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
유지를 계승하는 자
용의 무덤에 있었던 시기의 이야기다.
아가씨와 이별을 고한 알베르트는 한동안 그곳에서 머물렀다. 루드비히 가의 초대 가주, 검성 블라드 루드비히는 그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이 드래곤의 이름이 카이넬리안이라는 거군요.”
“고생이 많은 친구였어. 그래도 자네가 와서 다행이지. 적어도 자신의 사명을 마쳤으니 말이야.”
“그 사명이라는 게 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드래곤의 사명이라고 하면 하나밖에 없지 않은가? 바로 세상의 수호지. 이미 악마가 발을 들여버린 세상이다. 그 시절에는 나와 그 친구가 막았다고 하지만, 다시 일어난 균열은 우리가 막을 수 없으니까. 이 짐은 차세대로 넘어가야겠지.”
그걸 위해 준비한 유산이다.
나뭇가지를 든 검성은 말을 이었다.
“이곳까지 오기 위해 많은 수련을 쌓았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자네는 아직도 미숙하네. 계승자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힘이야. 그 친구의 가르침이 부족했다는 말이 아니야. 그걸 받아들인 자네의 능력이 부족했다는 말이야. 인위적으로 골격의 배치를 바꾼 것 같지만,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지. 녀석들은 아마 환골탈태라고 말하는 것 같던데. 적어도 그것을 경험하기 전에는 이곳에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말게.”
“가주님. 제가 이룰 수 있겠습니까?”
“영양가 하나 없는 물음이군. 이룰 수 있냐가 아니다. 이루어야만 하지. 그렇지 않고서는 승산조차 잡을 수 없어. 자네가 대적해야 하는 건 마왕이다. 자연과 다름없는 녀석과 검을 섞는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땅에서 솟게 만드는 것과 똑같아. 경이적인 능력이 아니고서는 대적할 수도 없다.”
오랜 세월 그곳에서 무를 닦은 검성의 검은, 루드비히 가의 사자기사단이 다루는 사자검법과는 판이하였다. 천마와 검을 섞으면서 그 영향을 받은 걸지도 모른다.
알베르트의 소감에 검성은 코웃음을 쳤다.
“바보 같은 소리. 시작은 다를지라도 그 끝은 모두 같은 무다. 궁극의 경지에 이른 무는 모두 같은 법이다. 아무리 물줄기가 수백 개로 갈라지더라도 결국은 물이다.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은 바다라는 말이다.”
“만류귀종(萬流歸宗)이라는 말씀이군요.”
나뭇가지가 월아를 쳐냈다.
한기가 목덜미에서 느껴졌다. 음기에 잠식당한 나뭇가지의 끝에는 서리가 어려있었다.
“그 친구의 무공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자네에게는 어울리는 무공이 아니야. 몸에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입어봤자 어딘가 찢어지기 마련이지. 내가 계승자인 자네를 인도하는 것은 더 강한 무공이 아니야. 그 무공을 자기 것으로 만들게. 나의 것도, 그 친구의 것도 아닌. 자네의 무공을 찾아가게.”
검성이 펼쳐내는 검법에 이름은 없다.
그렇기에 무명검법. 이름 같은 것은 의미가 없다. 그 자리에서 휘두르는 검로가 이미 하나의 무공이니, 정해진 형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알고 있습니다.
또 한 명의 사부님에게 배운 가르침을 떠올린 알베르트는, 기묘하게 꺾여오는 지팡이 검을 튕겨냈다. 일 합. 충격으로 밀려난 검이 부자연스러운 각도에서 멈췄다. 붉은 검강이 타오른다. 그에 맞추어 월아에서 검붉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두 화마가 서로를 먹어치운다. 불길이 몸집을 불렸다. 알베르트의 의지에서 벗어난 화마는 사부님의 검을 따라 움직였다.
화마가 입을 벌린다.
떨어지는 불꽃의 이빨 사이로 알베르트는 월아를 뻗었다.
무명검법
섬(閃)
불길을 베어낸다.
