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홈런왕 백강호-147화 (14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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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자이언츠

수원행 원정 버스에 오른 선수들은 좀처럼 잠이 들지 않고 있었다.

평소에는 기나긴 수원 원정길에 불편한 버스 의자에서도 곧잘 수면에 빠지던 선수들이었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그들의 관심을 빼앗는 두 가지 이슈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라? 쿠바 말로 헬로가 올라야? 스페인어하고 비슷하네?"

"비슷한 게 아니라 같은 겁니다. 쿠바나 도미니카도 스페인어를 쓰니까요."

"뭐? 진짜? 나는 왜 몰랐지? 왜 중미 국가에서 스페인어를 쓰는 거야?"

"예전에 중남미 지역이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였잖습니까? 브라질만 포르투갈어를 쓰고, 우루과이나 아르헨티나, 도미니카, 쿠바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이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씁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도 몇 개 있고요."

지명 타자 채중석은 곁에 앉은 중견수 전준오의 설명에 '아'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 자신보다 상식에 빠삭한 준오가 이상하게 보였는지 묻게 된다.

"준오 너는 어떻게 그런 것들을 잘 아는 거야?"

"경찰청에 있을 때, 감독님께서 운동선수가 너무 무식하면 없어 보인다고, 한 달에 한 권은 책을 읽게 했거든요. 그 때 별 수 없이 이 책, 저 책 읽었는데 그 때 취미가 붙어서 독서를 좀 하다보니까 상식이 좀 쌓이네요. 제가 중남미 역사에 대한 책 몇 권 알려드릴까요?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됐어. 운동선수가 너무 유식하면 재수 없어. 나는 차라리 없어 보이는 쪽을 택하련다."

중석은 준오의 권유에 고개를 내저으며 버스의 뒤편을 향해 몸을 돌리는 모습이다.

그의 시선에는 어쩌다보니 강호의 근처에 앉게 된 두 외국인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요즘 자이언츠 선수단의 최대 이슈 거리인 강호와 두 외국인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 관심이 쏠리는 중석이었다.

"와아~ 스팅은 한국말 잘 하네~ 어쩌다가 한국말을 배우게 된 거야?"

문표는 이왕 외국인 선수들과 가깝게 앉게 된 거 며칠 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스팅은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 폰을 활성화하여 자신의 폰에 저장되어 있는 수십 개의 음원들을 문표에게 들려준다.

"응? 이거 우리나라 걸 그룹 노래잖아? 누구 꺼더라?"

"문펴는 한국 사람이 그것도 몰라? 투애니원이잖아.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케이 팝 아티스트라고."

문표는 스팅의 대꾸에 큭큭 대며 웃기 시작하는 주변 선수들을 둘러보며 얼른 스팅의 말 속에 담긴 오류를 정정해준다.

자신이 한국말을 배우게 된 이유는 케이 팝을 좋아해서라고 말하려 했던 스팅의 의도는 이제 모두의 안중에 없게 되었다.

"문펴가 아니라 문표. 문표! 자 따라해 봐, 문~표."

"문펴."

"아니, 그게 아니라 문. 표!"

"무운~표오?"

"그래, 문표."

"아이 갓 잇. 문펴."

알겠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문펴라고 발음하는 스팅의 행동에 주변에 앉은 선수들이 결국 박장대소를 터뜨린다.

"푸하하! 문펴래. 문펴! 이제부터 네 별명은 최문펴야! 영어로 하면 뭐지?"

가장 먼저 팀의 최고참인 박상현 투수가 문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웃어보인다.

웃음기 띤 그의 물음에 곁에 앉은 강호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오픈 더 도어 입니다. 선배님."

"그래, 강호야. 문표는 이제 오픈 더 도어야. 최 오픈이라 해야 되나, 최 도어라고 불러야 하나? 문표 네가 선택해 봐."

상현의 말에 버스 안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져만 간다.

문표는 스팅의 말로 인해 순식간에 이상한 별명이 생겨버리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게 된다.

대놓고 스팅에게 따지자니 그의 거대한 체구와 험악한 인상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상현에게 따져들자니 그의 꿀밤이 두려웠다.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웃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있던 강호에게 꼬투리를 잡게 된다.

"뭐야, 강호 후배? 이제 8관왕 경쟁 들어갔다고 웃지도 않는 거야? 그러고 보니까 홈런 타이틀 뺏견던데? 정의준이 1위고, 이제 강호 후배는 공동 2위가 됐어. 어떻게 된 거야, 우리 간판타자?"

어떻게든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되돌려보려는 문표는 강호의 타이틀 기록을 거론하며 주제를 자신과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강호에게로 돌리려 했다.

그런 문표의 시도가 결실을 맺어 앞에 앉은 스팅이 강호에게 관심을 내보인다.

"강호가 홈런 2틍이야? 대단하네? 별로 힘 안 쎄 보여. 그런데도 홈런 2틍이야? 댓츠 그레이트."

스팅은 홈런 2위 타이틀을 가진 강호에게 많은 관심을 표명한다.

