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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저력
마운드 위의 양현준과 타석의 강호, 두 사람의 대치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아직 승부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그라운드 위에서는 묘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꿀꺽.
관중석에 있던 누군가가 마른침을 삼킨다.
침을 삼킨 당사자는 자신의 침 삼키는 소리가 너무도 크게 느껴져서인지 주변을 둘러보며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그러다가 알게 된다.
마른침을 삼키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은 단지 자신만이 아니라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팬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1회부터 긴장감이 장난 아닌데?'
주변을 둘러보던 자이언츠 팬은 잔뜩 경직된 챔피언스 필드의 분위기를 느낀다.
태풍 전야와 같은 고요함이 경기장을 뒤덮고 있었다.
강호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응원에 열중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함성 소리는 이 고요함을 깨지 못할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일부 팬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단 하나의 공으로 인해 숨 막히는 정적은 깨어지고 만다.
따악!
긴장감을 깨부수는 타격음과 함께 모든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상당한 임팩트가 느껴지는 타격음과 함께 타석을 떠난 타구가 외야를 향해 강하게 뻗었고, 그 광경에 환호성을 내지르던 팬들의 목소리는 잠시 후 탄식으로 바뀐다.
"아아아...!"
"파울이야? 와~ 완전 잘 맞았는데. 아깝네."
"백강호 선수가 컨디션이 좋은 모양인데? 파울이 되긴 했어도 파울 홈런이잖아?"
"그러게, 조금만 더 제대로 맞았으면 그대로 넘어갔어. 지금 패스트볼이었지? 양현준의 구위도 우리 백강호 선수 파워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네!"
자이언츠 팬들은 공 하나의 승부에도 잔뜩 흥분한 채로 각자의 주장을 내세운다.
팬들의 목소리에는 강호에 대한 애정이 잔뜩 담겨 있었다.
어떤 자이언츠 팬도 강호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뱉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은 중계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는 파울로 선언됩니다. 지금은 장외 파울이 나왔어요."
"백강호 타자의 컨택 타이밍이 조금 빨랐거든요? 백강호 선수의 배트 스피드가 빠르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0.1초만 배트 스윙이 늦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홈런이 됐을 거예요."
중계석의 배 캐스터와 이 위원이 차례로 코멘터리를 더하고 있었다.
그들은 초구 승부에 대한 초점을 양현준 투수에게보다는 강호에게 맞추는 모습이었다.
양현준 투수의 공은 앞선 타자들에게도 던졌던 포심 패스트볼이었지만, 지금 강호의 타격 모습은 유성철과 최훈, 전준오 등이 보여준 타격 장면과는 완전히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파울이 되긴 했지만, 장외로 넘어가는 강호의 호쾌한 타격이 중계석의 두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자, 이제 2구째 승부가 관건입니다. 초구가 파울이 되면서 노 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양현준 투수가 어떤 공을 선택할지 지켜봐야겠어요."
이호범 위원은 뒤늦게라도 양현준 투수에게 초점을 맞춰본다.
강호가 대단한 기록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양현준 투수의 커리어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위원의 생각에는 강호가 지금 양현준의 구위를 이겨내고 홈런을 때려낼 수만 있다면 앞으로 강호에게 불가능한 기록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백강호 선수는 벌써 괴물이 돼버렸으니까. 양현준 투수 같은 에이스들도 막지 못하면 앞으로 백강호 시대가 열리게 될 거야.'
이 위원의 진심은 그러했다.
이제 강호를 막아설 수 있는 투수는 각 팀의 에이스 급 선수들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에서 리그 최정상급 투수 중 한명인 양현준을 강호가 이겨낼 수 있다면 당장 올 시즌부터 '백강호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이미 백강호의 시대인지도 모르지. 4할이 넘는 타율에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선수니까. 이제는 타격 8관왕이 문제가 아니라 백강호 선수의 올 시즌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중요한 거야!'
이 위원은 강호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정리한다.
