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항해 뜻밖의 해적-61화 (61/160)
  • 0061 / 0160 ----------------------------------------------

    새 면도날과 가르시아 해

    새 면도날. 해적들의 작명센스가 굉장하다는 건 녹슨 면도날 시절부터 알고 있었지만, 설마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옮겨와서 둥지를 틀었다는 이유로 새 면도날이라는 이름을 붙일 줄은 몰랐지. 나는 눈 앞에 보이는 약간 허름한 항구를 바라보았다.

    항구에 도착한 우리는 뭍에 발을 딛었고, 마리아는 곧바로 항구 근무자들에게 가서 말했다.

    "이제 저것들 좀 처리해줘."

    필요도 없는 마스트. 대충 붙여서 혹시라도 속도를 너무 높히면 무너질 것 같아서 천천히 항해를 해야 했었다. 곧바로 항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배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마리아는 그걸 잠깐 바라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서 로제를 바라봤다.

    "돌아와서 다행이다. 꼬맹이."

    마리아의 말에 로제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말했다.

    "다른 분들은..."

    그 말에 마리아가 음, 하고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뭐, 대낮부터 술집에 박혀서 여자 엉덩이 주무르거나, 아니면 도박이나 하고 있겠지."

    항구에 선 채로 로제가 숨을 훅 들이쉬고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보던 나는 마리아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어디로 갈 생각이십니까, 선장?"

    내 말에 마리아가 나를 슥 돌아보고 말했다.

    "아, 행동 반경을 조금 넓히려고. 아무래도 우리 근거지는 카멜롯이랑 아이리 공화국이 잡고 있는 로른 해였잖아."

    마리아의 말이 맞다. 우리의 주 활동 장소는 이곳, 로른 해 이다.

    "근데, 반경을 넓히면 더 수입이 좋아질 것 같단 말이야."

    마리아의 말에 로제가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나도 이 여자께서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듣기 위해서 마음의 각오를 했다.

    "결론적으로, 가르시아 해로 가보려고 한다는 말씀."

    ... 거기 가서 뭘 하려고?

    "거긴 텔만이랑 헤멜롯 왕국 범선들이 주로 다니기는 하죠."

    두 국가 모두 와인 하나는 죽여주게 만드는 곳이지. 하지만 거기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소름끼치게 추운 바다가 있다고. 조심하지 않으면 물로 가는 바다의 날개가 영하의 온도에서 돌아다녀야 할 수도 있다.

    "애초에 텔만이랑 헤멜롯의 와인이 맛이 죽여준다는 것도, 소문일 뿐인데."

    나의 말에, 로제가 수긍했다.

    "두 국가 모두 와인 수출을 금지해서, 다른 국가들은 맛도 못보고 있죠."

    마리아가 눈을 빛내고 있는데. 양 눈에는 하트와 함께 달러가 왈츠를 추고 있었다. 이 분이 돈 냄새를 맡으셨구나.

    "그러니까. 그걸 우리가 중간에 탁 털어서 이리로 가져와 넘기는거야! 돈 긁어 모을걸?!"

    나는 물끄러미 마리아를 보다가 한 마디 했다.

    "진실을 말하세요. 선장."

    나의 말에 뭐, 뭐가. 라면서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마리아.

    "돈은 지금도 썩어나게 쌓아놓고 있는데. 거기에 돈 더 벌러 간다고요? 그럴리가."

    마리아가 돈을 좋아하지만, 일정량 넘으면 관심을 끊어버리는 성격이다. 요점은, 놀고 먹을 수 있는 돈이 충분하냐 아니냐인데. 우리 지금 돈 썩어나거든? 너의 목적이 뭐냐 금발 해적.

    "... 셀키 전설이라고 알아?"

    약간 부끄러운듯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하는 마리아와 셀키라는 말을 듣자마자 눈을 번쩍거리면서 몽환적인 표정을 짓는 로제. 나는 둘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혀를 찼다.

