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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245화 (245/348)

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 245화

영문도 모르고서 클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두 거대 전력을 잃은 아틀라스팜은, 이내 큰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타라와 라바나가 동시에 실종됐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죄송합니다!”

“그런 소리를 듣자는 게 아니야.”

아틀라스팜의 수장인 바유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했다.

굴착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그 안에 매장된 ‘존재’를 단시간 내에 꺼낸다는 계획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오로지 속도에만 집착한 탓에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많은 문제들은 대충 덮어놓고 지나갔었는데.

목표는 실패하고, 한꺼번에 터져나올 온갖 부작용에 직면할 상황에 놓여 버렸다.

“회장님, 다른 것들은 차치하고, 우선 생존한 인부들에 대한 일부터 처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놈들은 어떻게 됐지?”

“인간과 다크엘프 생환자들은 인원 파악이 됐고, 모두 저희 쪽에서 데리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트롤들입니다.”

“또 그 망할 돼지 새끼들인가.”

트롤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종족에 비해 월등히 강한 육체를 타고난다.

거기다 특유의 생식 능력 때문에 인구수까지 압도적이니, 자연히 대규모 인력 동원이 필요한 일에 한해서는 최적의 자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유 역시 이번 일을 위해서 값싸고 효율 좋은 노동자를 대규모로 공급하려는 목적으로 트롤들을 끌어들인 것인데.

그것이 결국 후환이 되어 돌아와 버렸다.

“소재가 파악이 되지 않는 자들이 너무 많아서, 여러가지 부분이 우려됩니다. 특히나 그들 중 일부가 곤륜공사와 접촉이라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트롤을 주축으로 한 5대 세력의 일원인 ‘곤륜공사’는 집단 자체가 상당히 폐쇄적이고 발전도 늦지만, 인구수를 기반으로 한 개발 역량 덕에 나름의 입지를 가진 곳이었다.

그런 곳이 ‘동족을 죽음에 몰아넣었다’거나, ‘암묵적 협약을 깨뜨렸다’는 명목으로 시비를 건다면, 상당히 골치 아파질 것이 빤한 상황.

“난쟁이들은?”

“아직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지난번 접촉 이후로 비밀 회담 요청조차 없습니다.”

“속을 모르겠군. 원래도 그런 놈들이었는데, 그 이방인 인간 녀석이 칠지도를 차지한 후로는 더더욱 모르겠어.”

이들은 A&A가 타라와 라바나를 공격했는지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만큼 그때의 전투가 급박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가장 시급한 건 트롤 놈들이란 말이지……. 일단 추격대를 편성해서 도주 중인 인부들은 모조리 사살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시내는 당분간 봉쇄하고. 정보가 퍼져 나가지 않게끔 마나 링크도 차단해 버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마하넷과 인드라닉스에 우리 상황을 알려라.”

“예.”

바유는 사실상 계엄령이나 다름없는 명령을 내리고,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물론 이런 식의 대응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급한 불부터 꺼야 했다.

그들이 땅을 파서 꺼내려고 했던 것이 아후라 마즈다의 시신이라는 게 세상에 알려지는 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 * *

[총파업 투쟁]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라]

[아틀라스팜의 경영진은 회사를 미개한 트롤들과 동급의 회사로 되돌리려 하는가?]

아틀라스팜의 수뇌부를 비난하는 피켓들이 거리에 가득히 들어섰다.

바유의 강압적인 도시 봉쇄 조치에 사원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기업국가 체제하에서 국민은 곧 사원이기에 이런 식의 집단 반발이 일어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아예 기본적인 자유마저 박탈해 버린 상황에서, 사원들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결국 사람들은 자유를 영원히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봉쇄 조치로 인한 경기 불황 등, 쌓인 불만이 한순간에 터지며 거리로 나오게 되었다.

게다가 이 기회에 현 체제 자체를 뒤집어 엎으려는 세력들도 합류하면서, 상황은 더욱 혼란해지고 말았다.

“이참에 사회를 개혁해야 합니다! 더 이상 각성자들의 횡포를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옳소!”

