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향기꽃의 아름다움의 유혹-79화 (7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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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냐? 이 미친 짓을 기획하고 실행하게 만든놈이 ?”

    채우철의 방.. 민서와 같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채우철이 자주 앉던 소파 상석에 꾸부정하게 앉은 백발의 노인.. 채덕후가 민서와 같이 들어서는나를 보자 마자 마땅치 않은 눈빛으로 노려 보며 말을 하고 그양옆에는 방금기자회견을 마치고 올라온 채우철과.. 금테안경을 쓴 중년의 남자가 서있다.

    “회장님 그게 아니라 ..이건 철저히 저 혼자서...”

    “넌 가만히 있어 멍청한놈..!”

    다짜고짜 나에게 묻는 회장의 말에 채우철이 나서서 먼저 말을 하자 채덕후가 그를 노려 보며 소리를 친다.

    그러자 채우철은 말을 하다 말고는 자신의 방문앞에 민서와 나란히 선 나를 본다.

    “대답해봐... 니놈이 왜 이런일을 기획하고 우철이에게 시킨건지를 나에게 설명하고 설득시키지 못하면 너하고 우철이 오늘 부로 전자직원 명부에서 내가 지워 버릴거야.. 어서 !”

    체덕후는 언성을 높이며 나를 다시 추궁한다.

    그의 추궁에 나는 채우철의 옆에 있는 사람을 힐끗 본다.

    그러자 민서가 고개를 살짝 돌려 내귀에 입을 가까이 가져온다.

    “전창길.. 그룹기획실장님이세요..”

    민서의 말에 나는 다시 시선을 소파에 앉아 있는 채덕후 회장에게 돌리고는 먼저 허리를 굽혀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전략 마케팅팀장 김철민입니다 ”

    “인사고 뭐고 빨리 설명을 하라니까 .. 내 하루 일당이 얼만데 너같은놈 인사까지 받아 가면서 낼 시간 없어 ”

    나의 인사에 다시 채덕후가 재촉을 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입맛을 다시고는 천천히 입을 뗀다.

    “아직은 기회가 있어서 그랬습니다 제일전자가 이름처럼 제일이 될수 있는 기회말입니다 ”

    내말에 채덕후가 입가를 실룩인다.

    “미친놈.. 고작 고장난 티비몇대 바꿔준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가 삼우전자라도 뛰어 넘을 것 같더냐 .. 이놈아 품질이라는 것은 한순간에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아 .. 경영을 수십년간 해온 내 경험이 그걸 증명해 .. 매일같이 생산쪽을 닦달을 하고 추궁하고 해야 간신히 품질이 올라갈지 말지인데.. 니깟 놈이 무슨 경영을 안다고 주제넘게 그런 어마어마 한 일을 저지르고 지랄이야.. 니가 한일이 현재 우리 기업에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알아 .. 이제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 제품까지 소비자들은 문제가 있다며 전화를 해대기 시작할거고.. 우리는 그런 문제을 일일이 설명하고 반박하는 일까지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생기게 되었다고 그것에 따른 비용이며 시간 인력의 낭비는 고작 티비 몇 대 바꿔 주는 것과는 차원 이 다른 문제야...”

    내말에 채덕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있는 나를 보며 소리를 지른다.

    “그럼 더 잘된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제일제품은 고작 이정도 품질정도야 라고 인식하고 우리 제일의 제품에 대해 돌아선 소비자들에게 그것은 우리 의 잘못이 아니라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 만들어진 문제입니다 라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설명할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아닙니까..만약에 이런 일이 없엇다면 우리가 그런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 이런 문제를 설명하고 해명할수 있는 기회조차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또 말씀하신 품질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리자면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는 존재하고 그실수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품질의 관건일겁니다 하지만 그실수가 일어났을 때 그것이 완성품에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완성품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경영진과 관리자들이 쉬쉬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처리를 하는데 굳이 부품을 만들어 내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말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어떻해서든 자신의 실수를 숨기고 제품만 다음 공정으로 넘기면 자신의 실수가 덮어지는데 굳이 그럴필요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늘의 ...”

    “그만....”

    내긴말이 지겨운걸까.. 채덕후가 한손을 번쩍 들더니 내말을 막는다.

    그리고는 금테 안경을 쓴 전창길 기획 실장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연다.

    “전실장이 내대신 세종시좀 다녀와 .. 경제기획원 주체 혁신인지 뭔지 한다고 장관이 불렀는데.. 난좀 여기서 저 애송이 놈이랑 이야기를 좀더 하고 가야 겠네.. 아참 그리고 아마 그 자리 가면 한성회장이 나는 왜 안왔냐고 물을 거야.. 그럼 아무말 말고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만 해.. 그럼 더 이상 묻지 않을 거야..”

    조금은 나긋해진 그의 말투에 전창길은 채덕후와 채우철에게 번갈이 인사를 하고는 방을 빠져나가고 나와 민서는 그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그러자 채덕후가 손짓을 해서는 나와 민서를 소파쪽으로 오라고 하고 서있던 채우철도 우리 맞은 편에 앉게 하고는 나를 보다.