    "이래서 사람이 돈이 많으면 안되는 겁니다."

    대뜸 먹고 살만해지니까, 뭔지도 모르는 전설 구경하러 배를 타고 나가자고? 그래도 두 사람의 반응을 보고 나는 일단 예의 상으로 한 번 물어나 보았다.

    "그건 또 뭐하는 전설입니까?"

    라는 나의 말에 로제가 설명을 시작했다.

    "가르시아 해에 살고 있다고 하는 바다표범의 요정들이에요. 평상시에는 가죽을 뒤집어 쓰고 바다표범처럼 행동하다가, 가끔 뭍 위로 올라오면 월광욕을 하면서 가죽을 벗고 휴식한다고 하는."

    그래, 머메이드랑 머맨을 만나봤으니까 그런 것들이 있다는 말에 별로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데. 그게 실제로 있다고 해도 말이지.

    우연히 돌아다니다가 만나는 거면 몰라도, 우리가 그걸 찾아다니는 건 좀 웃기지 않냐?

    "아니, 만나서 도대체 뭘 하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 말에 마리아가 나를 보면서 말했다.

    "뭐 하려고 가는게 아니야. 그냥 보러 가는거지. 그게 중요한 거다."

    맞아요, 라고 로제가 옆에서 거들고,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면서 하이파이브를 치는데. 아주 쿵짝이 잘들 맞으신다. 둘이 그룹 만들어서 데뷔를 하시지 그래?

    마리아가 은근한 목소리로 내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게다가 그 셀키들은 모두 여자인데다가, 엄청 이쁘다고 전해져. 그뿐이 아니지, 입고 있는 건 바다표범 가죽이 전부여서. 셀키를 발견하게 되면 백퍼센트 나체의 모습이라고."

    라면서 무슨 낚시하는 아저씨 같은 표정을 짓는 마리아.

    어쩌라고. 내가 무슨 색마냐. 벗은 여자 보고 싶어서 가르시아 해까지 갔다고 하면 전세계 급 병신이지. 지금 당장 이 새 면도날에도 돈 몇 푼 쥐여주면 옷을 벗어던지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알고 계시는 겁니까?"

    나의 말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나도 요즘 할 거 없어서 계속 이것 저것 쑤셔보았거든. 근데 자세한 건 잘 모르겠어."

    ... 그러니까,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그 전설의 바다표범 요정을 찾아서 원래 자기 영역에서 나와서 가르시아 해로 가시겠다, 이 말씀이시군요 선장님. 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래, 요즘 배 탈 일이 별로 없기는 했지. 일단 가지고 있는 돈이 꽤 있다보니까, 왠만한 일로는 배를 잘 타지 않게 된다. 덕분에 마리아의 머릿 속에 이렇게 달콤한 핑크빛 망상의 바람이 잔뜩 차오른 거고.

    니들 애냐? 막 심심하면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어? 왜 한가함을 즐길 줄 모르는거야. 로제는 애니까 예외로 친다고 해도, 마리아 당신은 도대체 뭡니까?

    마리아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아, 선원들이랑은 모두 말해보았어. 한 명도 반대 하지 않고 전부 찬성했지."

    당연하지! 그 자식들이야말로 여자들이 옷 벗어준다고 하면 지옥에 가서 악마 고환도 잘라낼 자식들이니까! 내가 같이 배 타고 다니는 놈들이 전세계급 병신들인 걸 까먹고 있었네.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 거기 안가고 여기에서 뭘 하겠냐. 뭐라도 하면 뭐라도 생기겠지.

    가르시아라... 탐험선에서 일 할 때 이미 한 번 가봤지만 말이야. 뭐, 그때랑 지금은 사정이 또 다르니까.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나는 말을 마치고, 숙소로 걸음을 향했다.

    --------------------------------------

    로제는 마리아와 둘이 남아서 잠깐 멀어지는 레이먼드를 바라보았다.

    "선장님, 진짜 목적이 뭐에요?"