2019 데뷔 시즌과 동시에 백강호라는 타자의 전성시대가 앞으로 한국야구의 판도를 뒤바꾸게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당장 시즌 2위까지 도약한 자이언츠의 팀 성적만 봐도 그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딱!
이 위원의 생각이 끝난 것과 동시에 타석에서는 또 한 번의 타격음이 경기장을 술렁이게 한다.
이번 역시 강렬한 임팩트와 함께 외야를 지난 타구가 담장 너머로 사라진다.
2구째를 타격한 강호의 타구는 이번에는 좌측이 아닌 우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였다.
강호는 이번에도 1루로 향하지 않고 있었다.
2구째를 통타한 타구 역시 파울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엔 타이밍이 조금 늦었어!'
강호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배트를 다시 고쳐 쥔다.
타석에서 반 발짝 물러나 연습 스윙을 한차례 한 후 다시 타석에 선 강호.
포수 자리에 앉아있는 타이거즈의 이용구 선수는 강호의 그런 연습 스윙마저도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포심은 안 되겠어. 백강호의 임팩트가 꽤나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잖아?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고 체인지업으로 유인하다고 해서 선구안 좋은 백강호가 딸려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이용구 포수는 강호의 파울 홈런이 이어지자 생각이 복잡해진다.
그런 혼란은 투수를 향한 싸인에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고, 포수의 혼란을 전달받은 양현준 투수 역시 생각이 많아지고 있었다.
'패스트볼은 위험해. 몸 쪽도, 바깥쪽도 백강호가 모두 대처해내고 있어. 그렇다고 체인지업을 노리는 것도 너무 뻔한 일이고.'
현준은 생각을 마치며 눈빛을 빛낸다.
투명한 고글 너머로 양현준의 눈빛과 시선을 마주한 강호는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음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패스트볼은 이제 그만 던지겠다는 생각이겠지? 그럼 변화구 컨택으로 가자!'
영리한 강호는 이미 타이거즈 배터리의 생각을 읽고 있었다.
예측을 함과 동시에 왼쪽 다리의 각도를 바꾸어 오픈 스탠스로 타격 폼을 바꾼다.
이용구 포수 역시 그런 강호의 타격자세 변화를 눈치 채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시 포심 싸인을 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앞서 강호가 보여준 두 번의 포심 대처 능력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지금의 결정이 낫다는 생각이었다.
파핫!
포수 이용구가 확실히 마음을 굳히자 곧장 현준의 와인드업이 이어진다.
양현준 투수는 2루 주자인 유성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세트 포지션이 아닌 와인드업으로 투구를 결정하고 있었고, 그런 투구 폼 변화는 강호의 멘탈을 조금이라도 흔들어보기 위한 시도였다.
'이 공도 때려봐라!'
공이 손을 떠나는 순간, 양현준 투수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강호 역시 만만한 타자는 아니었다.
따악.
경쾌한 타격 음과 함께 또 한 번 관중석이 술렁인다.
이번에는 1루수 브랫의 곁을 스치는 파울타구였다.
보기에 따라서는 페어 타구 같아 보인 3구 째 타격은 1루심이 파울을 선언하면서 파울로 결정되는 모습이다.
"아이고, 심장 떨려서 더는 못 보겠네."
"왜? 재밌기만 하구만."
"지금 승부가 완전 모 아니면 도잖아. 조금 전에도 유인구가 아니라 스트라이크 존으로 우겨넣는 공이었다고."
"그러니까 더 재밌는 거지."
관중석의 팬들은 응원하는 팀을 떠나서 두 선수의 승부를 즐기고 있었다.
이어지는 긴장감에 진땀을 흘리면서도 에이스 투수와 리그 최고의 타자 간의 살 떨리는 대결을 끝까지 지켜본다.
그런 팬들의 시선 속에 두 선수의 승부는 어느새 9구째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볼."
주심의 판정에 이제 볼 카운트는 풀 카운트가 완성된다.
