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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숲의 마녀(2)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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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의 마녀(2)

    알베르트가 의식을 되찾은 건 그로부터 3일이 지난 후였다.

    눈에 익은 저택의 방과는 다른 살풍경한 방의 모습. 침대 외에는 뭔가 눈에 띄는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방 안의 장식품 중 눈길을 끄는 건, 벽면을 장식한 반쯤 찢겨나간 명화였다. 얼굴 부분이 검게 그을린 드레스 차림의 소녀와 그 손을 꼭 잡은 찢겨나간 누군가.

    알베르트의 기억 속에 있는 방이었다.

    다른 방을 내줄 수는 없었겠지. 이 성에서 그나마 온전한 방은 이 방과 성의 주인이 사용하는 공방뿐이었다. 응접실이 있기는 했지만, 그 방은 무늬만 응접실인 장소였다. 그녀는 손님을 맞이할 때면 항상 홀을 사용했다.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은 몇 되지 않았고, 그녀는 그들을 반기지 않았다.

    불청객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그녀가 알베르트를 받아들인 것은 순전히 그가 갖고 온 로브 때문이었다.

    바닥에 있는 딱딱한 귀리 빵과 물을 본 알베르트는 먼저 주린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아직 몸 상태는 온전치 않았다. 두 팔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고, 머릿속은 열 때문인지 의식조차 몽롱했다. 배가 부르자 다시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알베르트는 잠들 수 없었다.

    ‘그래, 어쩐 일로 이렇게 조용한지 물어봐도 되겠나?’

    [마스터에게는 실망했습니다.]

    ‘사전에 말하지 못한 건 미안하네. 하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네.’

    [그런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리 생각한 건 저 혼자뿐이었던 모양이군요. 안 그렇습니까, 마스터?]

    천칭의 반응은 알베르트의 생각보다 날이 서 있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건 둘뿐이다. 한데, 다른 누구도 아닌 마스터가 자신에게 비밀로 하고 이곳을 찾아온 게 무척이나 서운했던 모양이다.

    ‘그녀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자네는 반대했을 테지. 그래서 그랬네.’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이 성의 주인은 마족입니다. 그것도 그냥 마족이 아니죠! 바로 그 유피에르 바토리입니다!]

    알베르트의 머릿속이 울릴 정도로 큰 목소리였다.

    생각지도 못한 고함에 알베르트의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 감정을 드러낸 천칭을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천칭도 자신의 반응이 과했던 걸 깨달았는지, 잠시 후 말을 잇는 목소리에는 평소와 같은 침착함이 돌아와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곳에 온 겁니까? 유피에르라면 마족의 3군단을 통솔하던 황녀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들었네. 그녀가 3군단을 통솔하는 마장군이 되었다고 말일세.’

    일찍이 마족의 첫 번째 침략을 알렸던 1차 대전쟁.

    검성 블라드 루드비히 공작이 활약한 2차 대전쟁.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3차 대전쟁에서 총 4개로 나뉘었던 마족의 3군단을 통솔했던 황녀가 바로 이 성의 주인인 유피에르 바토리다.

    뛰어난 인형사이자 강령술사.

    마족들 사이에서도 대마법사로 유명한 그녀는, 숲의 마녀라는 이명으로 불렀다.

    [거기에 그녀는···. 후. 말을 말죠, 마스터.]

    ‘아니네, 유피는 아가씨와 많이 싸우기도 했지.’

    [유피? 대단하군요. 마족의 13황녀를 애칭으로 부를 수 있는 인간은 마스터밖에 없을 겁니다.]

    비아냥거리는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슬픔에 가까웠다.

    천칭과 오랜 시간을 보낸 알베르트는 그 목소리에 어린 감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런가. 아가씨를 죽인 건 유피였던 모양이군.’

    [······.]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가씨의 실력이라면 한순간에 목숨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 무리를 하는 성격도 아니시다. 하루는 알베르트가 아가씨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작은 다툼을 해도 어째서 아가씨는 매번 이기시는 거냐고. 그에 대한 아가씨의 대답은 간단했다.

    ‘매번 이기는 게 아니야, 알. 이길 수 있는 싸움에만 응하는 것이 내 방식이야.’

    [아닙니다, 마스터. 차라리 그런 거라면 편했을지도 모릅니다. 전 마스터는 유피에르를 지키다가 죽었습니다.]

    ‘······.’

    [그리고 유피에르도 죽었죠. 말해두겠지만, 마스터 때문이 아닙니다. 전 마스터는 자신의 의지로 유피에르를 지켰습니다. 그녀는 마족 중에서도 그나마 온건파였으니 말입니다.]

    ‘그런···. 가.”

    알베르트는 두 눈을 감았다. 복잡한 감정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기쁨? 슬픔? 아니, 이건 안도감에 가까웠다. 자신의 눈은 정확했다. 역시 그녀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웁니까, 마스터?]

    ‘아닐세, 이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네.’

    결심을 굳힌 알베르트는 열기로 가득 찬 숨을 토해냈다.

