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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186화 (186/348)

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 186화

아델이 쌓아 올린 검술은 그대로 영혼 공명을 통해 ‘공명기’라는 형태로 정립되었고, 그 기술은 나에게 공유되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내가 가진 고유의 기술 역시 그녀에게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정립된 공명기가 바로 ‘악룡마술’이었다.

{공명기 <악룡마술> 파생형 ‘환영마검’ 전개}

화륵.

내 왼손 위에 검은 불꽃으로 이뤄진 작은 검 하나가 형성되어 둥실 떠올랐다.

그 모양은 지금 내 오른손에 쥐어진 부지의 마검과 완전히 동일했고, 단지 크기만 양손 장검 형상인 원본에 비해 한손검 수준으로 조금 작았다.

난 그 상태에서 곧장 왼손 검지를 펼쳐 포효를 내지르는 하늘의 뱀을 가리켰다.

그러자 소환된 ‘환영마검’이 블라르오름에게 빠르게 날아들었다.

쐐애액! 투쾅!

검이 꽂히는 순간,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흑염의 폭풍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그 큰 몸집의 블라르오름이, 지상으로 떨어지던 도중 그 충격파로 인해 아주 살짝, 다시 하늘로 떠오를 정도였다.

크오오오!?

푸른 뱀 블라르오름은 그 공격이 방금 전 몸으로 받아낸 마력탄과 별다를 것 없을 거라 여겼는지 아무렇지 않게 입을 벌려 공격을 행하려 했지만.

막상 그 환영마검 한 방이 한꺼번에 날아든 7발의 마력탄보다 훨씬 더 강한 파괴력을 내자 조금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끝낸다.’

환영마검은 이 한 발이 끝이 아니다.

난 그대로 놈에게 손가락을 치켜든 채 방금 전 기술을 연속으로 시전했다.

콰콰콰콰쾅!

그건 마치 한때 내가 사용하던 악의의 전당 전탄 발사와 같은 모양새였다.

나만의 고유 능력이, 바로 이 복제된 부지의 마검을 통해 재현된 것이다.

‘아니, 이건 오히려…… 이게 내 진짜 힘에 더 가깝다.’

남의 무기를 빌려 쓰는 것이 아닌, 오롯이 내 신체 일부가 된 ‘진짜 힘’을 발산하는 권능.

난 이제야 진짜 내 힘을 되찾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힘의 크기 자체로만 따지면 신계를 통째로 붕괴시켰던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그땐 그게 한계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온전한 내 능력을 가지고 계속해서 업을 쌓아 나가다 보면.

언젠가 나는 과거의 나조차 뛰어넘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마치 시바의 환생 같군.’

세상을 완전히 멸망시키고 다시금 리셋시킨다는, 시바의 환생을 보는 것 같다는 해모수의 말.

그 말대로 어쩌면 난 정말로 언젠가 온 세상을 파멸로 이끌게 될지도 모른다.

-타락한 불멸자들을 죽여라.

그 순간, 내 귓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뭐지?’

내가 그것에 대해 인지한 순간, 그 목소리는 금세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어떤 마력 흔적도, 에테르 흔적도 남지 않았다.

애초 이 세상에 존재한 적도 없었던 것처럼, 목소리는 찰나의 순간에 스쳐 지나갔다.

‘방금 그건 대체?’

전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지금 내가 전처럼 아흐리만과 유신우, 두 명의 인격으로 갈라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예 헛것을 들은 것도 아니고.

그 목소리는 분명 나에게 들렸다.

그럼에도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콰콰콰쾅!

투화악!

그렇게 내가 알 수 없는 현상 때문에 주춤하고 있던 사이, 나로부터 공명기를 공유받은 아델이 나 대신 환영마검을 시전해 블라르오름을 완전히 분쇄시켜 버렸다.

그녀는 내가 전해준 기술을 마치 자기 것처럼 능숙하게 구사했다.

내가 그녀의 검술을 숙련자처럼 구사했듯이 말이다.

{상위 마수 <블라르오름>을 토벌했습니다.}

“됐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는 요르문간드와 만나러 가는 길목의 첫 번째 마물을 격퇴했다.

* * *

치이익!

땅이 끈적한 액체에 의해 녹아내리고 있다.