투수와 타자 모두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풀 카운트 상황, 이제 단 하나의 공으로 지금의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따악!
호쾌한 타격음과 함께 양현준의 10구째를 강타한 강호의 타구가 또 한 번 외야를 향해 뻗고 있었다.
이번에는 파울 선상을 걸친 것이 아니라 좌중간을 향해 멀리 뻗는 타구였기 때문에 잔뜩 긴장한 승부를 지켜보던 자이언츠 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른다.
타구의 각도가 낮기는 했지만, 강호의 파워를 고려한다면 담장을 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팬들의 시선에 타구 방향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중견수 김호영 선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익!"
김호영 중견수는 이를 악문 채로 허공을 향해 몸을 띠운다.
펜스를 목전에 둔 채 담장으로 빠르게 뻗어오는 타구를 향해 비상해 오른 김호영.
그의 글러브에 아슬아슬하게 타구가 걸려든다.
터업!
포구와 함께 펜스에 부딪힌 김호영이 그라운드 위를 나뒹군다.
그러면서도 수비에 대한 고도의 집중력을 선보인 김호영의 글러브에는 여전히 야구공이 들어 있는 상태.
그는 모든 팬들의 시선을 받은 채 글러브를 높이 쳐든다.
"우와아아!!"
"저걸 잡아버리네!"
"김호영 대단한데?"
타이거즈 팬들의 함성 속에 타구를 잡은 김호영이 몸을 일으킨다.
어쩌면 홈런이나 3루타가 되었을 지도 모르는 강호의 타구는 김호영의 호수비에 가로막혀 중견수 앞 뜬공으로 기록되어 버린 것이다.
강호를 응원하는 자이언츠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저게 잡히네. 가만뒀으면 넘어가는 거였는데!"
"가만히 뒀어도 넘어가지는 않았을 걸? 타구 각도를 봐서는 펜스 직격타 각이었잖아?"
"너는 어느 팀 팬이야? 자이언츠야, 타이거즈야? 노선을 확실히 해!"
자이언츠 팬들은 강호의 뜬공으로 종료되는 1회 초 상황을 아쉬워하며 다음 번 이어질 강호의 타석 기회를 기다린다.
그런 팬들의 기다림 속에 양 팀의 공격은 이어지고, 곧 4회 초 공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주심의 삼진 선언과 함께 4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섰던 전준오가 혀를 길게 빼문다.
3회까지 2점을 내어준 자이언츠와는 다르게 양현준 투수는 여전히 실점 없이 자이언츠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1회 초 강호와 10구째 승부를 벌였던 상황이 최대 고비라고 할 정도로 양현준의 완급조절 능력은 최고라 평할 만했다.
그런 양현준에게도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지만, 위기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타석에 선 타자가 다름아닌 강호였기 때문이다.
강호는 자이언츠 원정 팬들의 함성을 한 몸에 받으며 또 한 번 타석에 자리를 잡는다.
마운드에서 강호와 다시 한 번 시선을 마주친 현준은 1회에 비해 조금은 자신감이 줄어들어 있었다.
'1회 초 승부에서 홈런 성 파울 타구만 4개나 때려낸 타자야. 만약 호영이가 타구를 잡아내지 않았으면 못해도 3루타는 됐을 타구도 있었지. 오늘 백강호에게 포심으로 승부를 보는 건, 답이 될 수 없어!'
현준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힌 채 강호를 상대할 승부구를 떠올려본다.
포심을 봉인할 수는 없지만, 승부구로 결정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포심을 제외한 슬라이더, 체인지업, 슬로우 커브 중에 강호에게 아웃카운트를 얻어 낼 구종을 선택해야만 했다.
'다른 타자였다면 세 개의 구종을 이용해서 코스 선택만으로도 범타 처리할 수 있어. 하지만 백강호 정도의 컨택 능력에는 통하지 않겠지. 컨택 능력만으로는 우리나라 최상급 타자이니까.'
