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2화.금낙장(金落莊)(1) (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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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낙장(金落莊)(1)

“죄송합니다, 손님.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아마도 이 근처에 있는 가게는 아닌 것 같아요. 여기가 아니라 다른 거리로 가시는 게 어떤가요?”

“금낙장? 특이한 이름이구먼.”

벌써 몇 번째일까. 눈앞에서 고개를 젓는 점주의 모습에 알베르트는 고개를 숙였다. 이곳에서 터줏대감처럼 지냈다는 사람도 금낙장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알베르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도를 오가는 사람들은 많다. 호객 행위에 열중한 상인들과 물건을 사느라 바쁜 손님들. 하지만 그 누구도 알베르트가 원하는 대답은 갖고 있지 않았다.

금낙장.

뱃사공인 늙은 쥐가 말했던 싸움판을 찾아가는 일은, 시작부터 막혀버리고 말았다.

어느덧 해가 중천에 걸려있었다.

노점상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알베르트는 생각을 달리했다.

발품을 팔아가며 금낙장을 수소문했지만, 싸움판의 위치는 알 수 없었다. 거기에 한발 앞서 사람들은 그런 가게가 있는 것도 몰랐다. 그게 의미하는 경우의 수는 두 개였다.

하나는 금낙장이 낙양에 없다는 것. 즉 늙은 쥐가 거짓말을 했을 경우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다. 늙은 쥐가 굳이 그런 수고를 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수는 하나다.

금낙장이 암암리에 행해지는 싸움판일 경우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즐기던 양양의 싸움판과는 성격이 다른 것 같다. 늙은 쥐가 말했던 것처럼 불법으로 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거라면 일반인이 그 존재를 알고 있을 리 없다.

[그럼 어떻게 찾으실 생각입니까?]

‘그쪽에서 찾아오게 만들어야지.’

이 이상 시간 낭비를 할 필요는 없다.

오전 내내 돌아다니면서 익숙해진 거리다. 알베르트는 봐두었던 골목길로 향했다.

밝은 대로에서 벗어난다. 알베르트는 추적추적한 길목으로 들어왔다.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주변 풍경이 점차 어두워졌다. 행인들이 오가는 가도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마치 이곳만 다른 공간인 것 같다. 탁한 공기가 숨을 어지럽힌다. 코를 찌르는 악취는 골목 곳곳에 배어있었다. 정비되지 않은 도로,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와 동물의 사체. 경계 어린 시선을 보내는 더러운 행색의 주민들. 그 경치는 어느 모로 보나 이곳이 빈민가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알베르트는 묘한 그리움을 느꼈다.

낙양의 빈민가는 어렸을 때 그가 지냈던 슬럼가와 다를 것이 없는 분위기였다.

얇은 옷가지로 몸을 가린 아이들이 날 선 눈으로 알베르트를 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녀석들은 허겁지겁 집 안으로 몸을 숨겼다. 판자로 대충 지은 집은 아이들의 몸을 전부 숨겨주지 못한다. 안쪽에서 고개만 빼낸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알베르트를 살펴보았다.

[보기 힘드십니까?]

‘그냥 예전 생각이 난 것뿐이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에 드리워지는 어둠도 진한 법이었다.

어딜 가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한 모양이다. 알베르트는 노점상에서 샀던 군것질거리를 꺼냈다. 포장지 안쪽에서 맛있는 냄새가 퍼진다.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기 꼬치다. 이쪽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굶주림이 떠올랐다. 알베르트는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만약 대답해 줄 수 있다면 이건 전부 너희들 것이다.”

후다닥, 하고 꾀죄죄한 세 명의 아이들이 뛰쳐나왔다.

“정말로 주시는 건가요?”

“어떤 게 알고 싶으신가요?”

“물어보세요, 어르신.”

빈민가의 아이들은 많은 걸 알고 있다.

