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
연회(1)
객실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은은하게 달리는 마나의 빛이 반짝였다. 문 안에서 마법진을 제어하고 있던 보랏빛의 까마귀는 나뭇가지에서 날아올랐다.
꿈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알베르트의 손에 잡혀 있던 낡은 검이 부르르 떨렸다. 우웅, 하고 맑은 검명이 울렸다. 검을 쥐고 있던 알베르트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몸 전체에서 옅은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차가운 월기는 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집사의 기운을 먹어치운 월아는 만족했다는 듯 검명이 잦아들었다.
그리고 알베르트는 눈을 떴다.
손에 잡힌 월아를 본 그는 손아귀에 힘을 넣었다.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 마스터.]
‘나도 자네의 목소리를 들어서 반갑구먼. 그래, 얼마나 걸린 건가?’
[시간으로 치자면 1시간도 흐르지 않았습니다.]
‘1시간도?’
이전에도 그랬지만, 악몽 속에서의 시간 개념은 현실과 다른 것 같다.
의식을 되찾은 것은 알베르트만이 아니다. 손등을 덮고 있던 부드러운 살결이 멀어진다. 집사와 시선이 마주친 유피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맺혔다.
“무서우면 내 뒤에 숨어 있어도 돼.”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자리에서 일어난 유피는 세피로스의 지팡이를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무사히 돌아온 걸 환영해.”
“언니의 얼굴을 보니 악몽 속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드네.”
“농담이 좀 지나치지 않니?”
알베르트는 월아를 뽑았다. 검집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검신은 눈부신 푸른빛을 머금고 있었다. 몸에 활력이 도는 것 같다. 가시처럼 박혀 있던 가슴의 음기는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월아는 그를, 새로운 주인으로 인정했다.
“월아의 주인이 된 걸 축하해, 집사.”
“감사합니다, 세실리아 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감사를 표하는 알베르트의 모습에 세실리아는 손을 살래살래 저었다.
“됐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벨 황자의 몸이나 치료해줘.”
“그런 게 가능합니까?”
“어떤 음기도 월아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건 몸에 깃든 기운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야.”
“좋아. 그럼 이제 오빠를 만나러 갈까?”
유피의 물음에 알베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
객실에서 나오자 문 앞에는 로한이 대기 중이었다. 아벨 황자가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들은 세 사람은 복도를 그대로 나아갔다. 얼마나 걸음을 옮겼을까. 복도 끝에는 한 방이 보였다.
문 앞까지 다가갔을 때였다. 방 안쪽에서 두 여인이 나왔다. 낯익은 얼굴의 여인이다.
키가 큰 고혹적인 느낌의 미녀는 귀화루의 루주인 청화다. 그녀의 뒤를 따라 나온 여인은 마담인 소민이었다. 습관적으로 곰방대를 꺼내던 그녀는 눈앞의 유피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두 사람은 치마 밑단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유피에르 황녀 전하를 뵙습니다.”
청화의 인사를 받은 유피는 물었다.
“아벨 황자는 안에 있어?”
“기별을 넣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어.”
방문에 노크를 넣으려던 마담은 손을 내렸다. 그녀의 역할은 알베르트가 대신할 것이다.
“안색은 좀 어때 보였어?”
“이전보다 더 나빠지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사태에서 조금 무리를 하신 모양입니다.”
“그래? 힘을 쓰지는 않았을 텐데…….”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피의 어깨에 세실리아는 손을 얹었다.
“아벨 황자님은 유피를 정말로 아끼나 보네.”
“느닷없이 무슨 소리야?”
설명은 돌아오지 않았다. 마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제 귀화루로 돌아가는 거야?”
“잠시 들릴 곳이 있어서, 식사를 그곳에서 해결한 뒤 돌아갈 것 같습니다.”
“그래. 조심히 돌아가.”
