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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의 조건
오늘 경기에서 자이언츠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영명은 7회까지 제몫을 다했다.
비록 4실점이 있기는 했지만, 임시 선발로 올렸음에도 7이닝을 막아내며 자이언츠 코칭스태프와 팬들이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 사이 하위타선까지 각성한 자이언츠 타선은 7회까지 8점을 뽑아내며, 올 시즌 들어 달라진 타선의 집중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6회 부터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이름을 올린 신인 급 선수들을 대수비로 투입했음에도 득점권 상황마다 타점을 뽑아내며 맹타를 뽐낸다.
그 중심에는 3타수 3안타로 4타점을 올리고 있는 4번 타자 강호가 있었다.
강호는 2회에 솔로 포를 시작으로 3회에는 3루타, 그리고 5회에는 2루타를 때려내며 4타점 2득점을 올린다.
모두의 초점은 강호가 7회에 달성 가능한 하나의 기록에 몰리게 되고, 강호는 자이언츠 팬들의 기대 속에 중전수 앞의 깔끔한 안타를 때려낸다.
딱.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모든 자이언츠 팬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우와아!!"
팬들의 우뢰와 같은 함성소리와 함께 하나의 기록이 완성되고 있었다.
중계석은 강호가 7회에 기록한 대기록 달성에 이렇게 목소리를 높인다.
"백강호 선수가 해냅니다! 이 기록이 우리나라에도 나오네요. 지금의 중전 안타로 리버스 사이클링히트가 완성됩니다! 바로 이곳, 문학구장에서 대기록이 탄생됩니다! 그리고 이 사이클링히트는 백강호 선수의 시즌 네 번째 사이클링 히트로 기록됩니다!"
한명진 캐스터는 7회 초, 강호가 때려낸 중전 안타로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기록이 쓰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 기록은 바로 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히트(Reverse natural cycling hit).
타자가 한 경기 동안 홈런을 시작으로 3루타, 2루타, 1루타 순으로 네 개의 안타를 완성하면 성립되는 사이클링히트의 한 종류였다.
2군 무대에서는 기록이 있었지만, 1군 경기에서는 국내 최초의 기록 달성에 중계석은 연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그 사이 경기는 승부처인 8회 말로 넘어가고 있었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김영명 투수를 대신해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표성태 투수였다.
올 시즌 많은 불펜 투수들이 셋업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후반기에 셋업 투수로서 낙점된 것은 2군에서 올라온 26살의 신예 투수, 표성태였다.
셋업 투수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존 셋업 투수였던 베테랑 윤길준을 비롯해 중견 언더핸드 투수 홍성빈, 사준식, 권대우, 윤명호, 박상현, 김영명 등 많은 투수들이 각축전을 벌였지만, 결국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표성태였다.
중계석에서는 표성태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는 강호의 리버스 사이클링에 대한 흥분을 잊고 새로운 중계 내용을 시작한다.
"8회 말 자이언츠의 마운드에는 표성태 투수가 오릅니다. 표성태 투수 올 시즌 2승 2패, 3.24의 방어율에 11홀드 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투수는 원래 2군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투수였는데 지금은 팀의 셋업 투수로서 4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릅니다."
한 캐스터의 중계가 끝이 나고 곁에 앉은 박재헌 위원이 설명을 더한다.
"지금은 홀드 상황은 아니지만,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겠다는 손성조 자이언츠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네요. 박상현 투수가 재활군에 내려가면서 지금 자이언츠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가 바로 표성태 투수거든요. 8회 말은 와이번스의 중심 타선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한 번 눈여겨볼 만한 장면이라고 여겨집니다."
박재헌 위원의 말대로 8회 말은 눈여겨 봐야하는 장면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마운드에 오른 표성태는 주 무기인 150km을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로 전력투구를 펼쳤지만, 대타로 타석에 선 내야수 최정웅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 타석에 선 타자는 와이번스의 4번 타자인 정의준.
그를 응시하는 표성태 투수의 눈빛이 빛난다.
'정의준 선수에게 좋은 공을 줄 수는 없지.'
성태의 생각은 그러했다.
오늘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상대팀 4번 타자를 안일하게 상대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조심한다는 것이 지나치게 회피하는 투구 내용이 되고 말았다.
"볼 넷."