어느 뒷세계든 마찬가지다. 조직이 있고, 조직원이 있고, 말단 구성원이 있다. 그중에서도 피라미드 최하위층에 속해있는 건 아이들이었다. 최소한의 비용(음식)으로 최고의 가치(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거미줄들. 조직은 가성비 좋은 정보원을 빈민가 곳곳에 퍼뜨려놓고 있었다. 탐스러운 먹이가 그 거미줄에 걸린다면, 거미는 줄을 타고 기어가 먹이를 물었다.

뒷세계는 그런 곳이었다.

“근처에 무서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니?”

“무서운 사람들이요?”

“그래. 나처럼 칼을 갖고 다니거나 험상궂은 인상을 한 아저씨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안쪽에서 돌아다니는데요.”

“맞아요.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시면 엄청 많아요.”

하지만 이 애들이 솔직하게 대답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빈민가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 나이 때의 악동들과는 달랐다. 약삭빠른 것은 물론이고 사람을 철저하게 물건으로 판단한다. 지금도 그렇다. 정확한 위치는 말해주지 않는다. 애매하게 안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확실한 정보는 건네지 않는다. 말단이라고는 해도 뒷세계의 조직원이다. 정보를 잘못 흘렸다가는 소리소문없이 제거당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까 거짓말이되, 거짓말이 아닌 정보를 흘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간다.

알베르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의 그가 그러했으니 말이다.

“고맙다.”

그러니까 돌아간다. 아이들의 대답에 알베르트는 3개의 꼬치를 넘겼다.

웃음이 퍼진다. 꼬치를 받은 아이들은 순식간에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쪽쪽 나무막대기까지 빨아먹는 아이들을 알베르트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사소한 거라도 좋다. 최근 이곳에서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진 않았니?”

“이상한 일이요?”

“낙양은 원래 이상해요.”

“쉬쉬하고 있지만, 살인 사건도 일어나고 있는 걸요.”

“살인 사건?”

뭔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알베르트의 반문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꽤 됐어요. 밤만 되면 말이에요. 골목에서 피 냄새가 진동해요.”

“그게 사실이냐?”

“저, 저희는 잘 몰라요. 지아가 말하는 사건은 무섭거든요.”

“그냥 살인 사건이랑은 달라요. 있죠. 막 시체가 다 토막 나 있어요. 무슨 마물에게 죽은 것처럼 말이에요.”

응응, 하고 두 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을 들은 알베르트는 세 아이에게 꼬치를 건넸다. 꼬치를 먹는 두 남자아이와 달리, 지아는 꼬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너는 먹지 않는 거냐?”

“더 궁금한 건 없으신가요?”

“…….”

기름진 머리카락 사이로 아이의 눈이 보인다. 검은 두 눈은 허기와 피곤함으로 더럽혀져 있었다. 하지만 그 안쪽에 담긴 빛은 혼탁하지 않았다. 손에 묻은 양념을 빨고 있는 두 남자아이와는 무언가 달랐다.

“셋 다 내일은 뭘 할 거냐?”

“몰라요.”

“이렇게 얻어먹고 다녀야죠.”

“그게 궁금하신 건가요?”

알베르트는 지아를 보았다.

“너는 따로 할 일이 없는 거냐?”

“적어도 거기 있는 바보들보다는 더 건설적인 일을 할거에요.”

“또 어른인 척한다.”

“쟤는 말이에요. 오늘도 객잔에 일거리를 구하러 갔다가 쫓겨났어요.”

“우리 같은 잡종 꼬맹이를 누가 써준다고.”

킥킥거리면서 두 남자아이가 웃었다. 더러운 지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시끄러워. 난 너희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아.”

“어디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되나?”

“지아는 항상 자기만 똑똑한 척한다니까.”

세 아이가 투덜거린다. 그래도 너희들보다는 내가 낫다고 주장하는 지아와 어차피 이러다가 죽을 거라는 두 아이. 그래도 썩 사이가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알베르트는 지아라는 아이를 길잡이로 결정했다.

“너에게 하나 일을 부탁하고 싶다.”

“일이요?”

“그래. 길잡이를 부탁하고 싶은데, 해 줄 수 있겠니?”

