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향기꽃의 아름다움의 유혹-309화 (309/371)
  • <-- 용서는가진자의 사치일뿐이다 -->

    “휴....”

    자리에 앉은 제인이 긴한숨을 내쉬고 나는 의자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며 잠시 멍해진다.

    방금전 제인에게 한 내말이 맞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지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정의도 그리고 학설도 없다.

    아마 내이야기를 들으면 경제 학자들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비웃을지도 모르는일이고 어디까지나 내말은 가설일뿐이다.

    하지만 그 내가 제인에게 그렇게 자신있게 말한데에는 단한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일에 중국의 차기의 최고 권력이 관여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주석의 임기는 5년으로 중임이 가능한점을 고려 했을 때 10년이라고 봐도 된다.

    하지만 집권 후반기 일찌감치 결정된 차기 주석이 결정이 되면 실제 중국 국가 주석의 권력은 차기 주석과 양분되며 시간이 흐를 수록 차기 주석에게 그 권력의 힘이 넘어간다.

    그리고 지금.. 중국의 주석의 임기는 채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주석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이일의 핵심에 있다.

    강력한 공산국가의 최고 권력..하지만 아직은 전면에 나서있지 않은 권력.. 그것은 차라리 직권이 시작된 이후의 그것보다 더 강력하고 무서운것이고 또 무슨일을 꾸밀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중국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말이다.

    “휴~~~ 그만 들어가볼까....”

    조용한사무실.. 채민이 그 침묵을 깨며 말을 하고 그소리에 난 자연스럽게 시계를 본다.

    이제 6시가 갓넘은 시간이다.

    “칼퇴근이 몸에 배었구만 그러다 너 여기 나가서 제일그룹에 복귀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내말에 채민이 웃는다.

    “그래서 말인데 야..좀 오래오래 이사무실 쓰자 응? 브렉시트관련일 끝나고나면 뭐또 일없냐? 내가 아주 성심성의껏 일을할게..”

    “없다...나도 더 이상 일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번일만 끝나면 시골내려가서또 원룸이나 짓고 그동안 못했던게임이나 실컷하면서 갈거야..그나저나 진짜 퇴근하자 ..일요일에 조석규 관련일로 쉬지도 못했는데...”

    내말에 채민이 후다닥 책상을치우더니 숙자쪽으로 쫄래 쫄래 걸어가고 이내 둘이 다정히 손을 잡고는 나보다 먼저 사무실을 나가고..나도 천천히 책상 정리를 시작하며 퇴근준비를 하는데 제인이 다시 말을 걸어온다.

    “숙자씨와 채민씨 둘이 어떤관계에요...?”

    “둘이 일하라고 사무실에 데려다 놨더니 눈이 맞아 버렸네요...”

    나는제인의 말에 심드렁하게 대답을 하고는 책상정리를 마치고는 일어나고 제인도 따라 일어나서는 나와 같이 사무실을 나온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호출버튼을 누르는데 옆에선 제인이 묻는다.

    “왜.. 우리가 지금 데리고 있는 미국쪽의 아들이야기를 묻지 않는 거죠? 나같으면 궁금할 것 같은데...”

    제인의 말에 나는 괜히 그녀를 돌아 보고는 입을뗀다.

    “제가 물어본다고 해서 혹은 지금 제인을 설득한다고 해서 아들을 빼내올수 있는것도 아니잖아요.. 일단 제인이 말을 한것처럼 잘지내고 있을거라고 믿고만 있는것일뿐...그보다 김민호.. 진짜 죽인겁니까?”

    나는 나를 보고 잇는 제인의 눈을 보며 묻자 그녀가 빙긋 웃는다.

    “글쎄요.. 일단 이번일에 사적인 이익을 위해 움직였다는 것이 본사 고위층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사실이고.. 대부분 그런상황에서 다시 세상밖 빛을 본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제인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한다 그럼 아직은 그가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

    “혹시 말입니다 제인.. 김민호가 죽지 않았다면 ... 그랬다면 살릴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마침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는 먼저 타라는 듯 제인의 등을 손으로 살짝 밀어 주며 내가 말을 하자 제인이 먼저 엘이베이터에 타고 앞에서서 층버튼을 누르는 나에게 대답을 한다.

    “왜... 김민호씨에게 관심을 갖는 거죠.. 같이 일한 시간이라고 해봐야 고작 2주정도인데.. 그정도에 정이 들었을리 없을 거고...”

    “아이가 있어요.. ”

    “네?”

    제인이 되물어 오는 소리와함께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몸을 돌려 내뒤에 서있는 제인을 본다.

