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간만의 서울 - 1.
“오랜만이지?”
“응. 3년 됐나? 아닌가? 4년 넘었나?”
“뭐, 정확한 날짜야 됐고. 느낌이 어때?”
“... 탁해.”
“... 뭐가?”
“공기가.”
“......”
도훈의 말에 잠시 말문을 잃은 영배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야, 공기가 아니라 저 파릇파릇한 애들을 보고 얘기를 해야지.
영배가 가리킨 차창 너머에는 대학 캠퍼스를 오가는 많은 학생이 있었다.
영배나 도훈보다 아마도 열 살이 넘게 어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리라.
그리고 그들 모두가 영배와 도훈의 후배.
이곳은 대흥시가 아니라 서울의 K대 캠퍼스였으니까.
“워낙 청년들 삶이 팍팍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파릇파릇하다는 느낌이 잘 안 들어.”
“... 쩝.”
모교인 K대 캠퍼스 내부 어느 건물 앞에 막 도착한 도훈과 영배가 차 안에서 실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휴우.”
“... 여기까지 와놓고 왜 또 한숨이냐?”
“그냥 못 간다고 전화하고 내려가기엔 늦었지?”
“늦어도 한참 늦었지. 애초에 거절했다면 모를까.”
“... 살고 싶지 않지?”
“... 살려다오.”
도훈이 잠시나마 영배를 향해 살벌한 얼굴을 한 건, 모교 강연 초청이 영배를 통해서 왔기 때문.
정확하게는 영배가 잘 아는 선배를 통해서였다.
- 진즉부터 한 번 와서 강연해달라는 얘기는 있었지. 너 시장 되고 한 석 달 지나서부터? 그때부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전화 오고 그랬는데, 내 선에서 자르고 있었어. 그런데 이번엔 제발 ‘살려달라’는 식이라 말은 해보는 거야.
영배가 꺼낸 이야기에 이어, 정책대학원 박사 과정이라는 영배의 선배와 도훈이 직접 통화를 했었다.
도훈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더니, 정책대학원의 교수가 직접 전화를 해 간곡히 부탁했다.
한 번 만나본 적도 없고 통화도 처음이었지만, 나이 지긋할 모교 교수의 간곡한 부탁에 도훈도 끝내 승낙하고 말았던 것.
딩동.
“메시지 왔다. 지금 내려온대. 일단 3층에 있는 정책대학원 원장실로 갈 거라는데? 원장님이랑 인사부터 하잖다.”
“... 휴우.”
한숨을 내쉰 도훈이 차에서 내렸다.
시청에 근무할 때도 정장은 입어도 넥타이에 와이셔츠까지 ‘풀 장착’하는 날이 많지 않은 도훈답지 않게 오늘은 ‘완전 복장’ 차림이었다.
“나 어때?”
뻣뻣한 얼굴로 도훈이 묻자, 역시 완전 복장을 한 영배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매우 사교적인 미소까지 머금고 답했다.
“완전 정치인 같아.”
“......”
빠직.
도훈의 미간에 힘줄이 도드라지는 순간, 저만치 건물 입구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배야!”
“어, 형!”
영배가 건물 쪽으로 얼른 움직였고, 도훈이 푹 한숨을 내쉬고 중얼거렸다.
“... 서늘하네.”
어느새 10월도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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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연 잘 부탁해요.”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우 안타깝게도 외부 일정이 있어 강연자리에 함께하지 못한다는 원장과 인사를 나눈 도훈이 걸음을 옮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 왜?”
“원장님이랑 교수님들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짐작이 가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어디서 이런 ‘듣보잡’이 나타났지?”
“... 하하.”
K대 정책대학원은 여러 분야에서 모인 인재들이 거쳐 나가는 곳.
대학원이야 어디나 비슷할 테지만, 이곳의 특징은 대학원을 거친 이들이 활동하는 곳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있었다.
또한, 그들의 활동 영역이 주로 정계, 관계, 법조계, 재계, 언론계라는 것도 특징 중 하나.
이를테면, 목소리 좀 내고 영향력이 있는 분야의 인재를 공급하는 곳이랄까.