“감사합니다. 황녀님께서도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두 사람이 물러나자 유피는 알베르트를 불렀다. 한 발짝 물러나서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알베르트는 말없이 문 앞으로 다가갔다. 똑똑, 하고 조용한 복도에 노크 소리가 울렸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문 안쪽에서 얼굴을 드러낸 것은 로버트 집사였다.
노집사의 안내를 따라 방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객실과도 비슷한 분위기의 응접실이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방을 지나 좀 더 안쪽까지 들어간다. 그곳에는 화려한 침실이 있었다. 두꺼운 이불을 덮은 아벨 황자는 상반신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아벨은 병색이 완연한 얼굴이었다. 머리맡에서 수건을 짜고 있던 의원은 유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젊은 의원은 천하 객잔에서 봤던 라온이었다. 아벨은 기침을 토해냈다. 콜록거리는 그의 입을 향해 라온은 수건을 받쳤다. 한 점의 피가 하얀 수건에 배여 나왔다.
“오빠.”
예상하지 못한 아벨의 모습에 유피는 침상으로 다가갔다.
“괜찮은 거야?”
“그런 시선으로 보지 말아라. 한 일주일만 쉬면 괜찮아질 터니.”
더러워진 수건을 로버트 집사에게 넘긴 아벨은 말을 이었다.
“연회를 길게 못 해서 약해진 것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농담할 기분이 들어?”
유피는 얼굴을 찌푸렸다. 거친 말과는 달리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이 한가득 어려 있었다. 아벨은 그런 동생을 바라보았다. 하얗게 질린 얼굴에서 덧없는 웃음이 떠올랐다.
“그래도 썩 나쁜 기분은 아니구나. 네가 날 걱정해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헛소리할 기력이 있는 걸 보니, 죽을 때는 아닌가 보네.”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세실리아가 말했다.
“음기를 음기로 관리하신 모양이군요. 음기의 상태를 지속해서 봐야 하는 어려운 치료법인데, 나이가 어린 것치고는 의원의 실력이 괜찮네요.”
“음기를 음기로?”
라온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의원을 보며 아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산의 마녀. 명불허전이로군.”
“많이 아픈 모양이네요, 아벨 황자님. 그래서 제가 말했잖아요. 차라리 여자가 되시는 편이 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요.”
“그 말은 농담인 줄 알았다만.”
“전 잘생긴 남자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아벨은 로버트 집사가 가져다준 서리꽃을 먹었다.
한 잎, 한 잎 천천히 입안으로 꽃을 옮긴 그는 한결 나아진 표정을 지었다.
“그래, 갔던 일은 잘 해결했느냐?”
“물론이야.”
월아는 알베르트의 허리춤에 있었다. 칼자루에는 뱀 모양의 장식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 이번에는 내 차례구나. 천하 객잔에 연회장을 준비해 놓았다. 원래는 나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보다시피 이래서 네가 내 자리를 대신해 줘야 할 것 같다.”
“그건 내가 바라는 자리가 아닌데.”
“네가 좋아하는 만두가 한가득 나올 것이다. 부탁하마.”
동생이 좋아하는 기호 식품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기침을 토해내면서도 오빠는 웃었다.
“생각해 볼게. 그러니까 몸이나 챙겨, 바보 오빠.”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긴다.”
말해도 소용없다. 유피는 한숨을 쉬었다.
“선물이 있어.”
“선물? 너한테 선물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군.”
아벨의 농담에 어울리고 싶지 않은 듯, 유피는 못 들은 척 말을 이었다.
“오빠는 날 믿어?”
“동생을 믿지 않는 오빠는 없다.”
“좋아. 그럼 이 앞으로 무슨 짓을 저질러도 용서해 주는 거야?”
“그건 좀 어떤가 싶군.”
“항상 말만 번지르르하다니까.”
“신중한 것과 단순한 건 다르다.”
단순하다는 게 누굴 의미하는지 알아차린 유피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세실리아를 보았다. 세실리아는 알았다는 듯 품에서 작은 지팡이를 꺼냈다.
