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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126화 (126/348)

현질로 신화급 각성자가 되었다 126화

제우스의 영혼을 흡수하고 난 다음부터, 전황은 또다시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적의 가장 강력한 화력을 가진 존재가 사라짐과 동시에, 그 화력이 고스란히 아군, 바로 나에게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올림포스의 주신인 제우스가 가진 전력의 2배만큼의 반전이 발생한 것이다.

‘뇌격 방출.’

콰르르릉! 콰쾅!

내 전신에서 흐르는 초고압의 전류 폭풍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을 향해 뻗어 나갔다.

제우스가 사용하던 것과 같은 형태와 위력의 권능.

이건 단순히 루의 창처럼 무구를 꺼내 휘두르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었고, 사용하는 데 있어서 독특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뇌격부 케라우노스, 장전.’

우선 제우스의 무구를 실체화시키지 않고, 에너지 형태로 끌어낸다.

그리고 아까 전에 얻은 ‘뇌격 방출’의 감각을 깨워 조준점을 지정하고.

하늘을 향해 케라우노스의 힘을 쏘아 올린다.

콰르릉!

그러면 머릿속으로 지정한 조준점에 거대한 낙뢰가 떨어진다.

제우스로부터 얻은 ‘권능’과 ‘특성’의 조합을 통해, 이 공격을 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됐어. 완전히 익숙해졌다.’

이걸 다룰 수 있게 된 건, 힘을 얻은 지 채 수 초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렇게나 빨리 익숙해진 것은 전적으로 문자의 권능이 도와준 덕분.

───

[특성]

<뇌격 방출>

-에너지 형태로 장전한 제우스의 무구들을 뇌격으로 방출한다. 해당 무구가 가진 가장 순수한 힘을 발휘한다.

[권능]

<뇌격창 아스트라페>

-뇌전의 힘을 머금은 창. 뇌격 방출 시 사용자의 몸으로부터 고전압 격류를 뿜어낸다.

<뇌격부 케라우노스>

-뇌전의 힘을 머금은 도끼. 뇌격 방출 시 사용자가 지정한 지점에 대형 낙뢰를 떨어뜨린다.

───

이 문자의 권능은, 신의 힘에서 추출해 낸 능력을 ‘권능’과 ‘특성’으로 나눠 분류했다.

그리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내게 사용 효과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저절로 체득할 수 있도록 몸과 머리에 감각을 새겨 넣어주기까지 했다.

이전에 스스로 루의 창의 존재를 인지하고 처음으로 꺼내 쓰는 데까지 걸린 시간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것이다.

‘문자의 권능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지금까지 솔로몬에게서 얻어낸 문자의 권능으로, 주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방법만을 생각해왔다.

공간을 왜곡시킨다거나, 군단에 명령을 내리거나, 혹은 도망치는 영체를 붙잡아 오는 것.

그것도 지상에서의 사용 한계 내에서 겨우 사용한 것이었고, 그나마도 아후라 마즈다와의 충돌 이후엔 더더욱 사용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금 이 기능은 그렇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방식이 아니라, 내 능력을 조정해서 간접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방식이다.

‘나와 악마들의 힘과 능력을 보조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면…….’

이걸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어쩌면 훨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놈! 아르테미스도 모자라 아버지까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어쨌든 그건, 차차 생각해 볼 일이고.

일단은 눈앞의 적을 물리치는 게 우선이다.

“감히 아버지의 번개를 훔치다니!”

아레스와 아테나.

방금 잡아먹은 제우스의 아들과 딸이 동시에 내게로 덤벼들고 있다.

저들에게 그 ‘아버지의 힘’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 * *

폭풍처럼 몰아치는 뇌격.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칼과 창.

아테나와 아레스는 수십 개의 병장기에 의해 온몸이 관통된 채 땅에 떨어져 있었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두 줄기의 벼락은 그들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콰르릉!

“끄아아악!”

“이렇게…… 질 수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 대는 아레스와.

조금이라도 수작을 부리기 위해 사지가 뜯겨 나가는 통증을 참으면서도 버티는 아테나.

물론 그것도 소용없는 짓이었다.

푸확!

그녀의 미간에 악마의 송곳니로 만든 단검 한 자루가 날아와 꽂혔고, 거기서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아레스의 영혼을 흡수한다.}

{특성 <신화 전사의 투쟁심> 습득}

{권능 <아레스의 검> 습득}

{아테나의 영혼을 흡수한다.}

{특성 <승자의 사고체계> 습득}

{권능 <신의 방패 아이기스> 습득}

{권능 <아테나의 창> 습득}

그리고 두 신들의 영혼이 내게로 흘러들어 왔다.

