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카데미의 노예가 살아남는 법-85화 (85/200)

85.

‘대체… 뭔데?’

내가 작금의 상황에 곤혹스러워하던 중.

“자네는 아직… 식사를 안 한 모양이군.”

“커흡…….”

갑자기 노인이 팔에 매달고 있던 커다란 바구니에서 빵을 꺼내더니.

쓰러져 있던 병사의 입에 냅다 빵을 욱여넣기 시작한다.

“구… 구만…….”

입이 막힌 병사의 눈가가 흰자위로 가득해지던 그때.

“저, 저도 아직 안 먹었습니다!”

한 병사가 노인의 앞으로 뛰어가며 소리친다.

“그런가?”

노인이 바구니를 살피고는 빵 한 덩이를 꺼내어 병사에게 내밀자.

병사는 미친 듯이 빵을 씹어 삼키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야?’

“뭘 쳐다보고만 있어?! 빵 노인이 날뛰기 전에 빨리 가서 바구니 비워!”

“…예! 예!”

병사의 일갈에 다른 병사들도 노인 앞으로 다가가 빵을 받아먹기 시작했고.

이윽고 바구니가 텅 비자.

“다들 식사를 한 모양이군!”

노인은 그제야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등을 돌린다.

“후우… 어떻게 잘 넘겼네. 오늘 빵 노인 담당하던 새끼들 다 집합하라 그래!”

‘빵 노인이라… 이름은 잘 지었네.’

웅웅웅-

나는 게거품을 물고 있던 병사를 간단히 치료하고는.

호통을 치고 있던 병사에게 다가갔다.

“방금 건 뭡니까?”

“아… 못난 모습을 보여 드려 죄송합니다, 신관님. 원래 치료원의 환자들을 엄중히 관리하는 편인데 하필 신관님이 오실 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돼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면박을 주려고 물은 게 아닙니다. 방금 그 노인은 뭡니까?”

내가 애써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병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한다.

“방금 전의 노인은 빵 노인입니다.”

“빵… 노인이요?”

“예. 날마다 조리실에서 빵을 받아 갖고 눈에 보이는 사람마다 식사를 했냐고 묻는데, 후… 바구니 안의 빵이 다 비워지기 전까지 계속 돌아다녀서 붙인 별명입니다.”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몸서리를 치며 말을 이어 가는 병사.

“바구니를 비우면 또 채워 오고, 비우면 또 채워 오고……. 해가 떨어질 때까지 저 짓거리를 반복하는 탓에 저희도 정말이지… 진절머리가 납니다.”

“아하… 그럼 바구니를 비워 주면 괜찮아진다는 거고요?”

“그렇습니다. 바구니를 비우면 온순해집니다. 원래는 빵 노인을 전담하는 병사들이 바구니의 빵을 전부 먹어야 하는데… 어제 노인 한 명이 난동을 부린 탓에 담당 병사들 몇이 다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병사의 푸념에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그러면 그냥 빵 노인을 조리실에 못 들어가게 하면 되는 것 아냐?’

“빵 노인이 조리실에 못 들어가게 하면 해결될 일 아닙니까?”

“그러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만… 신관님께서도 잘 아시잖습니까?”

병사들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지자.

난 멍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아니… 전혀 모르겠는데. 수십 명의 장정들이 정신 나간 빵 노인 한 명 못 잡는 게 말이나 돼? 빵 노인이 무슨 소드마스터라도 되는 것도 아닐 거고.’

물론 병사를 날려 보냈던 빵 노인의 완력이 범상치 않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이쪽은 훈련받은 병사들이 수십이지 않은가?

“저희가 어떻게 저 정신 나간 노인들을 제지하겠습니까? 빵 먹는 것만으로 끝난다면… 차라리 다행이지요. 하하…….”

병사는 지친 미소를 보이며 한 건물을 가리킨다.

“가시지요, 신관님. 미카엘 치료원의 원장님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러죠.”

나는 병사들의 철통같은 보호 아래에 단층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워… 여기가 치료원이야, 병영 안이야? 전쟁을 치르러 나간다고 해도 믿겠어.’

건물 안을 오가는 수많은 병사들.