주심의 볼넷 판정으로 정의준마저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무사 상황에서 연속 볼넷을 내준 표성태 투수가 모자를 벗고 이마 위에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는 사이 자이언츠 덕 아웃은 분주해지고 있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투수 코치인 여민석이었다.
"지금이라도 명학이를 준비시킬까요? 아니면 마무리인 대우를 조금 일찍 준비시키는 게 어떨까요?"
여 코치는 남은 불펜 카드 중에서 가장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두 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손 감독에게 제안하고 있었다.
팔짱을 낀 채로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손 감독은 시선을 그대로 마운드를 향한 채 여 코치의 물음에 답하는 모습이다.
"명학이는 안 돼. 성태와 명학이는 닮은 구석이 많은 녀석들이야. 굳이 말하자면 명학이보다 성태 녀석의 구위가 좋아. 비슷한 유형의 투수를 연달아 올렸는데 뒤에 오른 투수의 구위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겠나?"
손 감독은 여민석 코치가 제안은 두 선수들 중, 손명학 카드는 제외시킨다.
그렇다면 여 코치의 입장에서는 남은 카드는 하나였다.
"그럼 대우를 준비시킬까요?"
여 코치의 선택은 팀의 마무리인 권대우 투수였다.
8대 4로 이기고 있는 경기를 허무하게 내어줄 수는 없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투수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손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 했다.
"선발 투수가 7이닝을 막아줬는데, 불펜 투수들이 남은 2이닝도 제대로 막지 못해서 마무리를 당겨 올려서야 되겠나? 사준식과 가진성을 준비시키도록 해. 상황에 따라 교체를 결정할 테니까."
"네."
손 감독의 지시에 여 코치가 발걸음을 옮긴다.
자신이 제안한 두 투수를 대신해 다른 투수들을 준비시키게 되었지만, 여 코치 입장으로서는 딱히 불만은 없었다.
매 년마다 그랬던 것처럼 올 시즌 역시 자이언츠 불펜은 원활하게 돌아가지는 않고 있었던 것이다.
전반기 때는 최고참 투수 박상현과 스무 살의 영건 권대우가 버팀목이 되어주면서 어렵사리 불펜을 운영했던 것이 박상현 투수가 재활 군으로 내려가고, 대우가 마무리로 전향하면서 불펜에 커다란 공백이 생겨버린 상태였다.
'올해도 다를 게 없구나. 항상 불펜이 구멍이야.'
여 코치는 불펜에 손 감독의 지시를 전하기 위해 인터폰을 들면서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을 지워내기 위해 애쓴다.
그의 생각대로 자이언츠는 매 시즌마다 확실한 불펜 카드 없이 시즌을 치러왔기 때문에 팬들 역시 더 이상 자이언츠의 불펜에 기대를 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이런 사실에 대해서 팀의 사령탑인 손 감독이 모를 리가 없었다.
'모든 팀은 약점을 가진 채로 시즌을 치르게 돼있어. 우리가 가진 약점은 맞춰지지 않는 불펜이라는 카드이고, 우리가 가진 강점은 강호를 중심으로 한 타선으로 볼 수 있겠지.'
손 감독은 그라운드를 지켜보며 팀의 장, 단점을 모두 떠올려보고 있었다.
그 사이 와이번스의 5번 타자로 타석에 선 최현 선수가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점수 차를 3점 차로 좁혀오고 있었다.
최현의 안타로 8대 5로 점수 차가 좁혀진 가운데 여전히 무사 1, 2루 상황에 놓인 것이다.
손 감독은 팀이 맞이한 위기 상황을 주시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우리가 아는 우리의 약점은 다른 팀들도 모두 알고 있어.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반전을 위한 노림수가 될 수도 있는 거야. 만약 맞춰지지 않은 남은 카드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우리 자이언츠는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역사를 지켜보게 될 게야.'
손 감독의 생각이 마무리되는 동안 그라운드 위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표성태 투수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인지 6번 타자 이재훈의 타석 때 폭투를 기록하며, 주자를 2, 3루로 보내버린 것이다.
비록 그 후에 타자인 이재훈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긴 했지만,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며 점수 차는 이제 2점차로 줄어들게 된다.