    “김민호에게 갓 돌이 지난 아들이 있다고요... 그리고 당신말대로 김민호가 죽었다면 그아이는 아마 자신의 아버지의 얼굴을 사진속에서나마 보게 될겁니다 .그러기에는 이제 한 살짜리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해서 그아이에게 .. 아버지를 남겨주고 싶네요...”

    내얼굴아 숨결이 느껴질만큼 가까이 서있는 제인의 작은 얼굴을 보며 내내 말을 하자 제인이 눈이 동그래져서는 한발 뒤로 물러서며 말을 한다.

    “한번 알아보죠..아직 살아있다면 ...”

    그녀의 말에 나는 피식웃는다.

    “겁먹지 마요..어제는내가 흥분해서 그런거고.. 당신몸에 손을 대지는 않을거니까..다만 내아들을 비롯해 미국에 보낸 사람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말이에요...”

    하고는 나는다시 제인을 등지고 서고 이내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나는 먼저 내려서는 제인을 돌아보지 않은채 내차로 걸어가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

    채우철이다.

    아마 그도 이제 조석규의 일이 마무리 되었다고 판단을 하는 듯 나에게 복귀를 거론하고자 전화를 한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내 차문을 열고는 운전석에 앉으며 전화기의 통화버튼을 눌러 귀에 전화기를 가져가 댄다.

    “뭐하냐? 건방진..놈아 ...”

    채우철이 비꼬는 말투로 먼저 말을 한다.

    “이제 퇴근중이에요.. 지하 주차장이고요..”

    “그럼 잘됬네..오늘 저녁약속이 있었는데.. 갑자기 취소돼서 .. 집으로 갈까 하는 생각중이였는데.. 나와.. 저녁먹고 들어가라.. 아직 식당예약 취소해놓지 않았어..”

    “저녁이요....?”

    나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주희와 주미의 얼굴을 떠올린다 ...지금 집에 가봐야.. 할짓이라고는 ...

    “그래..왜 약속있어 ? 좀전에 퇴근한다며...”

    “아..아니요.. 갈께요.. 식당 위치나 문자로 보내줘요...”

    “알았다 바로 보낼게 ”

    하고는 채우철이 전화를 끊고 나도 차를 출발 시킨다.

    “브렉시트?”

    채우철이 예약해놨다는 한정식집의 구석진방에 나는 채우철과 마주 앉아서는 브렉시트 이야기를 꺼낸다.

    “네...아마 그게 실제로 현실화 될 것 같다는정보에요.. 해서 제일도 대비를 하셔야죠..”

    내말에 채우철의 고개가 저어진다.

    “글세.. 내가 알기로는 지금 영국의 여론이 유지쪽으로 기운 듯 보이는데...”

    “알아요..하지만 아마 투표당일날 아침이던 전날이던 반전이 일어날가능성이 있어요.. 어차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필요는 있잖아요..”

    내말에 채우철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 탈퇴가 확정일 때 변동이 생기는 거지 유지쪽으로 결론이 나면 따로 변동될상황이 없기는 하지.. 그럼 엔화를 사들여야 하나 ?”

    채우철이 나의 눈을 보며 혼잣말을 하고 나의고개는 저어진다.

    “뭐 단기적으론 엔화가 오르기는 하겠지만 .. 일본쪽도 불안합니다 그러니 금이나 자원쪽으로 자금을 돌릴수 있으면 돌려요...”

    내말에 그가 입을 삐쭉 내밀더니 입을 뗀다.

    “하긴 일본의 국채 비율이 무섭기는 해.. 이미 220%를 넘었다는 보고를 얼마전에 나도 받았으니..아무리 일본은행이 자금력이 좋다고 해도 수익이 나지 않은 곳에 돈을 쏟아 부을수는 없을거고.. 그나저나 니가 들어와서 이런일들을 좀 처리 하지 ...왜.. 이런이야기를 하고 그래..?”

    채우철이 나의 복귀가 곧 있을 거라는생각을 당연시 하는 듯 말을한다.

    “복귀요? ”

    “그래 너 조석규쪽일 마무리 되면 복귀한다고 했잖아..오늘 보니 조석규 완전히 끝난것같던데.. 일단 아마 삼우유통도 머지 않아 이성관에게 넘어 갈 것처럼 보이고...”

    “아직..좀.. 어려워요.. 일단 그 브렉시트가 일어날것이라는 정보를 나에게 준쪽이요..그쪽과도 일을 마무리 해야할필요성이 있어서요...”

    내말에 채우철이 나를 유심히 본다.

    “그정보를 준.,..쪽..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거야?”

