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지크는 눈을 떴다. 창문 사이로 아침의 상쾌한 햇살이 스며들어 오고 있다. 눈을 한번 비비고 기지개를 크게 펴 밤새 굳은 몸을 풀어준다.
‘또 개꿈을 꿨군.’
이런 꿈은 잘 잊히지도 않는다. 지크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 밖을 쳐다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도시 중앙에 웅장히 솟은 스누위크의 마탑이었다. 하지만 저걸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오늘은 그들이 스누위크를 떠나는 날이었다.
* * *
올랜드의 쿠데타가 실패한 후 스누위크는 격랑에 휩싸였다. 마탑은 물론 도시의 관료들까지 휘감은 거대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쿠데타와 연관된 고위 마도사들이 줄줄이 체포됐고 명문가 여럿도 날아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시의 이야기. 지크 일행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문제였다.
물론 초기에는 관련자로서 꽤 많이 불려 나갔지만 어느 정도 수습이 진행된 지금 더 이상의 호출은 없었다.
지크는 미리 챙겨둔 짐을 챙겨 방을 나갔다.
넓은 복도가 보인다. 그들은 현재 드웨인가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도와준 대접을 할 겸, 조사가 끝날 때까지 그들을 감시도 할 겸 묵게 해준 것이다.
상당히 편안한 생활이었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모이기로 한 응접실에 들어가 사용인이 건네준 차를 마시며 동료들을 기다렸다.
“일찍 왔네?”
라일라가 들어왔다. 부스스한 머리카락과 아직 졸음이 떨어지지 않은 눈을 보니 저녁 늦게까지 해석 작업에 몰두한 모양이다.
“성과는 있어?”
“그럭저럭.”
그녀는 사용인이 내준 차를 한입에 털어 넣다가 뜨거움에 몸서리쳤다. 잠이 덜 깬 탓이었다. 지크는 크게 웃으며 뒹굴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이 꽂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만족할 만큼 웃어젖힌 후 눈물을 닦고는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네. 이 도시까지 온 보람은 있어서.”
그들이 스누위크에 온 이유는 클로원이나 그 글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클로원의 정보를 찾아낸 건 없지만 적어도 글자에 대한 정보는 확실하게 얻을 수 있었다.
다만 그 단서를 얻은 곳이 의외의 곳일 뿐.
‘로브 놈들이 클로원의 문자를 알고 있을 줄은.’
로브 놈들과 클로원이 연관이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러면 그 연관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로브 놈들의 단체까지? 아니면….
‘그렌 제너드까지 뻗어나갈 수도 있고.’
점점 더 클로원이란 존재에 관심이 커졌다.
“언제쯤 해석이 끝날 것 같아?”
지크가 물었다.
“그건 잘 몰라.”
“적긴 해도 문자 샘플이 있으면 금방 끝나는 거 아니냐?”
“당연히 아니지. 옛날의 나라니만큼 문자 체계 같은 것도 다르니까. 완벽하게 정리가 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야.”
“그래.”
라일라가 그렇다면 그런 것일 것이다. 지크는 편안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어련히 때가 되면 풀리겠지.’
“그런데 이번은 상당히 온건하게 끝냈네? 나는 네가 끝까지 올랜드를 괴롭힐 줄 알았는데.”
“충분히 괴로워했을 거야. 이제 위까지 얼마 안 남았다는 희망에 찼다가 아래로 추락한 거니까.”
“그렇긴 한데. 그래도 지금까지와는 결과가 좀 다른 것 같아서. 네가 올랜드를 치료하라고 마탑주에게 포션도 권했었고.”
“생각 같아서는 조금 더 괴롭혀주고 싶기도 했다만 그러면 엘레나의 감정이 나빠질지도 모르잖냐. 아무리 자신을 이용해먹은 아버지라고 해도 아버지는 아버지니까. 그 전에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고.”
사람의 감정이란 이성적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라일라가 놀란 눈초리로 지크를 봤다.
“엘레나의 눈치를 본 거야?”
지크의 사전에 눈치라는 단어가 있었던가.