    로제가 말하면서 옆에 있는 마리아를 올려다 보았다.

    "셀키 보러 간다니까?"

    로제가 피히, 하고 비웃음 비슷한 소리를 내고는 그녀를 바라봤다.

    "선장님이 그런 걸로 움직일 리가 없잖아요. 저는 짐작하고 있는게 있긴 한데..."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로제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짐작하는 거 말해봐."

    그 말에, 로제가 약간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장의 금발... 카멜롯이나, 아이리 공화국에는 그런 색의 금발이 없어요."

    이 지역에 금발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마리아처럼 확실하게 티나는 금발은 거의 없다. 집에서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저런 금발이 특징인 인종은...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웃으며 로제의 머리카락을 마구 휘저었다.

    "요 꼬맹이가 언제 이렇게 눈치가 빨라진거야? 그래, 내 어머니가 헤멜롯 사람이야. 나는 여기에서 태어나고 살았지만 말이지."

    로제는 뭔가 더 말을 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헤멜롯 왕국을 비롯한 가르시아 일대의 인종들 중 하나는, 하얀 피부와 초록색 눈이 특징이다. 하지만, 선장은 머리카락은 그 백금발이 맞을 지언정. 피부색과 눈동자 색은 다르다. 아버지는 아마 이 지역의 사람이 아닐까.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로제는 거기까지 물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사정이 있겠지. 자신이 아버지와 집을 버리고 나와야 했던 것 처럼.

    "뭐,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나가고 있는데. 한 번 정도는 엄마 고향에 가보고 싶다고 해야하나. 이전에는 사는 게 여유가 없어서 못 갔지만."

    마리아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가서 쉬자."

    마리아는 바다를 바라보다가 턱, 하고 손을 로제 어깨에 올려놓고 천천히 그녀와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 여기 술집 뿐 이잖아요."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음? 하는 소리와 함께 로제를 봤다.

    "쉬자고 했잖아. 술 마셔야지."

    그렇게 마시다가 선장님 죽어요. 라는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킬킬거리며 말했다.

    "안 마셔도 죽을 사람은 죽어."

    마리아는 아하하하, 하고 웃으면서 술집 안으로 로제를 끌고 들어갔다.

    ---------------------

    밤이 어두워지고, 나는 촛불을 키고 책을 읽고 있엇다.

    쿵, 하는 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냐 저 둔탁한 소리는? 나는 천천히 문을 열었고. 거기에는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있는 로제가 서 있었다.

    ... 술 마셨냐. 마리아가 원수다. 나는 약간 힘이 풀려있는 로제의 동공을 보다가 말했다.

    "아가, 여기는 니 방이..."

    내 말은 무시하고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와서 침대에 턱 하고 앉은 로제가 나를 보다가 말했다.

    "잘 지냈어요?"

    나는 절로 한숨이 터져나오는 걸 참으면서 일단은 침대에 앉아있는 로제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일으켜서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혀두고, 냉수라도 한 잔 주려고 물컵에 물을 따르기 시작했다.

    등 뒤에 체온이 느껴지고, 내 허리쪽에서 뻗어나온 가느다란 손이 내 몸을 끌어안는다. 등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운 감각과 함께 로제의 숨결이 옷을 뚫고 들어온다.

    그러고 얼마나 있었을가.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려서 로제를 바라보았다. 손에는 물을 담은 물잔이 들려있었다. 주님, 저는 또 이렇게 어린양 하나를...

    "물이라도 좀 마셔라."

    그 말에 로제가 히힉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젓기 시작했고. 내가 뭔 말을 해도 그냥 고개만 휙휙 저으면서 다 싫다는 의사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아하, 그렇게 하자는 거지. 좋아. 놀아줄게 로제.

    나는 내 입 속으로 물을 한 모금 머금고는 그대로 로제의 입술에 입술을 가져가서 물을 로제의 입 속으로 넘겨버리고 혀로 꾹꾹 눌렀다.

