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서는가진자의 사치일뿐이다 -->
“조석규가 오늘 움직인다고 했잔아요..아마 오늘 중으로 사채시장을 나갈것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꽤많은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을거구요..”
“뭐 보고는 받았어 방금전에.. 삼우유통의 증자관련해서 인터넷 언론에서 보도를 시작한거..그리고 이통사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해서 우리쪽 언론사 라인을 동원해서 이번에 서영과 원진의 불매 운동에 삼우유통이 개입했다는 추측성 보도를 미친척하고 내라고 했지.. 근데 그게 추측이 아니잖아..실제로 조석규 그 맹한놈이 직원들과 협력사에 제일통신으로 통신사를 이동하라는 압력을 넣은 거고...”
“네.. 그점은 사실입니다.. 뭐 조사를 해보면 나오는 일이니.. 그나저나 사채시장쪽은 어찌 하죠....”
나의 말에 이성관이 웃는다.
“하하.. 여우같은 늙은이들이야.. 나에게 아닌척은 하지만 뭐 눈치가 조석규쪽에 돈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 눈치인 것은 맞고..해서 일단 던지기만 해놨지.. 삼우유통이던 삼우 푸딩이던 주식담보로 만들어진 채권에 대해 내가 3개월치 이자를 엊어서 매수하겠노라고.. 그 채권이 깡통이 되건 말건말이야.. 뭐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면 서로 줄서서 채권서류 가지고 나를 찾아 올 거야 ... 뭐 이런일이 한두번도 아니고....”
그의 말에 나는 웃는다.
역시 .. 이성관이다 ...사실 지금 이성관이 해놓은 일을 말하고자 내가 전화를 한거다.
“뭐 .. 더드릴 말씀이 없네요..그렇게 까지 해놓으셨다니까... 그나저나 한가지만 여쭐께요.. 최장호 해외영업부분 사장이요..저희 사촌형..왜 본사 기획실 이사로 발령을 내신건가요?”
나의 말에 그가 웃는다.
“최이사... 할 일은 딱 하나야 너 영입하는거.. 그거 못하면 사표쓰라고 했으니까.. 뭐 니가 알아서 해 그만 끊는다 ”
하고는 이성관이 전화를 끊어 버리고 나는 웃으며 끊어진 전화기를 들어 화면을 보고는 이내 전화기를 탁자위에 올려 놓는다.
자...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되돌릴수도 돌이킬수도 없는 싸움이 시작되었고.. 나의 첫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조석규의 실력을 볼차례다 그가 과연 어느정도의 능력을 가진 인물인지 ..이번 싸움에서 가늠해 볼수 있다.
그가 나를 뛰어 넘는 사람이라면 나는 아마 철창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르고 나에게 조석규가 패한다면 그는지금 가진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릴거다 돈도 명예도..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도... 나는 두손을 위로 높게 쳐들어 기지개를 켠다.
“똑똑똑...”
소파에 앉아 잠시 창밖으로 보이는 한강의 풍경을 보다가는 담배 생각이 나 탕비실로 가려고 일어나는데 문에서 노크소리가 나고.. 문이 빼꼼이 열리는데.. 까만 풀테 안경을 쓰고는 금발의 외국인 여자가 머리를 뒤로 단정히 묵고는 몸매가 들어나는 투피스 정장을 입고는 들어온다.
“어...제인...?”
나는 문앞에 들어와 서있는 제인을 보며 놀라서 말을 한다.
“오.. 맞네요.. 이근처에 왔다가 오늘 왠지 사무실에 계실 것 같아서 들러 봤는데...”
낮선 외국인의 모습에서 마치 한국인이 하는 것같은 말이 나오고 나는 왠지 그모습이 낮설어 웃는다.
“연락을 하고 오지요.. ”
나는 손에 든 담배갑을 주머니에 넣으며 그녀쪽으로 걸어간다.
“아니에요.. 지나가다 들른거라서..근데.. 사무실에 다른 직원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혼자 계시네요...오늘은 혼자 나오신건가요?”
제인이 사무실안을 둘러 보며 말을 한다.
“네.. 잠시 심부름을 보냈어요..그나저나 민호씨는 이제 사무실로 나오지 않나요? 그날 은행에서 우리 사무실로 올줄 알았는데연락도 없네요...”
