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그녀는 손에 들린 가죽 주머니를 한번 내려다보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게… 저희의 목숨을 지켜 준다고요?”
“적어도 갖고 있어서 손해 볼 일은 없…….”
내가 덤덤히 말을 이어 가던 그때.
“우리는 레바논의 기사다. 그런데 네 도움을 받으라고?”
“정말 어이가 없군. 네 호의는 우리에게 죄악일 뿐이다. 하물며 베논의 종이 주는 호의라면 더더욱 말이지.”
“우리의 몸을 지켜 주실 분은 오직 레바논 님뿐이시다. 알아들었나?”
성기사들이 가슴팍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나를 죽일 듯 노려본다.
‘얼씨구? 낮에는 흑남 탄생을 축하한다더니, 레바논 놈들은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어.’
흑마법사와 잘만 대화하는 놈도 있는 반면.
이렇게 노골적으로 혐오하는 모습을 보이는 놈들도 있으니 말이다.
“당신은 어쩔 겁니까?”
“저는…….”
제이나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어휴, 이 답답한 자식들아. 도와준다고 해도 호의를 발로 차려고 하냐.’
물론 저들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나 같아도 내가 레바논 왕국에 갔는데 갑자기 성녀가 와서 호의를 보였다면 의심을 했었을 테니까.’
하지만 어쨌건 답답한 건 답답한 것 아닌가?
‘더 말해 봐야 의심만 살 게 뻔해. 그냥 이쯤에서 떠나자.’
나는 무심히 주머니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보석을 세게 꾹 눌러 주시면 됩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이나의 물음에도 나는 아랑곳 않고 내 할 말을 이어 갔고.
“저를 믿건 말건 저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했습니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고요.”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별채를 나섰다.
“목숨을 지켜 준다…….”
제이나가 테이블 위에 놓인 가죽 주머니를 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리자.
“성녀님, 놈은 피해망상증에 걸린 게 분명합니다. 아무리 흑마법사들이 도리가 없고 잔혹하다고 해도 그렇지, 설마 자기네 안방에서 성녀님을 해하려 할까요?”
“거기다 설령 습격이 있다고 해도 저희끼리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습니다!”
“레바논 님께서 저희를 지켜 주시는데 뭐가 두려울까요?! 설사 몇백 명이 몰려든다고 해도 저희는 괜찮을 겁니다!”
기사들은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제이나를 안심시킨다.
“그래도 일단 받은 거니 한번 확인은 해 봐야죠.”
“제가 살펴보겠습니다.”
기사 한 명이 가죽 주머니 앞으로 다가가더니.
조심스럽게 주머니를 벌려 본다.
“이건… 다행히 위험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뭐가 들어 있나요?”
“…반지 4개가 들어 있습니다.”
기사가 주머니를 거꾸로 뒤집어 내용물을 털어 내자.
그 안에서 작은 반지 4개가 쏟아져 나온다.
“보석을 누르라고 했던 게 아마도 이것인가 봅니다, 성녀님.”
한 기사가 반지에 박힌 작은 보석을 가리킨다.
“그러네요.”
“크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밖에 버리고 올까요?”
“아니요.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
제이나의 말에 기사가 걱정스럽다는 듯 말한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그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우리에게 이런 걸 주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일단은 갖고 있어 보려고요.”
“성녀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알겠습니다.”
성녀의 단언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고.
“그럼… 편히 쉬십쇼, 성녀님.”
낯선 방문객으로 인해 소란스러워졌던 별채 안도 곧 고요해져 갔다.
“흐아암… 피곤해 죽겠네.”
불침번을 서는 기사들만이 간혹 늘어져라 하품을 하며 밤을 덧없이 흘려보내던 그때.
“음… 몸이 좀 뻐근한 것 같은데?”
불침번을 서던 기사가 잠을 깨고자 동료에게 넌지시 말을 건다.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 거겠지. 여기는 레바논 왕국이 아니니까.”
“그야 그렇지. 후우… 그보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교황님도 그렇고 성녀님도 그렇고, 왜 흑마법사들과 멀쩡히 지내시려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알던 상식들이 전부 깨져 나가고 있는 것 같아…….”