“나야 그 녀석이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든 상관없지만 너는 다르잖냐. 나를 나쁘게 보면 자연스레 그 동료인 너한테까지 악감정이 튈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그건 엘레나를 끔찍이 아끼는 라일라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다.
“…내 생각해준 거야?”
“일단은 동료니까.”
게다가 겉모습은 괜찮지만 라일라는 아직 유적에서 본 실험체에서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게 아니다.
거기에 기억이 없으니 친한 사람이 자신을 거부하는 경험도 한 적이 없다.
따라서 엘레나에게 거부 받는 충격은 라일라의 상태를 굉장히 악화시킬 수도 있었다.
자신을 놀란, 그리고 어딘가 감동한 눈으로 보는 라일라의 시선에 지크는 으스대듯 웃어보였다.
‘뭐,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그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크와 라일라는 그 후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 그 사이에 한스와 스녹이 차례로 도착했다.
지크 일행이 전부 모였다. 이 상태로 출발하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 한 명이 모자랐다.
“기다리게 했군.”
응접실에 윌위스가 들어오며 말했다. 그동안 일이 바쁘고 마음고생도 심했던 듯 그의 얼굴은 상당히 초췌하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내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어서 들어 오거라. 새로 인사를 해야지.”
“앗!”
윌위스가 조금은 억지로 자신의 뒤에 있던 인물을 앞으로 이끌었다. 그녀가 쭈뼛쭈뼛 앞으로 나왔다.
그녀는 엘레나였다. 그녀의 상태도 과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눈 아래에 짙은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다. 지금 겪은 그녀의 환경을 생각하면 그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미소를 지어보려 애썼다.
“저, 저,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인다.
“잘 부탁해!”
라일라가 가장 먼저 그녀의 인사를 받았다. 그 뒤로 지크나 한스, 스녹도 인사를 나눴다.
서로 간의 인사가 새삼스러울 수도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의 인사는 엘레나가 그들의 동료로서 건네는 첫 번째 인사였으니까.
라일라가 여행용으로 차려입은 엘레나의 옷을 요모조모 검사하는 동안 지크는 윌위스와 대화를 나눴다.
“정말 괜찮습니까? 엘레나를 저희 여행에 같이 보내도.”
“불편한가?”
“전혀요. 불편하다 해도 그 의견째 배제해버리려는 녀석이 있어서 함부로 말할 수도 없습니다.”
지크가 라일라를 가리키며 말하자 윌위스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내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이 도시에서 저 아이는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어. 스누위크에 있는 것만으로도 저 아이의 상처가 자극될 수 있네. 거기에 나도 바빠서 엘레나를 돌봐줄 여력도 없고.”
아들인 올랜드가 마탑에 대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놀랍게도 윌위스는 마탑주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일에 마탑의 많은 가문과 마법사가 연루되어 일손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전후 사정이 어쨌든 아들에게 패륜적인 일을 당했다는 동정론이 인 것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그 능력이었다.
지금 같은 혼란 때 마탑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이 그임을 사람들이 모두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이다. 아무래도 올랜드가 반란을 일으키게 된 근본 원인 중 하나가 윌위스의 가정교육이고 어쨌든 이번 쿠데타를 사전에 막을 수 없었던 만큼 그의 책임 소재도 상당했기에 계속해서 마탑주를 맡을 순 없을 것이었다.
그건 이미 마탑 내부는 물론 윌위스 자신도 납득한 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엘레나에게 신경을 쓸 틈은 없었다.
게다가 윌위스를 제외하고 유일한 가족인 올랜드도 이번에 죽어버렸다.
외가 쪽 조부모도 이미 타계했고 그쪽 친척들은 엘레나를 맡길 꺼리는 상황.
게다가 사정은 어찌 됐든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손에 죽은 것이다. 아버지의 타락에 할아버지의 영향이 큰 것도 있다.
윌위스에 대한 엘레나의 감정이 복잡할 건 당연하다.
거기서 윌위스가 내놓은 대답이 엘레나를 지크 일행과 여행을 보내는 일이었다.