그림자가 드리운 그들의 얼굴에선 사뭇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여긴가?’

“이곳입니다. 들어가시지요.”

병사의 안내를 따라 내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서자.

“어서 오세요. 이미 프란 신관장님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갈프 신관님이시라고요?”

작달막한 아줌마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긴다.

“아, 예. 그렇습니다.”

“미카엘 치료원에 잘 오셨어요. 저는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레테라고 합니다.”

나는 그녀와 간단한 통성명을 나누고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제가 이곳에서 뭘 하면 될까요? 노인들의 수발을 들면 되는 겁니까?”

“아니요. 갈프 신관님께서는 다른 일보다 부상자들의 치료를 우선시해 주시면 된답니다.”

“…예?”

나의 물음에 씁쓸히 웃으며 말을 이어 가는 레테 원장.

“하루에만 수십 명의 부상자들이 나오고 있어요. 죽는 사람들도 있고요. 신관님들 한 명,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갈프 신관님께서 오신 게 얼마나 반가웠던지.”

“…….”

‘아니… 치료원이라며?’

치료원에서 죽는 사람이 나온다니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내가 속으로 혀를 차던 중 레테 원장이 계속 말한다.

“지금 저희가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총 17명이에요.”

“17명입니까? 상주하고 있는 병사들의 숫자에 비해선 적은 편인 것 같군요.”

“…적다고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레테 원장.

“제가 뭔가 실언을 한 게 있습니까?”

“호호, 아니요. 그냥 조금 놀라서요. 소드마스터 17명이 적다고 하시다니… 갈프 신관님께서는 굉장히 대담하시군요.”

‘…응? 내가 잘못 들었나?’

“방금… 뭐라고 하셨죠?”

“소드마스터 17명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문제가 있나요?”

‘소드마스터… 17명? 잠깐…….’

레테 원장의 말인즉슨.

미카엘 치료원에 있는 모든 환자들이 소드마스터라는 것 아닌가?

‘혹시 이 아줌마… 원장이 아니라 원장인 척하는 환자 아니야? 소드마스터가 17명? 장난해?’

한 왕국에 다섯 명의 소드마스터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히 그 왕국과 전쟁을 벌이고자 하는 왕국이 없건만.

17명의 소드마스터라니?

‘어떻게 레바논 왕국에만 소드마스터가 17명이나 있을 수 있겠어? 그건 말이 안 돼.’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나는 일단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하, 문제라니요? 아닙니다.”

“다행이군요. 일단 갈프 신관님께서 하실 일에 대해선 얼추 설명을 다 드린 것 같은데, 혹시 더 궁금하신 게 있으시다면 편하게 질문하세요.”

레테 원장의 물음에 나는 주저 않고 얼른 입을 뗐다.

“혹시 말입니다. 환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환자들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예를 들어 빵 노인이라든가…….”

“호호, 그러잖아도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려 했는데 잘됐네요.”

레테 원장이 고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두꺼운 책 한 권을 내밀자.

나는 얼른 책을 받아 천천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 이게 진짜라고?’

책 안에는 정말로 17명의 환자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었는데.

무엇보다 나를 충격게 만든 것은 그들이 정말 소드마스터들이라는 것이었다.

‘페른 왕국, 페이크 왕국, 도미닉 왕국… 대륙 각지에서 모여든 모양인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

소드마스터는 국가의 귀중한 전력이자 병기이다.

그런데 그 귀중한 전력을 이 외지에 있는 치료원에 처박아 뒀다니.

‘도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지? 거기다가 이 많은 소드마스터들이… 진짜로 다 정신이 나갔다고?’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 걸까.

혼란에 혼란만 가중되자 나는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을 받았다.

‘왜 소드마스터들이 정신이 나갔는지, 그리고 다들 치료원에 처박힌 이유는 뭔지 묻고 싶은데… 물었다간 분명 의심을 받을 거야.’

지금의 나는 레바논 왕국의 신관인 갈프 신관이었으니 말이다.

‘후우… 그래. 어차피 시간은 많아. 이 부분은 내가 직접 치료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알 수 있게 되겠지. 가만… 근데 이 환자는…….’

책에 적혀 있던 환자, 골버린의 정보를 보던 나는 슬며시 레테 원장을 보고 입을 뗐다.