    “너 몇 살이냐 ?”

    다시 느닷없는 질문이다.

    “올해 서른 하나입니다 ”

    소파에 정자세로 앉아 무릎위에 손을 올리고는 대답을 한다.

    “니가 삼우물산의 최장호의 사촌 동생이라지 ?”

    그의 이어지는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네..저의 형님이 얼마전 물산의 부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

    내 대답에 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채우철을 본다.

    “우철아 니가 가장큰 문제가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거였는데.. 오랜만에 어린놈이지만 눈이 좋은 놈을 하나 건졌구나.. 한철웅이가 데리고 온 아이라고 했지 ?”

    “네.. 회장님 이친구가 호텔 식당에서 식사중인 한철웅을 찾아 왔다고 합니다 ”

    채우철의 대답에 다시 채덕후는 나를 본다.

    “자네는 삼우에 형님도 있고.... 들리는 말로는 자네 형이 삼우쪽으로 자네를 입사 시키려고 했었던 모양인데..왜 갑자기 우리 회사 부사장을 찾아간건가.. ”

    그의 질문에 나는 힐끗 그를 본다.

    “삼우전자에 개인적인 문제가 좀 있습니다 .. ”

    나의 대답에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삼우전자가 주인이 바뀌고 과도기적인 상황이니 이런저런 문제가있을수도 있겠지...그나저나 이번일말이야.. 굉장히 도박성이 커.. 뭐 며칠간 주식시장을 지켜 봐야겠지만 시장에서 이번 기자회견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가 미지수야.. 다행이 김차장의 생각대로 시장에서 좋은 쪽으로 받아 들여 준다면 진짜 이번기회에 우리 제일전자가 다시 변화 할수 있는 기회가 되는거고.,. 만약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다면 진짜 이대로 주저 앉을수도 있는 문제지.. 다만 다행인 것은 이번 우리의 행동을 경쟁사에서 사전에 전해 인지를 못했다는 건데 ..그러니.. 순순한 시장의 반응만 이번에 피드백이 될 거야.. 하지만 위험하기는 했어 .. 일단 며칠더 두고 보자고.. 그리고 우철아 ..”

    말을 하다가 채덕후가 고개를 돌려 채우철을 본다.

    “네... 회장님..”

    채우철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한다.

    “이놈 일하게 하려면 차장이라는 직급가지고는 힘이 들거다 이놈저놈 간섭하는 사람도 이제는 슬슬 늘어 날거고.. 오늘 부로 이놈 본부장 시켜라 ”

    채덕후의 말에 채우철이 놀란다.

    “모바일 사업부 본부장이면 준이사급입니다 .. 아직 그러기에는 나이가 ...”

    “내가 언제 모바일 사업부 본부장이라고 했냐? 전자총괄 본부장이라고 했지.. 그리고 능력이 있으면 그 능력에 맞게 자릴 주는 게 경영하는 사람이 해야하는 가장 첫 번째일이야.. 이번 일.. 솔직히 내가 늘 잠자리에 들기전에 고민하고 생각하던 일이였다 ..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고.,.. 헌데.. 이 어린놈이 난그저 겁이 나서 생각만 하던 것을 아무렇지 않게 실행에 옮기고 또 나를 만나러 와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이정도면 그 자리에 앉을 능력이 충분하다 .. 에고...그나저나 난 이제 너하고 김본부장이 저질러놓은 일 수습하러 가야겟다 ”

    하고는 일어선다.

    “회장님.. 며칠 주식시장을 지켜 보자고 하셨는데 갑자기 수습이라니요?”

    그가 일어서자 우리 셋이 동시에 일어나고.. 채우철이 급히 묻는다.

    “그건 말이 그렇다는 거고.. 내가 니놈들 한짓에 힘을 실어줘야 주식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할꺼아니야... 그나저나 김철민 본부장.. 승진도 했는데 언제 한번 나한테 밥이사 사.. 젊은사람이랑 밥먹어 본지가 언젠지 .. 맨날 허여멀건한 머리한 늙이들만 하고 밥을 먹으니 나도 덩달아 기운이 없는 것 같아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

    하고는 나를 본다.

    “네.. 시간있을실 때 연락을 주십시오..‘

    나는 그의 말에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말을 한다.

    그러자 빤히 나를 보던 채덕후가 웃는다.

    “거참... 은근히 건방지네.. 그놈..”

    하고는 뒷짐을 지고 구부정한 허리를 한 채 방을 나가고 ..우리셋은 그를 따라 나간다.

    “하이간 너 건방진 컨셉 안고칠래 ?”

    회장을 1층 로비까지 배웅하고 민서는 회장을 따라 가고 나와 채우철은 방에 다시 마주보고 앉다 그가 대뜸 말을 한다.

    “제가 건방져 보이나요 난 그렇게생각안하는데..”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한다.

