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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258화 (258/348)

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 2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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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퀘스트: 헤게모니 장악>

-내용: 곤륜공사의 군사력을 쥔 양대 부서, 군사위원회와 무력부 사이에는 강한 알력다툼이 존재합니다. 두 세력 중 하나를 도와 곤륜공사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실권을 얻으십시오.

-현재 목표: (선택) 군사위원회 최고위원 잉굴다이를 살해하십시오.

(선택) 무력부장 라르스를 살해하십시오.

-보상: 곤륜공사 지하 고대 유적에 관한 접근 권한(당신이 보고 싶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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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현실 사회에 깊숙이 관여하는 형식의 퀘스트.

대놓고 사람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것을 넘어, 이젠 아예 정치적 환경까지 변화시키려 한다.

이걸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뒤바뀔지 알 수 없을 정도.

마치 현실 그 자체를 하나의 연극으로 바꿔놓으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 같다.

‘그나저나 라르스가 이자와 라이벌 관계라고……?’

한편, 나는 이 퀘스트 메시지의 내용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를 얻었다.

지금 나에게 재수 없게 구는 이 자와 라르스가 서로 알력다툼을 하는 사이라는 정보 말이다.

덜컥.

“일정이 바뀌어…… 잉굴다이?”

아니나 다를까, 때마침 자리를 비웠던 라르스가 왜인지 갑자기 이곳으로 돌아와서는 나를 몰아붙이던 잉굴다이와 마주쳤다.

“자네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여길 오면 안 되는 건가? 언제부터 당신이 내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뒀다고.”

“……그래, 자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난 여기 계신 손님분과 볼일이 있으니, 가보도록 하겠네.”

턱.

“아니. 볼일은 내가 먼저다.”

라르스가 잉굴다이를 내버려 두고 내게 다가오려는 순간, 잉굴다이가 그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 순간, 둘 사이에서 뿜어져 나온 살기 섞인 마나가 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네놈이 이런 하찮은 인간과 난쟁이들에게 저자세로 나오니, 이것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만방자해져서 말이야. 내가 교육 좀 해준 다음에 보내주도록 하지.”

“말조심해라. 이분은 우리 병사들의 생명을 구한 은인이시다. 너 따위가 함부로 지껄여도 좋은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콰악.

라르스가 자신의 어깨를 붙잡은 잉굴다이의 손목을 잡아 뜯어내듯 떨쳤다.

“하, 어디 해보자는 거냐?”

그러자 둘은 서로 손을 잡은 채 마치 팔씨름을 하듯 힘을 겨루기 시작했다.

파지직.

잉굴다이가 펼친 날개에서 전기 스파크가 튀었고, 전류는 곧 팔까지 뻗어 나가 라르스의 손에도 닿았다.

라르스는 자신이 가진 마력으로 그것을 상쇄시켰다.

서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힘 싸움.

‘라르스가 가진 무력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는데, 저 녀석도 그에 밀리지 않는 건가.’

그 오만함이 마냥 허세인 것만은 아니긴 했던 모양이다.

저 정도의 능력이 있으니 자신감이 넘칠 법도 하다.

툭.

“흥. 네놈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군.”

그렇게 폭발할 것만 같은 두 사람의 힘 싸움 끝에, 잉굴다이가 먼저 손을 놓았다.

그렇다고 그것이 꼬리를 내렸다는 의미는 아니고, 아무래도 여기서 그 이상의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나는 외부자이지만, 라르스는 어찌 됐든 나름대로 높은 서열을 가진 내부자이니 말이다.

라르스 역시 그것을 인식했는지, 잉굴다이가 힘을 빼자 자신도 그 이상의 무력을 사용하려 하지는 않았다.

“너.”

그 직후 뒤돌아 나가려던 잉굴다이가 나를 흘끗 쳐다보며 손가락질했다.

“내 눈에 띄지 마라. 걸리면 죽여버릴 테니까.”

그리고는 방을 떠났다.

“불쾌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서 미안하군. 저 녀석이 워낙 불같은 성미를 가진 데다가 성향도 극도로 배타적인 놈이라.”

