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홈런왕 백강호-300화 (300/335)

0300 / 0335 ----------------------------------------------

대타자 백강호

8회 초,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선두 타자인 최훈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부터였다.

양 팀 타선이 폭발한 가운데 스코어는 13대 11로 와이번스가 여전히 2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

자이언츠 팬들은 선두 타자 최훈의 출루로 또 한 번의 기회가 만들어졌음을 직감한다.

"백강호를 내라!"

"백강호 내서 투런 홈런 때리면 동점이잖아! 백강호~ 대타!"

팬들은 이번 상황에서도 강호를 대타로 낼 것을 주문처럼 외치고 있었다.

사실 팬들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강호를 대타로 내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양 팀 타선이 화끈하게 달아오른 상태에서 자이언츠가 가진 최대 무기를 꺼내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이 생겨나고 있었던 것이다.

딱.

그것은 다음 타자인 유성철의 내야 타구가 투수 정면 땅볼로 처리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었다.

1루 주자 최훈이 2루에 안착하며 결과적으로 희생번트와 같은 유성철의 내야 땅볼이었다.

상황으로 본다면 크게 나쁜 결과는 아니었지만, 팬들이 보기에는 더블플레이를 간신히 피한 범타일 뿐이었다.

강호를 대타로 냈으면 적어도 내야 땅볼이라는 결과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백강호~ 대타!"

자이언츠 팬들은 이제 강호를 대타로 낼 것을 응원의 목소리에 운율까지 담아 소리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음 타자로 타선에 선 2번 타자 박철은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어설픈 타격으로 아웃카운트를 추가해 버리면 내 SNS계정은 팬들로 인해서 초토화 돼버릴 거야. 출루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자!'

최근 들어 SNS를 시작한 타자 박철은 팬들에게 욕을 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출루'라는 목표에 온 정신을 집중하기로 한다.

그런 박철의 집중력은 7구째 이어지는 승부 끝에 볼넷이라는 결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흡족한 결과였다.

팬들도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시작한다.

"잘했다. 박철!"

"이제 루 하나만 더 채우면 만루다!"

"만루로 가자! 만루 채워서 백강호 내라!"

자이언츠 팬들은 비어있는 한 개의 루를 채워 만루 상황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13대 11, 박빙의 승부 상황에서 1사 만루의 상황이 주어지게 되면 강호를 대타로 낼 수 있는 최상의 명분이 쌓이게 된다.

와이번스가 설령 만루상황에서도 강호를 거른다면 상황은 여전히 1사 만루 상황에서 한 점이 더해지고 만다.

5번 타자인 황제인이 오늘 경기에서 하나의 홈런을 포함한 3안타를 때려내고 있으니 강호를 거른다고 해서 와이번스가 실점을 봉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이다.

팬들이 그런 판단을 내릴 동안 자이언츠 덕아웃이 이러한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

"대타를 내게."

드디어 손 감독이 꺼내 든 대타 카드에 곁에 있던 김 수석이 설마 하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지금의 상황에서 강호라는 막강한 대타 카드를 꺼내들기에는 타이밍이 조금 이른 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손 감독의 대타 카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강호를 준비시킬까요?"

혹시나 하는 김 수석의 질문에 손 감독이 눈썹을 들썩거린다.

"무슨 소린가? 이런 상황에서 강호를 내는 게 말이나 되는가? 아직 강호를 낼만한 승부처는 만들어지지 않았어. 문표를 준비시켜."

손 감독의 대꾸를 듣고 나서야 김 수석은 '아'하는 탄성을 내뱉게 된다.

김 수석이 이미 생각했던 대로 손 감독 역시 아직은 강호를 꺼내들 타이밍이 되지 않았다고 여긴 것이다.

'문표가 문학 경기에서 약하다고는 해도 시즌 출루율이 4할에 가까운 녀석이야. 게다가 능구렁이 같은 구석이 있어서 지금 상황에 대타로 올리는 목적을 모를 리 없어.'

문표를 바라보는 김 수석의 솔직한 평가였다.

지금의 상황에서 손 감독이 출루율이 높은 문표를 올린다는 것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 속내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감독님도 강호를 내려고 하시는 거야. 문표가 출루에 성공하면 만루를 채워서 강호를 낸다는 작전인 거야!'

