님 말고 다른 분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다만 미국으로 가신 분이 오신다니 깜짝 놀라서 그렇습니다.”

최강욱의 물음에 정병우 변호사가 얼른 대답했다.

그 자세가 몹시도 깍듯했다. 검찰에서 정병우와 일했던 사람이었다면, 못 볼 걸 봤다고 눈을 깜빡였을 거다. 그도 그럴 것이 기회주의자도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짓이었다. 정병우의 사법고시 통과 성적은 같은 기수에서 최고였고, 연수원 졸업 성적도 최고였다. 검찰로서의 능력도 좋아서 연수원 졸업 후에 지방 한 번 다녀온 것 말고 줄곧 검찰의 핵심 요직은 다 찍고 다녔다.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줄 한 번 잘못 탔다가 조직에서 축출되는 경험을 통해 사회가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지독한 절망감을 느낄 때, 황금 동아줄을 내려준 사람이 눈앞의 최강욱이었다.

다들 외면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게다가 보통 사람도 아니고 ID 그룹의 비서실장이란다.

창업한 지 불과 몇 년만의 대기업에 이르렀고, 미국에서는 더더욱 인정을 받은 회사였다. 여기에 최상욱 비서실장은 명실상부한 ID 그룹의 이인자였으니 기댈만한 사람이었다. 더구나 완전 남남인 다른 사람들에 비해 최강욱과 정병우는 사법고시 선후배이기도 했다.

최강욱이 두 기수 위였으니, 처음 만날 때부터 선배님 소리가 절로 나왔다. ID 파운데이션 산하의 법무법인으로 자리가 정해진 지금은 검찰청에서 검사장을 대하듯 깍듯한 자세였다. 그런 정병우에게 유재원은 더욱 어려운 사람이었다.

사회적 위치에서 보자면 한국과 미국의 재벌들과 어울리는 유재원은 그저 높으신 분이었다. 나이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만큼 회장님께서 김&정을 챙긴다는 뜻이지요. VIP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래 그룹의 전명헌 총회장님도 참석하겠다고 하셨고, 민주자유당의 김영삼 총재도 약속하셨습니다.”

최강욱이 거물을 거론할 때마다 움찔거리는 정병우였다.

특히나 김영삼에 민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그가 잡고 싶었던 줄은 노 대통령이었다. 한국에서 이보다 강력한 줄은 없으니 무조건 돌진했었다.

김영삼 총재도 노 대통령과 같은 유력한 정치인이었다. 심지어 같은 당이기도 했다. 하지만 계파와 노선이 완전히 달랐다. 김영삼은 당내에서 소수였고, 노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계파가 다수이고 강력했다.

김영삼과 가까워진다는 건 노 대통령과는 멀어진다는 소리였으니, 순간 꺼림칙한 마음이 든 정병우 변호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꺼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미 ID 그룹이라는 확실한 줄을 잡았으니 누구와도 가까워지든 상관없다.

오히려 냉정한 상태에서 평가를 해보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노 대통령보다는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김영삼 총재와 가까워지는 게 훨씬 나은 셈법이었다.

“지금 또 이런저런 계산을 하고 있군요?”

최강욱 비서실장이 이렇게 저렇게 계산을 열심히 해보던 정병우를 깨웠다.

“ID 그룹과 함께하고서도 부족하다는 뜻인가요?”

“아, 아닙니다! 워낙 거물이신 분이 와주신다니 놀라워서 그랬습니다.”

“그렇습니까? 본인이 그렇다고 하니 넘어가겠습니다.”

최강욱은 정병우 같은 사람들을 다루는 법을 잘 알고 있다.

권위에 약하고, 돈에 약하다. 또한, 기회가 생기면 빈틈을 집요하게 노리는 성격이니 애초에 꽉 밟아주는 게 상책이었다.

“고맙습니다.”

“고마워할 건 아닙니다. 사실 나는 지금도 정 변호사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이 남아 있거든요. 하지만 회장님의 안목을 믿는 거죠. 어린 나이에 맨몸으로 시작해, 100억 달러짜리 회사를 일군 그분의 안목을 말입니다.”

냉정한 최강욱 비서실장의 말에 정병우의 시선이 떨렸다. 정병우는 검사 시절 피의자들을 상대했던 것처럼 최강욱의 눈빛을 덤덤히 받아넘기고 싶었지만, 그 차가운 눈빛을 받아낼 수가 없었다.

이런 사람이 어째서 검찰에 있지 않고 여기 ID 그룹에 들어오게 된 건지 정말 미스터리였다.

“당신을 선택한 회장님을 실망하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예!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정병우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제야 얼굴에 살짝 미소가 올라온 최강욱이 손을 내밀었다.

“어쨌든, 한 식구가 되었으니 앞으로 잘해봅시다.”