오늘 도훈을 초청한 곳은 대학원 내에서도 도시 및 지방행정 분야로, 그나마 도훈이 할 말이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저 박사 과정 선배랑 어떻게 아는 사이라고?”
안내하듯 몇 걸음 앞에서 걷는 영배의 선배를 가리키며 도훈이 속삭였고, 영배도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고등학교 선배라니까.”
“... 흠.”
도훈과 영배, 진주는 영문과를 졸업해서 학부로 따지자면 정경대학인 이쪽과는 그간 거의 연관이 없었다.
대학원장이 ‘좀 알아봤는데···’하고 시작했던, 도훈의 대학 시절이 궁금해 나름 알아봤는데 아는 사람이 전혀 없더라는 얘기가 무리도 아닐 정도로.
원장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몇몇 교수들도 마찬가지.
사실, 대학 시절에도 딱히 튀지 않고 조용히 지냈던 도훈이었기에 영배나 진주를 제외하고는 친한 동기나 선후배가 있는 것도 아니니 더 말해 뭐하겠는가.
강연까지는 20분 정도 시간이 남았기에 영배의 선배는 도훈과 영배를 휴게실로 안내하려 했지만, 도훈이 사양하고 자판기를 거쳐 으슥한 곳을 찾았다.
자판기 커피를 손에 든 도훈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한 모금 들이켰다가 내뱉고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이제 좀 진정이 되네.”
“... 하하.”
영배가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는 가운데, 옆에 있던 영배의 선배가 입을 열었다.
“오늘 강연, 기대하는 사람이 꽤 많아요.”
“... 석사 과정 대상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렇긴 한데, 들으러 오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강연 장소를 바꿀 정도였어요.”
“네?”
“원래는 100명 정도 들어가는 곳에서 할 계획이었는데, 강사가 시장님이라는 얘기가 나온 뒤에 소극장으로 바꿨죠.”
“... 소극장이면 얼마나···?”
“좌석이 250석인데, 거의 다 찰 거라고 예상해요. 아까 후배에게 들으니 200명은 넘게 온 것 같다고 하더군요.”
“......”
도훈이 말문을 잃었고 영배가 소리죽여 킥킥거렸다.
대흥시에서는 시민 여러 사람을 만나도 이제 제법 능숙하게 대처하는 도훈이었는데, 평생 처음 강연이란 걸 하게 되니 긴장하는 게 웃긴 모양이었다.
주제를 정하고 발표자료도 스스로 만들고 단번에 주최 측에게 ‘좋다’는 얘기를 들었으니, 이제 말만 잘하면 될 텐데도.
“도대체 선거 때 유세는 어떻게 했던 거냐?”
“... 내가 미쳤던 거지.”
“또 미쳐 봐. 딱 두 시간 만. 그럼 명강사 소리 들을 테니까.”
“... 휴우.”
영배의 말에 푹 한숨을 내쉰 도훈은 갑자기 피우던 담배를 박박 빨아들이고는 종이컵에 남은 커피를 원샷 했다.
그리고는 영배와 비슷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영배의 선배에게 말했다.
“가죠.”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요?”
“차라리 현장에 가서 준비하는 게 낫겠습니다. 그래야 억지로라도 적응이 되죠.”
“알겠어요.”
영배 선배가 앞장섰고 도훈과 영배가 뒤를 따랐다.
그리고 곧 도훈은 영배의 선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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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말하지만, 행정은 생각보다 훨씬 보람이 있는 분야입니다. 물론,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 운 좋게도 작지만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어서 그런 판단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임기가 반 넘게 남아 있으니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야겠죠. 어쨌든, 행정 분야에 진출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큰 이상과 포부를 가지고 도전하셔도 좋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족스러운 답변인지 모르겠습니다.”
“충분합니다!”
“고맙습니다.”
짝짝짝짝!
도훈이 입에서 마이크를 떼고 사회자를 바라봤다.