“허… 저희 레바논 왕국을 위해 희생하셨던 영웅이 이곳에 계셨다니…….”

“아아, 골버린을 말하시는 건가요?”

어째선지 레테 원장의 말투에 날이 서 있다.

“분명 과거에는 훌륭한 성기사셨죠. 하지만 그 영웅이 피카르성에서 난리를 쳤던 걸 기억하세요. 그 역시 정신이 나간 노인일 뿐이에요.”

“그러고 보니 골버린 님은 어떻게 됐습니까?”

나의 물음에 레테 원장이 미간을 부여잡곤 한숨을 내쉰다.

“하아… 그래도 그 환자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 훈계의 방에 집어넣었어요.”

“훈계의 방이요?”

“작은 단칸방 같은 곳이에요.”

그녀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라 물었다.

“소드마스터를… 단칸방에 집어넣으셨다고요? 그게 가능한 겁니까?”

“당연히 힘으로 그를 넣을 수는 없죠. 하지만 아이를 다루듯 잘 타이르면 또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따르기도 하거든요. 다행히 제 말은 잘 듣는 편이기도 하고요.”

“허…….”

나는 낮게 침음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영웅의 노년이 참… 씁쓸하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검의 끝을 보고 한 세월을 호령한 대가일 뿐이기도 하고요. 소드마스터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재앙인 걸 저희가 어찌 막을까요.”

‘소드마스터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재앙이라고?’

원장이 소드마스터들은 모두 노년에 정신이 이상해진다는 것처럼 말하자.

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럼 소드마스터들은 모두 늙으면 미치는 건가?’

하지만 난 살면서 그런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대체 뭐가 맞는 건지… 조금만 더 떠볼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변방을 떠돈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한 가지 의문이 드는군요.”

“호호, 편히 물어보세요.”

“다른 왕국들은 왜 자국의 소드마스터들을 치료원에 넣어 둔 건지 잘 납득이 가질 않아서 말입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데리고 있는 게 득이 될 텐데 말이죠.”

나의 말에 레테 원장이 픽 실소를 흘린다.

“그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으니 저희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떠넘긴 거랍니다. 당장 데카르… 아니, 빵 노인만 해도 자국민들이 빵을 안 먹었다는 이유로 성 하나를 날렸었으니까요.”

“…예?”

“아, 물론 페른 왕국이 발표한 공식적인 이유야 마법사들의 실험 실패로 인해 성이 날아갔다는 거지만, 실상은… 조금 우습죠? 고작 빵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니…….”

레테 원장이 헛기침을 하곤 계속 말한다.

“잡설이 길었네요. 아무튼 아무리 소드마스터가 강하다고 한들, 아군도 적군도 구분 못 하는 사람을 어떻게 전력으로 써먹을 수 있겠어요. 그러니 다들 치료원에 넣으려고 하는 거죠. 심지어 정신이 나가기 전에 스스로 이곳에 찾아온 환자들도 있고요.”

“…예외는 없었습니까?”

나의 물음에 레테 원장이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저는 이제껏 이곳에서 수많은 소드마스터들을 봐 왔어요. 하지만 그 누구도 정신을 되찾은 사람은 없었어요. 앞으로도 없을 거고요.”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그럼 검사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고서도 검의 끝을 보려고 한다는 겁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어차피 삶의 황혼기에 이르러서야 정신이 나가는 거니, 그들에게는 큰 상관이 없겠죠.”

‘확실히 그건 그렇네…….’

어쨌건 힘이 있다면 젊었을 적 세상을 호령할 수 있을 것이니.

소드마스터들을 갈망하는 검사들에게 그 부분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터.

‘거기다가 소드마스터가 작물처럼 자라는 것도 아니니까. 다만…….’

나는 불현듯 흑카데미에 있을 에나 할멈을 떠올렸다.

‘그렇단 건… 에나 할멈도 언젠가는 빵 노인처럼 정신이 나간다는 거잖아? 그건 좀 그런데…….’

이러나저러나 에나 할멈은 내 검술 스승이자, 박투술 스승이다.

그런데 그녀가 빵 노인처럼 정신이 나간다면 마음이 편치는 못할 것이다.