“우리도 공정하게 경쟁할 권리가 있습니다! 개인이 가진 물리적인 힘으로 사회적 서열이 정해지는, 이런 미개한 제도는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우오오오!”

이 시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각성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드러났다는 것.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각성자는 비각성자를 지켜주는 대신 더 많은 걸 누린다’라는 사회적 합의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런 사상에 절대다수의 비각성자들이 찬동하면서, 아틀라스팜의 내분은 더욱 격화되었다.

“시위대는 지금 당장 해산하라!”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경찰들이 확성기로 해산을 요구했다.

그들은 모두 각성자이면서, 온몸을 전투용 강화복으로 무장하고 있어 위압감을 내뿜었다.

여차하면 얼마든지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본격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최고경영자의 정당한 법적 대리인으로서 명령한다! 모든 사원은 지금 당장 불법 행위를 중단하고 각자의 업무로 복귀하라! 명령에 불응할 시에는 전원 체포하겠다!”

보통 때라면 이런 겁박에 겁을 먹고 다들 돌아가겠지만.

“어디 한번 전부 체포해 보시지! 우리 없이 너희 각성자들끼리 직접 농사 짓고, 직접 물건을 만들고, 스스로 이 거대한 도시를 굴리며 살 수 있다면 말이지! 싸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멍청이들아!”

이번은 달랐다.

여태까지 쌓여온 불만의 크기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너무 강압적으로 통제하려 한 것이 패착이었다.

“위협이 전혀 먹히질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어떻게 하긴, 매뉴얼대로 하는 거지. 전부 체포해.”

“이 많은 사람들을 전부요?”

“어차피 앞 사람들이 체포당하기 시작하면 뒤에 있는 녀석들은 도망가게 되어 있어. 본보기만 보여주면 돼.”

결국 경찰들은 강제로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시작했다.

터벅. 터벅.

“이, 이거 놔! 악!”

그 과정은 물론 일방적이었다.

비각성자는 무슨 수를 써도 무장한 각성자에게 조금의 타격조차 입힐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항 자체가 불가능.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폭력 충돌로 번질 우려가 없었다.

경찰은 돌이 날아오건, 창이 날아오건, 화염병이 날아오건.

그냥 다 몸으로 받아내고 묵묵히 걸어가서 사람들을 잡아 구속하기만 하면 끝.

그 덕분에 경찰은 늘 하던 대로 손쉽게 강압적인 방법을 취할 수 있다.

‘그것’만 없으면 말이다.

타앙!

“꺄아아아!”

한 발의 총성과 함께 비명이 도시를 가득 채웠다.

경찰 한 명의 피가 사방으로 비산하며 주변 동료들의 강화복 위에 끼얹어졌다.

그 순간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된다.

“마나건이다!”

“각성자가 시위대 안에 있다! 당장 찾아내!”

마나건을 사용하는 각성자의 개입.

맨몸에 방어구만 갖춰 입고 있던 경찰들은 움츠러들었다.

자신만만하게 전진하던 그들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한 것이다.

타앙! 타탕! 타앙!

“아악!”

곧이어 총탄이 연이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경찰들이 하나둘 바닥에 쓰러졌다.

총성은 단발인데, 쏟아지는 탄환의 개수는 한둘이 아니다.

온 사방에서 최소 수십 정 이상의 총구가 그들을 둘러싸고 조준하고 있다는 뜻이다.

“적이다! 이 안에 적이 있다!”

“전투 준비!”

이곳은 이제 더 이상 시위 현장이 아니었다.

신원 불명의 적 세력들이 침투해 공격을 시작한 전투 현장이었다.

타타타탕! 타탕!

경찰들은 차량에서 개인화기를 꺼내 모두에게 지급했고, 곧이어 교전이 시작됐다.

시가지 내에서 대규모 총격전이 벌어진 것이다.

이들 사이에 휘말린 일반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눈먼 총알에 맞아 죽어 나갔다.

물론 경찰들은 그들을 보호해 주지 않았다.

적이 시위대 안에 숨어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아악!”

“나, 난 아니야! 으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총탄과 거기에 맞선 대응 사격이 합쳐져,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는 상황이 펼쳐졌다.

