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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3 스카치오 제국으로 (74/81)

Chapter. 73 스카치오 제국으로

지드가 산악 지형으로 새 터전을 옮긴 피체 왕국으로 귀환하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참모 하키리우스를 비롯한 왕국 관계자들은 왕의 귀환에 어찌나 반가운지 몰랐다.

텁수룩하게 기른 수염에 이상한 갑옷과 검, 차림이 다소 생소하게 보였지만 어쨌든 그의 출현은 피체 왕국에 크나큰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기 시작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무엇보다도 동남부 영토에서 수호 전사로 불리며 숱한 전설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 바로 국왕 지드라는 사실에 참모와 사람들은 매우 놀라워했다.

특히 하류검사 시절부터 함께 지내 왔던 대원들은 귀환을 가장 기뻐했다.

심지어 막내 아레스는 지드를 포옹하며 감격의 눈물을 터트리기까지 했다.

“폐하! 어딜 갔다가 이제야 오시는 겁니까.”

지드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동안 잘 지냈냐, 녀석.”

“흑. 물론 우리야 잘 지냈죠. 그나저나 도대체 폐하 몰골이 이게 뭡니까. 완전히 거지 모습이잖습니까.”

“하하.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미처 신경 쓸 틈이 없었구나.”

“저희는 혹시라도 폐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시기나 합니까?”

“여하튼 이렇게 돌아왔잖니.”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지노와 비스크 그리고 게리와 크리스 역시 지드에게 다가와 그를 진심으로 반겼다.

그날 저녁 지드는 곧바로 참모 하키리우스로부터 지난 1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보고받기에 이른다.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나라들 간의 전쟁은 사라진 지 오래고 오로지 다크퍼스와 마룡들이 횡포를 부리는 판국에 그들로부터 희생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의 시대랄까요.”

지드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알고 있소.”

“그동안 어디 계셨는지요. 페하께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고 걱정 많이 했습니다.”

“잠시 볼일이 있어 어디를 갔다 온 것뿐이오.”

“그게 벌써 일 년이나 되었습니다. 소식이라도 좀 주셨으면…….”

“미안하게 되었소.”

그때 지드가 누군가가 없음을 느끼고 물었다.

“그나저나 여기 도착한 이후로 아라퀘스가 보이지 않는데 그는 어디 있소?”

“그 역시 지금으로부터 대략 수개월 전에 고향에 볼일이 있다고 해서 떠나간 후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고향이라고요?”

“중부 대륙 아르카도 제국이 원래 그의 나라이죠.”

“거길 갔다 그 말입니까?”

“예.”

“대체 무슨 볼일로…….”

“고향이 그리웠나 봅니다.”

“…….”

지드는 그저 침묵을 지킨 채 테라스 바깥의 파란 하늘을 바라 볼 뿐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참모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어떡하긴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팔라카스 제국은 테세우스가 마각을 드러내어 수많은 흑마술 군단을 구성하여 그들로 하여금 지배토록 하고 있는데다가 주변 인접 국가들마저 자신의 손아귀에 쥐고 있는 중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남부 대륙 전체가 그의 수중으로 들어 갈 텐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암흑천지로 변하게 되고 말 것입니다.”

지드의 반응은 여전히 무덤덤한 것 같았다.

“이제 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소.”

“…….”

이번엔 참모가 입을 다물었다.

그의 말이 정답이던가. 1년 전 팔라카스 제국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이런 오지로 쫓겨 오면서 이미 병력은 사분오열이 된 상태였고 그의 든든한 오른팔 아라퀘스마저 아직 그 생사를 모르니, 지금으로서는 그저 답답한 심정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었다.

“좀 더 때를 두고 기다려 볼까요.”

결국 한마디 하는 참모, 지드 역시 가벼운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합시다.”

휘잉.

초여름의 미풍이 무수한 꽃잎을 흩날리고 있었다. 지드와 아카시안은 한동안 침묵을 지킨 채 저 아래 펼쳐진 산등성이 풍경만을 지켜볼 뿐이었다.

잠시 후 지드가 말문을 열었다.

“그간 어떻게 지냈소.”

“…….”

어떻게 지내다니…… 정녕 몰라서 묻는 말인가. 아카시안은 내심 가슴이 저려 옴을 느껴야만 했다.

이제나 저제나 오직 한 분만을 생각하며 지내 왔건만 정말이지 무심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지드의 마음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다.

에르가니아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지드는 자기 자신보다도 그녀의 안위에 대해서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

“소식 들었어요. 에르가니아 님이 테세우스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는 것을요.”

그 대목에서 지드가 가슴 아픈 얼굴을 했다. 그런 지드의 반응에 아카시안 역시 속을 태우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

그녀는 이쯤에서 지드의 마음을 한 번 더 떠보려 했다.

“우리 문제는 어떻게 하실 거죠?”

순간 지드가 움찔했다.

“우리 문제라니요.”

“결혼 말이에요.”

“결, 결혼이라니요.”

