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시엔. 이름에 성이 없는 평민에 신을 믿지 않는 인간. 나는 나에게 빛을 내려주지 않은 신을 저주했다. 태어날 때부터 나에겐 눈이라는 것이 없었다. 전쟁터의 기억을 가진 삭막한 대지 위를 굴러다니는 해골처럼 나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항상 어둠 속에 갇혀 지내던 나는 고작 열세 살의 나이에 용병일을 하게 되었다. 그 모든 것이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여동생 레이나를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