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序 (1/200)

 # 1

저택은 적막감에 가라앉아 있었다.

어두운 홀은 노집사의 기억과 한 치도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진열대 위에는 아름다운 예식용 검이 장식되어 있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역대 황제들의 초상화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그림의 아래로는 미적 가치를 중시한 풀 플레이트메일(Full Plate Mail)이 벽면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무장한 병사들이 복도 안쪽에서 지켜보는 것 같은 그 모습은 묘한 위압감마저 선사하고 있었다.

한때는 사교회의 장으로 쓰였던 홀이다.

이곳에서 파티가 열릴 때면 수없이 많은 귀족 여식들이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산해진미로 가득한 요리와 포도주는 방문객들의 입을 즐겁게 만들었다. 안쪽의 무대는 어떠한가. 심플하게 마련된 단상 위에서는 음유시인과 무희들이 자신만의 재주를 선보였다. 그들이 보이는 마음을 울리는 연주와 현란한 춤사위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었다.

정말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당시의 모습을 떠올린 노집사는, 텅 빈 저택을 쓸쓸히 둘러보았다.

과거의 영광은 더는 이곳에 남아있지 않았다.

명문의 본가라는 말이 무색하다. 저택은 텅 빈 껍데기만 남아있었다.

홀 안을 장식하는 수많은 사치품은 먼지투성이였다. 은빛으로 빛나던 풀 플레이트 메일은 녹이 슬어있었고, 황제의 초상화는 곰팡이가 피어 색이 누룩하게 변해있었다. 예식용 검도 마찬가지다. 검을 담아놓은 장식대 위에 쳐진 거미줄은, 긴 시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는 걸 짐작하게 했다.

그건 저택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보이는 조각상도 예외는 아니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화려한 계단. 붉은 융단이 깔린 계단의 끝에는 이 저택의 주인을 칭송하는 조각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리석을 깎아서 만든 조각상은 인류의 수호자라 칭해지는 7서클 대마법사, ‘천칭의 마녀’ 아리시엘 루드비히다.

루드비히 공작 가의 현 가주, 아리시엘 루드비히는 조각상을 받았을 때 곤란한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노집사, 알베르트 라나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노쇠한 머리로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살짝 귀가 붉어진 아가씨가 이런 것 좀 그만하면 안 되겠냐고 속삭이던 일이.

그런 아가씨를 보면서 웃음 짓던 저택의 사용인들은 더는 이곳에 있지 않았다.

한때는 열 명이 넘는 식솔이 이곳에 살았었다.

저택에서 담화를 나누고, 식사를 준비하면서, 정원을 가꾸던 가족들이.

그러나 그것도 과거의 이야기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아가씨는 그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건 일평생을 루드비히 가문과 함께 해 온 노집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국, 이 넓은 저택에는 아가씨 혼자 남게 되었다.

「집사도 가. 지금까지 날 보좌하느라 고생했어.」

노집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저택을 떠날 때 들었던 아가씨의 말이다.

어렸을 때 공작인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정신이 망가져 이른 나이에 루드비히 가의 가주가 되어야만 했던 아가씨. 응석을 부려야 할 나이에는 마나를 수련하고, 과자를 먹어야 할 나이에는 마석을 흡수했던 소녀. 유리처럼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던 연약한 소녀는 늠름하게 성장해, 결국 인류 최초의 7서클 대마법사라는 위대한 경지를 이룩했다.

인류의 수호자. 전장의 여신. 마족과의 전쟁에서 수많은 공훈을 세운 천칭의 마녀.

노집사 알베르트에게 있어, 강인하게 성장한 아가씨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랑거리였다.

「철회하지 않으면 저도 아가씨를 떠날 뿐입니다.」

「그렇구나. 지금까지 고생했어. 언젠가 다시 볼 날이 있으면 좋겠네.」

그 말을 따라서는 안 됐다. 남은 건 후회밖에 없었다.