    꿀꺽, 하는 소리와 함께 로제의 목젖이 움직인다.

    "그냥 곱게 마셨으면 좋잖아."

    내가 로제의 턱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올려치고는 물컵을 내려놓았다.

    "넌 이제 클났어. 늑대한테 양이 스스로 다가오다니."

    그 말에 로제가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안 아프게 먹어줘요."

    양이 발랑 까졌구만. 나는 픽 웃고는 로제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로제가 내 머리를 잡고 살짝 아래로 내려서 자신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간다. 럼주 마셨구나. 입 안에서 느껴지는 그 술의 잔향에 나는 속으로 웃고는 천천히 로제를 밀어서 침대 쪽에 다시 앉혔다.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슥 주변을 둘러보던 로제가 웃는다.

    "이럴거면 왜 의자에 앉혔어요?"

    그러게 말이다. 로제의 검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눈에서 입술로, 입술에서 다시 귀로, 귀에서 목덜미로. 천천히 내 입술이 옮겨지고, 로제의 입에서 아핫, 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간지러워."

    등 뒤로 돌아간 손이 로제의 옷 속으로 들어가 가볍게 등을 쓸어내리자, 거기에 맞추어서 로제의 허리가 바짝 힘이 들어간다. 웃음기가 섞여있던 목소리에 조금씩 물기가 섞이기 시작하고, 로제의 눈이 살짝 감겼다. 후, 후... 로제가 숨을 쉴 때 마다 럼주 향이 로제의 몸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맴돈다.

    손길이 몸에 닿을 때 마다 로제의 몸이 흠칫흠칫 떨린다. 로제의 체온이 올라가는게 느껴질 정도로 로제의 몸에서 따뜻한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뭐가 불만인지, 로제가 가만히 있다가 내 등을 자신의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내 귀를 핥았다. 순간적인 급습에 내 몸에 움찔 하고 떨린다.

    "나만 당하는 것 같잖아요."

    마음에 안들어. 라고 로제가 말하는 그녀의 입술이 이제는 내 목덜미로 향한다. 야, 이거 내가 하던 거잖아. 그걸 그 잠깐 사이에 따라할 수 있게 되다니. 최선을 다해서 내 몸을 만지고 핥는 로제를 바라보던 내가 그녀의 가슴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땀으로 젖기 시작하는 로제의 옷을 천천히 벗겼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던 로제가 마찬가지로 나의 손 사이로 자신의 손을 밀어넣어 내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서로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로제의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부드럽게 잡은 로제의 가슴 너머에서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가 손을 타고 전해진다. 손길이 지나가면, 로제의 몸에 빨갛게 열이 올라오고, 내 손이 천천히 아래로 향하자 로제의 다리가 움츠러든다.

    "떽."

    나는 로제의 귀에 작게 한 마디를 하고 로제의 모인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다. 으윽, 하는 소리와 함께 로제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고 푸후, 하고 내뱉는 숨에 알콜냄새가 더 진하게 섞여서 올라온다.

    애무가 계속되고 있었고, 로제의 숨결도 달뜨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아래쪽은 별로 들어가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긴장을 엄청 하고 있는 모양인데. 긴장을 풀어줘야하나.

    나는 천천히 손을 떼고, 그녀를 끌어안으며 로제의 귀를 내 가슴팍에 가져갔다.

    "들려?"

    나의 말에, 로제의 머리가 가슴팍에서 끄덕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진다.

    "너 덕분이다."

    그리고 천천히 머리를 몇 번 쓰다듬자. 천천히 로제의 몸에서 힘이 풀리기 시작했고 로제의 몸이 달궈지는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진다. 손길에 반응도 눈을 감고 가끔 숨을 내뱉는 정도를 넘어서 끄으응,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입술을 이빨로 꾹 물로 눈을 꽉 감기 시작한다. 나는 로제의 귓가 옆에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넘겨주고는 그녀를 바라봤다. 로제는 침대에 누워있고, 나는 그 위에서 얼굴을 로제의 코 앞까지 가깝게 가져간 상태.

