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예? 그게 갑자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허…….”
나의 선언에 당황한 것일까.
레논은 잠시간 말을 잇지 못하더니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한다.
“흑남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잘 알겠습니다. 흑탑을 양지로 끌어올려 레바논의 간섭을 벗겨 내겠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그게 좋은 선택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아침에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저도 당장 흑탑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레논 부탑주께서도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 주십사 하고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 가는 레논 부탑주.
“그보다… 최근 몇 달간 타지에서 큰 고생을 하셨는데 좀 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잖아도 회의가 끝나거든 눈을 좀 붙이려 했습니다. 아 참, 그리고 의심을 받지 않는 선에서 멜크를 주시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겠습니다. 그런데… 그를 그렇게 놔두실 생각이신 겁니까?”
레논이 찝찝하다는 듯 묻자.
나는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분간은 그럴 생각입니다. 이참에 흑탑에 들어온 레바논의 세작을 좀 쳐 낼 생각이거든요.”
“알겠습니다.”
레논과의 대화를 끝마친 뒤.
나는 회의실을 나가 흑탑 1층에 있는 로비로 내려갔다.
“이제 곧 그날인가? 후보들은 얼추 정해진 것 같던데.”
“오래 걸리긴 했네. 부탑주 자리를 그렇게 오래 비워 둬서야 쓰나.”
“그보다 누가 새 파멸학파 부탑주가 될까?”
로비로 나가니 젊은 흑마법사들의 목소리가 내 귀 언저리를 자극해 왔다.
“당연히 능력 있는 놈이 되겠지. 난 누가 되건 간에 상관없으니까, 제른 같은 놈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왜?”
“그야 그 인간이 싸지른 똥 때문에 우리 파멸학파가 눈치 보면서 생활하게 된 것 아냐?”
‘흠…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파멸학파 부탑주를 선출하고 있었나.’
나는 잠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나.
이내 관심을 거두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재앙의 문도 그렇고, 멜크는 또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생각을…….’
내가 깊은 고민에 잠긴 채 로비를 걷던 그때.
“…어?! 랄프 님! 랄프 님!”
갑자기 누군가가 반갑게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온다.
“아스칼?”
나는 달려오는 아스칼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돌아왔었어?”
“예! 그 악몽 같던 검은 숲에서 귀환한 지 벌써 며칠은 된 것 같네요.”
아스칼은 밝은 미소를 보이다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날 보며 묻는다.
“그보다 랄프 님은 괜찮으신 겁니까? 습격을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아, 괜찮아. 생각보다 별일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나는 아스칼의 옆에 자리하고 있는 다크 엘프를 흘끔 바라보며 말을 이어 갔다.
“네 옆에 계신 분은 누구야?”
“아, 이 다크 엘프분은…….”
“반가워요, 프릴이라고 해요.”
다크 엘프가 내게 인사를 건네 오자.
아스칼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다크 엘프들과 만났을 때 우연히 알게 된 사이입니다만… 이제는 제 아내가 될 사람이죠.”
“…음?”
‘…아내?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아스칼을 바라보자.
녀석은 쑥스러워하며 입을 뗀다.
“그게… 이야기를 하자면 이게 좀 복잡합니다만… 랄프 님께서 저보고 다크 엘프들과 거래를 터 보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랬었지.”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전 다크 엘프들을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만… 외지인의 말은 믿을 수가 없다고 해서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하하하하…….”
아스칼이 프릴의 눈치를 보며 겸연쩍게 웃자.
‘그래도 표정을 보아하니 썩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네.’
나는 속으로 피식 미소를 흘렸다.
“그럼 다크 엘프들과의 계약은 성공했다고 봐도 되는 건가?”
“예! 지금 프릴을 보고 아주 그냥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자기들도 다크 엘프들이랑 만날 수 있냐고 계속 물어 오는 통에 정신이 나갈 지경입니다.”
‘거참… 빈손으로 돌아왔어도 그러려니 했을 텐데, 이걸 진짜로 성사시켜 올 줄이야.’
아무래도 아스칼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업적 수완이 뛰어난 모양이었다.