그 역시도 슬러거 유형의 타자라서 다른 어떤 타이틀보다 홈런에 대한 관심이 많아 보였다.

강호는 그런 스팅을 향해 대꾸한다.

"조인 세컨드 플레이스(Joint second place). 정확하게 말하면 공동 2등이야. 1위도 아닌데 대단할 것도 없어."

강호는 친절하게도 스팅의 말을 정정해주며, 홈런 타이틀에 특별한 욕심이 없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강호가 차분하게 말하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지금 강호의 속내를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상태.

홈런 타이틀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듯이 말하는 강호의 태도에 문표가 혀를 내두르며 말한다.

"강호 후배, 조금 더 욕심을 가져야하는 거 아냐? 다른 것도 아니고, 홈런이잖아. 홈런. 어떤 타자든지 간에 홈런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버려서는 안 되는 거야. 홈런은 우리 타자들한테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거라고."

묘한 야구 철학을 담은 문표의 말에 새로운 그의 별명을 비웃던 주변 선수들이 이채를 띄는 모습이다.

특히나 문표를 놀리는데 재미가 붙었던 박상현 투수가 표정을 바꾸며 문표의 말에 동조하고 나선다.

"문표 말이 맞아. 강호는 욕심을 좀 내도 돼. 그럴만한 실력이 있잖아. 실력도 없는 선수가 욕심을 내면 그게 잘못이지, 실력 있는 선수가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한 거야. 그게 기량 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너무 과욕만 안 부리면 프로 선수에게 욕심은 유익한 거라고."

상현의 말은 정확히 강호의 홈런 기록을 염두 한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 시즌이 끝났을 무렵 홈런을 제외한 모든 타이틀을 강호가 차지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홈런 타이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었다.

"강호는 팀 기회를 연결하려고 가끔 자기 스윙을 버린단 말이야. 컨택 위주의 스윙도 좋지만, 강호. 너 정도 되는 타자는 자기 스윙을 하는 게 상대 팀 배터리 입장에서 더 큰 위협이라고. 안타를 치더라도 단타로 끝나는 4할 대 타자보다 하나를 치더라도 홈런이 걱정되는 타자가 투수 입장에서는 더 겁나는 일이니까."

투수 입장에서 설명하는 상현의 말에 주변에 앉아 있던 투수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상현의 말대로 투수에게 있어서 단타 위주의 컨택 형 타자는 그렇게 겁나는 상대가 아니었다.

반면에 2할 후반 대를 치더라도 언제든지 담장 밖으로 공을 날려버릴 수 있는 거포 형 타자는 항상 투수들의 요주의 대상이었다.

리포팅 자료를 볼 때,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만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투수들도 있을 정도였다.

강호는 상현과 문표, 두 선배의 조언에 잠시 대답할 말을 찾아보다 이내 짧은 말로 대답한다.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강호가 진지한 태도로 대꾸하자 대화는 자연스레 다시 두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진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자 강호는 손에 쥔 악력기를 더욱 강하게 쥐며 상현과 문표로 인해 생겨난 욕심을 가슴 속 깊은 곳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나도 욕심이 난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은 다른 어떤 것들보다 더 가치 있게 느껴지니까.'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끝도 없이 부려보고 싶었다.

자신을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는 다른 팀의 베테랑 선수들처럼, 나 역시 홈런왕 경쟁을 위해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호는 치기 어린 마음을 다스려야만 했다.

'아직은 시즌이 많이 남았어. 지금부터 욕심을 부리기 시작한다면 여느 전문가들의 말대로 시즌 초반에 반짝하다가 날이 더워지고 나면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도 있어. 이제 가지고 있는 일회용 아이템들도 6월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하게 될 테니까.'

강호는 아직은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나서야 욕심을 부려도 늦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목표로 세워두었던 20-20달성은 이미 끝난 상태야. 한동안은 크게 욕심 부리지 말고,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집중하자!'

강호는 기 코치와의 훈련을 통해 정신력 역시도 성장해 있었다.

스스로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훈련들을 이어나가며, 그동안의 미숙했던 경기 운영과 생각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강호는 그것을 통해서 오랜 2군 생존경쟁 끝에 낙인처럼 자리 잡게 된 '욕심'이라는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하고 있었다.

'여름이 머지않았어. 그 때가 되면 지금 모두가 논하고 있는 모든 것이 재정리될 때가 올 거야. 여름이 되면, 상현 선배나 문표 선배가 말한 욕심을 내볼 필요도 있겠지.'

강호는 곧 다가올 무더울 여름을 예상하며, 잠시 눈을 감는다.

그 사이에도 벙어리장갑 속에 들어있는 악력기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강호가 예상한 무더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빠르게 다가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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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위즈 팀과의 승부를 위해 수원행 버스에 올랐던 자이언츠 선수단은 어느새 위즈와 히어로즈, 그리고 다이노스로 이어지는 원정 9연전 경기를 마치고 사직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자이언츠는 이 9연전 동안 4승 5패라는 성에 차지 않은 성적을 거두며 여전히 팀 순위는 6위를 유지하게 된다.

