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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고
한국시리즈 첫 경기가 예정된 10월 26일, 토요일 당일.
수많은 야구팬들의 발걸음이 사직 구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부산은 '구도 부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야구의 열기가 뜨거운 도시였다.
99년 한국시리즈 이후 무려 20년 만에 관전하게 된 한국시리즈 경기에 모든 시민들의 관심이 사직구장으로 향해 있었다.
20년.
자이언츠가 한국시리즈 무대에 다시 오르기까지 무려 20년의 세월이었다.
전국에서 야구 열기가 가장 뜨거운 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구단이 20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은커녕, 그 무대에도 오르지 못한 채 팬들을 실망시켰던 것이다.
한국 시리즈 우승은 92년도 우승 후에 27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상태였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직행한 것은 창단 이후 올해가 처음이었다.
당연히 사직구장을 찾은 홈팬들의 기대가 뜨거울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나 지금 떨고 있니?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오늘 경기는 우리 자이언츠가 이기겠지?"
"헛소리 말고 손에 든 청심환이나 내놔. 나도 심장 터질 것 같아."
"야, 입 다물고 줄이나 제대로 서. 여긴 입장 줄 아니잖아?"
미리 예매해 둔 표를 손에 들고 사직구장을 찾은 홈팬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관중석을 향한 출입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그런 팬들의 기다림 속에 입장을 위해 출입문이 개방되고, 팬들의 들뜬 발걸음이 사직구장 내부로 옮겨진다.
한편, 팬들이 긴장된 마음으로 걸음을 옮길 무렵, 그들 이상으로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 떨려 죽겠네. 청심환 같은 거 먹으면 도핑 검사에서 걸리려나?"
신인 선수인 한택근의 목소리에 선배 선수들이 '풋'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면서도 택근의 긴장감이 얼마나 극심한 지가 느껴져 위로의 말을 전하게 된다.
"정신 차려, 인마. 택근이 네가 오늘 경기에서 주전 좌익수로 나설 일은 없을 테니까. 너무 떨지 말고."
택근은 자신의 어깨를 붙들며 위로해 오는 문표의 손길에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택근이 고개를 돌린 곳은 문표의 얼굴이 아니라 자신의 어깨를 붙들고 있는 문표의 오른 손이었다.
"문표 선배님. 손을 많이 떠시는데요?"
"뭐? 내가 떠는 거 아냐. 네 어깨가 떨리는 거야."
"아닙니다. 분명 문표 선배님 손이 떨리는 거예요."
"헛소리 말고 청심환이나 내놔 봐. 너무 떨려서 심장이 멎을 것 같아."
"없는데요."
"청심환 사온 거 아니었어?"
"네, 그냥 궁금해서 한 번 여쭤본 겁니다."
문표는 택근의 대답에 이를 갈며 한 걸음 물러선다.
"난 또, 택근이 네가 청심환 챙겨왔다는 줄 알았잖아. 멀리 떨어져라. 너 떠는 거 보니까 나도 더 떨린다."
문표는 택근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가만히 서있기에는 한국시리즈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이겨내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미 경기 전 김 수석을 통해 선발 라인업에 올랐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문표였기에 그 긴장감은 택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떨려, 떨려! 누가 긴장 안 하는 노하우 좀 알려줘 봐요, 우리 선배님들~"
문표는 그렇게 너스레를 떨며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선배들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런 문표의 시야에 덕아웃 내부에 모여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뭔데? 오늘 경기 라인업이야?"
"네, 선배님. 문표 선배는 7번 타자네요."
"뭐?! 내가 왜 7번이야. 윽, 부담 돼!"
문표는 곁에 선 중견수 유성철의 말에 심장을 부여잡으며 라인업을 향해 다가선다.
성철의 말대로 문표 본인의 이름을 7번 타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수비 포지션은 예상대로 1루수였다.
"응?"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문표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라인업 명단에서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한 것이다.