“아...김민호씨.. 급하기 미국 출장좀요.. 아마 당분간은 보기 힘들 거예요.. ”
“그래요? 연락도 없이 일단 저쪽가서 앉으세요.. 차라도 한잔 내 올께요...”
하고는 내가 소파쪽으로 가르키자 그제서야 제인이 창밖을 본다.
“와....한강이 다보이네요... ”
하더니 그녀가 창밖을 내다 보며 소파쪽으로 걸어가고 나는 탕비실로 들어가 냉장고에서쥬스를 꺼내 가지고는 다시 사무실로 나와 소파에 앉자 창밖 풍경을 보고 있는 제인의 맞은 편에 앉자 제인은 그제서야 창밖에 두었던 시선을 나에게 돌린다.
“근데.. 김철민씨는 여자친구가 없으신 모양이네요..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시는 것을 보니...”
제인이 내가 내어온 쥬스를 들어 입가로 가져가며 묻는다.
“여자친구요? 하하 뭐 있어도 어쩌겠어요.. 벌려놓은 일은 다음주 금요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주말이라도 나와서 일을 해야지... ”
“하하.. 정말 그렇네요.. 미안해요.. 우리가 너무 급하기 일을 당기는바람에.. 하지만 어쩔수가 없어요.. 브렉시트라는 돌발 상황이 있던지라서.. ”
제인이 내말에 환하게 웃으며 대답을 하는데.. 유난히 작은 얼굴에 지어진 웃음이 꽤나 이뻐 보인다 다른 인종이지만 ..탐이 날정도로 말이다.
“진짜.. 그 브렉시트요. 솔직히 어제 오늘 이런저런 외신을 뒤져 보는데 아직은 그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다들 전망을 하고 있는분위기라서 .. 솔직히 좀 믿겨지지가 않아요.. 영국의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큰차이는 아니지만 계속적으로 반대쪽으로 결과가 나오고... 그, 테러 하나로 그게 그렇게 쉽게 반등을 할지가 ...”
“유나이티드 킹덤... 아시잖아요.. 대영제국... 영국인들은 자기 국가가 한때 세계최고의 강대국이였던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을하고 있고 또.. 그것에 대한 자부심은 엄청납니다 그런데 유럽연합이라는 틀안에 들어가 자신들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일일이 유럽연합공동체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지요.. 뭐 난민문제와 실업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인거고...”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의 상황이 결코 영국에게있어 즐겁지 않은 상황일텐데요..예를 들어 이미 끝난 fta를 전부 다시 체결해야 하는 절차적은 귀찬음은 차지 하더라도 결코 그 협상이 영국에게 유리한협상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영국내에 젊은 인력들의 유럽연합진출도 까다로와 질것이고.. 거기에 일시적이기는 하겠지만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에 이은 극심한 인풀레이...거기에 영국내에 있던 외국이주민들의 이탈로 인한 극심한 노동시장의 인력난도...”
내말에 제인이 웃는다.
“아마 그런 이야기들은 영국인들은 다들 알고 있을꺼에요..하지만 문젠 당시의 투표율이죠.. 뭐 한국도 그렇지만 .. 영국도 젊은 층의 투표율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안되요.. 그에 반해 젊은 층에 비해 인구층이 두꺼운 노령층의 투표율은 높은 편이고.. 그리고 대영제국의 영광의 재현을 비는 대의적 명분에 사로 잡힌 인구가 바로 그 노령층이구요... 아마 찬반 투표가 있기 전날이던 있는 날이던 유입난민에 의해 영국인들이 다치거나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런 실리적인 면을 생각지 않는 노령층의 투표율은 늘어 날거고 그것은 곧... 현실이 될겁니다 ”
제인에 목이 타는지 말을 마치고는 컵의 쥬스를 단번에 마신다.