사회를 맡은 대학원생이 박수를 치다 얼른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다들 아쉬우시겠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 강연은 이것으로 마쳐야겠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한참 지난 것도 있습니다만, 김도훈 시장님이 다른 일정이 있으시다니까요. 훌륭한 강연을 해주신 김도훈 시장님께 다시 한 번 박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
400명 가까운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강의실을 진동하는 가운데, 도훈이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고는 연단에서 내려왔다.
앞줄에 앉았던 이들이 다가오려 했지만, 도훈이 미리 주최 측에 부탁했던 것처럼 대학원 학부생들이 그들을 막고는 강의실 옆문까지 길을 터줬다.
“시장님, 잠시만요!”
“시장님!”
도훈은 자신을 부르는 기자들을 외면하고 얼른 복도로 나왔다.
도훈이 이곳에서 강연한다는 게 극비는 아니었으니 기자들이 알았을 수도 있고, 강연이 대학원 학생들만 들을 수 있도록 제한된 게 아니었으니 강연장 맨 앞줄에 앉아 듣는 것도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이후 일정이 또 있어 인터뷰 같은 건 어렵고 질문 시간에 기자들이 손을 들어도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도 강연이 끝나자 맨 앞줄에 앉았던 대여섯 명의 기자가 도훈을 노리고 다가왔다.
역시, 기자를 상대할 때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걸 다시 확인한 도훈이었다.
“이쪽으로 가시죠, 시장님. 비서관이 차를 다른 곳에 옮겨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네.”
드디어 악전고투를 끝냈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 도훈이 석사 과정 학생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원래 정책대학원 석사 과정들이 대상이었던 강연은 학부생에 다른 대학원 사람들까지 몰려드는 통에 대성황이었다.
250개의 좌석을 다 채우고, 긴급히 동원된 접이식 의자도 모자라 땅바닥에 앉아 듣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
정경대학의 어느 학부는 1학년 전부가 왔다.
교수가 수업 대신 강연을 들으라고 했다나?
어쨌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강연을 주최한 ‘지방행정’ 분야 대학원생 몇이 도우미로 나서야 했다.
미리 영배가 강연장을 빠져나와 곧장 다음 일정지로 움직일 수 있게 준비해야 하기도 했고.
“휴우.”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차에 탄 도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강연 잘해 놓고는 왜 한숨이냐?”
“... 잘한 것 같아?”
“물론이지. 듣던 사람들 반응을 보면 몰라?”
“... 아무런 기억이 없어.”
“뭐?”
“지난 두 시간 동안 뭘 했는지 머릿속에 하나도 남질 않았다고.”
“...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거네.”
“비슷해.”
“잘했으니까 숨 좀 돌려.”
“... 어.”
강의 1시간, 질문과 응답 30분으로 예정했던 강연은 질문이 많이 이어져 두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여하튼, ‘현장에서 보는 행정의 참된 목표와 보람’이라는 아주 재미없을 주제치고는 성공적이었다.
위이잉.
“... 형 문자 왔어.”
“나 운전 중이잖아. 네가 대신 확인해 줘.”
도훈이 영배의 핸드폰을 집어 들고 메시지를 읽었다.
“정균이 형이 이렇게 말했네. 강연 대박이었고 너무 좋았다. 너무 고맙고 다음에···.”
“... 다음에 뭐?”
“... 아니야.”
“뭔데 읽다가 말아? 마저 읽어 봐.”
“... 다음에 더 큰 강연장 섭외해서 제대로 해보자.”
“큭큭큭.”
영배가 웃었고 도훈이 투덜거렸다.
“나 절대 다시 강연 안 할 거니까 그런 줄 알아.”
“큭큭큭. 글쎄다.”
“뭐가 글쎄야? 안 한다면 안 하는 거지.”
도훈이 단호하게 말했지만, 이어진 영배의 말에는 말을 잇지 못했다.
“별 상관없는 정책대학원에 와서 이미 강연을 했는데, 영문과나 인문대에서 가만히 있겠냐? 자랑스러운 선배 어쩌고 해서 강연을 부탁하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
“......”
“뭐, 나도 이렇게 커질 거라고 예상 못 하고 너한테 얘기한 거였는데, 어쨌든 결과가 이렇게 됐잖아.”
“... 망할.”