“길잡이…. 그걸 해드리면 제가 얻는 건 뭔가요?”

“노동에는 보수가 따라온다. 실망하지 않을 돈을 주마.”

알베르트는 남은 꼬치를 지아에게 건넸다.

곁에 있던 두 남자아이의 눈에 실망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투정 부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이 현실이다. 꼬치를 받은 지아는 안쪽을 확인했다. 안에 있는 꼬치는 총 6개다. 그중에서 4개를 꺼낸 지아는 다른 아이들에게 줬다.

“고마워!”

“지아는 바보야. 하지만 이래서 내가 좋아해.”

“바보는 너겠지.”

두 남자아이는 꼬치를 정신없이 먹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지아는 자신의 꼬치를 보았다. 무언가 갈등하듯이 그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다 먹어도 좋다. 내가 준 돈으로 충분히 사 먹을 수 있을 거다.”

“…….”

고개를 끄덕인 지아는 꼬치를 입으로 가져갔다. 두 남자아이와 다를 것이 없다. 며칠을 굶은 것처럼 아이는 정신없이 먹어치웠다. 포장지 안쪽의 꼬치가 빈 것을 확인한 알베르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걸음을 떼기 시작하자, 지아가 그 뒤를 쪼르르 따라왔다.

“지아라고 해요. 땅(地)이 준 아이(兒)라고 해서 지아예요.”

“나는 알베르트 라나다. 편하게 불러라.”

알베르트, 알베르트. 소리 내서 알베르트의 이름을 부른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형이라고 부를게요.”

형? 알베르트는 지아를 보았다.

이 아이는 소년이 아니다. 아직 어려서 티가 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의 눈을 속일 순 없다. 소녀가 소년으로 살아간다. 그건 이 아이 나름대로 살아남으려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빈민가에서 살아갈 거라면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가 편했다.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이유를 물어도 될까?”

“본명을 사용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여기는 형의 생각보다 무서운 곳이에요.”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건지. 소녀의 대답에 알베르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제가 어디로 안내해드리면 될까요?”

“금낙장으로 안내해다오.”

“금낙장이요?”

생소한 이름이라는 듯 지아는 눈을 찌푸렸다. 알베르트는 실망하지 않았다.

아무리 빈민가의 아이라고는 하지만, 가게의 이름까지 알고 있을 확률은 낮았다.

“많은 사람이 싸우는 곳이다. 아까 내가 물었던 무서운 무인들과 아저씨가 모이는 장소 말이다. 아마 골목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데. 짐작 가는 곳은 없니?”

“못된 아저씨들이 모이는 장소라면 좀 있어요. 그런데 한 군데도 아니고, 꽤 많아서….”

“네 생각에 가장 의심스러운 곳으로 안내해다오.”

생각보다 후보지가 많은 것 같다.

낙양은 알베르트의 고향인 라베린 도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대도시다. 쉽게 찾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넉넉히 잡아도 며칠은 써야 하리라. 일단 오늘은 이 아이의 안내를 믿어보자. 빈민가의 아이들은 많으니, 만약 지아의 안내가 틀려도 다른 길잡이를 쓰면 된다.

“알겠어요. 절 따라오세요.”

지아는 알베르트의 앞으로 나섰다. 좁은 골목길을 소녀는 거침없이 나아갔다.

빈민가의 풍경은 마치 숲과 같다. 아무리 걸음을 옮겨도 같은 집이 보이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사람들이 다시 나타난다. 미로를 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변화가 생겨난다. 판자촌이 점점 창이 없는 집으로 변해 갔다. 주변의 인적이 줄어들고, 이내 까만 골목에는 알베르트와 지아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서는 더 못 들어가요. 안쪽에는 아저씨들이 많은데, 항상 길을 막고 있어요.”

걸음을 멈춘 지아는 알베르트를 돌아보았다.

끝까지 안내해 줄 생각은 없다. 여기까지가 그녀가 올 수 있는 마지노선인 모양이다.

