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향기꽃의 아름다움의 유혹-28화 (28/371)

<-- 나를 화나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

주영의 아버지... 그러니까 장인의 장례를 마치고 유골을 납골묘에 모시고 나서 다시 주영의 서울 집으로 막돌아와 하영과 장모를 집안에 먼저 들여 보내고 나는 주영과 함께 아파트 입구에 있는 슈퍼에 들러 저녁찬거리를 사서 막 아파트 주현관으로 들어서려는데 누가 우리를 부른다.

“저기 박주영씨...맞죠 ?”

3월인데도 꽤 두꺼운 잠바차림의 남자둘이 주영이에게 말을 하고 주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둘앞에 걸어오더니 봉투하나를 주영에게 건넨다.

“이거.. 박상규씨가 죽기전에 남긴 유서인데.. 사실관계 확인을 하느라 지금 전해 드리네요.. ”

그말에 주영이 봉투를 받아 들고 나는 그들을 보며 조금은 굳은 목소리로 말을 한다.

“무슨 사실확인이 필요해서 ..지금 이걸 주시나요?”

나는 장례를 끝내고 나서야 유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것에 그들에게 따져 묻는다.

“그게... 좀 안에 내용을 보시면아실겁니다 .. 그럼 .. 이만...”

하고는 형사 둘은 우리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차로가서는 차에 올라 가버리고..주영은 그 자리에서 봉투안의 편지를 꺼내 펼치고는 읽기 시작하는데...편지를 든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편지를 읽던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 같더니 .... 이내 힘없이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는다.

그리곤 신음하듯 말을 내밷는다.

“세상에....아빠를 내가 ..죽인거네...우리 아빠를 ...내가...”

그녀의 말에 나는 그녀의 손에 쥐어진 편지를 뺏어 읽는다.

삼우전자... 주영의 아버지는 전자제품의 전자파 차단을 하는데 필요한 작은 부품을 생산해서 삼우전자의 협력업체에 그 부품을 납품하는 일을 하셨던 모양이다.

그런데 지난 9월 삼우 전자쪽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지금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을 하청업체말고 직접 삼우전자에 납품을 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꽤 많은 수량을 주문을 했던 모양이다.

해서 주영의 아버지는 빛을 얻어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삼우가 요청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밤낮으로 공장을 돌렸고 지난달 첫 납품을 일주일 앞두고.. 급작스레 삼우쪽으로부터 주문한 부품의 오더를 취소한다는 연락이 왔단다...

당연히 주영의 아버지는 이제와서 그러면 어쩌느냐고 지금 생산한 물량만은 납품할수있게 해달라고 삼우쪽으로 찾아갔지만 .. 담당자도 급작스레 위에서 지시가 내려온것이라며 어쩔수 없다는 말만 하고는 외면했고 ..주영의 아버지는 기존의 거래처에 거의 반가격으로 그물량을 납품해 어떻해서든 상황을 타계하려 했지만 기존 업체에서도 주영의 아버지의 물건이 신제품에는 맞이 않는다는이유로 납품을 거부했고 주영의 아버지의 공장은 제고만 잔뜩 남긴채 부도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 상황에서도 주영의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새 납품처를 찾기위헤 동분서주 하며 뛰어 다녔봤지만 새 판로를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 자살하시던 날 아침 이제는 직원들도 다떠난 공장에 혼자 출근해 공장을 청소하고.. 다시 납품처를 알아 보기위해 공장을 나서는 주영의 아버지에게 기존 납품처에서 일을 하던 영업부장이 주영의 아버지를 찾아 왔와서 건낸말에 주영의 아버지는 모든걸 포기 해야만 했단다.

그가 한말은 삼우그룹의 전략기획실장 전석규라는 사람 이삼우 전자의 전 하청업체에 비공식적으로 주영의 아버지의 제품을 납품 받지 말 것을 경고했고 만약에 단 하나의 제품이라도 납품을 받는 업체는 그순간 협력업체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삼우가 저리로 지원한 지원금도 전부 회수할 것이라는 협박아닌 협박을 했다는 거다.

아마 절망하며 자살을 선택한 주영의 아버지가 전석규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을 거다 ...다만 다시는 공장을 살릴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순간 절망하여 자살을 선택한것일거다.

하지만 전석규,,그사람을 나도 알고 주영도 아는 사람이다.

바로 주영을 3년이나 따라 다닌 남자였고.. 그가 일부러 주영의 아버지의 공장을 노리고 이일을 꾸민것이라는 건 주영도 나도 쉽게 알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 주영이 자신이 아버지를 죽인것이라 말을 하는거다.