또한 그들의 힘으로부터 추출한 능력도 내 것이 되었다.

“말도 안 돼……. 제우스와 아레스, 아테나가 모두…….”

“저건 이길 수 없어……!”

“퇴각하라!”

그리고 그때부터, 올림포스 신계 측은 전력이 급격하게 하락하다 못해 전선 자체가 완전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올림포스를 통틀어 감히 무력으로 견줄 자가 없는 최강자인 주신 제우스가 당한 것도 모자라.

전쟁을 관장하는 두 명의 군신마저 한꺼번에 격추당하고 말았으니.

그야말로 저들의 투쟁심은 꺾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 힘들이 고스란히 이쪽으로 넘어와 버린 게 전력의 격차를 얼마나 더 벌렸을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나는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고, 적은 싸우면 싸울수록 소모된다.

결과적으로 이 대전쟁의 승리자는 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하, 신들을 추격해 보았으나, 모종의 방법을 통해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도망친 것 같습니다.”

사슴 인간 형태로 변한 푸르푸르가 내게 상황을 보고했다.

그 말대로, 내가 두 군신의 영혼을 흡수한 순간 올림포스의 신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내게 불화살을 날려대며 여동생을 찾던 아폴론은 물론이고, 그 외의 다른 신들도 마찬가지.

“자기들의 본진으로 귀환했나 보군.”

각 신들에게는 자신이 속한 신계로 즉시 이동하는 능력이 있다.

그때 아르테미스가 내게서 도망치기 위해 차원문을 열었던 것처럼, 다른 올림포스의 신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두를 것 없다. 놈들은 어차피 독 안에 든 쥐다. 저 언덕만 넘으면 곧장 올림포스산이니, 우린 여기서 재정비를 하고 그대로 진격하면 된다.”

“신계에 진입하면 어떻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모조리 부숴버려야지. 올림포스를 없애버릴 것이다.”

난 아예 신이란 족속들이 살 곳이 없도록, 그들이 사는 세상을 차원째로 붕괴시켜 버릴 생각이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푸르푸르는 내 계획을 듣고는 수긍하며 자신의 군단을 재정비하러 갔다.

그렇게 나는 잠시간의 여유를 얻었다.

‘문자의 권능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을 수정할 수 있다면…….’

그동안 나는 아까 전에 떠올렸던 문자의 권능에 대한 생각을 되새김질했다.

아후라 마즈다와의 충돌 이후 일시적으로 마비됐던 권능의 힘이 다시 되돌아오고 있기도 했고.

이참에 미리 나중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자체로 나를 더 강하게 만들거나, 내가 아닌 다른 병사들까지 강화시킬 방법도 있을 거야.’

난 이걸로 나와 악마 군단의 힘 자체를 끌어올릴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미지의 지식 속에 존재하는 권능의 또 다른 활용법.

그것을 탐구하기 위해, 내 사고는 정상 범주의 감각 인지를 벗어나 표현 불가능한 고차원의 세계에 진입했다.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세 가지의 개념.

‘조건. 보상. 교란 매개.’

실제로는 극도로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지만, 인간의 방식으로 그나마 가장 가깝게 표현한 단어가 저것들이다.

‘보상을 얻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건을 구성한다…….’

조건과 보상.

이 문자의 권능으로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려면, 그에 따르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만약 내 힘을 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어떤 대가를 치러서 얼마나 힘을 강하게 하느냐인데.

이 문자의 권능을 이용하면 바로 그 세계의 법칙을 조정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조건과 보상을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마나의 소모>라는 조건의 충족으로 <공간 왜곡>이라는 보상을 불러온 것.’

물론 그 정도의 물리적 간섭은 실재하는 마법으로도 충분히 일으킬 수 있고.

그렇기에 이는 기존 세계의 법칙을 크게 위배하지 않는 행위인 셈이다.

‘그렇다면 <돌을 던진다>는 조건의 충족으로 <비를 내리게 한다>는 보상을 불러오는 것은 어떨까?’

반면, 이건 누가 봐도 확실히 비현실적인 일이다.

두 현상의 인과 관계가 뒤틀려 있을 뿐만 아니라, 보상의 규모에 비해 조건이 너무나도 빈약하기 때문이다.