불똥이 흩날렸다. 멈출 여유는 없다. 검 끝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어디를 노리고 있는 건가. 머리, 눈, 어깨, 팔꿈치, 손끝, 배, 무릎. 그렇지 않으면……. 일순간 지팡이 검이 늘어났다. 환영 같은 것이 아니다. 그 하나하나가 모두 살아 있는 검이다. 알베르트는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을 띄웠다. 노리는 곳은 생각할 수 있는 전부다.
압도적인 참격이 이어졌다.
검이 맞물리지 않는다. 살점이 찢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렸다. 불협화음이다. 막아도 막아낸 것이 아니다. 흘러낼 수가 없다. 검격이 난무한다. 튀어오르는 피는 순전히 알베르트의 것이다. 화상과도 같은 아픔을 느끼며 알베르트는 사부님을 응시했다.
다음 동작을 읽어내라. 검로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서 다가온다. 그러나 사부님은 사람이 아니다. 무너질 것 같은 골격에서 나오는 움직임은 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붉은 꽃이 폈다.
만개하는 꽃이 향긋한 냄새를 남긴다. 봉오리 끝에 맺힌 꽃잎은 검기를 타고 흩날렸다.
무명검법
방(防)
검막을 두른다.
깨져나가는 막을 수복하고, 다시 수복한다. 떨어지는 꽃은 괜찮다. 문제는 그 이후. 지면에 떨어진 꽃잎은 사라지지 않는다. 땅에 어린 양분을 먹고 커나가는 것처럼 꽃은 열매가 되었다.
그리고 열매가 폭발했다.
“그렇지만 한계가 있지. 아무리 자네가 강해졌다고 해도, 우리와 같은 위치에 설 수는 없네.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시대의 무인과 겪은 경험은 무엇으로도 따라갈 수 없으니까. 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야. 기억하게나, 계승자여. 힘은 목적을 쟁취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아. 나는 자네가 힘이 아닌 다른 것에서 답을 발견했으면 하네.”
“하지만 힘이 아니고서는 막을 수 없습니다. 가주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경험한 과거는, 제가 본 마왕은…….”
“힘은 그저 그곳에 서기 위한 발판이야.”
검성은 알베르트를 향해 나뭇가지를 뻗었다.
서리가 녹아내린다. 검성의 기운에 반응한 나뭇가지는 작은 싹을 피우고 있었다.
“생각하게나, 계승자. 어떤 목적이 있다 한들, 검을 연마한다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취한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힘은 더 강한 힘을 불러오고, 손에 얻은 것이 커지면 커질수록 돌아오는 대가 또한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건 일종의 저주에 가깝다.”
시간을 재빨리 감는 것 같다.
새싹이 줄기를 피우고, 가지를 만들었다. 자라나기 시작한 싹은 어느새 나뭇잎이 되고 꽃을 피웠다. 떨어지는 꽃을 검성을 잡았다. 붉게 피어났던 꽃은 순식간에 검은빛으로 시들었다.
“우스운 일이지. 지키고 싶은 것이 있어서 힘을 얻었는데, 그 힘이 역으로 지키고 싶은 것을 부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말이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문제를 해결하는 건 힘이 아니야.”
“힘이 전부가 아니다. 이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는 건 다른 것이라는 말씀입니까?”
나뭇가지가 떨어진다.
유적지의 바닥에 닿은 검성의 나뭇가지는 땅의 양분이 되어 사라졌다.
“그 친구가 말했지. 인생사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말이다. 명심하거라, 계승자. 힘을 얻고 쌓는 것만이 답이 아닐지도 모르네. 힘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게나. 그래서는 우리가 한 실수를 반복할 뿐이야. 진짜 답은 더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네.”
연기가 잦아든다.
열매가 만든 폭발 속에서 벗어난 알베르트는 정원을 달렸다.
그 속도에 사부님 또한 반응했다. 붉은 기운이 날뛴다. 사부님의 의지에 답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원의 식물들이 움직였다.
지면에 떨어진 나뭇가지가.
수풀 위에 얹은 나뭇잎이.
피어나기 시작한 꽃이.
그 모두가 하나의 검기로 변한다.
장난은 여기까지라는 듯 자연 전체가 알베르트에게 적의를 드러냈다.
그럴 상황이 아님에도, 알베르트는 어느 날 사부가 그렸던 그림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림의 바깥.