‘보너스는 확실하게 챙겨 줘야겠어.’
“그래서 말입니다, 랄프 님. 혹시 제 아내가 제 일을 돕게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지. 그런 것까진 나한테 보고할 필요 없이 그냥 네 선에서 재량껏 처리해.”
“감사합니다!”
나의 승낙이 떨어지자.
아스칼은 기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보다 검은 숲에서 있었던 일이나 좀 이야기해 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럼 일단 제가 트롤들의 손에 잡혔던 일부터 이야기를…….”
아스칼과 회포를 풀며 이야기를 나누길 몇 시간.
아스칼과 헤어진 나는 드디어 나의 집 같은 흑카데미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운 것 같진 않았는데… 뭔가 감회가 새롭네.’
흑카데미가 방학 기간을 맞이한 탓에 내부는 적막했으나.
그 적막함조차 지금은 반가운 친구처럼 느껴졌다.
‘만약 골버린 할배가 이곳을 봤다면 거품을 물었을 것 같긴 한데.’
하나 그는 상인으로 위장한 성기사들과 함께 흑탑 외곽의 여관에 머무르고 있었기에.
이곳을 볼 일은 없을 터였다.
‘어디 보자… 매점도 그대로 있고, 흑치원도 잘 있네.’
나는 내가 만들었던 시설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 * *
3일 뒤.
흑립 유치원의 원장실 안.
‘흠…….’
나는 책상에 지도를 펼친 채.
지도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러니까 헬렌의 말대로라면 재앙의 문은 이쯤에 있다는 건데……. 저걸 어떻게 부순다?’
내가 지도에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국가를 노려보고 있던 그때.
덜컹-
돌연 원장실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유독 눈매가 날카로운 남자가 원장실 안으로 들어온다.
‘멜크…….’
위대한 흑마법사들 중 한 명이자.
레바논 왕국의 끄나풀이 이 시간에 날 찾아온 이유는 하나밖에 없을 터.
‘레바논 쪽에서 지령이 내려온 건가. 근데 저놈은 대체 뭐가 아쉬워서 레바논을 따르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
나는 멜크를 보며 혀를 차다가 무심히 입을 뗐다.
“무슨 일이십니까?”
“교황에게서 지령이 내려왔다.”
“무슨 지령입니까?”
멜크가 양피지 하나를 책상 위에 툭 던지며 고개를 까딱인다.
“네가 직접 살펴봐.”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나는 이미 봉인이 떨어져 나간 양피지를 들어 안을 훑기 시작했다.
‘허… 이 새끼들 봐라?’
정말이지 양피지에 적힌 내용은 가관이었다.
‘흑남이 소유하고 있는 미스릴 광산에 첩자들을 심어 둬라?’
그리고 그 첩자들을 통해 미스릴을 레바논 왕국으로 반출하라는 게.
양피지에 적혀 있는 주요 골자였다.
‘어차피 흑남은 죽었으니까 흑남의 재산부터 빼돌리자, 뭐 이런 건가?’
나는 멀쩡히 살아남아 이 자리에 어엿하게 있건만.
나의 죽음을 전제로 내려온 지령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니까 미스릴을 빼돌려 레바논으로 보내라는 겁니까?”
“그래. 간단한 일이지.”
탁-
멜크가 양피지를 탁 낚아채며 퉁명스럽게 말한다.
“미스릴 광산에 넣을 첩자들은 내 쪽에서 알아서 구할 거고, 넌 첩자들을 미스릴 광산의 관리인으로 보내기만 하면 돼. 무슨 말인지 이해했겠지?”
‘얼씨구? 이 새끼도 어지간한 놈이네.’
구태여 첩자들을 자신의 사람들로 꾸리겠다는 멜크를 보며.
난 속으로 비웃음을 흘렸다.
‘레바논에 미스릴을 빼돌리고, 더불어 너도 미스릴을 빼돌리겠다? 레바논 쪽에서 도둑질해 가겠다는 거야 그렇다고 쳐. 근데 넌 아니지.’