기사의 말에 동료가 힘없이 실소한다.
“성녀님의 수호 기사가 된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나 본데, 여기… 상상 이상으로 추악하고 더러운 곳이야. 너, 왜 수호 기사 임명식 때 수호 기사의 입은 무거워야 한다고 맹세하는지 알아? 이런 일들을 보게 되니까 그런 거야.”
“흑마법사들은 대륙의 공적이고 우리에게 있어선 원수라고 배웠는데… 나는 진짜… 쥔짜 모루겠… 어?”
갑자기 자신의 입에서 어눌한 발음이 흘러나오자 당혹한 기사.
“위… 위게, 무슌….…?”
“야, 너… 얼굴이…….”
그녀는 아연실색한 동료의 얼굴을 보곤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쓸어 본다.
분명 느껴져야 할 입술의 감촉 대신 뭉개진 진흙 같은 느낌이 났으며.
어째선지 코 안으로 짙은 썩은 내가 풍겨 온다.
“어…….”
그리고 그것이 기사가 내뱉은 마지막 한 마디였다.
“파리엘! 기습이다! 기……!”
기사의 죽음을 본 동료 기사는 황급히 소리를 지르며 검집에서 검을 빼 들려 했으나.
서걱-
목에서 시작된 고통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커윽… 기… 기… 숩…….”
“허… 이딴 게 성녀의 수호 기사들이라니. 우스울 노릇이군. 성마전쟁 때 상대했던 성기사들과 비교하기조차 미안할 지경이야.”
“평화에 찌들 대로 찌든 거지. 그게 자기들을 좀먹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어둠 사이로 스산한 목소리들이 울려오자.
“네, 네놈… 드…….”
기사는 모든 힘을 끌어모아 힘겹게 한마디를 내뱉는다.
“아직도 살아 있었나? 목숨이 질긴 것만큼은 인정해야겠어.”
“서두르자고. 썩었다고는 해도 성녀는 성녀다. 눈치라도 채면 귀찮아져.”
“그러지.”
창밖에서 들어오는 달빛 아래로 수십 개의 검은 인영이 조용히 별채의 이 층으로 올라간다.
바로 그때.
“벌써 교대 시간이라니. 시간이 참…….”
“쯧…….”
교대를 하러 나온 기사와 습격자들의 눈이 정면으로 맞부딪친다.
“기습이다! 기습이다!”
그에 기사들은 무기를 들고 소리쳤고.
“어쩔 수 없나. 빠르게 처리한다.”
단검을 든 복면인이 계단을 타고 뛰어오르더니.
기사의 얼굴에 단검을 뿌린다.
까가강-
다행히 한 손에 발광석을 들고 있던 탓일까.
기사는 메이스로 날아오는 단검들을 힘껏 쳐 내고는 소리친다.
“이야아아아아아!”
기사의 메이스가 벼락같이 날아들자.
복면인은 계단 옆의 손잡이 위에 뛰어오른다.
콰자자자작-
메이스가 가격한 부분이 쩍 갈라지는 가운데.
복면인은 새로 꺼낸 단검을 들고 기사의 머리 위로 뛰어오르더니.
콰작-
기사의 정수리에 그대로 단검을 꽂아 넣는다.
“흐으윽…….”
기사의 몸이 파르르 떨려 오는 느낌이 팔을 자극하자.
복면인은 그제야 단검을 뽑아 들곤 힐끔 옆을 바라봤다.
“으어어…….”
온몸이 부패하여 죽어 가고 있는 성기사를 보며.
복면인이 나지막이 말한다.
“확실히 흑마법이 빠르긴 하군.”
“내 흑마법이 강하다기보단 그냥 이놈들이 약한 거다. 만약 대신관급이었다면 이딴 저주 정도는 가볍게 막아 냈을 테니까.”
그에 복면인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의아한 감이 있군. 아무리 평화에 찌들었다고 해도 놈들은 엄연히 성녀의 수호 기사들인데, 이놈들은… 너무 약하군. 성마법조차 사용할 생각을 못 하다니. 성기사가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워.”
“클클… 혹시 아나? 교황이 성녀를 팽하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지.”