강산성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강력한 부식 효과를 자랑하는 푸른 액체.

그건 블라르오름의 체내에 있던 독주머니가 찢어지며 흘러나온 독액이었다.

“으…… 저런 걸 뒤집어쓰기라도 했다면……. 끔찍하네.”

레아가 독액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보며 몸서리쳤다.

지금 그 말을 하는 와중에도 독액 웅덩이는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빨려 내려가듯 아래로 아래로 수위를 낮춰가고 있다.

웅덩이를 이룬 곳의 아랫쪽 땅을 끊임없이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게 공격하기 전에 끝장낸 거야. 아주 작은 타이밍이라도 줬다간 일이 아주 귀찮아졌겠지.”

만약 블라르오름이 여기저기 독액을 뿜어대서 저런 웅덩이를 여러 개 만들었다면 공략은 엄청나게 힘들어졌을 것이다.

파괴 불가능한 자색 수정들로 가로막힌 벽 때문에 길이 아주 좁은 와중에.

저런 식으로 지면에 구멍을 뚫는 독액이 이곳저곳에 퍼져 있었다면 딛을 곳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압도적인 화력의 연속 전개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끝냈으니, 이젠 걱정할 것도 없다.

“마스터, 조심하십시오. 그 앞에…….”

“나도 알아.”

내가 그 독액이 고여 있는 웅덩이 가까이 다가가자, 아델이 걱정스러운 듯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난 그 독액이 필요했다.

{<폭약병-뇌전>}

허리춤에 매고 있는 석궁의 볼트 주머니에서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작은 병을 꺼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볼트 끝부분에 화살촉 대신 병이 달려 있는 일종의 탄약이었다.

스륵.

난 그 병을 화살대에서 조심스럽게 분리한 다음, 병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냈다.

그러자 누런 액체가 거기서 흘러나왔다.

파직거리는 스파크가 튀는, 말 그대로 뇌전 속성을 머금은 액체.

이것을 석궁에 장전해서 쏘면 전기 속성 폭발을 일으키는 탄약이 된다.

하지만 이 던전에선 이게 필요하지 않다.

어차피 이제 와서 속성 공격이라고 해봐야 사용처가 제한되어 있기도 하고.

지금 나는 그런 속성의 제약을 아득히 뛰어넘는 ‘고통의 업화’를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대신 블라르오름의 독액을 이 안에 담는 것이다.

파아앗.

마나를 불어넣어 병 안의 뇌전 폭약을 깨끗이 제거한 다음, 병을 독액 웅덩이에 반쯤 담가 그 시퍼런 액체를 채웠다.

퍼 올릴 때 최대한 독이 내 손에 닿지 않게끔 조심하면서 말이다.

끼릭.

그러곤 다시 병과 화살대를 조립했다.

그와 같은 과정을 반복해, 나는 폭약병 세 개를 블라르오름의 독액으로 채웠다.

{<폭약병-극독>}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자, 폭약병에는 기존의 속성명이 아닌 ‘극독’이라는 이름이 부여되어 있었다.

“됐다. 그럼 이제 저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볼까.”

“저건 제가 가지고 오겠습니다.”

다음은 아이템 파밍.

아델은 내가 가리킨 곳에 떨어져 있는 커다란 상자를 들고 내 앞으로 왔다.

그건 블라르오름 토벌 직후 그 녀석이 원래 위치하고 있던 자리에 나타난 보상 상자였다.

이곳은 모든 외부 물품 반입이 금지되는 대신, 이런 식으로 안쪽에서 필요한 물건을 수급할 수 있게끔 설계된 시나리오 영역이었다.

즉, 이 안에서 주어지는 일시적인 보상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공략의 난이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오, 장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습니다!”

“생명력 회복약과 마나 회복약도……. 보상이 엄청 준수한데?”

“우리 전부 장비를 새 걸로 맞추고도 남겠어.”

용기사들은 상자 안에서 나온 물품들을 보고 다들 감탄했다.

아무래도, 초기 지급 장비가 바깥에서 쓰던 것에 비하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더 강한 장비에 많이들 목말라 있던 모양이었다.

‘하긴, 원래는 로마노프가 만든 최상급 무기와 방어구를 쓰고 있었으니.’

