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향기꽃의 아름다움의 유혹-183화 (183/371)
  • <-- 알량한 권력.. -->

    우는건가...

    조금전까지..투명스럽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을 하던 향미가..갑자기.. 우는건가..

    나는 잠시 조용해진 전화기에 귀를 댄채 말없이 기다려 주고.. 그렇게 전화기멀리에서 향미가 훌쩍이는 소리가 두어번 더 나고는 이내 그녀의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린다.

    “너... 호텔에서 은정이와 마주친적있지..”

    그녀의 말에 나는 지난 가을에 한국호텔 식당앞에서 은정이를 본기억을 떠올린다.

    “응..작년가을에..”

    “그다음날.. 전화가 왔더라.. 자기가 무슨짓을 한건지 모르겠다고.. 어떻게 너를 두고 다른남자와 결혼할생각을 했는지 자신이 미쳤던 것 같다고.. 하면서 울더라.. 그리고 다시 며칠후에 우리둘이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들었어...은정이의 상황..근데.. 철민아.. 은정이말이야..진짜 진짜....”

    이미 젖어있던 향미의 목소리가 더 깊게 젖어들며 말이 끊기고 나는 아무런 대답없이 그녀의 말을 듣고는 가만히 있고.. 이번에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마음을 추수린 향미가 다시 말을 이어 간다.

    “은정이가 그 파일을 너에게 전해주라고 부탁하면서.. 나에게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런데..나.. 도저히..도저히..그말을 안하고는 못버티겟다.. 내가 그러면 너무 나쁜년이 되는 것 같아서 못버티겠다.. 은정이가 깨어나서 나 다신 안본다고 해도 이말을 너에게 해야겠어.. 은정이가 너를 버리고 그 개새끼와 결혼을 한이유가 뭔줄 알아? ”

    “뭔데...”

    “그자식에게 은정이 빚이 있엇어.. 그것도 은정이가 진빛이 아니라 은정이 아버지가 은정이 이름으로 가져다쓴 사채.. 그개새끼가 일부러 은정이를 노리고.. 그렇게 한거야....”

    향미의 말...

    “그자식이 은정이를 어찌 알고.. 접근을 한거야...”

    “그게.. 졸업후에 회사 다닐 때.. 은정이가 속눈썹이 눈안으로 파고들어서 쌍커플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일이 있어서 내소개로 그병원에 갔었는데.. 그개새끼아버지가 수술하기전 마취시켜 놓고는 은정이의 은밀한 부위를 만지며 자위를 했던걸 은정이에게 걸렸던 것 같아.. 해서 그걸로 그새끼를 고소하려고 하자 그것을 무마하기위해 그자식이 일부러 그렇게 하고도 모자라서.. 은정이앞으로 빚을 지게 만들고..강제로 결혼까지 한거야... 내말 못믿겠으면 당시 나하고 같이 고소하려고 만든 고소장도 아직 내가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민호야... 아니 삼촌..내가...내가... ”

    향미가 말을 하다 말고 또.. 울음을 터트리고..나는 아까와는달리 그울음소리를 들으며 입을 연다.

    “알았어.. 무슨말인지.. 많이 흥분한 것 같은데.. 진정하고.. 그병원이 어디니? 내가 알아봐도 되는데.”

    “강남 역근처에 비너스성형외과.. 건물전체가 그 병원이니 찾기 쉬울 거야....”

    향미가 울먹이며 대답을 하고..나는 마른침을 목으로 넘기고는 입을 연다.

    “그만 끊자.. 너도 그만 진정하고...”

    하고는 나는전화를 끊고는 숨을 길게 내쉰다.

    방금전 향미의 말로는 도무지 무슨말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어찌되었건 간에 은정이가 그 짐승들에게 당한것만은 확실하다는생각이 머리에서 든다.

    나는 책상 서랍을 열어 담배를 꺼내선 베란다로 나가려다간 문쪽을 보고.. 안방에서 자고 있는 광규가 떠올라 그 담배를 손으로 구겨 휴지통에 버린다.

    “엄마는?”

    서재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잇는데 문밖에서 광규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는 곧 올꺼니까..잠시만 기다려..그나저나 광규야..이모가.. 맛있는 쥬스 줄까?”

    이어지는 하영이의 목소리..나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서는 서재를 나가니 하영이가 광규를 앉은채 소파앞에 서있고.. 그렇게 하영이 품안에 안겨있던 광규가 나를 본다.

    “어... 아저씨.. ”

    하고는 하영이 품안에서 발버둥을 쳐 내려오더니 쪼르륵 나에게로 달려와 내 바지를 잡는다.

    “아저씨..엄마 여기로 온다고 했어요?”

    은정이를 닮아 까만눈동자의 유난희 큰눈을 깜박이며 나를 올려다 보는 광규앞에 내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광규와 시선을 마주친다.

    “엄마..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네.. 근데 광규는 병원에 있으면 병균이 광규에게 덤벼서.. 광규도 아플거라서 일단 엄마 다 나을 동안만 여기 있을 거야.. 내말 알았지?”