    *&*

    다음 날, 자리에서 일어난 알베르트는 천칭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회귀한 지 5년. 일단 원석을 닦는 것은 성공했다. 생각보다 느리긴 하지만 마나를 다루는 능력도 생기고 있고, 이렇게 흘러간다면 이전 시대에 있었던 힘을 되찾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예정된 아가씨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잘못 끼운 단추부터 풀어야 했다.

    [3차 대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알고 있겠죠, 마스터?]

    ‘마왕의 부활이었지.’

    알베르트의 기억이 맞다면 현재 마족의 왕은 부재중이었다.

    물론 확실치는 않았다. 이 시점에서 마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아는 인간은 없었으니까. 다만, 이전 시대에 있었던 상황을 종합해서 예측할 뿐이다.

    지금 마계는 차기 마왕의 자리를 두고 1황자인 시더 아르테니아와 5황자인 아벨 워스테인이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을 터다. 13황녀인 유피에르 바토리는 마왕의 자리에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마왕보다 다른 것에 더 정신이 팔린 상태였다.

    이전 삶에서 처음 그녀와 만났던 것은 아가씨가 수도로 상경한 이후였다. 루드비히 공작 가문이 참사를 당하고, 뿔뿔이 흩어진 사용인들을 찾아 알베르트가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그때, 그녀는 신기루처럼 알베르트의 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묘한 매력을 갖고 있던 여성이었다. 묘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인형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스스로 만드는 걸 즐기던 아가씨. 수준급의 마법을 다루면서도 이름이 알려있지 않았던 마법사.

    알베르트와 저택으로 온 유피에르는 아가씨와의 생활에 금방 적응했다.

    유피에르와 아가씨가 함께 있을 때면 알베르트는 마치 두 아가씨를 모시는 기분이 들었다. 아가씨는 함께 지내는 유피에르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인정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때는 아가씨의 마법 스승으로. 어떤 때는 아가씨의 둘도 없는 친우로.

    아무 전조 없이 그녀가 사라졌을 때, 알베르트를 시켜 그녀를 찾아오라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아가씨였다. 그리고 유피에르를 찾으러 나선 알베르트는 문제의 리치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 고성의 리치가 그리 중요한 존재였습니까?]

    ‘나도 모르겠네.’

    유피에르와 힘을 합친 끝에 리치를 쓰러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리치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리치가 마족이라는 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그 리치가 그녀에게 있어 어떤 존재였는지, 리치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두 정체불명이었다.

    리치와의 사건이 끝나고 유피에르를 다시 데려오는 데 성공한 알베르트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마왕이 부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왕의 부활은 황자의 권력 다툼을 멈추게 했고, 우습게도 제국을 멸망시키기 위해 침략을 시작했다.

    그 결과 일어난 것이 이전 시대의 3차 대전쟁이다.

    ‘말하자면 유피도 휘말려든 것이겠지.’

    [타의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들, 선택한 것은 그녀 본인입니다.]

    ‘알고 있다네.’

    [사적인 감정은 한쪽으로 치워두시죠, 마스터.]

    날이 선 천칭의 목소리에 알베르트는 감정을 죽였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뭐죠?]

    ‘내가 목숨을 바쳐 아가씨의 죽음을 막는다고 한들 제국이 마족에게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네. 그저 아가씨의 삶을 약간 연장할 뿐이겠지. 그것은 답이 될 수 없다네. 아가씨를 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없지. 그렇다면 내가 취할 수 있는 수는 몇 가지 안 되네.’

    처음에는 그저 아가씨의 목숨만 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알베르트 본인이 힘을 갈고 닦고, 이전 삶에서 있었던 지식을 활용해서 위기를 막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건 본질을 해결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목숨을 버린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아가씨가 목숨을 구할 뿐이다. 마족의 침략이 끝나지 않으면 결국 아가씨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쟁을 피해야 하네.’

    [전쟁을 막는다는 거군요.]

    이르는 답은 결국 하나였다.

    3차 대전쟁을 막는다. 마족과 제국의 전쟁을 피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예정된 비극을 피할 수 있었다.

    [하실 수 있겠습니까, 마스터? 마족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죠?]

    ‘그리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네.’

    하지만 이 세계의 누구보다도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피에르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1차 대전쟁의 원인은 인간에게 있었고, 그로 인해 마족이 인간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죠?]

    ‘1황자인 시더와 5황자인 아벨의 신뢰를 얻어야 하네.’

    [그런 취향이었습니까?]

    ‘농담할 기분 아니네.’

    3차 대전쟁의 배후가 마왕이라고는 하지만, 주 병력을 이끌고 앞으로 나온 것은 황자와 황녀다. 그들과 이야기가 잘 풀린다면 전쟁의 끈을 푸는 것은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새로 왕을 옹립하는 건 어떻습니까? 마왕의 부활까지는 꽤 시간이 남아있으니 말입니다.]

    ‘1황자나 5황자를 마왕으로 말인가?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네.’

    알베르트도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마왕이 부활하기 전에 새로운 마왕을 옹립한다면, 3차 대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부활한 마왕이 인간과의 전쟁을 고집한다면 마족 내에서 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고, 그 혼란은 제국에게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 수는 취할 수 없었다.