난 그들이 최대한 자기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갖추도록 했다.

다행히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물품을 배분하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

한데 이걸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 또한 각성자들이 머릿수로 밀고 들어오는 걸 방지하는 장치임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왔다면 이렇게 보상을 적절히 분배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신우, 그런데 너는 아무것도 안 써?”

한편, 새 가죽갑옷과 쌍검으로 무장한 레아가 나에게 의아한 듯 물었다.

난 그녀에게 양피지 두루마리 하나를 보여주며 말했다.

“난 이거면 돼.”

{<방어구 강화 주문서>}

“강화 주문서……? 지금 네가 입고 있는 그 로브에다 쓰게?”

“응.”

“왜? 그걸 쓸 거면 차라리 새거에다 쓰는 게 더 낫지 않아? 저기 성능 좋은 로브들도 많던데.”

그녀의 말대로, 강화를 할 거면 더 좋은 방어구에 쓰는 게 맞아 보였다.

실제로 이 강화 주문서는 방어구의 종류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 애초부터 더 강한 방어구에, 아니, 아예 이 주문서들을 모아 놨다가 최종 결전 직전에 얻는 가장 좋은 방어구에다 몰아서 쓰는 게 최선의 사용법으로 보였다.

“겉보기엔 그게 맞아 보이지만, 사실은 이렇게 해야 해.”

“……?”

하지만 난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 초기 지급 로브에 강화 주문서를 사용하려고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나리오 종료 후에도 계속 소지 및 사용 가능}

여기서 얻는 모든 장비들은 이 영역 안에서만 쓸 수 있고 시나리오 종료 후에는 전부 사라지지만.

초기 지급 장비는 그 후에도 계속 쓸 수 있다.

악의의 오른쪽 눈으로 꿰뚫어 본 비밀.

이 역시 이곳 시나리오에서 얻고 나갈 수 있는 보물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럼 이 평범한 로브가 어째서 보물이 되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건 강화함으로써 얻게 되는 능력치가 심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이 주문서로 초기 지급 방어구를 강화할 경우, 해당 방어구에 새로운 특성이 부여된다.}

악의의 오른쪽 눈으로 강화 주문서를 꿰뚫어 보자, 아주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선은 저 문구대로 강화할 때마다 새로운 특성이 부여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최대 강화수치: 최대 마나량 +5%, 마나 회복률 +5%, 5단계 마법강화}

‘마법강화’ 스킬이 무려 5단계까지 증가한다는 것.

마법강화는 마법사 계통의 각성자들이 특성으로든, 패시브 스킬로든, 혹은 탈리스만 부가 효과로든,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스킬인데.

현재 모든 패치노트 정보를 가지고 있는 내가 알기로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마법강화 스킬의 단계는 4단계.

멀리 갈 것 없이 현재 인류 최강의 마법사, ‘모든 마법의 통달자’란 칭호를 얻은 유메미가 바로 4단계 마법강화 스킬의 보유자였다.

그런데 이 로브 코트를 최대치까지 강화시키면 5단계 마법강화 스킬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건 그야말로 유니크를 넘어 이 시나리오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보물’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인 것이다.

‘이런 걸 놓치면 안 되지.’

만약 패치노트만 믿고 이 시나리오를 진행했다면 이걸 얻을 수 있다는 정보는 절대 알 수 없었을 거다.

그리고 레아가 말한 것처럼 다른 방어구에다 주문서를 사용했겠지.

이건 전적으로 악의의 오른쪽 눈이 비밀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된 덕분.

파아앗.

아무튼 나는 망설임 없이 방어구 강화 주문서를 지금 입고 있는 코트에 사용했다.

그러자 코트 전체에서 빛이 나며 메시지가 떠오름과 동시에 외형이 기존의 후줄근한 형상에서 좀 더 깔끔한 모양으로 변화했다.

{<낡은 로브 코트>가 <보강된 로브 코트>로 강화되었습니다.}

{새 기능 <견고함> 특성이 부여되었습니다.}

{최대 마나량 증가치가 +1%에서 +2%로 상승했습니다.}

{마나 회복률 증가치가 +1%에서 +2%로 상승했습니다.}

{마법강화 단계가 1단계에서 2단계로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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