현준은 마음속으로 강호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국내 최고의 컨택 능력을 갖춘 타자, 여기에 더해 57홈런을 때려낸 파워까지.
이런 타자에게 과연 어떤 공을 던져야지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현준은 그 답을 얻지 못한 채 강호를 향한 초구를 뿌린다.
따악!
현준의 초구를 강타한 강호의 타구가 외야 관중석을 향해 뻗고 있었다.
타이밍이 늦어 1루 관중석 상단을 때리는 파울이 되긴 했지만, 타구 스피드가 워낙 빨랐던 까닭에 마운드 위의 현준이 움찔할 정도였다.
그 후 던져진 현준의 2구 째 공 역시 타격한 강호.
이번에는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뻗어나가다 끝에서 살짝 휘어져 아깝게 파울이 되고 만다.
그 모습에 현준의 간담이 서늘해지는 사이 관중석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뭐야? 데자뷰인가? 1회 때 상황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잖아?"
"이번에도 투구 수 테러 제대로 하겠는데? 다른 타자도 아니고, 백강호잖아."
"투구 수 테러라니? 백강호 정도 되는 타자가 왜 그런 걸 해야 돼? 바로 홈런으로 가야지!"
팬들은 1회에 이어 또 다시 반복된 긴장감 넘치는 승부에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양 팀 팬들은 4회 초, 1사 주자 없는 평범한 상황에서 펼쳐진 지금의 승부를 뜨겁게 장식해주고 있었다.
타이거즈가 먼저 확보한 2점의 점수 차가 존재했기 때문에 승부처가 될 수는 없었지만, 팬들은 그런 것에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저 두 선수의 대결이 홈런이 될 것인지, 그 밖의 결과를 낳을 것인지에만 초점을 맞춘다.
따악.
팬들의 시선 속에 또 한 번의 타격음이 울려 퍼지고, 이번 역시 타구는 외야를 향해 강하게 뻗는다.
이번 역시 강호의 배트 스윙이 빨랐던 까닭에 타구는 좌측을 향해 감겨들어가고 있었고, 팬들은 또 한 번의 파울 홈런을 예상한다.
그런데 팬들의 예상은 빗나가고 만다.
"어?!!"
"넘어갔어? 넘어갔어!!"
"홈런이야! 내 잠자리채 어디 갔어?!"
팬들이 놀란 함성 속에 강호가 1루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3루심은 이미 홈런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중계석에서도 목청껏 소리친다.
"넘어갔습니다! 백강호 시즌 58호 홈런! 백강호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도 또 하나의 홈런을 추가하며 연속 경기 홈런 기록을 아홉 개째까지 이어나갑니다! 이제 팀 선배였던 이대호 선수의 세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배 캐스터는 우렁찬 목소리로 강호의 기록 달성을 알리고 있었다.
곁에 앉은 이호범 위원이 지금의 기록이 8월 13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홈런 기록이라는 점을 부연해서 설명해주고 있었지만, 잔뜩 흥분한 팬들의 귀에는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었다.
"우와아아아!!!"
팬들은 베이스를 돌고 있는 강호를 향해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함성으로 축하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었다.
오늘 경기로 본다면 겨우 한 점을 쫓아가는 점수에 불과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홈런이었기 때문에 경기 내용은 이미 팬들의 관심밖에 멀어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은 오직 강호를 향한 함성만이 존재할 뿐, 그 외적인 것은 아무런 의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백강호! 최고다!"
베이스를 돌던 강호는 자신을 향한 팬들의 목소리에 오른손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린다.
그러자 자이언츠 원정 팬들의 목소리가 거대한 물결처럼 챔피언스 필드를 채워가고 있었고, 강호는 그런 팬들의 함성 속에 홈을 밟는다.
2대 1.
이제 한 점을 쫓아가는 점수였지만,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강호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이제 자이언츠의 맹공이 시작될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바람은 곧 현실이 되고, 그 중심에는 팀의 4번 타자인 강호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의 경기에서 강호의 활약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