“제가 못한 말을 하기라도 했는지요. 왜 그렇게 놀라시죠?”

“아, 아니오. 갑작스런 얘기라서.”

“갑작스런 얘기가 아니라 전부터 나왔던 얘기가 아니던가요?”

“…….”

지드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당황스런 질문이 아닐 수가 없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카시안이야 말로 예전부터 미래를 약속한 아주 사랑스런 연인이 아니던가.

헌데 지금으로서는 그녀의 노골적인 질문이 무척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었다.

지드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직 때가 이르나 보오.”

“무슨 말씀인지요.”

“아직 생각이 없소.”

지드는 더 이상 주저 없이 단호하게 답했다. 이쯤 되자 아카시안은 결국 마음에 있던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 때문에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거 잘 알아요.”

“그녀라니요.”

“모른 척하셔도 전 이미 다 알고 있어요. 현재 폐하 마음속에는 온통 에르가니아 님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요.”

“…….”

지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입을 다물었다.

휘잉.

한차례 미풍이 다시 한 번 불어오더니 이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일렁이게 하고 있었다.

한때 다정다감했던 연인 사이였건만 지금은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고나 할까. 아카시안은 먼 하늘을 바라보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 말았으니.

‘후…….’

며칠 후, 회의실.

국왕 지드가 참석한 가운데 모처럼만에 회의가 열렸다.

이제 세상은 기이한 존재들로 가득한 암울한 시기에 다다랐으니 그들의 마수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내용이 오늘의 골자였다.

테세우스의 세력은 이미 거대해질 대로 거대해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핍박을 받은 채 그들의 먹잇감으로까지 전락해 버리고 있었다.

과연 이 시점에서 피체 왕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각 참석자들은 저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 보였다.

회의 초반에는 아레스가 현재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테세우스의 팔라카스 제국은 다크퍼스들 외에 강력한 흑마술 군단을 앞세워 이미 주변 인접 국가들을 함락시킨 상태이고 이제는 남부 대륙 전역으로 손길을 뻗쳐 나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대륙 전체가 그들의 수중으로 떨어질 것은 불 보듯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때 회의 참석자들 중 누군가 말문을 열었다.

“그들을 막을 방법은 도저히 없는 것입니까?”

“…….”

아레스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거기에는 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잠시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그 누구 하나 좋은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참모 하키리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오.”

그의 말에 참석자들의 시선이 그에게 모아졌다. 지드 역시 관심의 눈빛을 드러냈다. 참모의 말문이 다시 이어졌다.

“남부 대륙 서남쪽에는 스카치오 제국이라는 곳이 있소.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 나라는 남부 대륙의 최대 패권 국가로서 확고한 군권 제도를 통해 예로부터 가장 막강한 군대를 지녀 왔소이다. 그 덕분인지 최근 다크퍼스의 침공에도 굴하지 않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수차례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정보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소식은 전국으로 퍼져 수많은 군소 동맹국들이 그들을 도우러 그곳으로 모여드는 상황인지라 테세우스의 세력이 함부로 뻗치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영토이기도 하죠.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에게는 아직도 일말의 희망이 있는 것이니 다들 낙담하지 말기 바라오.”

참모의 말에 모두들 상기된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 진정 한줄기 희망이 있기라도 있는 건지 각자 조그만 소망을 불태우는 것처럼 보였다.

제2군단장 지노가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군대를 그곳으로 파견하여 그들을 돕는 것이 어떻겠소.”

이에 참모가 다소 어두운 기색을 했다.

“나 역시 그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오. 하지만 그 머나먼 길을 가는 여정이 너무나 험난해서 말이오. 아마 도착하기도 전에 사방에 깔려 있는 적들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이 그랬다.

스카치오 제국은 이곳으로부터 무려 석 달은 쉬지 않고 가야지만 겨우 도착할 수 있는 먼 거리의 국가였다. 이미 다크퍼스에게 함락된 나라들을 경유해서 통과하여야 하기 때문에 여정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참모가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엔 지드가 처음으로 나섰다.

“일단 시도는 해 봅시다.”

갑작스런 국왕의 발언에 참석자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한데 모아졌다. 참모 역시 다소 의아스런 얼굴로 되물었다.

“시도라니요. 폐하, 그곳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뿐만 아니라…….”

그러자 지드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서 세월 가기만을 기다리자는 겁니까.”

“그래도 적들 지역을 뚫고 지나간다는 것이…….”

“산악 지형을 이용한 행군을 하면 적에게 들키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산악 지형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을 텐데요.”

“소수 정예만 이동하면 가능한 일이오.”

“소수 정예라면?”

“기사단과 대자객 등 정예 병력만 뽑아서 가자는 것이오. 그리고 내가 직접 선봉에 설 것이오.”

참모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폐하께서 직접 가신다고요!”

“스카치오 제국이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는데 한시라도 빨리 그들을 도우러 가야 하겠죠. 아까 그대의 말대로 그곳이야말로 남부 대륙의 유일한 희망이 아니겠소.”

“그렇다고 폐하께서 직접 나서실 것까지는…….”