8대 6.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후반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와이번스의 히든카드, 박정건 타자가 타석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의 등장에 와이번스 홈팬들이 환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고, 손 감독은 결정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전반기 막바지에 진성이를 2군으로 내렸었다. 맞춰지지 않은 마지막 카드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 가진성이라는 카드는 팀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모험수가 되겠지만, 그 모험이 성공했을 때는 우리의 약점은 사라지게 되는 거야!'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린 손 감독은 자신의 곁으로 바짝 다가온 여민석 투수 코치에게 곧장 지시를 내린다.
"가진성을 올리도록 해. 지금 당장."
"네? 네, 알겠습니다."
여 코치는 마음속으로 사준식을 염두 해두고 있다가 가진성을 선택한 손 감독의 지시에 잠시 당황하는 모습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표성태와 비슷한 강속구 투수인 가진성보다는 좌완 투수인 사준식을 선택하는 것이 옳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히 반발의 말은 하지 않는다.
전반기 막바지에 2군으로 내려갔었던 가진성 투수가 3군 코치 중 누군가에게 구종 하나를 전수받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포크볼이 완성 됐다고? 조종훈 코치의 포크볼은 그렇게 빨리 배울 수 있는 게 아닐 텐데.'
여 코치의 생각으로는 진성이 3군 재활코치인 조종훈 코치에게 배운 포크볼은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직접 눈으로 살펴본 진성의 포크볼은 궤적이 현란하기는 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폭투의 위험이 지나치게 컸던 것이다.
1사 주자 3루 상황에 또 하나의 폭투가 나와 버리면, 이제 점수 차는 1점차로 줄어들게 된다.
적시타를 허용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지만, 투수의 폭투로 한 점을 헌납해버린다면 그것보다 허무한 것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손 감독의 지시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손 감독은 자이언츠라는 구단에서 10년 이상을 머물고 있는 팀의 원로였다.
그의 막강한 카리스마를 무시하기에는 반박할 근거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여 코치는 결국 불펜과 연결된 인터폰을 들어 올린다.
"진성이를 올려. 가진성 말이야."
인터폰을 향해 뱉어낸 여 코치의 말로 투수 교체가 결정되고 있었다.
여 코치는 인터폰을 내려놓고는 곧장 그라운드로 올라 주심에게 공 하나를 받아든다.
그 모습에 투수 교체를 직감한 표성태 투수가 고개를 푹 숙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고했다."
여 코치는 늘 그랬듯 '수고했다'는 한 마디 말을 건네며 마운드에서 내려 갈 투수의 어깨를 툭 하고 친다.
표성태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대꾸하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었다.
그 후 손 감독이 선택한 새로운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다.
새로운 투수인 가진성이 등판하는 모습에 자이언츠 관중석이 술렁이게 된다.
"뭐야? 저거 가진성 아냐? 가진성은 2군에 내려갔었잖아?"
"1군이랑 2군에 왔다갔다했지. 가진성이 패스트볼은 기가 막히는데. 구속이 157km까지 나오잖아."
"아, 진짜? 근데 왜 이때까지 안 쓴 거야?"
"포심 빼고는 다 엉망이거든. 패스트볼 던질 때의 투구 폼이랑 변화구 던질 때의 투구 폼이 너무 달라. 포심 던질 때는 껑충 뛰면서 공을 던지는데 변화구 던질 때는 그냥 던지더라니까. 타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투구 폼 차이가 심한데 누가 공략을 못 하겠어?"
"아니, 왜 그런 투수를 이런 상황에서 올리는 거야? 이 경기 포기한다는 거야?"
자이언츠 팬들의 논란 속에 마운드에 오른 가진성 투수.
진성은 95년생, 올해로 25살의 나이로 강호와 동갑내기인 신예 투수였다.
원래는 포수 출신이었지만, 2군 시절 손 감독의 권유로 작년부터 투수로 보직을 바꾼 특이한 케이스였다.
190cm에 육박하는 키에 104kg의 몸무게에서 나오는 엄청난 피지컬은 그가 던지는 속구의 구속이 150km후반 대를 기록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러나 자이언츠 팬들이 말한 것처럼 단점 또한 뚜렷했기 때문에 전반기에 잠시 1군에 이름을 올렸다가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며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후우."
마운드에 오른 진성은 길게 날숨을 내쉬고 있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그는 오직 포수의 미트만을 노려보며 초구 투구에 나선다.
뻐억!