‘지옥에서는 그런 이상 현상을 손쉽게 일으킬 수 있었지.’

여기서 지상과 지옥의 차이가 발생한다.

지옥에서는 적절한 조건 충족 없이도 얼마든지 거대한 보상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했다.

솔로몬이 손가락만 까딱하는 걸로 날씨를 바꾸고 땅을 가르며 악마들을 통제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상에서는 거기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저런 비현실적인 일 또한 일으킬 수가 없었다.

이미 모든 부분에서 물리법칙이 빈틈없이 짜인 이곳에서, 그 법칙을 위배하는 일을 일으키는 건 그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이미 지상에서부터 필멸자의 몸으로 불멸의 삶을 살았고, 신들에게 위협 인자로 취급받아 지옥으로 떨어졌다. 그건…….’

그 기존의 물리법칙을 위배하는 방법이 바로, ‘교란 매개’였다.

조건과 보상 사이의 비현실성을 제거하고 그 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사실상 세계의 법칙을 속이는 거나 다름없는 도구.

‘……그건 그 녀석이 지상에서부터 모종의 방법으로 엄청나게 많은 수의 교란 매개를 확보했다는 뜻이겠지.’

그 도구가 지금.

“전하! 마르코시아스를 비롯한 다수의 악마 군단이 우리 후방에서 반기를 들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내게 반역을 시도하고 있다.

* * *

개 형상의 마르코시아스.

독수리 형상의 바르바토스.

염소 형상의 바포메트.

나에게 반기를 든 대악마 중 가장 대표적인 셋이었다.

그들은 모두 지옥에서부터 나에게 큰 불만을 가지고 있던 녀석들이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군.”

이런 놈들을 통제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했던 건데, 되레 반발심만 더 키워버린 것 같다.

물론 그 외에 푸르푸르 같은 녀석들은 내게 더 높은 충성심을 보이고 있었지만 말이다.

확실히 공포로 통제하는 방법은 이렇게 확연한 장단점이 존재했다.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리나?”

난 신들이 갇힌 오른쪽 눈의 심연을 열어 강한 악의를 방출하며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갈 데까지 가보자란 생각으로 놈들을 몰아붙였다.

“다, 닥쳐라! 우린 네놈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마르코시아스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내게 대들었다.

그 양옆에 있는 바포메트와 바르바토스는 그 작은 두려움조차 없이 눈에 독기가 충만했다.

저 둘은 아직 안 맞아봐서 무서운 줄을 모르는 모양이다.

“왜? 내가 필멸자 출신이라서?”

“그렇…….”

“대답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지금 온 세상의 신들을 몰살시키려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니까.”

“……크흠.”

‘신’을 입에 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살의.

의도적으로 내뿜는 악의보다 훨씬 더 무겁고 날카로운 그 기운에, 저 기세등등하던 녀석들도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후.”

그 한심한 모습을 본 나는, 차오르는 분노를 꾹꾹 누르며 마지막 손을 내밀었다.

“지금이라도 내게 머리를 조아려라. 내 발등을 핥으면서 잘못했다고 비는 녀석에겐 기회를 주도록 하지.”

난 이 반역자들을 즉참하지 않고 회개할 기회를 줬다.

전시의 군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관대한 처분.

이 정도면 악마가 아니라 천사라고 불려도 될 정도라 할 수 있다.

“뭐, 뭣……?”

“이 개자식……. 끝까지 우릴 하인 취급하는구나.”

하지만 이 오합지졸 악마군 놈들은 제 앞가림도 할 줄 모르는 멍청이들이었다.

자신들의 처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찌 처신하는 것이 옳은지 분간할 줄도 모르는, 바보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겐 결국, 걸맞은 수준의 대우가 가해질 뿐.

“너 같은 미천한 필멸자 출신에게 우리가……!”

{법칙을 조정한다.}

{보상 유지: <솔로몬의 마도서>에 악마를 봉인, 교란 매개로 등록}

나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냈다.

사실 새로울 것도 없었다.

{조건 변경: ‘<강마의 의식>에서 요구하는 산 제물의 10배 추가 희생’을 폐지}

왜냐하면 그건 이미 수천 년 전, 솔로몬이 만들어두었던 법칙의 조건을 조금 바꿨을 뿐이기 때문이다.

{신규 조건: <고통: 업화의 구>를 사용해 봉인 대상 악마를 전소}

{인과성 검토 결과, 조정은 적합하다고 판단.}

{법칙의 조정을 승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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