    나의 말에광규가 고개를 돌려 하영이의 눈치를 힐끗 보더니 다시 나를 본다.

    “그럼 아빠에게 안가도 되는 거예요?”

    그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준다.

    “응.. 근데 광규 아빠 보고싶지 않아 ?”

    나의 말에 광규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아빠는 엄마만 없으면 나한테 소리지르고 그래서..아빠가 나 싫데요.. 나도 아빠가 싫고.. 뭐 엄마가 그러는데 그러면 피차일반이라고 했으니까.. 근데...집에 미영이 이모 혼자 있으면 심심할텐데...”

    이모...?

    “에이 광규가 이모 고모도 구별못하는 구나? 이모는 외갓집에 있는 사람이 이모고.. 고모지.. 집에 잇는 사람은...”

    하영이가 웃으며 말을 하자 광규가 돌아서서 하영이를 보고는 고개를 젖는다.

    “아니에요..고모는 집에 안살고 따로 사는데.. 이모는 할아버지 방에서 살고...”

    그말에 하영이가 나를 본다.

    아마.. 아까 동영상에서 나온.. 한양이라는 여자를 광규가 이모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알앗어.. 이모보고 광규랑 놀아주게 이리로 오라고 할게.. ”

    나는 광규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을 하자 광규가..하영이를 보며 웃는다.

    “헤...근데 쥬스는요?”

    광규의 말에 하영이가 웃는다.

    “하하..이제 엄마 안찾으니 쥬스 생각이 나는 모양이네 잠시만 기둘려.. 금방 가져다 줄게.. ”

    하고는 하영이가 주방으로 들어가고..광규는 이내 소파로 가서 앉고는 전원이 꺼져있는 티비를 물끄러미 본다.

    “티비보고 싶어?”

    나는 그런 광규를 보며 묻자 광규가 내눈치를 힐끗 본다.

    “거실에 티비봐도 돼요? 우리집은 거실에서 티비 보면 혼나는데... 내방에서만 봐야 하는데..”

    광규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젖고는 리모컨을 들어 티비를 켜고는 채널을 위로 올려 만화가 나오는 채널을 맞춰준다.

    “우리집에선 마음껏 봐도돼.. 아무대서나...”

    내말에 광규가 나를 보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티비에 시선을 준다.

    다음날.. 당장.. 우리집에서 있게된 광규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산다고 장모와 하영이는 뭐가 신났는지 아이를 데리고 나가고..나는 그녀들이 나가고 나서 채민이에게 전화를 건다.

    “오호... 벌써 움직이는 거냐?”

    내전화를 받은 채민이 금방 잠에서 깬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래.. 생각지 않은 일이 하나 터져서.. 일단 너 통장에 당장쓸 활동비정도 넣어 놓을테니.. 그것가지고.. 지금부터 제일유통에 대한 모든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해..제일유통이 벌이고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서 계획중인 사업.. 그리고 그쪽의 자금흐름.. 각 사업부별로 매출, 협력사의 상황.. 모든 것 전부 하나한 빠짐없이 아주 사소한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내말에 채민이 하품을 한다.

    “하..암..뭐 돈주면서 일을 시키니까 하기는 하는데.. 왜갑자기 제일유통이냐.... 그쪽에 관심이 있었던 거야?”

    “뭐 그런 것은 알거 없고..나는 잠시 다른일을할게 있어서.. 그러니까.. 그때까지 내가 시킨일 해놔라.만약에 자료 부실하면 그것으로 너와나의 사업파트너로써의 관계는 바로 종료 할테니까..”

    내말에 채민이가 웃는다.

    “하하.. 걱정마셔.. 그나저나 우리 사무실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뭐자료 조사하면 둘곳도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집에서 쭉때리고 있으면 우리 마님이 가끔 생각날 때 마다 내방에 들어와서 내 등짝을 때릴텐데.. 나 어디 나가게좀 해줘라...응?”

    하긴 나도.. 집에서만 있을수도 없는일이고..

    “적당한 빈사무실 알아봐.. 너무 비싸지 않은데로.. 나 돈없다 ..”

    내말에 그가 웃는다.

    “하하하.. 이거 왜이러셔.... 어제까지만해도 제일그룹의 최고 실세였던 사람이 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게 말이나 돼...?일단 알았고.. 돈이나 붙여라 어제 회사 관뒀다고 말했더니 우리 엄마 당장 내 지갑에 카드부터 뺏더라.. 돈이 궁한줄 알아야 한다면서.. ”

    “알았다.. 그만 끊자...”

    하고는 전화를 끊고는 나도 안방으로 들어가서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온다.

    강남역 근처의 대로변,,...

    하얀색 건물에 꽤나 큰 간판이 눈에 들어오고 나는 그 간판을 보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인다.

    ‘버너스 성형외과’

    대충 밖에서 봤을 때.. 15층정도되는 병원 같은데.. 꽤 크기가 크다.

    나는 그 병원을 바라보며 길가 모퉁이에 서서 담배한대를 다 피우고는 이내 종종걸음으로 그병원으로 걸어 간다.