유피의 발치에서 마법진이 떠올랐다. 침대 아래쪽에서 떠오른 마나는 순식간에 방 안을 채웠다. 농밀한 마나 때문일까. 라온이 헛구역질을 했다.
“부탁해, 알.”
유피의 목소리에 알베르트는 앞으로 나왔다.
“실례하겠습니다, 황자님.”
허리춤의 월아를 뽑는다. 낡은 검집을 타고 하얀 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 오기 전 세실리아에게 대충 이야기는 들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해볼 필요는 있겠지.
침대 앞으로 나오는 로버트의 발걸음을 아벨은 손을 들어 막았다.
“그렇군. 그것이 월아인가.”
세피로스의 지팡이를 꺼낸 유피는 마법진 중앙에 꽂았다. 환한 은빛이 아벨의 몸을 감싸 안았다. 침상 앞으로 걸음을 옮긴 알베르트는 아벨을 향해 월아를 찔렀다.
“-!”
“황자님!”
가슴 한 치를 앞에 둔 채 월아의 칼끝이 멈춰 있었다. 아벨은 유피를 보았다. 무엇을 하고 싶은 거냐는 시선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잠시 후, 아벨의 몸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올랐다. 스산한 느낌의 연기는 월아로 빨려 들어갔다.
“이건…….”
이윽고 푸른 연기는 그 자취를 감췄다.
환한 빛이 사라지고 알베르트는 월아를 수납했다. 월아는 만족했다는 듯 맑은 검명을 냈다.
“의원. 오빠의 몸을 확인해 봐.”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난 라온은 아벨의 맥을 짚었다.
“음기가 진정됐습니다.”
떨떠름한 의원의 표정에 아벨은 손바닥을 폈다. 몸 안의 상태를 확인하듯이, 그는 음기를 끌어냈다. 휘리릭, 하고 얼음꽃이 손안에서 피어났다. 뒤따라오는 통증은 없다. 얼음꽃은 녹아내리듯이 사라졌다.
“설마, 구음절맥을 치료한 거냐?”
“음기만 잡아냈을 뿐이에요. 황자님의 저주를 생각한다면, 음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죠. 무슨 말씀인지는 제가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힘의 제어는 내 몫이라는 말이군.”
“그렇답니다, 황자님.”
세실리아의 당부에 아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본신의 힘을 조절하는 것. 몸이 마기에 침식당하지 않게 하는 것은 마족이라면 누구나 거쳐 가는 연례행사였다.
“뭐라 감사의 말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군.”
“할 필요 없어. 우린 가족이잖아.”
유피는 세피로스의 지팡이를 아공간에 수납했다. 간단한 마법이 아니었는지, 그녀는 깊게 숨을 토해냈다. 아벨은 호흡을 고르는 유피를 보며 감개무량하다는 듯 말했다.
“너한테서 가족이라는 말을 들을 날이 올 줄이야. 정말 철이 들었구나, 유피.”
유피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언젠가 시더 오빠에게서 들었던 말이다. 아벨에게도 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렇게 표현이 서툴렀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확실히 말로 표현한 기억은 없었다. 무심코 그녀는 알베르트를 보았다.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런가. 그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혔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전부 해줬어. 이제 남은 건 오빠가 노력하는 것뿐이야.”
“기대에 부응하마.”
동생은 성장했다. 톡톡 쏘는 말은 여전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아졌다는 것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넌지시 바라보던 아벨은 물었다.
“당분간은 양양에 있을 생각이냐?”
“길게 있지는 않을 거야.”
양양에서 볼일은 끝났다.
구태여 이곳에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었다.
“혹시 낙양에 가 볼 생각은 없느냐?”
“낙양은 왜?”
유피가 반문하자 아벨은 로버트 집사를 불렀다.
노집사는 유피에게 로사리오를 건넸다. 로사리오의 뒤에는 달토끼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건 루미에르 교의 로사리오가 아니라 십자패였다.