아니, 애초에 경찰들은 지금 자신들이 싸우고 있는 표적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 컥!”

투타타탕!

총알을 맞으면 날아온 방향으로 무작정 쏴대는 수밖에.

그 탓에 무고한 민간인들은 더욱 많이 죽어 나갔다.

멈추지 않는 살육이 계속해서 지속되었다.

“이건 아니야! 이러려고 여기에 온 게 아니라고!”

이미 시위대는 와해된 지 오래.

다들 살기 위해 도망치거나 숨기에 바빴다.

경찰들은 그 도주자들을 적으로 여겨 뒤통수를 쏘기도 했다.

이런 극심한 혼란의 가운데.

“자, 잠깐. 저길 봐!”

“저게…… 뭐지?”

시가지 한가운데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머리가 새하얗게 물든 작은 체구의 인간 남자.

그는 마수 늑대를 타고, 하얀 망토를 두르고 백금빛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왜인지 모르게 경외심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의…… 왕.”

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채 공포에 떨며 구석에 숨어 있던 민간인 한 명이 그에게 다리를 절며 다가갔다.

그러자 백금 갑옷의 남자는 타고 있던 늑대에서 내려 자신에게 다가오는 민간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 하는 거야? 쏴버려!”

경찰 간부 하나가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부하들에게 호통쳤다.

어쩌면 저 수상한 남자가 지금의 사태를 만든 적의 실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타타타탕!

그러자 그 즉시 수십 명의 총구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그런데.

‘총알이…… 전부 빗나갔다고?’

백금 갑옷의 남자는 가만히 선 채로 민간인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그런데 단 한 발의 탄환도 그에게 닿지 않았다.

사격한 사람들이 마치 단체로 귀신에라도 씐 것처럼, 어느 누구도 그를 맞추지 못한 것이다.

“이…… 멍청한!”

결국 보다 못한 경찰 간부가 부하의 총을 빼앗아 쏴봤지만.

투타타타!

…….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분명 조준점은 정확하게 그를 노리고 있었는데.

맞질 않는다.

세상의 물리법칙이 그를 지키기 위해 왜곡되기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어…… 어떻게?”

“잠깐만, 저기…… 마물들이!”

“……뭐라고?”

그러나 불가사의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백금 갑옷의 남자가 다가온 방향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형상들이 빠르게 접근해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들은 마물들이었다.

쿠구구궁.

“말도 안 돼! 어떻게 저것들이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공성 보호막은 아직도 멀쩡한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늘을 보니, 공성 보호막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설령 저걸 깨뜨리고 들어왔다고 한들, 그걸 깨는 동안에 이미 바유를 비롯한 아틀라스팜의 간부들이 밖으로 나와 대처를 했을 것이다.

저 정도 규모의 마물들이 이 안까지 아무런 제재도 없이 들어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

“대체…… 어떻게 이런 비현실적인 일들이 계속…….”

위치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저격수들.

가만히 서 있음에도 단 한 발의 총탄조차 피격당하지 않는 백금 갑옷의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뒤로 따라 들어오는 대량의 마물 무리.

도저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지금 이곳에서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다.

“모두. 내게로 오라.”

곧 백금 갑옷의 남자가 길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공포에 떨며 숨어 있던 민간인들이,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그에게 다가갔다.

피를 뿜어내던 총상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눈 깜짝할 사이 회복되어 있었다.

무수한 마물들은 그 민간인들을 절대 건드리지 않았으며, 오로지 이들을 박해한 경찰들에게만 달려들었다.

‘신이다. 이분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내려오신 구세주가 틀림없어.’

사람들의 머릿속엔 똑같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백금 갑옷의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한 광채가, 그리고 저절로 느껴지는 경외심이, 또 이 모든 비현실적인 상황을 일으킨 기적이.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 가운데 누군가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남자가 답했다.

“나는 아후라 마즈다.”

{시스템 개변}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지어다. 각성자와 비각성자.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공명정대한 새 국가에서.”

{신화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그 순간, 각성자와 비각성자, 심지어 마물과 악마조차 가릴 것 없이, 이 세상 모든 생각하는 존재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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