김 수석은 손 감독의 내심을 읽어내며 문표를 향해 손짓을 보낸다.

문표는 아무런 긴장감 없는 표정으로 강호의 곁에 붙어 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잡담을 나눈다고 표현했지만, 강호는 별 말이 없었고 문표 혼자서 떠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표! 대타다! 진택이가 빠지고 문표 네가 들어가야 되니까 지금 당장 준비 해!"

"넵!"

김 수석의 지시에 문표는 기합 든 목소리로 대답한 후 앉아 있던 벤치에서 일어선다.

그러면서 강호의 한쪽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이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내 말이 맞지? 3번 타순에 나를 세우고, 만루를 채워 강호 후배를 대타로 내려는 작전인 거야. 두고 봐. 강호 후배가 대타로 나올 수 있게 내가 만루를 만들어 보일 테니까!”

문표는 그렇게 호언장담을 하며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긴다.

강호에게 잡담을 건네는 것처럼 보였던 문표는 사실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건 문표의 말을 잠자코 듣고만 있던 강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확률 싸움인 거야. 문표 선배의 시즌 출루율은 3할 9푼 1리. 지금 상황에서 문표 선배가 출루할 확률은 39%인 셈이야. 여기에 득점권 출루율까지 생각해보면 확률은 조금 더 올라가게 돼. 문표 선배의 득점권 출루율은 4할 2푼이니까.'

강호는 기억하고 있는 문표의 출루율을 떠올려 보며 상황을 예측해보고 있었다.

문표의 시즌 출루율만 생각해 본다면 지금 상황에서 그를 올린 손 감독의 결정은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인다.

그 때 강호의 시선이 적진이라 할 수 있는 와이번스 덕아웃을 향해 이동한다.

'그런데 와이번스 쪽에서 과연 그런 점을 모르고 있을까?'

그것이 지금 상황에서 강호가 드는 의문이었다.

문표의 말을 통해 그가 지금의 상황에서 대타로 설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자이언츠 덕아웃뿐 아니라 상대 팀인 와이번스 벤치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예측이기도 했다.

'와이번스에서 투수를 교체할 거야. 우리 팀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승부처가 아니더라도 와이번스에게는 충분히 승부처라 할 만 하니까. 아마도 좌완 투수가 올라오겠지. 문표 선배는 좌완 투수를 상대할 때 출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니까 말이야.'

강호는 아군의 입장이 아닌 적들의 입장에서 판단해보고 있었다.

과연 그런 강호의 예측대로 문표의 대타 카드에 와이번스 덕아웃이 바쁘게 움직였고, 와이번스의 대표적인 좌완 불펜 요원 중 한 명인 박희준 투수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이언츠 손 감독이 낸 최문표라는 창에 와이번스가 박희준이라는 방패를 내세워 응수한 것이었다.

오늘의 경기는 양 팀 타선만 활발하게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양 팀 사령탑 역시 치열한 두뇌싸움을 겨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희준 카드라. 내가 좌완투수 상대로 출루율이 떨어지는 걸 알고 박희준을 내다니, 와이번스도 만만한 곳은 아니었어.'

타석에 선 문표는 교체되는 투수의 얼굴을 확인한 후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이전 투수를 상대로 복잡했던 작전과 전술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 상황.

문표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박희준의 연습 투구를 지켜본다.

'그런데 와이번스 덕아웃은 내 출루율에만 집중하다보니 한 가지 팩트를 놓치고 만 거야.'

문표는 그런 생각에 도달해 있었다.

그 사이 박희준의 연습 투구가 끝이 나고, 이제 그와의 초구 승부가 진행되려하고 있었다.

문표는 여전히 싸늘한 눈빛을 한 채 박희준 투수의 투구 모션에 맞춰 테이크백 동작에 돌입한다.

'내가 비록 좌 투수에게 출루율은 떨어지지만, 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그것이 배트를 짧게 쥔 문표가 내린 결론이었다.

문표의 올 시즌 출루율은 우투수를 상대로 4할 3푼 9리, 반면에 좌 투수에게는 3할 3푼 1리까지 떨어진다.

반면에 시즌 타율은 우투수를 상대로 3할 1푼이었고, 좌 투수를 상대로는 2할 9푼 6리였다.

타율만 놓고 본다면 문표는 투수의 좌우를 가리는 타자가 아닌 것이다.