"내가 잘 못 본 건가? 왜 이 사람 이름이..."
의문 섞인 문표의 말에 곁에 있던 성철이 말을 받는다.
"감독님께 말씀 드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라인업을 수정해야."
성철이 문표의 말을 받아 거기까지 말을 했을 때 그들의 뒤편으로 익숙한 그림자 하나가 다가서고 있었다.
그는 문표와 성철을 놀라게 만든 이름의 주인이었다.
"정규 시즌 우승해서 그런지 다들 뒤통수가 반질반질하네. 잘 들 지냈어?"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에 라인업을 살피던 선수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린다.
"어?! 박상현 선배님!"
반가운 감정을 담은 문표의 목소리에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박상현 투수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박상현 투수는 80년생, 올해로 마흔 살이 되는 자이언츠의 최고참 불펜 투수로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이탈하기 전까지 4승 3패, 12홀드 2세이브에 방어율 3.47을 기록하며 전반기 내내 흔들렸던 자이언츠 불펜의 기둥 역할을 제대로 맡아주었던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후반기 들어 심각해진 허리 부상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어 한동안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그가 한국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라인업에 내 이름 올라간 거 못 봤어?"
상현은 놀란 표정을 짓는 후배들의 모습에 한 쪽 눈을 찡긋 감아 보인다.
그 유쾌한 모습에 모든 후배 선수들 역시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재활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참가할 정도로 몸이 회복된 겁니까?"
"박상현 선배님이 오시니까 마음이 한결 편하네요."
문표와 성철을 비롯한 수많은 후배들의 환대 속에 베테랑 좌완 투수, 박상현이 자이언츠에 돌아왔다.
신인 선수들이 주를 이룬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최고의 카드 하나가 생겨난 셈이었다.
때마침 덕아웃으로 들어선 강호 역시 돌아온 박상현 투수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그에게 다가선다.
상현의 얼굴을 다시 마주하게 된 강호는 과거 비오는 날, 원정 숙소에서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었다.
'강호야, 혹시라도 내가 조금 일찍 치료를 끝내고 돌아오면, 만약 시즌 아웃되지 않고 가을 쯤에라도 돌아올 수 있으면. 늦게라도 가을야구에 합류할 수 있도록, 꼭 팀을 포스트 시즌까지 올려놔 줘야 해. 할 수 있겠지?'
그 때의 박상현 투수는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에서는 처량함이 느껴졌었다.
상현의 시즌 아웃이 결정된 원정 숙소에서 2군행을 통보받은 그를 배웅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강호였다.
강호는 그 때의 상현이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부탁한다. 강호야!'
상현은 그렇게 부탁의 말을 건넨 후 1군 무대에서 멀어져 갔다.
강호는 본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되돌아온 상현의 모습이 진심으로 반가웠다.
상현 역시 자신에게 다가오는 강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반갑게 오른손을 내민다.
"강호야,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강호에게 상현은 여덟 글자의 인사말로 자신의 진심을 대신한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듣고 싶은 말도 참 많았지만 지금은 이 정도 인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현의 손끝에서는 마치 다 말하지 못한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약속을 지켜줬구나, 강호야.'
상현의 따뜻한 온기는 그의 진심을 강호에게 전달해 주고 있었다.
강호는 상현이 내민 오른손을 맞잡으며 밝은 미소로 대꾸한다.
"잘 오셨습니다. 선배님."
강호의 대답 역시 간결했다.
그 역시도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상현과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집중력을 흩뜨리고 싶지는 않았다.
많은 말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강호는 팀의 맏형격인 상현의 복귀로 선수들과 강호 본인에게 전달되고 있는 긍정적인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강호는 그 기운만을 몸 안으로 갈무리한 채 상현의 귀환을 진심으로 반긴다.
그런 강호와 상현, 선수들의 모습을 남몰래 지켜보고 있던 손 감독은 안도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제 우리 팀이 가진 유일한 약점이 채워지게 됐구나.'