    “어서오십시오....어떤선생님 찾아 오셧어요?”

    아침시간이라 한산한 병원로비내 접수처에 다가가서 서자 하늘색의 원피스로된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제복을 입은 직원이 말을 건넨다.

    “아..아니요..저는 그냥 ... ”

    생각지 않은 질문에 나는 말을 얼버무리자 나에게 말을 건낸 여직원이 미소를 짓더니 내앞에 종이한장을 건낸다.

    “거기 적혀있는 대로 우선 적어주세요.. 상담받으실 부위에 맞혀 제가 전문 선생님과 상담하실수 있게 해드릴께요..”

    그녀의 말에 나는 종이를 받아 내려다 보며 볼펜을 든다.

    “혹시.... 김철민..본부장님....?”

    아는 사람하나 없는 병원에서 나의 이름을 부르는 여자 목소리에 나는 소리나는 쪽을 돌아 본다.

    “하하 맞네... 근데 여기는 어쩐일이세요....”

    그곳에 나를 보며 웃고있는 사람.. 얼마전.. 병원의무실에 있던 준희가 하늘색의 원피스로된 조금은 짧은 듯 보이는 간호사복을 입고는서있다.

    “어... 병원 알아본다고 한곳이 여기에요?”

    나는 생각지 못하게 아는 얼굴을 만난 기뿜에 말을 한다.

    그러자 준희가 사람들의 눈이 무섭지 않은 듯 종종걸음으로 나에게 쪼르륵 달려와 내팔에 팔장을 끼고며 달라 붙는다.

    “히히..저보고 싶어서 오셨으면서.. 아닌척은.. 잠시만요... ”

    하고는 그녀가 카운터안에 있는 직원을 본다.

    “언니..나 이분하고 잠시만 이야기좀 하고 올께요.. 어차피 오늘 선생님 없는날이라 나 일도 없는데..”

    준희의 말에 안의 직원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라...내일부터 선생님 출근하면 매일 수술방들어가야 할건데 .. 없을떼 농땡이펴야지..다녀와.. 무슨일있으면 전화할게..”

    그녀의 말에 준희는 내팔을 꼭끌어 앉고는 나를 끌고는 병원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간다.

    “진짜.. 나 그만둘 무렵에 본부장님도 회사 그만둔다는 말을 들었는데.. 진짜 나오신 거예요?”

    병원옥상.. 잘꾸며진 옥상정원에 나를 데리고 가선 준희는 나를 옥탑뒤편에 있는 벤취에 앉히고는 음료수를 뽑아 나에게 건네 주고는 내옆에 무릎을 곱게 모으곤 앉으며 말을 한다.

    “응.. 다른할일이 있어서.. 근데.. 내가 생각하던 성격과는 좀 틀리네 의무실에서 봤을 때 하고 말이야...”

    내말에 준희가 웃는다.

    “그때.... 언제 뭐 우리둘이 말을 할시간이 있었나요.. 급하게 나부터 덥쳐놓고선 그나저나 국대리님은 우리둘이 그런거 전혀 모르고 있던 눈치던데 오히려 나에게 본부장님하고 있었던일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나가셨어요...”

    그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게.. 그나저나 .. 여기 다니기 시작한지도 얼마 안되었는데..이렇게 나와 있어도 괜찮은거야? ”

    내말에 준희가 웃는다.

    “뭐.. 원래는 안되는데.. 제가 서브하는 담당선생님이 엊그제부터 안나와요.. 지아버지 병원이라 자주 자리를 비우는 모양이던데.. 이번에는 소문에 듣기로.. 부인이 약을 먹고 자살시도를 해서 그런거라고들하던데.. 잘모르죠.. ”

    병원장의 아들... 그럼 준희와 같이 일하는 의사가.. 은정이 남편이라는 말인데...

    “아...그래? 병원에서 그런소문도 돌아?”

    내말에 준희가 웃는다.

    “네... 뭐 그것뿐인가요? 나와 같은 진료실에 있는 간호조무사는 지금 안나오는 선생님 세컨이라는 소문도 돌구요.. 아무튼 말이 제일많은 곳이 병원이니까요..”

    세컨... 하긴 그렇게 문란한 놈이 정부를 두지 않았으리가 없다.

    “그나저나 여기 정원인데 사람이 없네?”

    나는 그말을듣고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말을 돌린다.

    “여기서 담배를 못피우게 하니까.. 안올라오는 모양이에요.. 여기 일라는 간호사들중에 꼴초들 꽤 있거든요.. 아무튼 가끔 올라 올때마다 늘이렇게 아무도 없는데...”

    그런 준희의 말에 나는 벤취위에 앉아 곱게 모은 무릎위에 손을 올려 놓자 준희가 얼른 내손을 잡는다 ..

    “안돼요.. 나 오늘부터 시작했어요.. 그러게 하루만 일찍오시지... 정히 급하시면 제가 입으로 해드릴까요?”

    준희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젖는다.

    “아니.. 괜찮아..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고.. 그나저나.. 여기 원장말이야.. 오늘 출근했어?”

    나의 말에 준희가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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