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홈런왕 백강호-151화 (150/335)

0151 / 0335 ----------------------------------------------

손을 맞잡다

시간은 오후 6시가 넘어 경기의 중계를 준비하는 중계진들, 그들을 대표하는 캐스터의 힘찬 목소리로 중계가 시작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6월 19일, 사직에서 열리는 자이언츠와 와이번스, 와이번스와 자이언츠 간의 시즌 여덟 번째 맞대결의 중계를 맡은 캐스터 권성호입니다. 해설에는 안지원 위원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중계진은 시구와 시타, 애국가 제창 후 이어진 1회 초 공격에서 자이언츠의 선발 투수 몬테사가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 짓자 곧장 자이언츠의 타순 설명으로 이어나간다.

"자이언츠의 타순입니다. 1번 중견수 유성철, 2번 1루수 최문표, 3번 유격수 백강호, 4번 좌익수 스팅, 5번 캡틴 포수 강민수, 6번에 지명타자 채중석, 7번에 3루수 오진택, 8번 2루수 최훈, 9번 우익수 박철 순입니다."

권 캐스터는 타순 설명을 마친 후 자이언츠 타순의 변경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섰다.

"오늘도 자이언츠 타순에는 특이사항이 있습니다. 중견수 전준오 선수가 빠지고, 2번 자리에는 1루수 최문표 선수가 들어갔어요. 전준오 선수가 빠지면서 비게 된 좌익수 자리에는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하던 외국인 타자 스팅이 좌익수로 들어갔어요. 또 3루수 황제인 선수가 손목 부상으로 빠지고 2군에서 올라온 기존 유격수, 오진택 선수가 3루수 글러브를 잡았습니다. 4번 타순에는 좌익수로 기용되는 스팅 선수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안지원 위원께서는 자이언츠 타순의 키 플레이어로 스팅 선수를 지적해 주셨어요."

권 캐스터의 설명이 끝나자 자연스럽게 안 위원의 해설이 이어진다.

"네, 스팅 선수가 처음으로 4번 타순에 기용되거든요. 스팅 선수가 자이언츠에 합류한 이후 성적이 나쁘지 않습니다. 타율 3할 2푼 3리에 홈런 4개, 타점 16점이거든요. 득점권 타율이 그렇지 않은 상황 때보다 좀 더 높아요. 3할 5푼 4리. 장타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김민철 대행이 황제인 선수를 대신해서 4번 자리에 넣었습니다. 앞뒤로 자리한 타자가 3번에 백강호 선수, 5번에는 강민수 선수거든요. 두 선수 다 3할 대 이상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고요, 특히나 백강호 타자는 4할 3푼 2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루율은 5할 1푼 2리에요. 타석 기회 2번 중에 한 번은 꼭 출루를 해준다는 얘기에요. 오늘 경기에서 자이언츠 팀의 키포인트는 백강호 선수가 연결해준 기회를 4번 타자인 스팅 선수가 얼마나 타점으로 잘 연결시키느냐 일겁니다."

안 위원은 긴 해설을 마친 후 오늘 경기에서 강호와 스팅, 이 두 타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을 끝낸다.

그의 설명이 모두 끝나는 사이, 자이언츠의 1번 타자로 나섰던 유성철이 내야 뜬공으로 타석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이어서 타석에 선 타자는 오늘 2번 타순에서 선발 출장한 문표였다.

"강호 후배, 잘 보고 있으라고. 이 형님이 강호 후배 앞 타순에서 부지런히 출루를 해줄 테니까 죄다 타점으로 연결시키라고. 잘 할 수 있겠지?"

강호는 자신을 향해 공수표를 남발하는 문표의 말에 대기 타석에 오르다 말고 피식 웃고 있었다.

문표가 5번이나 6번, 혹은 어제처럼 4번에 기용되어 강호의 뒤쪽 타순에 자리 잡은 적은 종종 있었지만, 자신의 바로 앞 타순으로 선발 기용된 적은 처음이었다.

문표의 말대로 그의 출루가 이뤄져야 만이 강호에게 득점권 기회나 주자 있는 상황의 타석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알겠으니까 어서 타석에나 가보십시오. 주심이 인상 쓰는 거 안보이십니까?"