‘모든 소드마스터들이 노년에 정신이 나간다는 건… 분명 공통된 이유가 있다는 걸 텐데…….’

내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중.

레테 원장이 빙긋 웃으며 말한다.

“호호, 일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밤도 깊었으니 일단 돌아가서 쉬시는 게 어떠세요? 상세한 업무는 내일부터 알려 드릴게요. 아, 너무 걱정은 마세요. 그래도 갈프 신관님께는 비교적 말썽이 적은 환자를 배치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 *

다음 날.

“갈프 신관님! 안녕하십니까!”

내 방으로 찾아온 병사 무리가 내게 큰 목소리로 인사한다.

“저희는 갈프 신관님과 함께 그림 노인을 관리할 것을 명받았습니다!”

‘그림 노인? 아아…….’

나는 어제 봤던 환자들의 정보를 떠올리곤.

병사를 보며 물었다.

“그림 노인이라면, 고르 노인을 말하는 거겠지?”

“맞습니다! 일단 저희와 함께 이동하시면 되겠습니다!”

나는 대충 나갈 채비를 하곤.

병사를 따라 옆 건물로 이동했다.

‘환자들만 머무르는 건물은 확실히 다르네. 벽이 엄청 두꺼운 것 같은데.’

내가 벽면을 툭툭 건드려 보며 걷던 중.

“저곳입니다!”

나를 안내하던 병사가 두터운 철문을 힘껏 열어젖힌다.

그러자.

‘저건…….’

방 안은 내 생각보다 평범했다.

‘침대 하나에 테이블 하나. 그리고 병사 다섯.’

방 안에 병사들이 없었다면 분명 평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각, 사각-

‘저 노파가 그림 노인인 건가.’

방 가운데에선 노파가 양피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노파가 다 그린 양피지를 옆으로 휙 던질 때마다.

“여기 있습니다.”

옆에 있는 병사가 그녀에게 새 양피지를 쥐여 준다.

‘내 생각보단 평화롭네.’

내가 그림 노인을 가만히 바라보던 중.

나를 방으로 안내한 병사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레테 원장님께 다 들어서 아시겠지만 그림 노인을 관리하는 건 비교적 간단한 일입니다. 그림 노인이 그림을 완성할 때마다 새 양피지를 쥐여 주고 깃펜도 갈아 주면 됩니다.”

“그렇군. 근데 만약 제때 안 갈아 주면 어떻게 되지?”

“그건…….”

병사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가자.

나는 손사래를 치며 병사들을 말렸다.

“…대충 알 것 같으니 더 말하지 않아도 돼. 그보다 난 뭘 하면 되는 거지?”

“양피지와 깃펜은 저희가 갈아 주니, 신관님께선 그저 유사시를 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지.”

레테 원장의 말대로 그림 노인을 관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저 그림 그리는 노파와 병사들 구경만 하면 됐으니까.

‘그보다 훈계의 방에 있을 골버린을 만나야 할 텐데…….’

그래야 지하 감옥 비밀 통로에 대한 단서라도 얻을 수 있을 터.

‘그냥 거기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까? 아니면…….’

내가 이리저리 잡생각을 하며 시간을 죽이던 중.

슬며시 그림 노인이 쥐고 있는 양피지로 눈길이 향했다.

‘근데 무슨 그림을 저렇게 열심히 그리는 건지…….’

혹시 검을 잡기 전에는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던 걸까?

‘어디… 뭘 그렸는지 한번 볼까.’

나는 시간도 죽일 겸 그림 노인이 완성한 양피지들을 모아 하나씩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뭔가 이상한데…….’

한참 그림을 살피던 나는 무언가 이상한 기류를 느꼈다.

‘그냥 낙서를 한 건 줄 알았는데. 가만… 이거 설마… 그림이 연결되는 건가?’

뭔가 그림들에서 알 수 없는 일관성이 느껴지자.

나는 양피지들을 바닥에 놓고는 퍼즐 맞추듯 양피지를 붙여 보기 시작했다.

‘…어?’

이윽고 내가 수백 개의 양피지를 맞추자.

양피지는 하나의 거대한 그림이 되어 나의 눈길을 자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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