“그만하고 일어나요... ”

나는 그 유서를 접어 주머니에 넣곤 바닥에 쓰러진 주영을 일으켜 세운다.

“철민씨... 내가 아빠 죽인거 맞죠.. ”

주영이 일어나며 흐느끼며 말을 한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제가 한번 알아볼께요.. 고작 좋아하던 여자에게 버림받았다고.. 사귄것도 아닌데.. 이런식으로 나올 리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생각하지 말고.. 들어가요...”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를 부축해서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는 그녀를 방에 눕히고 거실나와 소파에 기대 몸을 눕히며 쉬는데 주영의 엄마가 안방문을 열고 나온다.

“주영이는...”

그녀의 말에 나는 얼른 몸을세워 자세를 바르게 하고는 답을 한다.

“방에 누워있네요.. 많이 힘든가 보네요...”

내말에 그녀의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맞은편에 앉고는 법원에서 온 봉투 하나를 손에 쥐고 있다가 내앞에 내밀며 말을 한다.

“이거 법원에서 온서류인데.. 경매 어쩌고 말이 써있던데..나는도통 정신이 없어서 읽어봐도 모르겠어서.. 주영이 일어나면 보이려다가 ..뭐자네도 우리식구이니 자네가 한번 봐봐...”

장모는 꽤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하고..나는 그녀가 내민 봉투를 들어 안의 서류를 빼 펼친다.

복잡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는 내용이다.

이집이 은행 부채로 경매결정이 났고 이집에 대한 경매 감정평가액이 7억원으로 책정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경매 일자를 안내하는 서류다.

나는 뒷장을 넘겨 채권액을 보니 3순위까지 해서 9억원이 넘는다.

아마 이집이 감정평가액에 넘어 간다고 해도 빛은 남을거다...

“어머님... ”

나는 서류를 읽다 말고는 장모를 본다.

“응.. 무슨내용이야.. 이집 넘어간다는 말이지?”

그녀도 대충 내용은 이해를 한모양이다.

“네.. 아무래도.. 상속을 포기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안그러시면 .. ”

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지만 장모는 내말을 꽤 편안하게 받아 들이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무슨말인지 알겠네..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자네가 있으니 좀 마음은 든든하네..”

“저기 .. 처재가 학교를 다녀야 하니까..,지방에 저랑 같이 내려가는 것은 안될 것 같고.. 제가 통장에 현금이 좀 있습니다 .. 그걸로 작은 아파트 전제정도는 얻을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마세요...”

내말에 장모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나하고 하영이는 합정동 외가에 몸을 의탁하면돼.. 거기서 몸도좀 추스르고.. 나도 이제는 일을 좀 알아봐야지. 우리 하영이 대학졸업은 시켜야 하니...”

하고는 장모가 한숨을 내쉬는데 급히 장모가 나온 안방문이 열리며 처제인 하영이 나온다.

“엄마 나 대학교 안다닐꺼야..나도 돈벌꺼니까.. 걱정마 ...”

철없는 처제의 말에 장모가 어이 없는 한숨을 내쉰다.

“그래 알았다 니마음 알았으니까..형부랑 이야기 중이니까 너는 좀 들어가서 쉬고 있어 ... ”

하고는 장모가 기운없이 말을 하자 하영이 나를 본다.

“형부.. 그냥 우리 시골로 내려갈께요,... 형부원룸에 방하나만 줘요.. 거기서 엄마랑 나랑 둘이 살면서 일하면돼요...”

그녀의 말에 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멀뚱거리자 ..하영이 주영이 쉬고 있는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 가더니 문을 두드린다.

“언니.. 언니도좀 나와봐.. ”

하지만 주영이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러자 다시 하영이 문을 두드리고.. 다시 대답이 없자 하영이가 문의 손잡이를 잡아 돌려 문을 열고는 들어 가려다 멈춰서더니 .. 순간.. 뒷걸음질을 치며 방을 나오다 문턱에 걸려 뒤로 넘어지고...손으로 방안을 가르킨다.

“언니가...언니가.....엄마..언니가 ...”

하영의 이상한 행동에 나는 얼른 소파에서 일어나 주영의 방으로 들가문앞에 서는데...

주영이 창문의 커튼봉에 끈을 달아 목을 메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주영아....”

나는 놀라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 주영을 들어 올리며 소리를 친다.

“빨리 119... 119를 불러요...”

하지만.. 내 품안에 앉긴 그녀의 몸은 이미 뻣뻣하게 굳어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13억정도면 팔 거야 ?”