    ‘1황자인 시더는 불같은 마족이고, 5황자인 아벨은 얼음 같은 마족이네. 성격은 정반대인 두 사람이지만, 하나 일치하는 것이 있네. 동족을 위해서라면 다른 종족을 침략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는 것이지. 말하자면 말이지, 둘 다 마왕의 그릇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네.’

    [인간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이야기겠죠. 제가 봤을 땐 둘 다 어엿한 왕의 그릇입니다.]

    ‘인간을 파멸시키기 딱 좋은 마왕이겠지. 차라리···.’

    [유피에르 황녀가 왕이 되는 게 낫다, 입니까?]

    ‘그러네. 둘보다는 차라리 유피가 마왕이 되는 게 낫지.’

    인간을 그나마 우호적으로 봐주는 마족이다.

    당초에 유피에르가 알베르트와 접촉했던 것도 순전히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기 때문이다. 인간을 길가에 돌아다니는 마물처럼 생각하는 황자들보다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봐주는 유피에르라면 알베르트도 믿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안 될 말이네. 유피는 마왕의 자리를 원하지 않아.’

    [기반 세력도 문제죠. 13황녀를 지지하는 마족은 몇 되지 않습니다.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모난 돌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네. 그러니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몇 되지 않네.’

    알베르트의 생각은 이러했다.

    1황자와 5황자의 신뢰를 얻고, 그걸 기반으로 부활한 마왕을 타도한다.

    그리고 둘의 분쟁이 끝나지 않게 조장해, 마족의 힘을 내부로 돌린다. 그리된다면 3차 대전쟁을 피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몰랐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내가 이렇게 돌아온 것도 불가능한 일이지 않았나?’

    [기적을 바라는 건 요행입니다, 마스터.]

    ‘기적의 산물인 자네가 말해도 썩 믿음이 가질 않는구먼.’

    알베르트도 힘든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해내야만 했다.

    그냥 그런 거라고 포기하고 물러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가씨의 목숨이, 더 나아가 제국의 명운이 걸린 일이었다.

    [차라리 인간과 마족을 중재하는 건 어떻습니까?]

    ‘중재?’

    [인간과 마족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서로 국경을 개방하고 물자를 나누고, 우호국으로 나아가는 거죠. 마침 유피에르라는 괜찮은 재목이 있지 않습니까? 그녀를 우리 편으로 섭외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가능한 이야기지 않을까요?]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적어도 마스터가 말한 방법보다 이쪽이 현실적입니다.]

    유피에르는 그나마 인간을 우호적으로 봐준다.

    그녀의 힘을 빌려 두 나라가 문호를 개방하게 만들 수 있다면 전쟁을 피하는 건 물론이고, 두 종족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좋은 이야기다. 그렇지만···.

    ‘나쁜 제안은 아니군. 하지만 불가능하다네.’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될까요, 마스터?]

    납득할 수 없다는 천칭의 물음에 알베르트는 말을 이었다.

    ‘유피가 왜 권력 다툼에서 멀어졌는지 알고 있는가?’

    [글쎄요. 황녀라는 신분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거기에 유피에르는 막내 황녀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황자들에 비하면 권력 기반이 약할 수밖에 없겠죠.]

    천칭의 말은 맞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했다.

    전 마왕의 자식 중 현시점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1황자인 시더와 5황자인 아벨. 그리고 13황녀인 유피에르 뿐이었다. 다른 후계자들은 차기 마왕의 자리를 노리는 권력 다툼 속에서 목숨을 달리 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럼 자네의 말대로 가장 약한 유피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나?’

    [흠, 그녀는 뛰어난 마법사지 않습니까? 독보적인 인형사이기도 하고요. 마도 실력이 뛰어난 그녀를 쉽게 건드리지 못한 건 아닐까요?]

    ‘그게 아닐세. 힘이 문제가 아니네. 다른 후계자들은 그녀를 경계할 필요가 없었네. 그녀는 순혈 마족이 아니니까.’

    [순혈이 아니라고요? 설마···?]

    ‘그렇다네. 유피는 인간과 마족의 혼혈이라네.’

    혈통 상 절대로 마왕이 될 수 없는 황녀.

    루미에르 교가 만든 성수가 통하지 않는 혼혈이 그녀의 출생이었다.

    마족들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과 피가 섞여버린 마족은 왕좌에 올라갈 수 없었다. 혼혈 마족은 그들의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신분이었으니까.

    저택에 머물렀던 식객으로부터 혼혈 마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알베르트는, 그것이 13황녀인 유피에르 바토리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군요. 확실히 써먹을 수 없는 수입니다. 답답한 상황이군요. 황자들의 신뢰를 얻느니, 차라리 마스터가 강해지는 쪽이 빠를 것 같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든, 두 황자와 유피의 신뢰를 얻어두면 빛들 날이 있을 거로 믿고 있네.’

    [부디 그랬으면 좋겠군요, 마스터.]

    여느 때와 달리 천칭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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