손 감독은 박상현 투수의 합류로 자신이 우려하던 일이 최소화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손 감독의 그런 믿음 속에 자이언츠가 20년 만에 맞이하는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장소는 긴장된 어조로 중계를 시작하고 있는 중계석으로 이동한다.
"야구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9년 정규 시즌 우승 팀 자이언츠와 2위 팀 베어스 간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지금부터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염용수 캐스터의 힘찬 인사말로 한국시리즈 첫 경기의 중계가 시작된다.
그의 곁에 앉아 있는 사람은 묵직한 해설로 명성이 높은 이효범 해설위원이었다.
"자, 한국시리즈가 시작이 됐어요. 드릴 말씀이 참 많은데 경기를 관전하며 차차 풀어나가기로 하고요. 관전 포인트만 짧게 말씀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이효범 위원은 먼저 서두를 뗀 후에 한국시리즈 전반적인 관전 포인트를 말한다.
"먼저 양 팀 사령탑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올 시즌에는 우승에 실패했지만, 베어스의 감독은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낸 구형태 감독이거든요. 반면에 자이언츠 감독은 2군 지도자 경력이 10년이 넘는 노장, 손성조 감독입니다. 1군 감독으로 데뷔한 올 시즌에 정규 시즌 우승을 달성했고요. 백강호나 권대우 같은 특급 신인들을 발굴해낸 장본인이죠."
이 위원은 양 팀 사령탑을 시작으로 양 팀의 전력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고 나선다다.
"타선을 살펴보자면 상위타선은 호각지세로 보입니다. 자이언츠는 박철, 유성철로 이어지는 신인 테이블세터를 보유 중에 있고, 베어스는 민정현과 오재현이 테이블세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시즌 성적만 본다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생각보다는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이 위원은 잠시 앞에 놓인 물 잔을 들어 올려 물 한 모금을 삼킨다.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한 대목이었기에 조금 더 정신을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이 위원의 말이 이어진다.
"그런데 중심 타선에는 아무래도 무게감이 자이언츠 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어요. 바인스, 김재성, 오재섭으로 이어지는 베어스의 중심 타선도 리그 상위 수준의 강타선이지만, 자이언츠에는 백강호 선수가 있거든요. 전준오, 백강호, 황제인으로 이어지는 자이언츠의 막강한 중심 타선을 베어스 투수들이 어떻게 잘 막아내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최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위원은 양 팀 중심 타선을 비교하는 말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거기에 덧붙여 선발 투수진은 베어스가, 불펜 쪽은 자이언츠가 강점을 보인다는 말로 양 팀에 대한 설명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그러다 이 위원은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를 네 글자의 한자성어로 표현하고 있었다.
"용호상박(龍虎相搏)입니다. 저는 주관적으로 양 팀의 우승 확률을 50대 50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자이언츠와 베어스, 둘 중 어떤 팀이 우승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완벽한 한국시리즈 전력이 아닐까 합니다."
경기 전, 양 팀의 전력을 설명하는 이 위원의 코멘터리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용호상박.
역대 최강의 라인업을 구성한 자이언츠와 베어스, 양 팀 모두가 우승할 자격을 갖추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런 이 위원의 발언에 TV중계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양 팀 팬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워진다.
"그래도 우승은 우리 베어스지!"
"무슨 소리야? 우승은 당연히 자이언츠지!"
"엉? 너 베어스 팬 아니었어? 몇 달 전까지 베어스 골수팬이라며?"
"나 원래 부산 사람이야! 베어스 골수팬은 무슨! 올해부터 자이언츠 팬으로 복귀했다고!"
"그래? 그래도 우승은 베어스야. 베어스는 작년까지 2연속 통합 우승한 팀이라고!"
"그건 작년까지 일이지. 올해 정규 시즌 우승은 누가 했는데? 올해는 우리 자이언츠가 통합 우승할 차례니까 김칫국 좀 그만 들이켜."