“이미 결정된 바요. 그러니 더 이상 말씀 마시오. 출발은 앞으로 수일 후가 될 것이니 부대 구성을 하는 걸 도와주기 바라오.”

“아, 네.”

그로부터 수일 후.

피가로 제국으로 향하는 원정대는 아주 소수 정예 병력으로 구성이 되었다.

지드를 선두로 그 밑은 다음과 같았다.

지노 (전직 제2군단 군단장)

비스트(전직 제2군단 부군단장)

게리

크리스

아레스(전직 제2군단 참모)

피체 왕국 기사단 50명

헤브론 (전직 대자객 신전 총관)

대자객 100명 (1급 계열 및 2급 계열)

지드를 포함해서 정확히 162명이었다. 적진의 함락지역을 피하면서 험준한 산맥을 경유하는 원정길에 오르는 최정예 구성 멤버였다.

이들은 내일 새벽에 출진 예정이었고 오늘 밤에는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자, 한잔 들자고! 인생 뭐 있어.”

꿀꺽꿀꺽.

“캬! 좋다.”

육중한 체격의 1호 비스크가 벌써부터 큰 술잔 대여섯 개를 비우자 지노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한 소리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만 처먹어! 내일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데.”

“아이고. 또 형님이쇼. 거참, 하루라도 잔소리 좀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나나 보죠?”

“내 말은 적당히 좀 마시라 그 말이야.”

그러자 언제나 이들을 중재하는 게리가 또 나섰다.

“형님 놔두세요. 1호 형님 주량이 만만치가 않습니까. 게다가 이번 원정길은 보통 임무가 아닌 모양인데, 웬만하면 오늘은 그냥 넘어 가시죠.”

이에 지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폐하께서는 원정대를 왜 이렇게 소수 정예로 잡으셨는지 모르겠군. 내 생각에는 현재 동원할 수 있는 병력만 수천 명이 넘는데 말이여.”

“이야기 못 들었습니까? 적진을 통과해서 무려 한 달을 진군해야 하는데 일반 병력으로 정공법이 통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말입니다. 사실 형님을 비롯해서 우리 대원들이 최정예에 뽑혔다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야 하실 겁니다.”

그때 술잔을 또 비운 비스크가 한마디 했다.

“최정예라…… 그 소리 듣기는 좋지만 결국 죽으러 가는 거 아닌가.”

게리가 되물었다.

“그건 무슨 소리입니까?”

“몰라서 물어? 현재 피가로 제국이 나름대로 열심히 버티고 있지만 머지않아 함락될 운명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곳은 남부 대륙의 유일한 희망이란 말입니다. 지금도 전국 각지로부터 원정대가 몰려들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일 겁니다.”

그러자 비스크가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그래 봤자지. 최근에 소식 못 들었냐.”

“뭔 소식이요?”

“흑마술 군단이 다시 부활했다는 정보 말이야.”

“흑마술이요?”

“이젠 다크퍼스가 두려운 게 아니라 엄청난 병력의 그들이 무서운 게야. 너도 알다시피 흑마술 군단은 지금으로 수십 년 전 북부 대륙을 초토화시켰던 아주 무시무시한 존재들이란 사실을 알겠지. 뭐, 당시 아독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있어서 다행히 그들의 세력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결국 게리가 한숨을 푹 내 쉬었다.

“후. 그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이번엔 아레스가 껴들었다.

“다크퍼스들은 한정된 병력으로 이 세계에 내려왔기 때문에 현재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그다지 큰 위력을 내지 못하지만 1호 형님 말대로 흑마술 군단은 무시 못 합니다. 테세우스의 점령 지역의 모든 병사들이 마지못해 흑마술로 전향을 하고 있으니까 그 병력의 규모 면에서도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해지고 있습니다.”

“빌어먹을! 다크퍼스와 마룡들이 판치는 세상에 갑자기 흑마술 군단이라니.”

“테세우스가 그 옛날 흑마술 군단 사령관 론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아시겠죠? 오늘날 그가 자신의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일들을 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그 이루지 못한 일인, 인간 세상을 완전히 어둠의 세력으로 몰아가자 그 말이겠군.”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은 있습니다. 아직은 스카치오 제국이 버티어 주고 있고 전국으로부터 우리처럼 그곳에 합류하는 전사들이 늘어 갈 테니까요. 아마도 테세우스는 그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막으려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린 산악 지형을 이동 경로로 택하고 소수 정예 병력만 움직이는 겁니다.”

아레스는 확실히 제2군단 참모답게 쉽게 설명을 하였다. 비스크가 술잔을 들어 다시 외쳤다.

“마지막 싸움이 될지 모르니 오늘만큼은 편히 술이나 한잔 하자고.”

이번만큼은 지노 역시 말없이 술잔을 들었다.

듣고 보니 지금의 만찬이 마지막이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럼 한 잔들 하세나. 건배!”

툭.

꿀꺽꿀꺽.

대원들은 서로가 약속이나 한 듯 술잔을 모두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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