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홈런왕 백강호-234화 (233/335)

0234 / 0335 ----------------------------------------------

승부수

다이노스 팬들의 함성 속에 자이언츠 팬들은 조금은 불쾌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들이 느끼는 불만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거 좀 치사한 거 아냐? 백강호는 고의사구로 걸러 버리고, 테인즈는 홈런을 치네? 백강호 타석 때 고의사구가 안 나왔으면 백강호가 먼저 50홈런 칠 수도 있는 거잖아?"

"누가 아니래. 나는 설마설마했다. 우리 백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 얘기도 있고 해서 고의사구는 없을 줄 알았더니. 5회 초에 백강호 선수를 걸러버리고, 바로 5회 말에 테인즈가 홈런을 때려버리네."

"이거 50호 홈런을 도둑맞은 느낌인데? 오늘 경기 지면 원통해서 잠도 안 오겠어."

자이언츠 팬들은 이미 다이노스 덕 아웃으로 들어가 버린 테인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불평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들은 테인즈의 홈런으로 6대 5로 리드를 다시 뺏겼다는 사실보다 테인즈가 강호에 앞서 50호 홈런을 먼저 기록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었다.

만약 5회 초, 강호를 고의사구로 거르지만 않았다면 올 시즌 최초의 50호 홈런 달성자는 테인즈가 아닌 강호의 이름으로 기록되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다소 억측이 있는 생각이었지만, 자이언츠 팬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실 확률적으로 따져보면 5회 초, 강호의 타석이 홈런이라는 결과로 만들어지지 않을 확률이 더욱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고의사구만 아니었다면 5회 초 강호의 50호 홈런 달성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여기는 중이었다.

그것은 군중 심리처럼 퍼져나가 마산 야구장을 야유의 물결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느새 테인즈의 홈런을 축하하는 다이노스 팬들의 함성 소리는 자이언츠 팬들의 야유 소리로 뒤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다이노스 팬들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이었다.

"저것들 왜 저래? 여기가 자기네 구장인 줄 아나? 왜 마산에 와서 자이언츠 아재들이 야유를 퍼붓고 난리야?"

"몰라, 테인즈가 50호 홈런 때리니까 부러운 모양이지, 뭐."

"부러우면 백강호도 50호 홈런 때리면 되잖아? 뭐, 테인즈보다 늦은 기록이지만, 50호 홈런이라는 게 의미 있는 거 아냐?"

다이노스 팬들은 구장을 가득 채운 야유 소리에 그렇게 반박하며 테인즈와 다이노스 팀을 옹호하고 나선다.

그런 다이노스 팬들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고, 점차 표면화되기 시작한 양 팀 팬들의 신경전 속에 경기는 속행된다.

티익.

테인즈에 이어 5번 타자로 나선 방성민의 타구가 힘 없이 내야를 구른다.

타구를 잡은 3루수 황제인이 1루를 향해 공을 뿌렸고, 1루심은 곧바로 아웃을 선언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5회가 그렇게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후 6회는 양 팀 모두 특별한 상황 없이 무득점으로 흘러간다.

문제는 7회였다.

7회 초 1번 타자 유성철 부터 시작된 자이언츠의 공격이 묘한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한 것이다.

"볼넷, 베이스 온 볼."

주심은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유성철에게 1루로 출루할 것을 지시하고 있었다.

5회부터 다이노스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강정산 투수가 7회 초 부터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스트라이크 없이 4개의 볼을 연달아 던지며 선두 타자 성철에게 볼넷을 내준 강정산 투수.

다이노스 덕 아웃이 그런 모습을 그냥 지켜볼 리 없었다.

중계석은 다시 한 번 마운드로 오르는 다이노스의 투수 코치를 확인하며 입을 연다.

"아~ 여기서 투수교체입니다. 지금 7회 초 무사 상황이거든요? 아직 정규 이닝이 3이닝 남아있는 가운데 다이노스에서 다시 투수 교체에 나섭니다."

"지금은 김진석 투수를 예상할 수 있는데요? 아니면 다이노스에서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 셋업 투수인 원주현 투수를 올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원주현 투수 최근 구위가 상당하거든요? 다이노스 덕 아웃에서 지금의 상황을 승부처로 본다면 원주현 투수를 올릴 겁니다."