가진성의 초구가 뿌려진 후 마치 포수의 미트를 뚫어버릴 듯한 엄청난 굉음이 타석을 가득 채운다.
"스트라이크!"
주심의 볼 판정은 스트라이크였고, 타석에 선 박정건은 순간 타석에서 물러서며 전광판을 올려다보게 된다.
159km.
160에 육박하는 가진성의 구속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엄청난 구속과 구위, 가진성의 압도적인 초구 투구에 공이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몰렸음에도 배트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가진성의 2구가 이어진다.
부웅, 뻐억!
이번에는 박정건이 배트를 냈지만, 진성의 공은 포수 미트를 파고들고 있었다.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공은 스트라이크 존 위를 통과하는 볼이었지만, 타자인 박정건은 떠오르는 공을 타격하기 위해 배트를 내고 만 것이다.
"허!"
어이없는 한숨을 토해내는 타자 박정건.
그의 눈에 이제 3구째 와인드업을 준비하는 가진성 투수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주자가 3루에 있음에도 세트 포지션이 아닌 와인드업 자세를 잡는 가진성 투수.
그의 3구째 공이 손을 떠난다.
'또! 이번에도 포심이야!'
가진성 투수의 공이 손을 떠나는 순간, 이번 역시 포심인 것을 확인한 박정건이 다가오는 공을 향해 배트를 낸다.
눈에 들어오는 3구의 코스는 이번 역시 스트라이크 존 정 가운데를 파고드는 공이었기 때문에 타격을 결정지은 것이다.
그런데 그런 박정건의 판단은 틀리고 말았다.
부웅. 타악. 터업!
세 번의 소리와 함께 박정건의 삼진이 결정지어지고 있었다.
가진성의 3구가 포심이라고 판단했던 박정건은 타격을 위해 배트를 휘둘렀지만, 홈플레이트 직전부터 가라앉는 구종은 포심이 아닌 포크볼이었다.
당연히 박정건의 스윙은 공을 헛치게 되고, 홈플레이트를 찍고 튄 가진성의 공은 글러브를 내린 포수 강민수의 미트에 자연스레 파고든다.
강민수 포수는 자신이 원바운드 공을 막아낸 것을 확인하고는 습관적으로 박정건의 몸을 태그한 후 삼진 아웃을 확정짓는다.
"와아아! 3구 삼진이야!"
"대박이네. 지금 공은 포크볼 아냐? 변화구 던질 때 티 많이 난다며? 별로 티 안 나는 것 같은데?"
자이언츠 팬들의 환호 속에 타자 박정건이 타석에서 물러나고, 이번에는 대타 이진섭이 타석에 오른다.
가진성은 대타로 타석에 선 이진섭을 6구째로 이어지는 승부 끝에 역시나 포크볼로 돌려 세우며 마운드 위에서 포효성을 내지르는 모습이다.
등 뒤에서 가진성의 투구를 모두 지켜보던 강호는 마운드 위의 투수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린다.
"잘했다. 진성아."
강호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위기를 막아낸 진성에게 건넨 후 덕 아웃으로 들어가 정규 이닝 마지막 타석을 준비한다.
그러나 강호의 타석은 돌아오지 않는다.
위기를 두 개의 삼진을 통해 막아낸 가진성의 활약으로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판단한 손 감독이 강호를 대신해 대타를 내세운 것이었다.
대타 채중석은 볼넷을 얻어 출루하긴 했지만, 뒤이은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며 상황은 경기의 마지막인 9회 말로 넘어간다.
9회 말에 마무리로 오른 투수는 자이언츠에서 가장 확실한 투수인 권대우 투수.
대우는 1번 타자 가메스에게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뒤이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물러나게 만들며 경기를 마무리 짓는 모습이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8대 6.
자칫하면 역전패를 허용할 뻔 했던 경기는 가진성이라는 새로운 불펜 카드를 찾아낸 경기로 기록되고 있었고, 또한 이 승리로 자이언츠의 연승은 10연승으로 바뀌게 된다.
2008년 시즌에 기록했던 팀 최다 연승인 10연승과 타이를 이루면서 이제 자이언츠 팬들의 시선은 다음 경기로 이동한다.
팬들의 바람은 이제 단 하나.
와이번스와의 시리즈 경기를 스윕으로 가져오며 구단 창단 이래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일궈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모든 팬들의 기대 속에 자이언츠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