아가씨와 나눈 마지막 대화를 떠올린 노집사는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하얀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왔다. 늦은 나이에 마나의 축복을 받은 그의 육신은 젊음을 보장했지만, 노집사는 그 축복을 거부했다. 젊은 육신과 얼굴, 검은 머리카락은 아가씨의 성장에 방해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별이야, 알. 말은 안 했지만, 나. 당신을 아버지처럼 생각했어.」

딸이나 다름없었던 아가씨는 이제 없었다.

그녀가 결혼했던 그 순간에도 영원히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축복했건만.

언젠가는 그녀의 아이를 다시 한 번 모시는 기적이 있기를 바랐건만.

망연자실한 노집사는 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관 속에 담긴 아가씨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저택을 떠난 지 어언 10년. 아가씨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온 그리운 저택에서, 노집사는 그녀의 시체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드디어 고집을 꺾었다고, 전장을 떠나 평화롭게 노후를 보내실 거라고 그렇게 여겼다. 희망에 가득 찼던 귀갓길이, 슬픔으로 변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모두 이 노집사의 잘못입니다. 만약 제가, 당신을 떠나지 않았다면···.”

알베르트의 눈에 회한의 눈물이 차올랐다.

다른 모두가 등을 돌린다 해도, 자신만큼은 그 곁을 지켜줬어야 했는데. 홀로 남은 아가씨의 눈동자에는 무엇이 남아있었을까. 아무것도. 그저 노집사인 알베르트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으리라.

“다시 한 번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집사도 알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다. 아가씨의 손안에는 언젠가, 노집사가 선물했던 로사리오가 그대로 쥐어져 있었다. 노집사의 가문에 내려오는 보물. 언젠가 위대한 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전승이 담긴 보석. 노집사를 내쫓고도 그녀는 선물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건지, 로사리오 안의 붉은 보석은 그 흔한 흠집조차 보이지 않았다.

따뜻한 그 마음과는 반대로, 차갑게 식어버린 아가씨의 손을 쥔 채 노집사는 소리 없이 울었다.

*&*

[천칭이 기웁니다.]

[세계를 재구축합니다. 3, 2, 1. 실패. 어긋난 세계를 바로 잡기 위해 치환을 시작합니다.]

[재구성에 성공했습니다.]

[천칭의 자리가 활성화됩니다. 이 시간 이후로 천칭은 새로운 마스터 알베르트 란과 함께 합니다.]

*&*

눈을 뜬 노집사의 머릿속은 여전히 무거웠다.

어젯밤은 어떻게 잠든 건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일어나보니 익숙한 방이 보였다. 몸에 깊게 새겨진 습관대로, 저택에 있던 당시 사용했던 방으로 돌아와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아가씨가 없더라도 그의 삶은 계속된다. 부질없게도 알베르트의 남은 수명은 길었다. 수련을 거듭했던 그의 몸은 평범한 사람보다 더 많은 수명을 누릴 수 있었다. 자연사를 바라는 건 힘들겠지. 차라리 이대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건 어떨까. 모든 것이 허망해진 알베르트는 뜨거운 두 눈덩이를 지그시 눌렀다.

소중한 것이라고는 이제 그의 손에 남아 있지 않았다.

노집사에게는 혈연도 없었다. 그저 아가씨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나날. 결혼할 시기는 진작에 놓쳐버렸다. 일찍이 함께 걸어가고 싶었던 여성이 있었지만, 그녀는 지금 그의 곁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어버린 걸까. 노집사는 그 답을 알고 있었다. 마족과의 전쟁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 그녀도, 아가씨도. 모두 전란의 화마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불현듯 노집사는 어렸을 때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홀로 남은 아들을 보면 어머니는 뭐라고 말씀하실까?

가문의 마지막 혈통이 끊기는 것을 한탄했을까. 그렇지 않으면 집사가 되어버린 그를 원망했을까. 어느 쪽이든 노집사는 신경 쓰지 않았다. 죽는 그 순간까지 어머니는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범인(凡人)이었다. 재능 같은 건 없었다. 그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노력이었다.