조 캐스터에 이어진 박 위원의 말이었다.

박재헌 위원은 다이노스 덕 아웃에서 필승 카드인 김진석 대신 셋업 카드인 원주현을 선택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 박 위원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원주현 투수네요? 다이노스에서 7회부터 원주현 투수를 마운드에 올립니다. 원주현 투수 올 시즌 5승 2패, 21홀드 3세이브, 2.36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이 158km까지 찍혔거든요. 원주현 투수가 지금의 상황을 잘 막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조 캐스터는 원주현 투수의 올 시즌 기록을 거론하며 지금의 상황이 승부처임을 지적한다.

그 사이 타석에 선 2번 타자 박철과 바뀐 투수인 원주현 투수의 승부가 시작되고 있었다.

퍼엉!

"스트라이크!"

초구는 스트라이크였다.

타석에 선 박철이 포수 미트에 공이 도착한 후 반 발짝 물러설 정도로 빠른 속구였다.

박철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전광판에 찍힌 구속을 확인하게 된다.

'157km. 몸에 맞아서라도 출루하려 했더니 사구는 포기해야겠다. 저런 공을 몸에 맞았다가는 곧장 시즌 아웃돼버릴 거야!'

타자인 박철은 전광판에 찍힌 구속을 확인하고는 혀를 내두른다.

사구나 볼넷으로라도 출루하려던 생각을 고쳐먹는 박철.

결국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정면대결밖에 없었다.

티익. 틱, 딱.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3개의 파울이 연달아 포수 뒤쪽 관중석을 넘어간다.

등판 후 오직 포심만을 던지고 있는 원주현 투수에 대처한 박철의 스윙은 모두 파울이 되고 만 것이다.

볼 카운트는 계속해서 노 볼 2스트라이크 상황.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되어버린 박철로서는 모험을 걸 수밖에 없었다.

'포심 구위를 당해내지 못하겠어. 차라리 변화구를 노리자. 원주현 투수가 올 시즌 스플리터 구사율이 높으니까. 포심은 커트하고, 스플리터 타이밍에 배트를 맞추는 거야!'

박철의 선택은 그야말로 모험수에 가까웠다.

157km가 찍히는 포심을 커트하고, 130km대의 스플리터를 공략한다는 계획은 타격 매커니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내저을 허무맹랑한 계획 같아 보였다.

그런데 박철의 그런 계획이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딱.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자 주자 박철이 1루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모험을 걸었던 원주현 투수의 5구 째 공은 운 좋게도 스플리터였고, 박철은 정확한 타격으로 원주현 투수의 5구째를 중전 안타로 뽑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동안 침묵하고 있던 자이언츠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그래! 가자! 백강호까지 곧장 가자!"

"스팅, 제발 병살타만 치지 마라! 볼넷이든, 사구든, 안타든, 출루만 해란 말이야. 자신 없으면 삼진 먹던가!"

"인마, 스팅이 외국인인데 한국말로 해서 알아듣겠어? 내가 하는 거 잘 봐. 돈 메이크 더블 플레이, 스팅! 유 커넥트 슈드 비 백강호! 두유 언더 스탠드? 내 말 알아듣겠냐고? 백강호까지 연결시켜라!!"

"그게 무슨 영어야? 그리고 스팅은 영어 몰라. 쿠바 사람이잖아. 스페인어를 해야지!"

자이언츠 팬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스팅을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의 목소리는 타석에 선 스팅에게 들리기는 했지만, 그 의미까지 전달되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어 팬들이 뿜어내는 기운을 읽어낸 스팅은 지금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상태였다.

'적성에 안 맞기는 하지만, 배트를 짧게 쥐고 컨택 위주로 승부를 보는 거야! 바뀐 투수의 구속이 97마일 정도 되는 것 같으니까 스플리터만 조심하고 포심만 컨택하면 충분히 안타로 뽑아낼 수 있어.'

스팅은 이번 타석을 맞이해서 타격 전략을 완전히 수정하고 있었다.