“자네는 카르위먼의 명예 성기사이고 라일라 씨는 훌륭한 마법사이자 엘레나를 무척 아끼지. 무엇보다 엘레나의 의지도 컸소. 이참에 여러 경험을 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게요.”
그런 여러 가지 조건과 상념들이 겹쳐 엘레나는 지크 일행에 끼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마탑주님도 꽤 걱정이 됩니다만.”
“후후, 고맙소. 하지만 이것들은 내 업보요. 내가 처리를 해야지.”
윌위스는 아련한 눈으로 먼 산을 쳐다봤다. 그 모습을 보고 지크는 오늘 아침 꿨던 꿈을 기억했다.
* * *
그 날도 레오나와 윌위스는 사소하게 다퉜다. 언제나 있는 일이기에 다른 동료들은 이제 그들의 다툼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해가 진 후, 그들은 어느 평원에서 야영을 했다.
불침번인 지크만이 깨어 타오르는 작은 모닥불에 의지한 채 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빛의 향연이 눈을 어지럽혔다.
“어이쿠!”
누군가 지크의 옆자리에 앉았다. 늙고 장난기 있는, 하지만 범상치 않은 연륜이 느껴지는 목소리.
“안 주무십니까?”
“나이가 먹으면 잠이 없어지는 법이네.”
그는 과장스럽게 허리를 두드렸다. 지크는 살짝 웃었다.
“그 말을 들으면 레오나가 비웃을걸요.”
“그러니까 녀석이 잘 때 하는 거 아닌가.”
그가 한 천막을 쳐다봤다. 루벨라와 레오나가 사용하는 천막이었다. 못마땅한 눈초리로 그곳을 보는 윌위스였지만 그 안에 담긴 빛은 충분히 따뜻했다.
“레오나를 여간 좋아하는 게 아니시군요.”
“내 손녀가 딱 저만한 나이 때거든. 뭐, 엘프와 인간의 나이는 전혀 다르지만 말이야.”
“…바로 인정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왜, 부끄러워 말이라도 돌릴 줄 알았나? 내 나이가 몇 갠데 그런 깜찍한 짓을 하겠나.”
“하긴….”
연륜만 따지면 그는 지크의 파티 내에서도 가장 높은 자였다. 나이는 레오나가 더 많지만 종족간의 차이 때문에 그녀에게 연륜을 바라는 건 무리였다.
“손녀분이 그립습니까? 뭣 하다면 잠시 윌위스 씨의 집에 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윌위스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네.”
“…가족이랑 안 좋으시군요.”
“들켰나?”
지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도 가족과 안 좋아 집을 나온 처지가 아니던가. 남의 사정에 깊이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윌위스도 그간 자신의 일을 그다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을 뒤덮은 별의 마력 때문일까. 윌위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렸을 때 난 야망에 불타는 사람이었네. 가족보다는 지위가 우선이었고 내 자손도 당연히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
“자식분이랑 트러블이 있으셨겠습니다.”
“많았지. 결국 아들이 떠나버리는 결과가 됐어.”
‘어디로….’란 말은 묻지 않았다. 그저 단순하게 가출일 수도 있고, 조금 더 먼 길을 떠났을 수도 있다.
“그럼 손녀분은?”
“며느리가 키우고 있지. 좋은 아이일세. 손녀를 충분히 잘 키워줄 거야. 나와는 다르게 말이지.”
“그렇습니까.”
“그렇다네. 그러니 며느리와 손녀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은 더 좋아져야 해.”
지크는 눈앞의 늙은 마법사가 왜 노구를 이끌고 자신들의 파티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두 사람 다 하늘의 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지크가 입을 열었다.
“전 윌위스 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당신의 가족들도 모르죠. 그러니 섣불리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우리는 반드시 이 세상을 한층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점입니다.”
윌위스가 지크를 쳐다본다. 지크도 윌위스를 쳐다봤다. 윌위스의 입가에 가느다란 호선이 그려졌다.
“…고맙네.”
평소의 장난기 어린 것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로 윌위스는 그렇게 말했다.