자신을 자연을 동일선 상에 두었던 그 그림은, 어느 것 하나 거짓말이 아니었다.
위대한 무가 눈앞에 있었다.
그렇다면 그 편린을 이어받은 자신 또한 그 부름에 답해야만 했다.
자연의 분노를 앞에 둔 채 알베르트는 검을 쥐었다.
천마신공
천마혈참
붉은 검격은 쏟아지는 검우를 걷어냈다.
쿨럭, 하고 알베르트는 피를 토해냈다. 검격으로는 비를 막을 수 없다. 알고 있다. 간신히 치명상을 피했을 뿐이다. 월아를 땅에 꽂는다. 신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기댄다.
역시 사부님이다.
알베르트가 뻗은 검격은 어느 것 하나 그에게 닿지 못했다. 지금 펼쳐낸 이 무공마저도 진심이 아니겠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와 마주한 느낌이다. 아직 서 있는 알베르트를 보며 사부님은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유피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알베르트는 손을 들었다.
일렁이던 마나가 멈췄다. 알베르트는 다가오는 사부님을 바라보았다. 신위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무공을 펼쳐낸 지팡이 검은 그 손에서 부서져 내렸다.
삿갓 아래로 보이는 눈은 혁혁한 붉은빛을 품고 있었다.
월아를 내린 알베르트는 두 손을 모았다.
“오셨습니까, 사부님.”
『다녀왔다고 말해야 하는 거다, 아이야.』
피투성이가 된 채 알베르트는 웃었다.
*&*
『그 웃기지도 않는 검격은 무엇이냐?』
“사부님의 친우에게서 배운 검술입니다.”
『그 멍청한 놈은 본좌의 벗이 아니다.』
“그분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유피에게 치료를 받은 알베르트는 사부님의 앞에 앉았다.
천살귀의 가면을 손에 쥔 사부님은 먼 곳을 응시했다.
『녀석의 마지막은 보았느냐?』
“저는 정식제자가 아니므로 볼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나이를 먹더니 아집만 늘어버린 모양이군. 바보 같은 녀석』
못마땅하다는 어조에는 숨길 수 없는 슬픔이 어려있었다.
『천살귀는 먼저 갔다.』
“사부님을 따르던 네 사람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무슨 미련이 그리 남아 있던 건지. 세상사 무엇 하나 남길 수 없는 법이건만.』
사부님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상처 하나 없던 하얀 백골에서는 천천히 잿가루가 떨어지고 있었다.
끝이 가깝다.
이제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겠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알베르트의 시선에 그는 주먹을 쥐었다.
그 꼬맹이가, 어느덧 이렇게 성장했는가.
『그래, 무엇을 보고 왔느냐.』
“세상을 보고 왔습니다.”
『답은 찾았느냐.』
“제자가 미련한지라 아직 답은 얻지 못했습니다.”
『답이라는 건 구한다고 해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본좌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무엇이 답인지 알 길이 없구나.』
일평생 이루어지지 않을 꿈을 좇았었다.
이미 무너졌다는 걸 알면서도, 미련만 가득 남은 망념은 여전히 다가오지 않을 시대를 바라고 있었다. 누구를 욕할 것도 아니다. 그저 이번에는 운이 나빴을 뿐이다.
「무엇보다 높은 지고한 왕관이 길 잃은 양을 안내할지어니.」
유피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혜에 형상을 부여하고, 뿌리에서 시작된 권능을 이 손에 쥐게 하소서. 이 오른손에 깃든 최초의 광명이 그대를 축복하리라. 이 왼손에 깃든 태초의 심연이 그대를 지켜보리라. 풍요로운 지성은 빛과 어둠의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니, 그 행로의 끝에는 거룩한 지성이 숭고한 영광으로 향하리라.」
그녀가 펼치는 영창이 무엇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마법진에서 시작된 따스한 빛이 사부님을 향해 모여들었다.
고목에 앉은 사부님은 삿갓으로 손을 올렸다.
삿갓을 벗는다. 쏟아지는 햇빛 아래에서 그 육신이 재생했다. 아무것도 없던 머리에서 붉은 머리카락이 자라났다. 혈관이 회복되고, 붉은 피가 몸을 타고 흐른다. 근육과 살점이 돌아오고, 이내 육신이 그 몸에 돌아왔다.