3번의 시리즈를 치르면서 강호는 3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올 시즌 26개의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홈런 1위에 있던 정의준이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올 시즌 최초로 30개 홈런 고지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려버린다.

더군다나 강호와 더불어 공동 2위에 있던 김재성마저 5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홈런 2위로 올라서게 된다.

30개의 정의준과 28개의 김재성에 이어 강호는 홈런 3위로 떨어지며, 시즌 25개째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테인즈에게 1개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고 만다.

"강호 후배, 50도루 달성 축하해. 듣자하니까 사직으로 돌아가면 프런트에서 50도루 달성 시상도 한다던데? 50도루니까 상금도 한 50만 원 정도 나오겠네? 상금 받으면 한 턱 쏴!"

악력 운동에 들어간 강호를 향해 문표가 말을 걸어온다.

그는 홈런 경쟁과는 달리 독보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호의 도루 기록을 거론하며 밥 한 끼 얻어먹으려는 심보를 내보인다.

그의 말에 강호가 피식 웃으면서 되묻는다.

"그런 말은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50도루가 그렇게 인정받는 기록도 아닌데 구단에서 시상을 한다고요?"

"몰랐어? 이 자이언츠 구단에 내 정보통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모르는 게 없다고."

문표는 그렇게 콧대를 높이며 대꾸하다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주제를 바꾼다.

사실은 지금부터 시작될 내용이 문표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떡한다냐?"

문표가 슬며시 물어오자 강호는 아무런 생각 없이 되묻고 있었다.

"뭘 어떡해요?"

"강호 후배 홈런왕 타이틀 말이야. 이러다가 멀어지는 거 아냐? 지금 3위지? 정의준은 오늘 경기에서 30개째 홈런을 때렸다던데. 김재성은 28개째고. 테인즈도 아마 25개째지?"

강호는 문표가 예민한 문제일 수도 있는 홈런왕 타이틀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말을 빙빙 둘러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갑자기 장난기가 솟아난다.

강호는 미간을 좁히면서 한숨을 내쉬는 연기를 해 보인다.

"홈런 타이틀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정의준 선배나 김재성 선배가 너무 앞서가네요. 저는 이만 포기하려고요."

강호는 자신이 타이틀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 문표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해서 한 번 연기를 해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문표의 반응이 역동적이다.

"그건 안 돼! 포기라니? 내가 2군에 연락해서 프랑코 코치님한테 특별 과외라도 받게 해줄까?"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선배한테 그런 힘이 있었던 겁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정도로 내가 강호 후배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지. 그럴 힘이 있다는 게 아니라. 흠흠."

문표는 이제야 강호의 의도에 낚였다는 것을 깨닫고는 높였던 언성을 가다듬는다.

그러면서도 확인 차원에서 또 다시 묻고 있었다.

"진짜 포기한 거 아니지? 홈런 타이틀 말이야."

자꾸만 자신의 홈런 타이틀 경쟁에 대해 묻고 있는 문표를 향해 대꾸할 말을 찾다가 강호는 그저 빙긋이 웃어 보인다.

강호의 웃음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은 것인지 문표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으흠'하고 헛기침을 하며 창밖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그런 문표에게서 시선을 뗀 강호는 차분히 눈을 감으며 앞으로의 구상을 가져본다.

'이제 프리마켓이 다시 열릴 때까지는 3일 남았어. 17일 휴식 일 이후의 화요일 경기가 끝이 나면 다시 프리마켓의 문이 열린다. 그 때까지 최대한 스탯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해.'

강호는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온 프리마켓 방문 일정에 맞춰 아이템을 소모해가고 있었다.

하나 남아있는 '홈런'아이템도 다이노스 경기와의 승부처에서 사용해 버린 까닭에 보유하고 있는 타격 아이템의 수는 많지 않았다.

4할 7푼의 정점을 찍었던 타율은 다시 4할 3푼 대까지 떨어진 상태.

야구계 안팎에서는 강호의 타율이 6월 말에서 7월 사이에 3할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 지경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강호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다.

'스탯들이 얼마나 올랐을까? 이번에는 스킬을 구입할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한 달간의 노력으로 인한 대가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이번 프리마켓 방문에서 '칠 때 친다' 스킬 외에 또 다른 스킬을 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이미 스킬 레벨의 최대치인 15레벨까지 올린 '칠 때 친다'스킬은 지금도 득점권 상황 때마다 강호의 타점 생산 능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덕분에 타점이 100타점을 넘어 섰어. 이 정도 페이스면 시즌 200타점 달성도 어려운 일은 아닐 거야.'

강호는 6월 중에 달성한 또 하나의 기록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100타점.

어떤 선수에게는 평생의 숙원처럼 여겨지는 타점 기록의 마지노선을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는 6월 달에 이미 달성해버린 강호였다.

강호는 100타점 달성이 타격 아이템과 더불어 '칠 때 친다'스킬의 도움 덕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프리마켓 방문 때에는 더 좋은 스킬을 구입할 수 있기를 희망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은 또 다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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