“제게 명령을 내리신 사람은 교황님이십니다. 그런데 왜 당신이 멋대로 첩자를 정하겠다는 겁니까?”
내가 싸늘한 말투로 반박하자.
양피지를 불태우던 멜크가 몸을 움찔거리더니 조소를 흘린다.
“그야 내가 너보다 이곳에서 오래 일했으니까. 이봐, 갈프 신관. 답답하게 굴지 말고 서로 맡은 일에 충실하자고.”
“까고 있네. 첩자는 내가 정한다. 이해했나?”
“…….”
멜크가 벙찐 표정으로 날 보더니 어이없어한다.
“이거 완전 웃긴 놈이네.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나? 흑남이라고 주변에서 떠받들어 주니까 네가 뭐, 진짜 흑남이라도 된 줄 알아?”
멜크가 내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낮게 으르렁거린다.
“이봐, 갈프 신관. 정신 차려. 그쪽은 그냥 흔하디흔한 신관일 뿐이야. 어쩌다 흑남이랑 얼굴이 똑같아서 그 자리에 앉게 된 거지, 댁이 능력이 뛰어나서 그런 게 아니라고.”
“그렇긴 하지. 근데 내가 흑남인 건 사실이잖아? 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을 해? 상관한테 이야기를 할 때는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지. 아니면 배운 거라곤 흑마법이 전부라 예의는 잘 모르는 건가?”
내가 멜크를 보며 한껏 빈정거리자.
“이 새끼가 진짜…….”
그의 얼굴이 점점 시뻘겋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후… 첩자들을 데려올 테니 준비해 둬라.”
그가 애써 화를 억누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나는 픽 웃으며 말했다.
“광산에 보낼 사람은 내가 정해. 만약 네가 첩자들을 데려오잖아? 그럼 그놈들의 목을 전부 벨 거야. 레바논의 첩자, 크… 죄목도 훌륭하네!”
“…뭐라고?”
내 도발에 눈이 돌아간 걸까.
멜크가 지팡이를 잡곤 나를 죽일 듯 노려본다.
“야, 다시 지껄여 봐. 방금 뭐라고 했지?”
“네가 데려올 첩자인지 지인인지, 전부 다 목을 베겠다고.”
“이 새끼가 진짜……. 너, 내가 네 정체를 까발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해 봤어?”
멜크가 으르렁거리며 위협하자.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까발려 보든가. 그런데 그렇게 하면 내 목만 날아갈 것 같아? 내 목은 물론이고 네 목도 날아갈걸? 아니, 너랑 연관된 모든 것들이 전부 죽겠지. 그럼 누가 더 손해일까?”
“…….”
내 질문에 반박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은 것인지.
으득-
멜크는 죽일 듯 날 노려볼 뿐 입을 열지 못한다.
“멍청한 새끼… 나와 관계가 엇나가서 좋을 게 없을 텐데.”
“그러는 너야말로 처신 잘하는 게 좋을 텐데? 내 한마디에 그쪽 일족의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니까?”
내가 손을 들어 목을 긋는 시늉을 해 보이자.
쾅-
더 이상 참지 못한 것인지.
멜크는 거칠게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 버린다.
‘임자가 있는 광산에 어딜 침을 바르려고 해?’
잠깐 한눈을 팔면 코를 베어 가려는 도둑놈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어쨌건 일단 첩자를 보낸 시늉은 해야 되니까 미스릴을 저쪽에 넘기긴 해야겠다만…….’
망할 레바논 왕국에 미스릴을 보낸다?
솔직히 말해 아까워도 너무 아까웠다.
아무리 광산에서 미스릴이 많이 나온다고 해도 놈들에게 줄 미스릴은 없었다.
‘미리 이야기를 해서 미스릴이라고도 하기 뭐한 광물들만 따로 모아 놓으라고 해야겠어. 그리고 레논 부탑주에게 따로 말을 해서 미스릴 광산의 방비를 더 철저하게 하라고 해야겠다.’
* * *
3주 뒤.
레바논의 대신전 안.
“허허, 이게 갈프 신관이 보낸 미스릴인가 봅니다.”