『따뜻하구나.』
사부님은 손을 들었다.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는 빛이 눈부셨다. 이렇게 햇살을 받으며 하늘을 올려다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버린 탓이겠지. 정말, 아름다운 하늘이다.
『무거운 짐이 되겠지.』
“알고 있습니다.”
『몇 번이고 달아나고 싶을 것이다.』
“어느 사내가 그렇지 않겠습니까?”
대답에 막힘은 없다.
하나뿐인 제자는 두 손을 모았다.
“이제 그만 쉬셔도 좋습니다.”
당돌한 그 말에 사부님은 웃음을 터뜨렸다.
『건방진 소리를 하는구나.』
“제자가 아니면 누가 이런 말씀을 올리겠습니까?”
처음부터 남은 미련 따위 없었다.
그저…….
『유피에르 바토리.』
“말해, 아저씨.”
마지막까지 볼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울 따름이었다.
『가까이 오거라.』
“술식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지금의 너라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본좌가 너한테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다.』
“…….”
부탁이라는 말에 유피는 눈을 크게 떴다.
세피로스의 지팡이를 지면에 꽂는다. 잔류한 마나가 마법진을 유지한다. 진이 지워지지 않게 조심하며 그녀는 사부님에게 다가갔다.
다가온 유피를 조용히 바라보던 사부님은 손을 뻗어 작은 몸을 안았다.
“아저씨?”
『너는 서투른 아이니까. 언제나 걱정만 끼치는구나. 하나만 당부하마. 반드시 행복해져라.』
유피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흔들리던 두 손이 조심스레 사부님의 몸을 끌어안았다.
“아저씨가 걱정할 필요 없어. 나도 더는 어린애가 아니니까.”
『그런가. 그거 다행이군.』
마지막으로 유피의 머리로 손을 옮긴 사부님은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베르트 란.』
“제자, 듣고 있습니다.”
『너는 힘을 갈구해서 본좌를 찾아왔지만, 네가 바라는 답을 낼 수 있는 건 힘이 아니다.』
“사부님의 친우 분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답을 끝까지 찾지 못했지만, 너라면 다를지도 모르지. 믿어도 되겠느냐?』
“저는 사부님의 제자입니다.”
바라보는 사부님의 시선에 알베르트는 한 번 더 대답했다.
“사부님의 유지는 제가 계승하겠습니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년에서 사내가 된 제자를 바라보던 사부님은 웃음을 머금었다.
『여전히 건방지구나.』
술식의 끝이 가깝다. 사부님의 몸은 이제 빛무리와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
언젠가 위대한 자를 올바른 길로 이끈다.
루드비히 가문에 보냈던 씨앗은 훌륭한 나무가 되었는가. 가능하다면 그 친구의 피를 이은 후계자를 보고 싶었건만. 돌고 돌은 씨앗은 이곳에서 꽃을 피웠다.
위대한 자는 그 친구의 피가 아니라, 이곳에서 핀 꽃일지도 모른다.
『그럼 무의 끝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끝이 다해가는 빛기둥 속에서 천마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늦으셨군요, 주군.”
“유희는 끝난 겁니까?”
“끌끌. 꿈의 끝은 멀었나 보군요.”
그리운 얼굴이 보였다.
다음 시대를 향해 함께 나아가던 가신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마는 발을 떼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어쩌면 녀석들이 조금 답답해할지도 모르는 소도로. 준비된 상은 조촐한 술상이었다. 산해진미도, 진귀한 음식도 없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죽엽청과 국수가 전부다. 그래도 잊을 수 없는 맛이 났다.
“형편없군.”
“너무 그러지 마시죠. 이거 전부 그 성격 나쁜 여자가 준비한 겁니다.”
“…….”
술병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그곳에는 손이 많이 가는 여인이 보였다. 깨진 술병에서 흘러나온 술에 옷자락이 젖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는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 칠칠치 못하게 울면서 뛰어오는 그녀를 보며 천마는 쓴웃음을 머금었다.
“예나 지금이나 손이 많이 가는 아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