마나의 축복을 받은 건 순전히 인복(人福)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나를 접하는 게 너무 늦었던 그의 재능을 억지로 개화시켜 주었던 게 아가씨였다. 인류 최초의 7서클 대마법사. 전인미답의 경지를 이룩한 아가씨의 도움으로 노집사는 일반 기사들과 비슷한 신체 능력을 손에 넣었다.

숲의 일족이라는 엘프에게 받은 축복은 마법과 인연이 없던 그를 정령사의 길로 이끌었다. 4대 정령 중 어느 정령과도 계약을 맺지는 못했지만, 어둠의 정령 중 하급 정령인 보이드(Void)는 노집사의 부탁에 응해줬다. 4대 정령이 아닌 어둠이 노집사의 부름에 답해준 것은, 분명 그녀와의 인연 때문일 것이다.

아가씨의 스승이었던 마법사로부터는 기초 마법을 배웠다. 물론 타고 난 재능도, 마나의 친화력도 떨어지는 노집사는 변변찮은 마법조차 구사하지 못했다. 그가 사용하는 마법은 모두 일상에 쓸법한 잡다한 기술들로, 마법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실력이었다.

노집사가 배워온 모든 기술은 아가씨를 위한 것이었다.

허나, 아가씨가 없는 지금. 이제 와서 그 모든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노집사는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내려갔다. 요리는 좋다. 손을 움직이는 동안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으니까. 나아갈 길을 잃어버린 지금, 그저 머릿속을 비우고 싶었다.

부엌에 들어선 알베르트는 식칼을 쥐었다. 주방에 쌓인 식재료를 그는 말없이 요리하기 시작했다. 한때는 아가씨를 위해 준비하는 요리가 그의 모든 것이기도 했다. 차갑게 식은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 알베르트는 고개를 저었다. 슬픔에 잠기는 건 좋다. 하지만 슬픔에 삼켜지는 일만큼은 피해야 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구멍이 뚫린 것처럼 텅 빈 마음은 노집사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슬픔에 잠긴 노집사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요리를 하기 위해 든 식칼과 그릇들이 왜 평소와는 다르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모든 게 낡고, 관리되지 않았던 저택에서 왜 식칼의 날이 갈려있었는지.

아가씨가 비운 지 오래된 저택에 왜 이렇게나 많은 식재료가 보관되어 있는지.

요리할 때마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시끄러운 소리조차, 단순히 큰 슬픔에 잠긴 자신이 환청을 듣는 거로 생각했다.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겁니까? 노망이라도 들린 겁니까, 이 노친네는?]

*&*

루드비히 공작가의 요리장 슈바인은 신비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른 새벽에 눈을 뜬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내려왔다.

이 저택의 주인님이신 라시엘 공작님의 메인요리에 쓸 야채를 다듬기 위해서다.

“뭐지?”

본래 야채의 손질은 요리장인 슈바인이 할 일이 아니었다. 그의 밑으로는 열 명이 넘는 제자들이 있었고, 수습 제자들은 요리의 길에 입문하기 위해서 야채를 손질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요리에 쓰는 재료에 감사의 마음을 갖고, 밑 재료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이제 손질된 재료를 받아서 요리를 만들었지만, 요리장 슈바인은 달랐다. 적어도 그는 자신이 올리는 요리는 재료부터 자신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그중에서도 불은 특히 중요했다. 아무도 없는 주방에 내려와 커다란 가마솥에 불을 넣는 행위는 그에게 있어 하나의 의식과도 같았다. 자연이 준 선물에 감사하며, 그 화기(火氣)를 이용하는 걸 자비롭게 보아달라는 슈바인만의 의식.

한데, 아무도 없을 터인 부엌에는 이미 불이 들어와 있었다.

“······.”

처음에는 수제자 중 한 명이 요리 연습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가 아끼는 수제자 로날드는 요리에 재능도 있었지만, 재능이 빛을 발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 제자였으니까. 하지만 부엌에 서서 요리를 만들고 있는 아이는 그의 제자 중 하나가 아니었다.