“교황이 우리와의 전쟁을 원한다는 건가?”
복면인의 물음에 상대의 입에서 김빠진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성마전쟁으로 인해 레바논 왕국에 전성기가 찾아왔었으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잖나?”
“…그럴듯하게 들리는 게 더 어이가 없군. 그보다 잡설은 이쯤하고 일단 이동하지. 성녀의 목숨을 챙겨야 확실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습격이 들통났다고 생각한 습격자들.
그들은 거침없이 별채 이 층으로 올라갔고.
쾅, 쾅, 쾅-
굳게 닫혀 있는 방문들을 하나씩 박살 내고 안을 살폈다.
“이 방에 있나 보군.”
곧 하나의 방만이 그들 앞에 남자.
콰작-
그들이 주저 없이 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하려던 찰나.
복면인 한 명이 그들을 제지한다.
“기사들은 몰라도 상대는 성녀다. 성녀는 이야기가 달라. 자칫 그녀의 성마법에 직격당했다간 죽을 가능성이 높다.”
동료의 말이 맞다.
이미 언제든 성마법을 발현할 준비를 하고 대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가?”
“당연히 데려온 스켈레톤들을 밀어 넣어야지.”
복면인이 손을 까딱거리자.
절그럭-
스켈레톤 몇 구가 그의 지시를 따라 문을 부수기 시작한다.
“우리는 좀 멀찍이 떨어져 있지.”
“거참… 쓸데없이 신중하…….”
동료가 투덜거리려던 그때.
방 안에서 찬란한 빛이 터져 나오더니.
콰자자자자작-
마법에 직격당한 것처럼 벽면이 찢겨 나가고.
스켈레톤들의 몸이 빛무리와 함께 사라져 간다.
“크읍…….”
빛의 여파 때문일까.
엄청난 충격이 슴격자들의 몸을 휩쓸고 지나간다.
“…….”
이윽고 충격이 멎자 가만히 있던 동료가 툭 말을 내뱉는다.
“…네 말이 옳았다. 때로는 신중해야 할 필요도 있겠어.”
“성녀가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얼른 진입하지.”
서둘러 빛이 터져 나왔던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복면인들.
하지만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라곤 어수선한 방 안의 풍경이 전부였다.
“밖으로 도망간 건가. 쓸데없는 짓을…….”
서둘러 박살 난 벽 아래를 내려다보는 복면인.
하나 보이는 것이라고는 그들이 남겨 둔 암살자들과 언데들뿐이었다.
“밖으로 나간 것 같지는 않다.”
“그럼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혹시 성녀 일행 중에 워프학파의 마법사가 끼어 있었나?”
복면인의 물음에 동료는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회의장에 왔던 건 성녀와 성기사들뿐이었어. 다른 이는 없었네!”
“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
낮게 침음하며 방 안을 살피는 복면인.
그러던 중, 웬 부서진 반지 두 개가 그의 눈에 들어온다.
“이건…….”
“뭔가 발견했나?”
“아니. 이것만 갖고는 잘 모르겠네.”
파삭-
“망할…….”
복면인은 화풀이하듯 부서진 반지들을 발로 짓이기곤.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방해자가 있다는 거다.”
“레논 아니면 흑남이네. 그건 단언할 수 있어. 레논이야 원래부터 그런 놈이었고, 흑남은 성녀의 안내를 자처했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나?”
“흑남이라……. 일이 귀찮게 돼 가는군. 후우… 일단 철수하지.”
* * *
한편, 반지에 박혀 있던 보석을 눌렀던 제이나와 기사단장.
“이, 이곳은…….”
그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이동된 건지도 모른 채 긴장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던 중.
탁, 타다닥-
웬 남자가 한가로이 벽난로의 불을 쬐며.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모습을 본 성녀 일행.
“저희는… 아무래도 흑남의 거처로 이동한 모양입니다.”
“…그러게요. 반지에 무슨 힘이 있었던 건지…….”
그녀들은 일단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는 조용히 속삭인다.
“성녀님, 아무래도 흑남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걸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전에 저희와 접촉할 이유가 없었을 테니까요.”