“신교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
“이신설교 말이지.”
“그렇다. 녀석들의 비밀 교단이 낙양에 있다더군. 통칭 월궁(月宮)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달의 궁전. 번지르르한 이름을 들은 유피는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사교 주제에 궁전까지 있나 보네.”
“본부 교단으로 불리는 신당과 월궁은 다르다는 모양이다. 실제로 신도들이 접근할 수 있는 건 신당 정도고, 월궁은 교단 내에서도 중요 직책을 맡은 장로들만이 알고 있다고 하더군. 그리고 내가 알고 싶은 건 그 월궁이다.”
“월궁이 마음에 걸린다는 거지?”
“그렇다. 그곳에서 마왕과 관련된 비밀스러운 의식이 치러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
유피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건 또 재밌는 이야기네. 직접 확인해 본 거야?”
“낙양은 형님의 성이다. 내가 간섭할 수 없다.”
“아하, 그래서 나한테 부탁하는 거구나.”
“그런 셈이다.”
형제의 관계를 떠올린 유피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적당히 화해하는 게 어때? 연결책인 수정구도 있을 텐데 말이야.”
“우린 싸운 적 없다. 그저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형님은 바보 무인이니까.”
“그래, 그리고 오빠는 약아빠진 주술사고.”
“그런 너는 음침한 마녀지 않나?”
남매의 시선이 교차했다.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던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입을 열었다.
“이 화제는 그만하지.”
“그러게. 나도 동의해.”
서로에게 이득 될 것이 하나도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 시더 오빠는 낙양에 없다고 들었어.”
“북부 캘러미티(Calamity)들의 동태를 보러 갔다.”
“캘러미티?”
“북부에서 야왕이 나타난 것은 알고 있느냐?”
유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실리아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다.
그 수많은 야만족을 통합하고 아드레이 대산에서 대관식을 치렀다는 왕.
“녀석들이 지칭하는 이름이다. 더는 야만족이라고 불리고 싶지 않던 모양이구나.”
“웃기지도 않네.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면 뭐해. 녀석들의 행태는 그대로인데.”
“야만적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캘러미티가 약했던 이유는 서로 물어뜯기 바빴기 때문이다. 녀석들의 머릿수는 제국의 인족과 우리를 합한 것보다도 많을 것이다.”
“전쟁은 머릿수로 하는 게 아니야.”
“압도적인 폭력만큼 알기 쉬운 힘도 없다. 그것도 우리와 같은 피를 이은 자들이니 말이다.”
“…….”
경계하는 편이 좋다. 아벨의 충고에 유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마왕에 관한 이야기라면 내가 확인해 볼게.”
“고맙다, 유피.”
“됐어, 몸이나 챙겨.”
“그렇게 바쁘지는 않을 거다. 신교에서의 일이 끝나고 나면 낙양에서 관광이나 즐기고 오렴.”
“어련하시겠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몸이 좋아진 아벨을 지켜보던 로버트 집사는 알베르트를 불렀다.
“알베르트. 이전에 말한 책 말인데, 이미 누군가 대여한 상태더군.”
로버트 집사가 말했던 사군자라는 책에 관한 이야기다.
가문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상당히 오래전에 빌려 갔더군. 아직도 반납이 안 되어 있는 것을 봤을 때, 아무래도 책을 찾는 건 힘들 것 같네.”
로버트 집사는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듯 안색이 흐려졌다.
“아닙니다. 찾아주시려고 하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로버트 집사님.”
알베르트는 고개를 숙였다.
가문에 관한 것은 천천히 알아가도 괜찮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또 어디선가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나는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네. 하지만 유피에르 황녀님께서 고른 남자가 평범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네. 황녀님을 곁에서 잘 보좌해 주게나.”
노집사는 알베르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주름이 가득한 로버트의 손은 예전의 자신을 떠올리게 했다. 유피를 걱정하는 마음을 느낀 알베르트는 그 손을 맞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