사과는 라르스가 대신했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걸 받아줬다.

“괜찮다. 하려던 일부터 먼저 마치도록 하지.”

물론 그걸로 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한 행동은 자신이 책임지는 게 인지상정.

곧 놈은 방금 전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 * *

나는 라르스의 도움을 받아 곤륜의 경제위원과 이야기를 나눴고, 딜을 성사시켰다.

골드야 흘러넘치는 게 나였고, 문제는 마나 발생기의 물량.

다행히 곤륜은 이런 와중에도 여유 재고를 충분히 보유할 정도로 생산설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었고, 나는 큰 문제 없이 공급을 약속받았다.

이제 준비가 되는 대로 물건을 받아 떠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나저나 이 퀘스트…….’

그보다도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역시나 퀘스트 메시지였다.

나는 메시지 인터페이스를 열고 내용을 다시 살펴보았다.

‘잉굴다이를 살해하거나 라르스를 살해하라……. 이 경우에 내 선택지는 물론 하나겠지.’

지난번 레아가 안개의 융합체에게 붙잡혔을 때에도 그랬고, 스사노오가 했던 말에서도 알 수 있었던 공통점은 하나.

지금 나타나는 퀘스트들은, 선뜻 고르기 어려운 악랄한 선택지를 강압적으로 선택하도록, 각성자를 몰아붙인다는 것이었다.

소중한 한 사람의 목숨이냐, 아니면 다수의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이냐를 고르게 했던 안개의 융합체 퀘스트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번 것은 달랐다.

라르스와 잉굴다이.

내 입장에선 너무나도 당연히 라르스의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가 내게 우호적이기도 하고, 또 동시에 잉굴다이가 내게 했던 언행을 보면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빤한 일을 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꽤 그럴듯한 보상까지 제시한다……. 아무리 봐도 수상한데.’

그래서 나는 더더욱 시스템을 의심했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희생과 피해만을 강요하게 만들려던 시스템이, 무슨 연유에서인지 당근을 흔들면서 너무나도 손쉬워 보이는 임무 수행을 요구한다.

내가 충분히 혹할 만한 보상을 제시하면서 말이다.

‘당신이 보고 싶은 진실? 시스템은 내 생각마저 꿰뚫어 보고 있다는 건가.’

마치 정해진 연극의 시나리오가 진행되듯, 자연스럽게 라르스가 나타나 잉굴다이와의 갈등 상황이 연출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하며.

또 한 세력의 권력 구조를 뒤흔들게 해서.

시스템은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의지가 자기 멋대로 이 세상 사람들의 운명을 뒤바꿔 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내버려 두진 않아.’

난 거기에 휩쓸릴 생각이 없다.

내 의지가 아닌 다른 무언가에 의해 정해진 운명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겐 그렇게 할 능력이 있었다.

{특성 <악의의 오른쪽 눈> 발동}

지난번 안개의 융합체가 가진 비밀을 꿰뚫어 봤던 특성.

운명을 거스르는 이 힘으로, 시스템의 의도를 파악해 난 그것을 뒤집을 것이다.

{<일반 퀘스트: 헤게모니 장악>의 비밀을 꿰뚫어 본다.}

{실패.}

‘응?’

그런데 이번엔 뭔가 이상하다.

{비밀을 꿰뚫어 볼 수 없다.}

{시스템이 걸어 놓은 강한 제약으로 인해, 지금 당장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

지난번과는 달리 악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강한 제약이라니?’

{시스템의 관리자는 등가교환의 법칙에 따라 목적에 상응하는 강력한 보상을 제시해 퀘스트의 인과율을 완결시켰다.}

{여기에 직접 개입해 인과를 바꾸는 것은 퀘스트를 제안한 관리자 스스로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제 악의는 완전한 하나의 독립된 의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등가교환? 그러니까 이 퀘스트에 달려 있는 보상이 너무 커서 그에 상응하는 완전한 구조를 가지게 됐다는 건가? 이 이면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꿰뚫어 보는 것도 불가능할 만큼?’

{그렇다.}

‘그 말은, 여기에 언급된 보상이 그만큼이나 거대하다는 뜻인데…….’