울상이 된 도훈을 흘끔 한 영배가 피식 웃고는 네비게이션 화면에 시선을 줬다.
다행히 다음 약속에 늦을 것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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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처의 어느 한정식집.
차를 주차하고 내린 영배와 도훈은 현관에서 다가오는 낯익은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빠!”
“그래. 왜 나와 있어?”
“오빠 기다렸지.”
오래간만에 도연을 본 도훈과 영배가 밝게 웃었다.
도훈이 강연 때문에 서울에 온다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지난번 갑작스러운 뉴스 인터뷰에 응해준 감사를 표하겠다며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것.
“근데, 도연아. 여기 비싸 보이는데?”
“맞아. 비싼 데야.”
“네 월급으로 여기서 밥을 사려고?”
“법인카드 받아서 나왔어.”
“오오? 법인카드?”
“응!”
도연이가 활짝 웃으며 손으로 ‘V’자를 그려 보였다.
도훈도 기특하다는 듯 웃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는 어떤 생각을 입에 올렸다.
“그 카드가 네 건 아니지?”
“응.”
“누가 준 건데?”
“우리 부장님. 왜?”
“나 만난다고 하니까 준 거야? 설마 나 만난다고 보고한 거야?”
도훈의 표정이 달라졌기에 도연이가 얼른 해명했다.
“그런 거 아니야. 오래간만에 오빠 만난다니까 카드를 주시대.”
“... 흠.”
“그런데 오빠가 내 오빠인 건 아셔.”
“뭐? 최승범 기자만 아는 거 아니었어?”
“알고 계셨대. 모르는 척하셨던 것뿐이라네?”
“......”
“앞으로도 모르는 척하실 거라니까 너무 앞서가지 마.”
“... 확실한 거냐?”
“본인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알고 있었는데도 모르는 척하셨던 걸 보면 아마 그렇지 않을까?”
“......”
“어쨌든, 일단 들어가자. 여기 추천도, 예약도 부장님이 해주셨어. 지난번에 갑작스러운 인터뷰 해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라면서.”
도연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호화롭다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는 게 오래 운영했다는 티가 났고, 예약하지 않은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뭔가 ‘위엄’ 있어 보인달까.
점원의 안내로 어느 내실에 자리했는데, 도연이 예상 못 한 말을 했다.
“아, 참. 이따가 승범 선배 올지도 몰라.”
“... 안 와도 되는데?”
“아마 올 거야.”
“... 왜 얘기했어?”
“최소한 선배한테는 얘기해야 일찍 빠져나오지. 내가 퇴근 시간 지났다고 맘대로 퇴근할 수 있는 군번이 아니잖아.”
“......”
“그것 때문에 부장님도 오빠 만난다는 걸 아신 거야.”
“... 쩝. 빨리 먹고 가야겠군.”
도훈이 인상을 쓰고 말하자, 도연이도 비슷한 표정으로 추궁했다.
“그렇게 기자가 싫어?”
“어.”
“참, 내. 동생이 기잔데 동생 앞에서 말하는 것 좀 봐.”
도연이 타박하자 도훈 대신 영배가 답했다.
“오늘은 좀 봐 줘. 여기 오기 전에 강연장에서 기자들 달래고 피하느라 땀 좀 뺐으니까.”
“몇 명이나 왔길래?”
“대여섯? 열은 안 넘었어.”
“에이, 얼마 안 되네.”
“수가 문제냐?”
실없는 얘기를 나누는 사이 음식이 나왔다.
깔끔한 음식에 모두가 감탄하며 식사를 즐겼다.
“언니는 요새 어때요? 애들은?”
“내가 언니 스트레스 줄이려고 담배도 줄이고 술도 줄였다. 애들이야 뭐 쑥쑥 크고 있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저녁을 먹는 사이, 문제의 인물이 등장했다.
드르륵.
“안녕하십니까!”
“... 오셨네요.”
도훈이 마뜩잖은 표정으로 최승범에게 인사했다.
“하하! 건강해 보이시니 다행입니다.”
“... 최 기자님도요.”
능글맞게 웃는 최승범에 이은 또 다른 불청객은 상상도 못 하는 도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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