전화기에서 들리는 향미의 목소리다..

“네... 뭐 그정도면 .. 정리하죠.. 언제 계약하자고 합니까....”

“뭐 그쪽이야 워낙 욕심나던 건물이니까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거지.. 오늘이라도 원하면 계약치고 잔금넘길의향이 있는 것 같던데..”

“그럼그렇게 하죠뭐.. 지금 서울 병원이니까.. 바로 준비해서 내려갈께요..두시간후에 사무실에서보자고 해요... ”

나는 조용히 말을 한다.

“그래..자기야.. 이따 보자.. 근데..꼭떠나야해? 그냥 여기서좀 추슬려 보지...”

“끊을께요...”

나는 향미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

주영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향미에게 원룸을 팔아달라는전화를 했더니 벌써 연락이 왔다. 뭐 내 건물을 욕심내던 사람들이 많았으니 파는 것은 쉬웠을 거다.

나는 주영의 장례를 다 치르고 주영이 자살을 하고 바로 충격으로 쓰러진 그녀의 엄마..장모가 입원해 있는 병원앞 흡연구역에 앉아 향미의 전화를 끊고는 다시 담밸 하나 물고는 불을 붙인다.

부모님이 죽고 은정과 헤어지고는 모든걸 정리해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갈 때 함께 끊은 담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서울로 올라올 결심을 하고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나는담배를 길게 한모금 빨아 들이곤 연기를 입에서 다시 내뱃는데 하영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형부...”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초췌한 하영이 손에 빈도시락통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든채 내앞에 서있다.

“저 집에다녀 올께요.. 가서 밥하고 반찬좀 해서 오게요...”

하영의 말에나는 두어번 빤 담배를 끄고는 일어난다.

“나.. 시골내려가 봐야 하는데.. 오늘만 좀 사먹으면안될까.. 아참 처제 돈...”

하고는 난 얼른 바지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려는데 하영이 얼른 말을 한다.

“시골가시면 올라 오지 마세요..그럼...”

그녀의 말에 나는 못들은척 지갑에서 오만원 짜리를 하나 꺼내 그녀에게 내민다.

“이걸로 저녁 사먹고 있어 ... 시골내려가서 정리하고 내일 아침까지는 올게...”

내말에 하영이는 돈을 받지않고 나를 보며 말을 한다.

“왜그러세요.. 말이 좋아 형부지 ... 형부가 우리 언니랑 결혼식을 했어요? 아니면 혼인신고를 했어요? 그냥 몇 달 동거한거뿐인데.. 그것 때문에 이러실필요 까지 없어요.. 그냥 이제 나랑엄마 잊어 버리고 .. 시골내려가셔서 언니 만나기전 삶으로 돌아가셔서 사시면 되요.. ”

하영의 말에 나는 손에쥔 돈을 쇼핑백안에 구겨 넣고는 말없이 돌아서 내차로 걸어간다.

그래.. 나도 하영이 말처럼 그러고 싶다.

솔직히 머리에서는 몇 번이고 그러자고 나를 설득한다. 주영이에게 미안한마음이 있으면 대충 통장에 있는 돈중에 일부를 떼어내 하영이의 통장에 넣어주고.. 언니를 정말 사랑해서 주는 돈이라고 생활에 보태쓰라고 하고 돌아서자고 날 설득한다.

하지만 .. 내가슴이 그렇게 하지못하게 한다.

그렇게 해서는 내가슴이 풀릴 것 같지 않고 한이라는 것이 남아 나를 괴롭힐 것 같다.

적어도 주영이의 아버지 .. 그리고 주영일 자살로 내몬..그 개자식을 내손으로 목을 비틀어 죽이기 전에는 말이다.

나는 차로 걸어가 차문을 열고 시동을 켜고는 시골로 차를 출발 시킨다.

시골에 도착한 나는 향미의 사무실가기전 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떼고 향미의 사무실로 가서 계약서를 쓰고 ..잔금이 입금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전서류를 건네곤 간단한 짐을 챙기러 내집..아니 이제는 팔린 집으로 왔다.

그리곤 주영의 옷이 잔뜩 걸린 옷장에서 내옷몇벌과 속옷만 챙기고는 간신이 방을 나온다 그리곤 베란다로가서 미리 사온 화분에 꽃나무를 옮겨 심고 그화분과 옷가방을 들고 현관문을 나와 엘리베이터의 호출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1층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고... 이내 도착했다는 벨소리가 나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그 엘리베이터 안에..깔끔하게 옷을 차려 입은 할머니 한분이 서있는데.. 어디서 본듯한 할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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