    “어른 말하는데 꼬박꼬박 토를 다는게 건방져 보이지 .. 그나저나 너 전자 총괄본부장 자리가 어떤직급인줄 알고 아까 아무말 안한거야 ?”

    그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젖는다.

    “ 뭐 끽해봐야 부장아니에요.. ”

    내말에 채우철이 웃는다.

    “임마 .. 니가 이제 한철웅보다 직급이 높아 .. 사업부 사장과 총괄 본부장이 같은 직급이야.... 말이 본부장이제 그룹 전채로 봤을 때 부사장급이라는거야 알아 ? 회장님 보다 먼저나간 전창길이랑 너랑 같은 직급이라고 ...”

    그룹 부사장..급..

    너무 빠르다.. 아니 너무 파격적이다.

    채우철의 말에 나는 눈이 동그라져 입을땐다.

    “너무 .. 파격적인거 아닙니까 저 입사한지 이제 이주밖에는 안된겁니다 ”

    내말에 채우철도 고개를 흔든다.

    “나도 헷갈린다 위계질서를 가장 우선시 하는 회장님이 너같이 젊은 사람을 그룹 서열 20위까지 단번에 올려 놓다니 ...아무튼 뭐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그나저나 본부장이면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데.. 당장 니방부터 말들어 줘야 겟네.. ”

    하고는 인터폰을 누른다.

    본부장.. 그룹서열.. 20위..

    채덕후가 노인성 치매가 온걸까...

    나는 채우철의 방을 나와 사무실로 가는 복도에서 걸음을 멈춰 서선 생각에 잠겨있다.

    아무리 자신이 하고하 하는일을 내가대신 해줬다고 해도.. 이건 너무 파격적인 것 아닌가 ..더구나 이제 입사한지 2주 그것도 계약직차장이였던 나였는데...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고,,나는 복도 벽에 몸을 기대고는 눈을 감고는 아까 채덕후를 만났던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본다.

    하짐나 딱히.. 특이한점은 없었는데.. 가만...

    순간 나의 머리에서 아까 전창길을 내보내던 것이 머리에 떠오른다.

    나와 꽤 오래 이야기 할 것처럼 그를 자신의 일정에 대신 내려 보내고는 정작 얼마 이야기를 하지않고 일어섰다.

    그생각이 들자 나의 눈이 번쩍 떠진다.

    그럼.. 채덕후도.. 자신의 큰아들인 채우석이 복귀하려고 준비중인 것을 알아 차린것일까..해서 내가 채우철의 사람이라고 판단을 하고 채우철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 ...

    이러면 계산이 흔들리는데...

    나는 긴한숨을 연거푸 복도에서 내쉰다.

    “차장님.. 어제 부탁하신내용이요.. 좀 알아봤는데 적당한물건이 나왔네요...”

    내가 사무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국대리가 내쪽으로 걸어와 결제판을 내민다.

    적당한 물건...

    나는 국대리의 얼굴을 힐끗 보고는 결제판을 받아 편다.

    그러자 그곳에는 직원의 이력서가 들어 있다.

    “확실한 거예요?”

    나의 말에 국대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 좀더 물건을 살펴 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물건 같습니다 ”

    그녀의 대답에 나는 이력서에 다시 시선을 둔다.

    이름은 김재인... 대리 3년차이고 평사원일때는 평택공장에서 생산관리 부서에서 근무하다 올라온 사람이다 ...

    나는 이력서를 보다가 자리에 앉아있는 채민이를 본다.

    어제 채민이가 내지시에 따라 정과장 정대리와 꽤 달린 듯 거의 진상인 얼굴을 한 채 앉아 있고.. 그옆의 정대리나 정과장도 정상 컨디션은 아닌 듯 보인다.

    “다들 나만 빼놓고 한잔씩들했구만...”

    나의 말에 채민이 얼굴을 구긴채 대답을 한다.

    “차장님은 어제 일이 있다고 일찍 가셨잖아요...해서 저희끼리.. 한잔 꼴깍했습니다 ”

    “그럼 정과장은 어떻게 간거야..어제 연구소서 바로 퇴근한 사람인데...”

    내말에 정대리가 고개를 들더니 대답을 한다.

    “그게.. 정과장님이 퇴근시간이 다돼서 오셨어요.. 해서 ...”

    그말에 나는 정과장을 본다.

    “어제 바로 퇴근하라고 했더만요..왜..왔어요?”

    “아...그게.. 하다만 일이 있어서 대충 마무리좀 하려고요.. 헌데 저두대리에게 잡치당하듯 끌려 나갔습니다...”

    그의 대답에 나는 피식웃고는 시계를 본다.

    이제 11시가 조금 넘어 있는 시간이다.

    “셋분 일어나서 싸우나 좀 다녀와요.. 그래서 일이나 제대로 하겠어요..몸좀 단도리 하고 오후근무에 차질없게 하고.. 희영씨는 나 커피한잔만 주고요.. ”

    내말에 술을 먹은 셋은 눈치를 서로들 보다가 슬금슬금 사무실을 빠져 나가고 희영은 커피를 타러 탕비실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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