“그는 왜 우리를 도와준 걸까요? 그 반지도 보통 물건은 아니었을 텐데요.”
“그건…….”
기사단장이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제이나는 슬며시 앞으로 다가가 물끄러미 흑남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렇게만 보면 그냥 평범한 소년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극악무도한 마신의 대리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참 신기하네요. 그렇잖나요?”
“예… 뭐, 그렇습니다.”
그녀들의 말소리가 들려온 탓일까.
“음…….”
흑남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려다가.
눈앞의 성녀를 보고는 찬물을 맞은 것처럼 번쩍 정신이 들었다.
‘잠깐… 저 인간들이 여기에 와 있다는 소리는… 이런 미친, 첫날부터 암살을 시도했다고?’
성녀 일행이 내 방에 있다는 것.
그 뜻인즉슨 내가 그녀들에게 줬던 좌표 저장 반지를 사용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좌표 저장 반지.
레논의 말에 따르면 사용자가 직접 이동할 곳에 가서 좌표를 반지에 저장해야 하는 반지로.
워프학파의 백마법사들이 만들어 낸 전쟁 용품으로 시중에는 팔리지 않는 물품이라고 했다.
‘근데 4개를 줬는데 두 명만 왔다는 건… 나머지는 다 죽었나 보군. 파멸학파 쪽에서 나선 건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다른 세력이 움직인 걸까. 모르겠네…….’
흑탑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뿐.
그 외에는 모두 믿을 만한 족속들이 아니었다.
‘망할…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암살을 시도하려고 첫날부터 이 지랄을 한 건지…….’
나는 속으로 혀를 차다 입을 뗐다.
“당신이 레바논의 선택을 받았듯이 나 역시 베논의 선택을 받은 것뿐인데 신기할 게 뭐 있습니까.”
“아…….”
내가 갑자기 말을 꺼내자 화들짝 놀란 제이나가 뒷걸음질을 친다.
“이, 일어나 있으셨나요?”
“앞에서 그렇게 떠들어 대는데, 안 깨는 게 이상한 겁니다.”
나의 말에 제이나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도와줘서 감사해요……. 설마 이곳에 온 첫날부터 습격을 받을 줄은 상상조차 못 했어요.”
“상상도… 못 했다고요?”
‘허… 어이가 없네. 자기가 어디 소풍 나온 줄 아나? 머리에 꽃만 가득 들어찼나?’
나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무심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갔다.
“여하튼 이제 사태의 심각성을 좀 알겠습니까?”
“…네. 민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이나가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하자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그래도 아주 사람이 돼먹지는 않았네. 매운맛을 봤으니 잠자코 해가 뜨거든 레바논으로 돌아가겠지?’
“별말씀을요. 무탈하시니 다행입니다. 그보다 사태의 심각성을 아셨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내일 해가 뜨는 대로 바로 검은 대지에서 나가셔야 할 겁니다.”
“…네?”
“검은 대지에 남아 있으신다면 계속 습격을 받으실 겁니다. 그러니 제가 내일 케이탈 요새까지 함께 배웅을 해 드리죠.”
혹시라도 성녀가 케이탈 요새까지 가다가 죽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내 손으로 그녀를 확실하게 검은 대지에서 내보내는 게 가장 나을 터.
“이해하셨습니까?”
나는 당연히 성녀의 입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나올 거라 생각하고.
옅은 미소까지 보이며 제이나를 응시했다.
하지만.
“도와주신 건 감사하지만 저희는 당분간 계속 검은 대지에 있을 예정이에요.”
“…예?”
나는 순간 골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최대한 쉽게 설명했는데 그걸 이해를 못 했나? 아니면 이해할 생각이 전혀 없는 건가?’
이제 짜증을 넘어 혐오감이 들려고 한다.
“제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셨군요.”
“아니요. 흑남님의 말씀은 잘 이해했어요.”
“아니요. 당신들은 전혀 모릅니다.”
‘너희 같은 머저리들한테는 예의 있게 대하는 것조차 아깝다.’
나는 싸늘한 시선으로 제이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 너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잘 알잖아? 근데 왜 그런 개소리만 늘어놓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