* * *
지크는 기억에서 깨어났다. 고개를 붕붕 돌려 꿈의 한 조각마저 쫓아내려 했다.
‘개꿈이지. 개꿈이야.’
그렇게 다짐해보지만 그 꿈은 지크의 머리 한 켠에 붙들려 끝끝내 빠져나가지 않았다.
이번 올랜드의 처우가 조금은 관대(?)했던 이유 중 나머지 하나가 바로 그것이었다.
지크는 제발 개꿈이기를 바라는 브레이브 시절의 꿈이지만 그것이 개꿈이 아닐 가능성이 커지며 그 꿈속 동료 중 하나였던 윌위스 관련으로 혼란을 느낀 것이다. 때문에 그 아들을 조금은 온건하게 대했다.
‘뭐 됐어. 이미 끝난 일이야.’
지크는 그 생각을 털어버렸다.
그리고 이제 한 명이 늘어난 자신의 일행을 쳐다봤다.
엘레나가 일행과 합류해서 어색하게 서 있었다. 라일라가 그녀에게 미소를 띠고 조잘대고 노웸이 그녀의 어깨에 올라타 쿠! 쿠! 소리를 내고 있다.
적어도 엘레나가 일행에서 겉돌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윌위스도 그 모습을 흡족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갑자기 눈이 날카로워지며 그가 지크를 쳐다봤다.
“그런데 어떻게 마탑의 최종 방위 시스템의 암호를 알아냈는지는 정말 안 알려 줄 텐가?”
“비밀입니다.”
지크의 말에 윌위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만약 이번 자네의 공과 자네의 신분 둘 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정말로 끝까지 죽고 죽이는 결과가 나왔을 걸세.”
“압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마음 놓고 웨인 재위크에게 뿌린 거고요.”
윌위스는 앓는 소리를 냈다.
“걱정 마십시오. 암호는 바꾸면 될 일이고, 그건 더 이상 알아내지 못할 겁니다. 애초에 단 한 번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도 더 이상 알아내지 못합니다.”
“…그 말이 꼭 진실이길 바라겠네.”
하지만 윌위스는 대략적인 감 정도는 잡고 있었다.
‘선대 어디서 샌 거겠지.’
최종 방위 시스템의 암호를 바꿔넣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이미 잘 돌아가고 있는 마탑의 마력에 억지로 마력패턴을 바꿔 버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암호의 마력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건 최종 방위 시스템을 발동시킨 후에나 가능했다.
윌위스도 선대 마탑주에게 암호를 물려받은 것.
하지만 진실은 윌위스의 생각과 정반대였다.
‘그때 알아두길 잘 했어.’
지크가 마탑에 쳐들어와 최종 방위 시스템을 손수 파괴했을 때, 그의 부하 중 한 명이 암호를 알아왔었다. 이미 그때는 암호의 의미를 잃어버려 꽤 손쉽게 알아냈다고 그 부하는 설명했다.
‘기억나서 다행이었지.’
사소한 일을 꽤나 쉽게 잊어버리는 자신인지라 지크는 자기 자신을 한껏 칭찬했다.
그렇게 드웨인 저택에서 모든 일을 끝낸 그들은 진정으로 스누위크를 떠났다. 엘레나가 복잡한 표정으로 윌위스에게 손을 흔들고, 윌위스는 씁쓸한 감정을 삼키며 손녀를 미소로 배웅했다.
스누위크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 엘레나가 잠시 훌쩍였다. 그런 그녀를 라일라가 따뜻하게 안아줬다.
그렇게 지크 일행이 다시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을까.
그들은 예상치 못한 어떤 사람과 재회를 하게 됐다.
“어머! 지크 씨! 여기서 다시 만나네요!”
마차의 창문 너머로 얼굴을 내밀고 지크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여성. 지크도 이 예상치 못한 재회에 조금 놀라며 대꾸했다.
“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공녀님.”
회귀 전 지크의 부하였던 서큐버스, 이블린 루즈가 반짝이는 눈으로 지크와 일행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