“그럼 ... 이후의 상황을 대비하는것보다 바로 그 ... 테러를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은 아닐까 하는데.. 그것만 없다면 상황이 복잡해지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물론 조지서러스가 이끄는 거대 중국의 해외자본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
“그래요.. 그게 사실 정답이죠..하지만 영국내의 첩보기관이 그부분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것이 문제에요.. 또 미국중앙정보부나 국토안전부에서 나서서 영국내 테러 예상인물 색출을 하려고 해도 영국 첩보부에서 막고 있고.. 일단은 미국쪽에서 일부 인력을 관광객으로 위장시켜 영구내로 잡입을 시키는 시도도 해봤었는데 전부 공항에서 잡혔어요.. 솔직히 이제는 미국도 우리도.. 손을 쓸 방법이 없어요..”
제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금이 제인이 보던 창밖의 풍경에 시선을 돌린다.
아마.. 첩보부가 문제가 아니라 영국정부내의 극진 보수세력의 움직임이 문제일 것이다.
세계 어느나라던 첩보기관은 보수세력의 힘의 도구였고 그것은 현제 영국의 총리의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하긴.. 사실 이번 브렉시트가 찬반투표까지 갔다는 것 자체자 지금 영국정부와 의회쪽에 보수세력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말하는것이기도 할거고...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너무 무모한 저들의 선택아닌가.. 영국의 상황이 악화 일로에 들어가는 것이야 자업자득이라 쳐도 이후에 불어닥칠.. 세계경제 대공황...그것을 어찌 견디어 낼는지...
나는 이내 긴한숨을 내쉬며 내가 들고온 쥬스를 들어 입에 가져간다.
“근데 김철민씨..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이렇게 능력이 좋은 분이 왜그동안은 그런 시골에 내려가 계신거였어요?”
잠시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데 제인이 침묵을 깨며 입을 뗀다.
“시골이요?”
“네.. 뭐 대충 아시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삼우그룹에 입사까지 확정을 지어 놓고 시골로 내려가버리셨던데...이유가...”
제인이 내 뒷조사를 한 것이 미한했던지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묻는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제꿈이 월세 받아서 유유 자적하며 생각없이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이 꿈이였는데.. 그꿈을 이룰수 있는곳이 지방이라서... 그렇게 한 거예요..물론 개인적인 사생활도좀 있었고.. 뭐 내 뒷조사를 하셨으니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알 것도 같은데...”
나의 말에 제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대충은 ..대학때 사귀던 여자가 있었고 그여자를 한동안 못잊어 시골로 내려갔다는 것정도.. 근데 제가 궁금한 것은 왜 하필 .. 그 작은 도시였냐는 거예요..예를 들어 다른곳도 있었을 건데.. ”
제인의 말에 나는 헛웃음을 짓는다.
“뭐 서울서 가깝기도 했고.. 또 내가 돈을 투자 하는 게 부동산이다 보니 그지역의 개발 가능성도 봤고...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때문이죠... ”
“그.. 래요.. 그럼 그지역에서 같은 학교 동문인 강혜주 변호사..도 알고 지냈나요? 얼마전 동부지검 검사를 하다 옷벗고 지역으로 내려가 변호사를 개업했다던데... 동문 아닌가요 제일대... 물론 과는 두분이 다르지만 그런 작은 한국 최고의 학벌인 제일대출신이 많은것도 아니고... ”
혜주...뭐 언제 지역 동문모임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했었는데.. 한번도 나가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그런 이름을 들어 보적도 없다.
“글쎄요... 저는 워낙 그지역에 내려가서 은둔하면서 지내서.. ”
하고는 나는 이내 쥬스잔을 비우곤 빈잔을 탁자위에 올려 놓고 그런 나를 제인이 힐끗 보더니 일어난다.
“에고 ..그만 가봐야 겠네요.. 저도 아직 짐정리가 덜끝나서 ...”
하고는 일어선다.
“그래요.. 우리 여직원이 올때까지만 좀있으시지.. 어차피 같이 한동안 일을 할사이인데.. 인사라도 하고 가시게..”
하고는 나도 제인을 따라 일어난다.
“뭐 정식으로 일하러 올 때 인사를 나누죠..그럼..”
하고는제인이 작고 가는 손을 내앞에 내밀고 나는 웃으며 그녀의 손을 맞잡는데.... 그녀의 손이 대화를 하는동안 땀에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것이 느껴진다.
사무실이 냉방시설이 잘되있어 덥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이여자 몸에 열이 많아 하는생각이 머리에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