정병우는 허리를 굽실거리며 최강욱의 손을 잡고 악수했다. 그렇게 허릴 숙인 탓에 최강욱의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김창완 판사를 대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정병우가 최강욱의 신임은커녕 인정이라도 받으려면 앞으로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았다.

11월 8일.

“회장님, 여깁니다.”

내국인 VIP 전용 창구에서 입국 절차를 마친 유재원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든든한 모습의 최강욱 비서실장이 그곳에서 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외부에 알리지 않은 입국이었기에, 예전처럼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불상사는 없었다. 그래도 공항에 있던 사람들은 유재원을 알아보고 웅성거림이 커졌다. 비행기를 탈 땐 일등석 전용 라운지를 이용하고, 탑승도 먼저 해서 혼잡함은 없었다.

한국행 비행기였으니 일등석 칸에 있던 이들 중에 한국 사람도 좀 있었고, 그들도 유재원을 알아보긴 했다. 하지만 유재원에게 다가와서 사인을 요구하는 건 없었다. 워낙 조용한 공간이라 사인을 받기에 어색한 분위기였던 탓이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 공항으로 내려오니 알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고, 시끄러운 곳이었으니 금세 주변이 북적거렸다. 그나마 미국에서부터 따라온 그렉과 피셔가 경호를 해준 덕에 질서가 무너지진 않았다.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안심이군요. 차로 모시겠습니다.”

최강욱은 곧장 유재원을 자동차로 안내했다.

거기엔 전명헌 회장이 선물해줬던 그랜저 리무진이 대기해 있었다. 미국에서 타고 다녔던 롤스로이스와 비교하면 할수록 초라해지는 자동차였지만, 유재원에겐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자동차였다.

운전대는 한국 도로에 익숙한 김대석이 잡았고, 조수석엔 피셔가 올랐다. 나머지 사람들은 뒷좌석에 올라탔다.

자동차는 곧 출발했다.

최강욱은 여전했다.

“그러면 회사 근황에 관해 보고드리겠습니다.”

안부를 주고받는 걸 마치니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시차 조정을 위해 한국에 오전 9시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잠을 자고 도착했을 때 깨어나면 바로 한국 시각에 생체 시계가 맞춰지는 것이다.

덕분에 지금은 한창 근무 시간이었으니, 유재원은 최강욱으로부터 한국 ID 그룹의 운영 상태에 대해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다행히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다. ID 그룹 한국 지부는 예전엔 미국 조직보다 컸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태가 역전되어서 미국과 비교하면 슬림함 그 자체였기에 보고할 내용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최강욱이 중점을 둔 건 10일 오후로 잡힌 김&정 법무법인 개업식에 관한 항목이었다.

김&정 법무법인은 로데오 팀이 있는 압구정과 가까운 청담동 건물에 들어서게 되었다. ID 인베스트먼트의 한국 지부장인 황재홍이 유재원의 부모님과 함께 고른 사무실로 연식이 짧은 최신상 건물이다.

15층 건물이었는데, 전체 가격은 부담될 만큼 비싸서 통으로 매입하진 못하고, 김&정 법무법인이 입주하는 1층과 2층만 샀다. 인테리어가 끝난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걸 보여주는 데, ID 플래그쉽 센터처럼 통짜 유리와 원목을 많이 사용해 세련된 모습으로 잘 만들었다.

일부 임원 중에는 돈 낭비가 심하다는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유재원은 괜찮았다. 지금 강남의 땅값도 미친 듯 오른 상태였지만, 90년부터 21세기 중반까지도 쉬지 않고 오르던 것이 강남 땅값이었다.

건물의 1, 2층을 사고, 인테리어를 한다고 수십억 쓰긴 했는데 몇 년만 지나면 그 돈은 뽑고도 남을 거다.

“이건 행사 참석에 확답을 주신 VIP들입니다.”

화려한 행사에 VIP들이 빠질 수가 없다.

대충 참석할 사람의 면면은 확인하고 있었지만, 확정 리스트는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서류를 받은 유재원은 꼼꼼하게 읽어내려갔다.

가장 먼저 보이는 이름은 당연히 미래 그룹의 왕회장님이었고, 김영삼 총재도 탑클래스라고 표시된 사람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삼보 컴퓨터의 이용권 사장을 비롯해 홍병도 체신부 장관과 청와대의 수석 등등 ID 그룹 위상을 보여주는 듯 쟁쟁한 이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으응?”

그러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겼을 때, 유재원은 의문의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사람의 이름을 보았다.

일성 그룹 회장 최현희.

어째서 이 이름이 여기에 적혀 있는 거지?

========== 작품 후기 ==========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 완전 감사합니다~!!!

3월의 첫 주말이군요~!!

재미있게 보내시고, 다음 주에 다시 봐요.

아참, 건강도 조심하셔서 저처럼 감기 걸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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