    "아플 수도 있다. 아니, 아프다."

    처음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딱 상황을 보니 안 아플 것 같지는 않다.

    "안아프게 먹어준다고 했으면서. 거짓말쟁이."

    나는 그 말에 대답한 적도 없는데. 천천히 내 살이 로제의 몸 속으로 밀려들어가고 그걸로 입을 딱 벌리고 눈이 동그랗게 떠지는 로제. 벌어진 입에 내가 입을 맞추자, 로제가 나를 꽉 끌어안고 혀를 내 입 속으로 밀어넣는다.

    천천히 이어지는 침대 위의 정사. 눈을 꽉 감고는 이불 깃을 잡았다가, 나를 끌어안기를 반복하는 로제. 로제의 몸 속으로 들어간 내 살이 자극을 견디지 못하기 시작하고. 나의 표정을 바라보던 로제가 힘겹게 말했다.

    "... 계속해줘요."

    모든 일이 끝나고, 나는 그녀를 끌어안은채로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듯이 누워있다가, 손을 뻗어 테이블 옆에 있던 손수건을 로제의 아래쪽으로 가져간다.

    "아니, 그건 제가 할 수 있어요! 잠깐!? 나도 손 있는...데..."

    섹스는 괜찮고. 닦아주는 건 챙피해 죽겠냐. 나는 별 말 없이 그녀의 아래를 손수건으로 닦아내었고. 그 동안 로재가 베게로 자기 얼굴을 가리고 가만히 있었다. 그 모습에 몸에 다시 불꽃이 붙는 느낌이었지만. 손수건에 뭍어나오는 액체에는 약간 붉은 빛도 섞여있었다. 아직 아픈 모양이지. 더 하는 건 힘들거다. 나는 로제의 아랫도리의 액체들을 다 닦아내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로제가 아래에서 가해지던 부끄러움의 자극이 사라지자 베게를 치우고 나를 바라보다가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었다.

    "..."

    야, 잠깐만. 뭐하려고? 로제가 천천히 자신의 손을 내 아래로 향하고는 단단하게 올라와 있는 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책이 다 알려주지는 않지만요. 보통 끝났는데 남자가 이런 상태면, 나한테 만족 못한거라고 하던데. 근데... 그, 나도 아파서."

    어설픈 손길이 부지런히 내 발기된 분신을 건드리기 시작하고. 몸에 가해지는 자극이 아니라, 잔뜩 집중한 채로 내 아랫도리를 붙잡고 꿈지럭거리고 있는 로제의 모습이 머리에 가하는 정신적인 자극이 너무 강렬해서 나는 어렵지 않게 다시 몸 안에 남아있던 액체를 쏟아내었다.

    "으으... 으.."

    로제가 자신의 손 언저리에 달라붙어 흘러내리는 액체들을 보며 눈썹을 꿈틀거리고, 손수건으로 그걸 닦아내었다.

    로제의 머리가 내 옆으로 기어들어온다. 나는 그 머리를 한 손으로 끌어안은채로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작품 후기 ============================

    좋은 밤 되세요.

    이제, 다음 시즌으로 향하고 있군요.

    여태동안 소설에서 금발은 마리아밖에 없었지! 아하하하하하하핫! ... 아닌가?

    마... 맞을텐데(지가 쓰고 까먹는 멍청한 이야기꾼...ㅠㅜ)

    전설의 배가 로른 해에 집중되어 있어 보이겠지만. 정확히는 싸움 때문에 로른 해로 몰린 거지요.

    바다의 날개는 사해 무풍지대에서 구했고, 싸늘한 앤은 가르시아 해 위쪽에 있는 더럽게 추운 그곳에서 구했고...

    다른 것들도 그렇고, 원래는 전반적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모인 것 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ps. 난 노블을 쓰는데 섹스를 쓰는게 제일 어려워...ㅠ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