“그런가. 알았다.”

지아의 말에 알베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나아가는 그 소매를 지아는 붙잡았다. 알베르트는 지아를 돌아보았다. 연미복의 소매에 더러운 흙이 묻었다.

화들짝 놀란 지아가 제자리에서 부복했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할 필요 없다. 왜 붙잡았는지 말해봐라.”

“그, 그게…….”

정말로 괜찮은 걸까. 고개를 빼꼼 든 노아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앞에 있는 아저씨들은 진짜로 무서운 사람이에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몇 명이나 죽였어요. 왜 그런 곳을 찾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돌아가시는 게 형에게도 좋아요.”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

“하지만…….”

“고생했다. 이제 돌아가도 좋다. 너는 나를 모르고, 나도 너를 모르는 거다.”

알베르트는 유피에게 받은 돈을 꺼냈다. 소녀의 손에 동전 몇 냥을 떨궈줬다. 지아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설마 이렇게까지 많이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멍하니 돈을 바라보는 소녀를 뒤로 한 채 알베르트는 좁은 길을 걸어갔다.

길 끝에는 남자 둘이 한 문을 지키고 있었다.

다가오는 알베르트를 본 장정은 흘깃, 시선을 던졌다.

“손님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어느 문파에서 온 거냐?”

남자의 물음에 알베르트는 대답했다.

“이 안쪽에 금낙장이 있는가?”

“금낙……?”

“뭐야, 그게?”

두 사람은 모르는 눈치다. 알베르트는 건물 안쪽으로 내공을 흘려보냈다.

안쪽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10명 남짓. 그것도 무공을 다루는 이들이 아니다. 일반인. 힘 좀 쓴다는 불량배만 있는 것 같다. 늙은 쥐의 말이 맞다면 금낙장은 무인이 가득한 장소일 것이다.

여기는 아니다.

“미안하군. 잘못 찾아온 모양이네.”

알베르트는 미련 없이 걸음을 돌렸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뒤에서 욕지거리가 들려왔지만, 굳이 상대해줄 이유는 없었다.

[더 캐묻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굳이 부딪칠 이유가 있나?’

[당연한 거 아닙니까, 마스터? 아니면 이런 식으로 일일이 찾아보겠다는 말씀입니까?]

‘손을 쓰는 게 항상 정답은 아니네. 만약 금낙장이 정말로 있다면 그쪽에서 먼저 접촉해 올 것이네. 당분간은 이렇게 들쑤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스터.]

천칭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알게 된다. 굳이 설명해줄 필요는 없겠지. 바깥으로 나오던 알베르트는 골목 벽에 쪼그려 앉은 소녀를 볼 수 있었다. 지아는 상처 하나 없이 나온 알베르트를 보고 화들짝 놀라더니, 그를 향해 뛰어왔다.

“괜찮으세요?”

“가도 좋다고 했는데, 왜 기다리고 있는 거냐?”

“그, 그게…….”

알베르트의 물음에 지아는 말꼬리를 흐렸다. 소녀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혹시 알베르트를 이곳에 데려온 건 흉계였던 걸까? 빈민가의 아이들은 얕볼 상대가 아니다.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본 건지도 모른다. 그런 의심이 싹트기 시작할 무렵, 소녀는 두 눈을 꾹 감고 소리쳤다.

“끄, 끌려 나오면 아지트로 데려가 줄까 해서 남아있었어요!”

“끌려 나오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알베르트는 곧 소녀의 마음을 깨달았다.

이건 그런 게 아니다. 이 아이는 그저 자신을 걱정했던 것 같다. 지아는 홱 고개를 돌렸다.

“여기가 아닌 거죠? 다른 데도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따라오세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만.”

“사람은 돈을 받은 만큼 일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형이 준 돈은 너무 많아요. 제가 불편하다고요.”

“…….”

알베르트는 살짝 실소를 지었다.

“고맙구나.”

더러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지아의 귀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빈민가에서 자란 아이치고는 심성이 나쁘지 않은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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