한국 무대를 밟은 이후 처음으로 배트를 짧게 쥔 채 타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스팅은 오늘 라인업에서 자신의 이름이 제외된 것에 대한 답변으로 달라진 타격을 선보일 작정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스팅은 그동안 5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3번 타자인 전준오를 대신하여 대타로 오른 상황을 흘려보낼 수는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스팅의 태도 변화는 다이노스 포수 김태건의 눈에 포착되고 있었다.

'스팅이 배트를 짧게 쥐었어? 여태껏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투구 전략을 수정해야 하나?'

스팅의 변화로 인한 김태건 포수의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빨랐다.

그는 원주현 투수에게 곧바로 초구 싸인을 낸다.

싸인을 확인한 원주현 투수는 루상의 주자들을 시선으로 살핀 후 포수 미트를 향해 공을 뿌린다.

퍼엉!

포수 미트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타자인 스팅이 엉덩이를 뒤로 뺀다.

몸 쪽으로 바짝 붙어오는 강속구에 순간적으로 몸을 피한 것이다.

스팅을 향한 초구는 무려 156km짜리 몸 쪽 패스트볼이었고, 제 아무리 속구에 강한 스팅이라지만 그 공을 컨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볼."

주심의 판정은 볼이 된다.

그 후 하나의 스트라이크와 하나의 볼이 던져지며, 볼 카운트는 2볼 1스트라이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스팅으로서는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볼 카운트였다.

'마음 같아서는 기습 번트라도 대고 싶지만, 번트가 성공해서 1사 주자 2, 3루가 만들어져도 상황은 애매해질 뿐이야. 강호의 타석에서 1루가 비어 있게 되면 상대 배터리는 강호를 고의사구로 거를 게 분명해! 그러니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거야. 내 타석에서 타점을 기록하던지, 아니면.'

스팅은 생각을 정리하며 다시 타격 자세를 취한다.

그런 스팅의 변화된 타격 자세를 확인한 원주현 투수가 눈썹을 꿈틀한다.

'번트 자세?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희생 번트를 대려는 거야?'

원주현 투수는 좀처럼 보기 힘든 스팅의 번트 자세에 잠시 마음이 흔들리고 만다.

덕분에 4구째 공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퍼엉!

"볼 쓰리."

주심의 선언으로 이제 볼카운트는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이 된다.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볼 카운트가 스팅에게 유리해지자 자이언츠 원정 팬들의 함성 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그들은 스팅의 볼넷을 바라면서 원주현 투수의 다음 공을 관심 있게 지켜본다.

그리고 원주현 투수의 5구째 공이 던져졌을 때 자이언츠 팬들의 기대는 현실이 되고 있었다.

"우와아아!!"

"만루다, 만루! 어디 만루에서도 한 번 걸러봐라!"

"그래! 백강호 타석에서 또 고의사구 한 번 내봐! 그럼 동점이니까!"

"스팅! 굿 잡~! 유어 플레이 이즈 베리...잘했다고!!"

스팅의 재치 있는 출루를 칭찬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곧 한 타자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뒤바뀐다.

자이언츠 팬들의 함성 속에 다음 타자인 강호가 타석으로 걸음을 옮긴다.

'7회 초, 우리가 5대 6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사 만루. 고의사구는 나올 수 없는 상황이야.'

강호는 타석으로 걸음을 옮기며 지금의 상황을 정리해 본다.

만약 다이노스 배터리에서 또 다시 고의사구를 결정한다면 밀어내기 볼넷으로 6대 6 동점이 만들어지며 계속해서 무사 만루의 상황이 연결된다.

강호 자신을 볼넷으로 출루시킨다면 다음 타자인 황제인이 병살타를 치더라도 1타점을 추가할 수 있는 상황.

다이노스 덕 아웃에서 이번만큼은 고의사구 작전을 낼 수가 없는 것이다.

대신 한 가지 작전은 예상해볼 수 있었다.

'투수를 바꾸는 방법 말고는 다이노스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없어!'

강호는 다이노스에게 남은 카드는 투수 교체밖에 없다고 여겼다.

고의사구는 있을 수 없고, 수비 시프트도 의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강호는 이번 타석에서 반드시 타점을 때려낼 생각이기 때문이다.

저번 프리 마켓 방문 때 따로 타격 아이템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업적 보상으로 받은 일회용 타격 아이템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강호는 만루 상황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미 자신이 사용할 타격 아이템의 종류를 선택해둔 후였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시 투수 교체를 단행하는 다이노스의 결정을 여유로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수고했다."