시즌 마지막 일정인 한국시리즈를 목전에 두고, 양 팀 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불붙고 있었다.
팬들 역시 서로 물러서지 않는 뜨거운 응원 열기를 선보이며, 어느새 한국시리즈의 서막이 오르고 있었다.
"플레이 볼!!"
주심의 경기 시작 선언과 함께 사직구장은 팬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차 오른다.
자이언츠의 선발은 미리 예정된 대로 팀의 1선발인 외국인 투수 몬테사였고, 몬테사는 역동적인 투구 폼을 선보이며 베어스의 테이블 세터들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주심은 두 번째 삼진 콜을 선언하며 사직구장 홈팬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시작부터 상대 팀 테이블세터를 제압하는 몬테사의 강력한 구위에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모든 이들이 환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미소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선 3번 타자 바인스가 짧은 중전 안타를 때리고 출루할 때까지만 해도 자이언츠 팬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베어스의 4번 타자인 김재성의 타석에서 터져 나온 벼락같은 타구에 모든 자이언츠 팬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만다.
따악!!
호쾌한 타격음과 함께 외야로 떠오른 타구는 그대로 사직구장의 우측 담장을 넘어가 버린다.
김재성의 타구가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투런 포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사직 홈팬들이 침묵한 가운데 김재성이 여유로운 걸음으로 내야 다이아몬드를 돌아 홈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김재성의 한 방으로 만들어진 선제 득점은 결국 이날 경기의 좁힐 수 없는 장벽으로 작용되고 만다.
한국시리즈 첫 경기는 8대 6, 베어스의 승리로 끝을 맺게 된 것이다.
강호는 시리즈 1차전에서 한 번의 타석을 제외한 모든 타석에서 고의사구로 걸러지며, 4번 타자로서의 활약을 보여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
유일하게 주어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타석마저도 펜스를 넘기기 직전에 잡혀버리는 뜬공으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선사해야만 했다.
그런 모습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베어스는 시리즈 2차전에서도 강호의 전 타석을 고의사구로 걸러내며, 그와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또 한 번 천명한다.
공교롭게도 또 다시 강호와의 승부를 피한 두 번째 경기마저 7대 4, 베어스의 승리로 끝이 나며 베어스의 선택은 적중하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나 뼈아픈 사실은 시즌 내내 크게 활약했던 자이언츠의 영건들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차전 선발이었던 몬테사는 물론, 2차전 선발 투수인 박세준이 조기 강판된 후,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가진성, 사준식, 표성태, 홍성빈, 심지어 마무리 투수인 권대우마저 붕괴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에 따라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팬들의 우려는 커져만 간다.
"이러다 1승도 못해보고 완패하는 거 아니겠지? 자이언츠가 가을야구에는 유독 약하잖아."
"그래. 매번 가을야구 때마다 광속 탈락하기는 했지. 얼마나 심하면 20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보지도 못했겠어?"
"세대교체로 정규 시즌 우승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게 발목을 잡을 줄이야. 큰 무대 경험이 없는 신인들이 많아서 중요한 순간마다 실수를 하고 있잖아."
"하아... 이제부터는 잠실 경기인데 이러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는 잠실에서 끝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
팬들의 대화에서 자이언츠를 향한 팬들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자이언츠 사상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할 기대에 부풀어 있던 팬들은 어느새 최악의 가정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자이언츠가 과거 가을야구에서 그랬던 것처럼 1승도 달성하지 못한 채 광속 탈락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팬들은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보다는 팀이 또 한 번의 수모를 추가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런 팬들의 우려는 휴식 일인 28일 하루 동안 온라인을 통해 어마어마하게 증폭되어간다.
팬들의 바람은 이제 단 하나.
자이언츠가 한국시리즈에서 1승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수정되어 있었다.
"에휴~ 제발 잠실에서 1승이라도 따오라고, 이 자이언츠야!"
애타는 팬들의 한숨 속에 선수단을 태운 원정 버스는 잠실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