그 증거는 박희준 투수의 초구를 타격한 문표의 스윙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딱!

경쾌한 타격음이었다.

타구 각도가 높지 않아 잠시 2루 베이스에 멈춰 있던 2루 주자 최훈은 문표의 타구가 2루수 곁을 스치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3루를 향해 내달린다.

그것은 1루 주자 박철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표의 타구 방향에 잠시 주춤했던 박철은 타구가 중전 안타가 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장 2루 베이스를 향해 달린다.

하지만 스타트가 늦었던 두 명의 주자들은 더 이상 베이스를 전진하지 못한 채, 각각 2, 3루에 묶여버리고 만다.

그 사이 타자주자였던 문표는 1루에 안착할 수 있었다.

"우와아아아!!"

"최문표가 한 건 해내네!"

"장하다, 최문표!!"

문표의 깔끔한 중전 안타에 자이언츠 팬들이 찬사의 목소리를 보내온다.

그런 팬들의 모습에 대타로 타석에 선 이후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을 유지하던 문표가 특유의 표정을 지어보이며 팬들을 향해 손을 뻗어 보인다.

"봤습니까? 이 최문표가 이 정도입니다! 어서 내 팬클럽을 결성하란 말입니다!"

문표의 익살스러운 외침은 환호성으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팬들에게까지는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근처에 있던 1루 베이스 코치에게 전달되기에는 충분히 컸다.

"헛소리 말고, 주루 플레이에 집중해. 그러다가 주루사라도 당하면 그 욕을 어떻게 감당할래?"

베이스 코치의 당부에 문표는 살짝 웃어 보이며 이렇게 대꾸하고 있었다.

"주루 플레이요? 리드 폭은 많이 잡지 않을 겁니다. 강호가 대타로 나올 건데 뭐 하러 리드 폭을 넓게 잡겠습니까?"

베이스 코치에게 답하는 문표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문표의 중전 안타로 모두 채워진 루상을 확인하며 자이언츠 팬들 역시 그런 확신을 가진다.

"백강호~ 대타!"

문학 구장을 찾은 자이언츠의 모든 팬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런 팬들의 목소리는 마치 해일처럼 그라운드를 휩쓸고 있었고, 그라운드의 선수들과 덕아웃의 모든 이들은 이제 한 사람을 향해 시선을 옮기게 된다.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게 된 당사자, 손성조 자이언츠 감독이 입을 연다.

"강호를 대타로 내게."

손 감독의 목소리는 여전히 진지했지만, 그의 입 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그 웃음에 전념된 김 수석 역시 밝게 웃어 보이며 '네'하는 대답과 함께 벤치에 앉아 있는 강호를 향해 다가선다.

"강호! 대타다!"

김 수석의 목소리에 잠자코 있던 강호가 몸을 일으킨다.

그 모습에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모든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자신의 배트를 챙겨 든 강호가 그라운드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중계석이 그런 장면을 놓칠 리가 없었다.

"여기서 대타가 나옵니다.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시는 팬들은 현장의 분위기가 온전히 느껴지지 않으시겠지만, 지금 이곳 문학 구장은 바로 이 선수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가득찬 상태입니다. 4번 타자 채중석의 타석에서 대타자 백강호 선수가 타석에 오릅니다!"

권 캐스터는 상황을 설명하며 강호의 이름 앞에 '대타자'라는 호칭을 붙이고 있었다.

대타라는 단어를 잘못 말한 실수 같아 보였지만, 권 캐스터는 사실 의도적으로 대타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강호의 이름 앞에 오늘 처음으로 붙여본 대타자라는 호칭은 대타의 의미와 대(大) 타자라는 의미를 모두 담고 있었고, 지금의 상황에 무척이나 어울린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곁에 앉은 안 위원 역시 그 별명이 마음에 든 것인지 권 캐스터의 말을 받으며 중계를 이어나간다.

"예측한 대로 대타자 백강호가 타석에 서네요. 양 팀 타자들의 화력이 폭발한 가운데 자이언츠의 최고 무기가 벤치에서 쉬고만 있었거든요? 오늘 경기가 정규 이닝에서 종료된다면 백강호 선수의 지금 타석은 오늘 경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이 될 수 있어요. 그 한 타석에서 백강호 선수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반면에 와이번스 덕아웃에서는 투수를 교체해야 돼요. 박희준 투수가 백강호 선수와의 상대 전적이 좋지 못하거든요."