"그래? 아, 나 저 심판하고는 궁합이 잘 안 맞는데. 강호 후배, 하여튼 잘 지켜봐~"

문표는 타석으로 향하면서도 강호를 향해 윙크해 보이며 자신의 배트를 들어 올린 채 타석에 선다.

그리고 문표의 타석 기회는 정말로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주심의 삼진 선언으로 문표는 상대 선발 투수의 4구째 만에 삼진 처리되고 만다.

문표는 억울한 표정으로 주심에게 항변의 말을 해본다.

"빠진 거 아닙니까?"

억울하다는 듯이 항의하는 문표에게 주심은 '들어왔어'라고 간단하게 대답해주며 타석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

문표는 별 수 없이 타석에서 물러서며 묘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호의 집요한 시선을 무시한다.

강호는 그런 문표를 향해 스쳐 지나며 말을 건넨다.

"잘 지켜봤습니다. 선 채로 삼진 당하시는 거요."

모르는 척 지나가려 했던 문표는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강호의 목소리에 발끈하고 나선다.

"4구는 볼이었어! 나는 걸러낸 거라고. 내가 5구째에 안타를 날리려고 했는데 주심이 잘못 본 거야!"

문표의 말이 꽤나 컸던 까닭에 주심이 그의 말을 들은 모양인지 마스크 속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문표에게 발산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문표는 움찔하며 '시력은 안 좋은데, 귀는 밝으시네'라고 중얼거리며 덕 아웃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윽고 타석에 서게 된 강호.

그는 타석에 서자마자 스킬 효과가 적용되어 달라졌을 스탯을 확인하고 나선다.

백강호(24)

포지션:SS

컨  택:103.6(+7)

파  워:97(+7)

선구안:87(+7)

주  력:100.9(+7)

수  비:97(+7)

송  구:87(+7)

멘  탈:98.5(+7)

*볼넷 확률 5%증가, 안타 칠 확률 5%증가, 장타률 5%증가, 홈런 확률 5%증가

스킬 '살아있는 전설'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7 상향된 스탯창을 확인하며 강호는 속으로 헛웃음을 삼킨다.

'컨택과 주력이 100이 넘었어. 100이 넘는 컨택 능력은 어떤 걸까?'

강호는 스킬 효과로 달라진 상태창의 스탯들을 확인하며 기대어린 눈빛으로 상대 선발 투수를 응시한다.

'마침 기간제 아이템 효과가 어제 날짜로 끝이 나서 다행이야. 103.6의 컨택과 달라진 파워를 확인할 수가 있겠어.'

기간제 아이템의 사용 기간이 어제 날짜로 종료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 투수가 던지는 구종과 구속, 코스를 모두 표시해주는 기간제 아이템 효과가 적용되고 있다면 달라진 스탯을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강호는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으로 상대 투수를 응시하며 초구를 기다린다.

그런 강호의 눈빛을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와이번스 선발 투수 에머리.

'이 타자구나. 백강호. 예전에 이 타자한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된통 당했던 적이 있었지. 오늘은 재훈의 싸인 대로 공을 던져야겠어.'

와이번스 투수 에머리는 예전 강호와의 승부를 떠올리며 이번만큼은 포수 이재훈의 말에 따르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한 달 전, 있었던 경기에서 강호에게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2루타를 헌납하고, 그 다음 타석에서 존 가운데로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던져 3루타를 맞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날의 경기에서 강호가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었기 때문에 그 기록에 일조한 상대 투수로서 강호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자, 내게 싸인을 줘. 재훈. 응? 초구에 슬라이더라고? 하지만 백강호는 슬라이더에 강한 타자야. 내 슬라이더로 3루타를 때려낸 타자라고.'

에머리 투수는 포수인 이재훈이 내는 초구 슬라이더 싸인에 고개를 내젓는다.

유성철과 문표를 상대할 때는 자신의 싸인에 곧바로 따르던 에머리의 싸인 거부에 이재훈 포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싸인을 낸다.

그러나 에머리 투수는 두 번째 싸인에도 고개를 가로 젓는다.