“걱정했다만 기대 이상으로 일을 잘해 주고 있군.”
교황과 갈프 신관이 눈앞에 놓인 미스릴 더미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는다.
“그렇지요. 심지어 이건 갈프 신관이 보낸 일부라고 합니다.”
“이게… 일부라고?”
“허허, 그렇습니다. 마차 세 대 분량에 해당하는 미스릴이 바깥에 더 있습니다.”
아크 신관장의 대답에 교황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갈프 신관이 정말 큰일을 해 주었군. 그럼 앞으로 이만한 미스릴을 지속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허허, 이만하면 슬슬 갈프 신관에게 다음 계획을 진행시키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지. 그보다 저것 좀 보게. 광이 도는 게 참으로 매력적이군.”
교황은 직접 미스릴 더미 앞으로 걸어가.
미스릴 궤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철보다 가볍고 단단하다더니 확실히 뭔가 무게가… 흠…….”
미스릴을 위아래로 흔들어 보던 교황의 얼굴에 짙은 물음표가 걸린다.
“희한하군. 아무리 궤라고 해도 그렇지 이 정도로 무거울 수가 있나?”
자신이 알던 미스릴보다 무겁게 느껴진 탓일까.
교황은 푸른빛이 도는 미스릴 궤를 내려다보다가 한 대신관에게 손짓한다.
“도마, 이걸 두 동강 내 보겠나?”
“그러죠.”
면사포를 쓴 대신관이 미스릴 궤의 양 끝을 잡고 힘을 주자.
투득, 투드드드드득-
어째선지 단단하기로 소문이 난 미스릴 궤에 점점 균열이 가더니.
쩌어어억-
균열을 따라 힘없이 두 동강이 난 미스릴 궤 사이로 노르스름한 파편들이 떨어져 내린다.
“이건…….”
궤 사이에서 흘러나온 노란 물체들을 살피던 대신관이 입을 뗀다.
“이건 동입니다.”
“동이라고?”
“예, 틀림없습니다.”
대신관이 확실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교황의 표정이 점점 싸늘하게 굳는다.
“다른 것들도 확인을 해 보게. 지금 당장!”
몇십 분 뒤.
“허…….”
모든 미스릴에서 다량의 동이 튀어나오자.
슈바츠는 헛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허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군요.”
“설마 갈프 신관이 중간에서 미스릴을 전부 취하고 이런 쓰레기들을 보낸 것 아닙니까?”
한 대신관이 의문을 제기하자.
다른 이들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 가능성이 높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게 말이나 된답니까?”
“갈프 신관을 불러들여 처벌을 해야 합니다!”
대신관들의 성토에 미간을 씰룩이는 슈바츠.
그는 미스릴을 운송해 온 첩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갈프 신관 쪽에서… 별다른 말은 없었나?”
“그게… 대신전에 전달하라며 양피지를 하나 주긴 했습니다.”
“줘 보게.”
슈바츤는 첩자의 손에 들려 있던 양피지를 빼앗곤 얼른 안을 살펴봤다.
[보이는 게 전부입니다.]
단 한 문장.
그것이 양피지에 적혀 있는 글자의 전부였다.
“음…….”
보이는 게 전부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현실적으로 갈프 신관이 우리를 배신할 가능성은 낮다.’
이쪽에서 그의 진짜 정체를 흑탑에 흘리면 갈프 신관은 끝난다.
그의 목줄을 쥐고 있는 이상, 그가 배신할 가능성은 낮을 터.
‘보이는 게 전부라는 건 대체 무슨… 아!’
“으허허허허허허허허!”
갑자기 교황이 호탕하게 웃기 시작하자.
좌중은 의아해하며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왜, 왜 그러십니까?”
“이제야 상황을 이해했네. 왜 갈프 신관이 이런 잡스러운 광물을 보냈는지, 왜 이런 말을 남겼는지 말일세.”
확신에 찬 슈바츠가 좌중에게 미소를 던지며 말을 이어 간다.
“그건 바로 미스릴 광산이 실질적으로는 폐광에 가깝기 때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