안 위원의 해설대로 와이번스 덕아웃은 즉각적인 투수 교체에 나선다.

그런 모습에도 자이언츠 팬들의 함성은 줄어들지 않았고, 반면에 와이번스 팬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바뀐 투수인 신재용이 모습을 드러내고, 곧 연습 투구가 끝이 난다.

그 후 이어진 신재용과 강호의 승부는 7구째 승부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따악!

또 한 번의 타격음에 모든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타구 방향을 확인한 와이번스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자이언츠 팬들은 아쉬운 탄성을 내뱉으며 탄식하고 있었다.

"아~~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벌서 다섯 개째 파울이지?"

"엉, 나 근데 심장마비 올 것 같아. 너무 긴장돼!"

"긴장하지 마! 어차피 백강호가 때릴 거니까!"

자이언츠 팬들은 7구째까지 이어지는 승부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승부는 어느새 신재용 투수와 강호의 마지막 승부인 8구째로 이어지고 있었다.

파핫!

유니폼 상의가 요동치는 소리와 함께 신재용이 던진 공이 손을 떠난다.

신재용 투수는 강호를 잡아내기 위해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공을 던지고 있었고, 강호 역시 1년 간 몸에 익힌 최상의 스윙으로 그런 신재용의 공에 대처한다.

강호는 신재용의 8구째를 대처하며 오로지 한 가지 구종만을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있었다.

'슬라이더!'

강호는 신재용의 8구가 슬라이더라고 강하게 예감하고 있었다.

8구째로 이어지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투수가 꺼내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슬라이더일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강호의 예측에 대한 결과는 이어진 타격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따악!!

또 한 번의 강렬한 타격음에 문학구장이 함성으로 물든다.

이번에는 팬들의 함성이 탄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강호의 타구가 파울 라인이 아닌 인필드로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계석에서도 급히 목소리를 높인다.

"쳤습니다! 8구 밀어 친 타구가 우중간을 향해 뻗습니다! 우익수 뒤로! 우익수 뒤로! 넘어가! 아! 담장을 맞고 튕겨져 나온 타구가 그라운드를 구릅니다. 우익수 이명규가 타구를 쫓는 사이 3루 주자 최훈은 홈인! 2루 주자 박철도 홈인! 우익수의 공이 홈으로 향합니다. 아! 1루 주자 최문표도 홈인! 그 사이 타자주자 백강호는 3루까지 달립니다! 3루에서 승부! 3루에서 승부! 세이프!! 백강호의 3타점 싹쓸이 3루타가 나옵니다! 백강호가 해냅니다!"

핏대를 세워가며 외치는 권 캐스터의 현장감 있는 목소리가 모든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신재용 투수의 8구를 통타한 강호의 타구는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가 된 것이다.

덕분에 13대 11이었던 점수 차는 자이언츠가 3점을 더하며 14대 13으로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자이언츠 팬들의 함성이 문학구장을 가득 채운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와아아아~~ 내가 해낼 줄 알았어!!"

"백강호 아니면 안 돼!! 자이언츠 4번 타자는 백강호야!!"

팬들의 함성을 통해 강호의 존재감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단 한 타석을 대타로 섰음에도 자이언츠의 4번 타자 백강호라는 무게감은 전혀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손성조 감독만이 4번 타자로 인정하던 강호는 어느새 자이언츠의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확고한 4번 타자로 자리매김을 끝낸 것이다.

이제 백강호라는 이름은 팀 자이언츠의 자부심,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저 선수가 바로 자이언츠의 4번 타자 백강호입니다! 이로써 백강호의 시즌 타점은 277타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권 캐스터의 외침에 모든 자이언츠 팬들은 공감하고 있었다.

강호가 자이언츠의 확고한 4번 타자라는 사실, 그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기에 강호의 다음 타석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결국 이날의 경기는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대타로 나선 강호의 3타점 3루타가 결승타가 되어 자이언츠의 승리로 끝이 난다.

강호는 단 한 타석만을 소화했을 뿐이지만, 이날 경기의 정점을 찍으며 백강호라는 타자의 다음 타석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기대 속에 2019년 시즌은 막바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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