인상이 나쁜 검은 머리의 소년.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저택에 들어온 지 이제 일주일밖에 안 된 수습 집사다. 루드비히 공작 가의 유일한 수습 집사. 분명 마님의 자비로 들어온 어느 몰락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한들, 가문 내에서 그의 취급은 말썽꾸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저택에 들어온 지 불과 일주일. 그 일주일이라는 시간 만에 저 수습 집사는 여러 소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주로 나쁜 쪽으로.

아마 마님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저택에서 쫓겨났을 아이였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주린 배를 못 참고 먹을거리를 찾아 이곳에 온 것이다. 식량 저장고의 음식에 손을 댄 것이겠지. 슈바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몰락한 귀족 가문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지금이라도 가문의 사병이나 시녀장을 부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요리장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어느새 요리장의 뒤에는 수많은 제자가 모여있었다. 그중에는 자신의 수제자라고 말할 수 있는 로날드의 모습도 보였다. 그들이 느끼는 것도 요리장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일까. 스승의 뒤에 모인 그들은 주방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를 맡고 옹기종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건 무슨 요리일까. 어떤 향신료를 사용한 걸까. 위에 올라가는 장식은 어떤 손길이 닿은 걸까.

“믿을 수가 없군.”

수습 집사의 손에서 하나둘 완성되는 요리를 보며 슈바인은 감탄사를 터뜨렸다. 자신의 주방을 멋대로 점거한 그를 혼내겠다는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주방에 쌓인 그릇만 해도 벌써 10개가 넘어갔다. 자신을 위한 요리가 아니다. 섬세한 데코레이션과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이는 손길. 모두 누군가를 생각하며 만드는 요리다.

마침내 결심을 굳힌 슈바인은 주방으로 들어섰다. 그의 앞에 놓인 요리는, 수습 집사가 만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요리가 나열되어 있었다. 마치 요리장인 자신이 만든 것처럼 화려하게 꾸며진 요리다. 코끝을 자극하는 향신료가 식욕을 돋웠다. 요리 중에서도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소고기로 요리장의 손이 움직였다.

“레몬인가.”

고기의 냄새를 잡기 위해 사용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인가. 자신이었다면 아마 둘 모두를 위해서 사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입안으로 고기를 옮긴 슈바인은 수습 집사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정녕 저 아이가 만든 요리란 말인가?

“너, 이름이 뭐라고 했었지?”

슈바인의 질문에 시종은 요리에서 눈을 돌렸다. 뒤를 돌아본 그는 요리장과 한데 모여 있는 요리사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걸 보았다는 눈치다.

“요리장님께서 묻고 있잖아. 어서 대답해.”

수제자인 로날드의 재촉에도 시종은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만큼 요리에 열중하고 있었던 걸까. 식칼을 쥔 작은 손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아직 굳은살이 잡히지 않은 손가락에는 물집이 잡힌 것처럼 하얀 반점이 생겨나고 있었다. 하지만 시종은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그는 슈바인 요리장을 조용히 응시하더니, 문득 정신이 든 것처럼 중얼거렸다.

“슈바인 요리장님?”

초점이 잡히지 않던 검은 눈이 반짝였다.

당황, 놀라움, 분노, 슬픔. 그리고 이내 그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슈바인 요리장님. 정말로, 당신입니까? 분명 당신은 마족에 의해 주인님과 함께···.”

“어어, 뭐야. 이 아이 왜 이러는 거야? 아니, 잠깐만. 아파. 아프다고!”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은 소년의 힘은 슈바인의 생각보다 엄청났다.

마치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그 힘에 요리장은 비명을 질렀다.

“그만둬! 아파, 아프다니까!”

“뭐죠? 이 늙은이에게 다들···. 아니, 왜 이렇게 많은···.”

횡설수설하는 소년. 그는 일주일 전 루드비히 공작가에 수습 집사로 들어온 알베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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