'체인지업? 그것도 안 돼. 지난번 대결에서도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2루타를 얻어맞았잖아. 차라리 초구는 투심으로 가자. 오늘 투심이 94마일(151km)까지 나오니까 초구는 투심으로 해!'

한 달 전 상대했던 강호에 대한 승부 내용을 지나치게 잘 기억하고 있는 에머리 투수는 결국 재훈의 3번째 싸인인 몸 쪽 투심 싸인에 고개를 끄덕인다.

좌완 투수인 자신의 투심에 강호의 배트가 딸려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윽고 초구를 결정지은 에머리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고, 곧 공은 그의 손에서 떠난다.

'저것 봐. 타자의 배트가 딸려나오...?'

에머리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을 횡으로 훑고 지나가는 자신의 투심에 강호의 배트가 딸려 나오는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이다가 이내 표정을 굳히게 된다.

몸 쪽 코스를 잘 파고든 자신의 공에 강호는 오픈 스탠스로 자세를 변경하면서까지 배트로 볼 끝을 쫓고 있었던 것이다.

따악!

약간은 불안정한 자세에서 나온 호쾌한 타격음에 모두의 시선이 외야를 향한다.

에머리 투수는 제발 이 타구가 좌익수 뜬공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재빨리 외야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에머리 투수의 기대는 실망감으로 뒤바뀌고 이내 고개를 떨어뜨린다.

"쉣."

마운드 바닥을 향해 고개를 떨군 에머리 투수와는 대조적으로 강호는 천천히 1루 베이스를 밟으며 홈 팬들을 향해 손을 뻗어 보인다.

"와아아!"

"잘 했다, 백강호!"

자이언츠 홈팬들은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홈런을 터뜨린 강호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내온다.

홈팬들의 입장에서는 4일 만에 다시 터진 강호의 홈런포가 이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홈런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홈런 경쟁을 벌이던 경쟁자들보다 조금은 뒤쳐져 있던 강호.

그가 4일 만에 27호 홈런을 신고하면서 이제 홈런 2위인 베어스의 김재성과는 단 1개 차이로 격차를 줄이게 된다.

퍼엉, 퍼엉!

또한 강호의 안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자이언츠의 현장 스탭들은 홈런이 기록됨과 동시에 사직 구장 주변을 폭죽으로 물들인다.

전광판에는 강호가 조금 전에 때려낸 홈런이 그의 데뷔 시즌 100번째 안타임을 알리는 축하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와아~ 백강호가 벌써 100안타야? 페이스 쩔어 주네!"

"100안타를 홈런으로 때린 거야? 백강호 선수가 대단하긴 하네."

자이언츠 팬들은 강호의 100안타 째 기록에 환호성을 높이며 베이스를 돌고 있는 강호에게 박수 갈채를 보낸다.

갈채를 받고 있는 강호는 의외의 평온한 모습으로 조금 전 상황을 돌이켜 본다.

'몸 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공의 궤적이 예전보다 잘 보여. 선구안이 크게 증가하면서 공의 궤적이 눈에 들어오고 있어!'

강호는 팬들의 환호 속에 2루 베이스를 밟으며 조금 전, 에머리 투수의 초구를 노리고 타격한 기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71.1에 머물고 있던 선구안 스탯이 80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거기에 더하여 +7의 스킬 효과까지 더해져 87까지 올라있는 상태였다.

하루 밤 사이 15.9나 상승해버린 선구안은 이제 묘한 무브먼트로 말려들어오는 투심의 궤적까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애초에 에머리의 초구를 지켜보려 했던 강호지만, 눈으로 뻔히 보이는 스트라이크 성 투심 궤적을 확인한 후 배트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에머리의 투심 패스트볼에 배트 타이밍을 맞추어 두었던 강호였다.

'특히나 100이상으로 증가한 컨택 스탯은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감각이었어. 상대 투수의 투심 무브먼트를 찢어발기는 느낌이었으니까. 이게 컨택 스탯 100의 위엄인 건가?'

강호는 컨택이 90일 때와 완전히 달라진 스스로의 배트 컨트롤에 혀를 내두르며 어느새 홈을 밟고 있었다.

덕 아웃으로 들어서는 강호를 가장 먼저 반기고 나선 것은 타격 코치인 정호종 코치였다.