고대 유적. 진실.

악의의 대답은 이 거창한 단어들이 허투루 쓰인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시스템은 진심인 모양이군. 나를 엿 먹이려는 것에.’

결국 여기에는 그만큼이나 치밀하고 강력한 함정이 숨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지난번의 안개의 융합체에 관한 일 이후로 내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스스로 제약에 묶이는 것조차 감당할 만큼.

‘도박을 걸겠다는 건가.’

그건 마치 도박사의 행동과도 같았다.

승부.

내게 그만큼 대단한 보상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함정에 몰아넣는 대결 말이다.

{다만 언제라도 시스템이 그 법칙을 어기면, 잠시라도 내부를 들여다보는 게 가능해진다.}

‘그런가. 그런 거라면 해볼 만하지.’

난 시스템이 건 내기에 응했다.

나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행동마저 뒤바꿔 놓을 정도라면, 피하는 건 무의미하겠지.

관리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를 자신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일 터.

다만 그 강압이 한계를 넘어 빈틈을 보인 순간, 내 눈은 놈의 비밀을 꿰뚫을 것이다.

승부는 그 찰나의 순간에 결정된다.

* * *

“건방진 새끼.”

자신의 집무실에 돌아온 잉굴다이는 유신우와의 조우를 떠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라르스만 없었다면 그놈을 무릎 꿇릴 수 있었을 텐데.”

“지금 도시에 들어와 있는 그 이방인 인간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러고 보니 라르스 그놈도 이방인이었지. 같은 처지라고 해서 편드는 건가?”

“제가 말했잖습니까. 무력부장은 처음부터 믿을 게 못 되는 자였다고. 트롤도 아니면서 초록 피부라고 동족 행세를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군사위원 두가르가 잉굴다이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위원회 위원들은 의전상으로는 아래 서열인 무력부가 군사적으로 실권을 쥐고 있다는 데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는 물론 라르스의 개인적 역량이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위원회 위원들이 그것을 인정할 리가 없었다.

“개새끼. 어떻게든 그 인간 놈의 머리를 내 발밑에 둬야 직성이 풀릴 것 같군.”

“정 안 된다면 머리를 잘라서라도 그렇게 해야지요.”

두가르의 과격한 발언에 잉굴다이가 그를 쳐다봤다.

물론 그건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가능하다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라르스 그놈이 문제란 말이지. 무슨 개인 경호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찰싹 들러붙어서는.”

잉굴다이가 걱정하는 것은 물론 군사위원회와 무력부가 직접 충돌함으로써 발생할 후폭풍.

주석인 테무르가 두 집단 간의 상호 견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라르스와 함부로 맞붙었다가는 군사위원회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뾰족한 수라도 있나?”

“명분을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라르스가 뭐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어떻게?”

“그 인간 놈의 주변인을 건드려서, 이쪽에 먼저 싸움을 걸어 오게끔 만들면 될 겁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당사자가 직접 무력 충돌을 걸어온다면 라르스도 뭐라 하지 못할 겁니다.”

“주변인이라.”

잉굴다이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뭔가 좋은 아이디어라도 떠올랐는지 쓱 미소를 지었다.

“……여자를 노려야겠군.”

유신우와 함께 온 유메미.

라이진이 아니라 굳이 그녀를 생각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떠올린 그 생각의 근거가 뭐가 됐든, 잉굴다이의 발상은 결과적으로 틀리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음?”

{퀘스트가 발동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세계의 원리가 그에게 그 생각이 옳음을 확신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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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퀘스트: 명예 회복>

-내용: 예기치 않은 불청객의 등장으로 당신의 명예가 실추되었습니다. 계략을 통해 ‘칠지도의 주인’으로부터 실추된 명예를 수복해야 합니다.

-현재 목표: 유신우의 동료인 유메미를 납치하기 위한 계획 수립.

-보상: 곤륜공사 지하의 고대 유적에 관한 접근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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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무슨…… 하!”

메시지를 확인한 잉굴다이의 입꼬리가 더욱더 올라갔다.

이건 마치 온 세계가 자신을 돕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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