다시금 마운드에 오른 다이노스의 투수 코치가 원주현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다음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그동안 자이언츠 원정 팬들이 강호의 이름을 연호하며 강호가 이번 타석에서 역전 타점을 때려내주기를 간절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자이언츠 팬들의 기대는 단지 역전 타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테인즈가 5회 말에 때려낸 솔로포를 되갚아 주는 강호의 그랜드슬램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목청껏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팬들의 목소리와 모습들을 현장의 중계 카메라들이 모두 담고 있었고, 중계석 역시 그런 모습들에 대해 입을 연다.

"투수가 마무리인 임창규 투수로 교체 됩니다. 다이노스에서도 승부수를 띄우네요. 지금 마산구장은 여기가 사직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자이언츠 팬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박 위원께서는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자이언츠 팬들의 기대는 당연한 것이고요. 다이노스 덕 아웃의 투수 교체 결정도 몇 템포 빠른 결정으로 보입니다. 마무리 투수인 임창규 선수를 7회 초 무사 상황에서 올리고 있거든요. 다이노스 덕 아웃에서는 7회 위기 상황만 넘기면 경기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 본 것 같습니다. 반대로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백강호 타자가 마무리 임창규 투수를 이겨낼 수만 있다면 이번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겁니다. 다이노스에서는 더 이상 마운드에 올릴 필승 카드가 남아있지 않거든요. 만약 여기에서 백강호 선수의 역전 적시타가 터진다면 분위기가 자이언츠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되는 거예요."

조 캐스터와 박 위원, 중계석의 코멘터리 속에 중계 카메라는 타석에 선 강호의 얼굴을 비춘다.

바뀐 투수인 임창규를 응시하는 강호의 매서운 눈빛이 중계 카메라를 통해 TV를 시청하는 안방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그 서슬 퍼런 기세에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팬들은 마른침을 삼켜야만 했고,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팬들은 불끈 쥔 주먹에 차오르는 땀방울을 털어내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양 팀 팬들의 상반된 반응 속에 임창규 투수와 강호의 대결이 시작된다.

파핫!

루상을 가득 채운 주자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던져진 임창규 투수의 초구가 포수의 미트를 향한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던 강호 역시 배트를 움직인다.

부웅!

모두의 시선을 잡아끄는 두 선수의 대결은 이 하나의 공과 한 번의 스윙으로 결정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으로 오늘 경기의 승패가 자이언츠 쪽으로 급격하게 기운다.

따악!!

호쾌한 타격음과 함께 강호가 때려낸 타구가 좌중간 높은 곳을 향해 떠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자이언츠의 잠자리채 부대가 출동하는 모습이다.

2015년 바뀐 규정으로 한동안 야구장에서 퇴출됐던 잠자리채는 2018년 규정이 또 한 번 바뀌며 올 시즌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뀐 규정을 통해 마산 야구장에 가득 자리한 수많은 잠자리채 중 운 좋은 누군가의 것에 강호가 때려낸 타구가 정확하게 안착하고 있었다.

"잡았다! 내가 잡았어!! 내가 백강호의 50호 홈런을 잡았다고!!"

좌측 관중석 누군가의 목소리는 곧 모든 자이언츠 팬들의 함성 소리에 뒤덮여 버린다.

"와아아아아!!"

이 함성은 오늘 경기의 승부처에서 터져 나온 승리의 함성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5대 6으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9대 6으로 뒤집어 버리는 강호의 그랜드 슬램은 개인 통산 50호 째 홈런이자 올 시즌 50호 째 홈런으로 한국 야구사를 다시 쓰는 홈런으로 기록된다.

50홈런, 50도루.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불가능할 것이라 얘기했던 기록이 8월 13일 다이노스와의 시리즈 5차전 첫 경기에서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박빙으로 흘렀던 경기마저 9대 7로 가져오며 자이언츠의 연승 기록은 하나 더 추가되고 있었다.

강호는 이 날 경기에서 5타석 3타수 3홈런 7타점을 뽑아내며 팀이 기록한 9점 중 7타점을 자신의 이름으로 새긴다.

그리고 이 경기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모든 야구팬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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