"강호! 배트 컨트롤이 기가 막히네! 그런 건 언제 또 연마한 거야? 잘 했어!"

정 코치는 변화된 강호의 배트 컨트롤 움직임을 덕 아웃에서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던 모양이다.

어제와는 달라진 강호의 배트 움직임에 연신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이었다.

한편, 한 쪽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있던 문표는 홈런을 때린 후 금의환향한 강호에게 뚱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손바닥을 내민다.

"쩝, 잘하네. 다시 말하지만, 내가 못해서 삼진 당한 게 아니야. 주심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서 그런 거라고."

문표는 여전히 자신의 타석에서의 삼진 상황을 거론하며 억지로나마 강호의 홈런을 축하해준다.

강호는 그런 문표를 향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저는 잘 모르겠던데요. 주심 스트라이크 존 파악하기 전에 홈런을 쳐버려서요. 문표 선배도 다음에는 저처럼 하십시오. 초구에 안타 치시면 되겠네요."

강호는 삐쳐있는 문표에게 표정변화 없이 약을 올리며 그의 곁에 앉는다.

문표는 그런 강호를 향해 억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주심 판정도 판정인데 에머리의 슬라이더가 미쳐서 날 뛰고 있다고. 강호 후배는 투심을 받아쳐서 잘 모르겠지만, 오늘 에머리의 슬라이더는 정타로 때려낼 수가 없는 거야!"

문표는 상대 투수 에머리의 슬라이더를 극찬하며 항변의 말을 한다.

그런데 그 때, 타석에 오른 4번 타자 스팅이 상대 투수 에머리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치며 강호에 이은 백투백 홈런을 때려내고 있었다.

"와아아!!"

또 다시 함성으로 물드는 사직 구장에서 더욱 안색이 굳어지는 문표. 그리고 그런 문표의 곁에 선 채로 스팅의 홈런에 박수를 쳐 보이는 강호.

강호는 스팅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는 문뜩 벤치에서 슬며시 일어나 덕 아웃을 벗어나려는 문표를 향해 묻는다.

"선배님. 에머리 슬라이더가 어쨌다고요?"

"시끄러! 오늘은 되는 게 없네. 나 화장실 갈 거니까 말 걸지 마."

민망한 듯 도망치는 문표를 향해 강호는 격려의 말을 전한다.

"화장실 가셔서 조준 잘 하십시오. 화장실에서는 변기 탓 하지마시고요."

문표를 향한 강호의 말에 곁에 있던 몇몇 선수들이 웃음 짓는 사이, 더욱 민망해진 문표는 재빨리 덕 아웃을 벗어나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문표는 걸음을 옮기면서도 혼잣말로 불평의 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분명 주심 판정이 이상하다고. 그리고 에머리 슬라이더도 칠 수 있는 무브먼트가 아니었고. 강호나 스팅이 괴물이라서 홈런을 때린 거지 내가 못한 게 아냐!"

문표는 그렇게 화장실로 향하는 길목에서 홀로 절규를 외친다.

그의 말대로 에머리 투수는 뒤이은 타자인 5번 강민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2회 말 마운드에 다시 올랐을 때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 짓는다.

"거 봐, 에머리 슬라이더가 미쳤잖아. 주심 스트라이크 존도 너무 넓고. 내가 틀린 말 한 게 아니었어."

2회 말 자이언츠 공격 기회에서 6번 채중석, 7번 오진택, 8번 최훈이 연달아 범타로 물러나자 문표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3회 말 공격 찬스에서 본인이 에머리의 슬라이더에 또 다시 직접 삼진을 당하며 주심의 넓은 스트라이크 존과 에머리의 슬라이더가 좋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다.

그런 문표를 향해 대기 타석에 섰던 강호가 재차 말을 건넨다.

"잘 봤습니다. 연속 삼진이요."

"아, 시끄럽다고."

문표가 덕 아웃으로 도망치듯 서둘러 걸음을 옮기자 강호는 자신의 배트를 양손으로 쥔 채 천천히 타석으로 올랐다.

1번 타자 유성철이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출루한 상황. 2사 주자 1루에서 다시 타석과 마운드에서 마주하게 된 두 선수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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