    “시티은행쪽이요... ”

    내말에 그가 입을 앙다물더니 앞에 술잔을 들어선 입으로가져가 한모금 마시고는 입을 뗀다.

    “혹시 시티은행이 아니라 그 은행을 소유한 곳.. 그쪽과 연관이 있는거야?”

    그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회장님께 어느정도 이야기는 들으신모양입니다 ”

    나는 채우철의 말에 채덕후의 얼굴을 떠올리며 말을 한다.

    “대충은 이야기 들었어 아버지가 왜... 도재수 영감을 무서워 했는지...”

    “사장님 자리 지켜주느라 그쪽에 신세를 좀 졌어요.. 그러다 보니 그들의 부탁을 거절할수 없는 처지가 되었고.. 하니 이번 브렉시티상황만 끝내고 바로 복귀할께요...”

    나는 말을 끝내고는 내앞에 채워진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간다.

    “그렇군... 김철민이..뭐 내가 도울일은 없고?”

    채우철의 말을 들으며 입안에 도는 독주의 쓴맛을 지우려 나는 얼른 안주를 집어 입안에 넣고는 씹으며 고개를 젓는다.

    “아직은요.. 하지만 필요할 때 다시 말씀을 드리죠... 그나저나 오늘 민경택실장 복귀를 했을텐데 어때요?”

    나는 이내 이야기 주제를 돌린다.

    “어떻기는 예전 꼰대 기질 바로 나오더만.. 뭐 나한테는 좀 조심을 하는 것같기는 하지만 다른 임원들에게는 완전 대꼰대야.. 뭐 그러니 아버지가 좋아하는 거겠지... 싫은소리 민경택이 대신 불러서 해주니까.. 뭐 솔직히 나도 좀 편해질 것 같고.. 그나저나 큰일이기는 하네.. 유럽과 북미쪽에 휴대폰 사업 확장하려던 계획 당분간은 보류를 해야 겠어.. 자네 말마따나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다면 말이야.. 당장이야 별문제 없겠지만 일이년후에는 분명 그 후유증이 돌아 올텐데...”

    “그렇겠죠..하지만 완전히 접지는 마세요.. 상황이라는 것은 언제든 변할수 잇는거니까.. 그보다 이소영실장은 만나 봤어요..새휴대폰 디자인부탁을 해놨는데..”

    내말에 채우철이 웃는다.

    “야.. 그거 이쁘기는 하던데.. 연구소 쪽에서 난리야.. 그 디자인으로 휴대폰을 만들기 어렵다고..뭐 일단은 내가 밀머 붙이고 있기는 하지만 ... ”

    그의 말에 나는 웃는다.

    “엄살이에요.. 지들 편하게 일하던 버릇이 있어서 그러니 일단 연구소쪽을 다구치세요.. 앞으로 승부는 바로 디자인일겁니다... ”

    내말에 채우철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병을 들어 내잔에 술을 따르고 그렇게 우리둘은 이런저런 회삿일에 대해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며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렇게 술자리가 깊어갈수록 채우철이 나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어쩌면 나의 능력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편하게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사람이 그의 주변에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찬성.. 52% 반대 48% 브렉시트 통과 확정적 세계금융시장 패틱..’

    조석규가 강간혐의로 구속이 확정되고..이어 터져나온 청와대 현수석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검찰에 소환되고 그리고 지금 사무실로 쓰고 있던 건물의 소유권이 나에게 넘어온 다음날 금요일 아침.. 주희와 주미조차 오피스텔로 돌아가고 나혼자 아침에 눈을 떠 졸린 눈으로 티비를 켜는데.. 화면 밑에 자막으로 속보가 떠있다.

    어제.. 브렉시트 반대 운동본부에 일어나 자살 폭타 테러의 주범이 시리아꼐 난민이라는 뉴스를 접하고는 어느정도예상한 일이였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것에 솔직히 나도 놀랐다.

    그때.. 울리는 전화 벨소리...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전화기를 들어선 발신인을 보니 제인의 번호였다.

    “네....제인 지금 뉴스보고 있습니다”

    나는 티비에 시선을 둔채 제인의 전화를 받는다.

    “급하네요..아직 아침전이죠.. 식사는 은행에 와서 하시는 거로 하고바로 시티은행으로 오시죠..저도 지금 준비해서 출발하려는 참인데..”

    “이미 예상하고 있던일인데.. 뭐 그렇게 호들갑이에요..천천히 움직이지..”

    내말에 제인이 한숨을 쉰다.

    “일단 와보시면 알아요..전화로는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우니..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해요..”

    하고는 그녀가 전화를 끊고 나는 이내 이제 7시도 안된 시간을 확인하고는 일어나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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