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홈런왕 백강호-142화 (14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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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틀을 깨다

모든 선수들의 휴식 일은 지나가고, 어느새 화요일 아침이 밝아 있었다.

강호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출근을 준비한다.

30분 일찍 하루를 시작했음에도 형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오전 5시가 되면 작업 현장으로 출발하는 형을 출근길에 마주한다는 것은 아무리 부지런한 강호로서도 무리였다.

보통 경기가 종료되는 시간이 밤 10시 전후였기 때문에 경기 후 훈련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항상 자정이 지나있기 때문이다.

원정 경기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수단 전원과 함께 경기 후에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면 항상 자정이 지나있고는 했다.

새벽부터 활동하는 친 형, 강수와 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원정 중에는 전화 통화조차 힘들었다.

[강호야, 밥 챙겨먹어라]

강호는 식탁보 위에 놓여있는 포스트 잇 메시지를 읽어본다.

형이 아침을 차려놓고 가는 경우는 이번만이 아니었다.

강호가 상동숙소가 아닌 자신의 사직동 집에서 묵어갈 때면 항상 이렇게 아침을 차려놓고 일을 나서는 형이었다.

"매번 반찬은 어떻게 하는 거야?"

항상 들었던 의문을 이번에도 가지게 된다.

기회가 되면 물어본다는 것이 여태껏 물어보지 못한 상태다.

새벽 일찍 출근해서 저녁때나 도착하는 형이다. 본인도 지치고 피곤한 상태일 텐데 매번 동생을 위한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은 항상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남들보다 성실하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지. 아직까지도 형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면서 살고 있구나.'

강호는 현장에서 땀 흘리고 있을 형의 얼굴을 한 번 떠올려 보며 식탁보를 치워 밥공기와 반찬 등을 집어 든다.

형이 차려놓고 간 반찬은 모두 식어 있어서 전자레인지에 데울 필요가 있어 보였다.

띠잉.

밥과 국, 반찬을 모두 데운 후 홀로 아침 식사를 하는 강호. 그는 25살이나 된 지금까지 여전히 형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형은 어렸을 때부터 내 인생의 롤모델이자 버팀목이었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형이 여전히 현장 일을 하고, 내가 구단의 간판스타가 되었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야. 시간이 얼마가 지나든, 우리가 서로 어떤 입장에 놓이든. 형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잊지 말자. 내년 시즌 연봉이 오르면 형에게 해주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강호는 식사와 함께 형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 본다.

아직은 리그 최저 수준의 봉을 받고 있지만, 내년이 되면 다를 거라는 생각이다.

백업 야수들이 받는 연봉 이상으로는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 때가 되면 형에게 지금까지 받았던 이상의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기 위해서 강호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아침 식사와 설거지를 마친 강호는 어느새 야구장에 도착해 있었다.

그런 강호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오전부터 구장에 나와 있던 기성태 코치였다.

기 코치는 어제 훈련이 끝난 후 오늘은 오전 일찍 강호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었다.

자신이 한 약속대로 보통 코치들이 출근하는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구장에 출근해 있는 기 코치.

그가 웃는 낯으로 강호를 향해 말을 건네온다.

"강호, 몸은 좀 어때? 어제 너무 무리했던 거 아냐?"

웃으며 물어오는 기 코치의 말에 강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꾸한다.

"괜찮습니다. 특별히 힘든 점은 없습니다. 구장으로 오기 전에 간단하게 몸을 풀었으니까, 준비 운동 조금만 하고 바로 시작할까요?"

강호는 의욕적인 모습으로 되묻는다.

그런 강호의 태도에 기 코치는 피식 웃어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하지만 어제와 같은 훈련을 반복하지는 않을 거야. 사람의 근육은 최소 48시간 동안의 휴식이 필요하니까. 오늘 훈련은 어제 사용하지 않았던 부위의 근육만을 이용한 훈련이 될 거야."

기 코치가 오늘 진행할 훈련 내용을 간단하게 브리핑한 후 다시 두 사람의 훈련은 시작되었다.

강호는 기 코치가 알려주는 스포츠 과학에 근거한 방법대로 훈련을 진행하며 크게 증진된 스스로의 체력을 느끼고 있었다.

'프리마켓 시스템의 도움으로 모든 스탯들이 기존에 비해 월등하게 상승하면서 체력 역시 좋아진 모양이구나. 예전이었다면 이런 강도의 훈련을 버틸 체력이 없었는데. 지금은 충분히 버틸 수가 있어. 물론 조금 힘들긴 하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야.'

강호가 스스로의 달라진 체력과 근력에 놀라는 동안 훈련은 계속되었고, 이번에는 기 코치가 강호의 근력에 놀라게 된다.

"와아, 강호 대단한데? 보기에도 근육 량이 많아서 근력이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이야. 벤치 프레스를 120kg까지 들다니."

기 코치는 놀란 목소리로 자신의 수첩에 강호의 상체 근력을 '최상'이라 표기하며 세부적인 내용을 기록했다.

강호의 상체 근력을 체크하기 위해 함께 이동한 체력 단련실에서 강호가 보기 드문 근력을 가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강호 본인 역시 조금은 놀라고 있었다.

'근력이 더 늘었어. 기 코치님이 옆에서 조금 도와줬다고는 하지만, 예전에는 100kg까지 밖에 안 됐었는데. 거기서 20kg이나 더 늘다니. 다음 번 프리마켓 방문 때 파워 스탯 상승을 기대해 봐도 되겠어.'

강호는 속으로 다음 프리마켓 방문 때 대폭 상승하게 될 스탯들을 기대하며 기 코치의 지시대로 근력과 근 지구력 등을 체크해 나간다.

기 코치와 함께 이런저런 사항들을 재확인하며 새로운 훈련법에 적응하느라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장소는 사직 구장의 코칭스태프 회의실로 옮겨진다.

"총체적 난국이네요. 주전 선수들이 죄다 페이스가 떨어졌어요. 2번 자리의 성철이하고 3번 자리 강호 빼고는 전부 다 말입니다."

타격 코치인 정호종 코치가 한숨을 내쉬며 말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의 타격 부진이 찾아온 상황에서 타격 코치인 정 코치가 기분 좋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강호나 성철이 같은 루키들이 버텨줘서 다행입니다. 강호까지 페이스가 떨어졌으면...팀 성적이 다시 바닥을 쳤을 거예요."

투수 코치인 여 코치의 말이었다.

타자들의 타격 부진과 큰 관련이 없는 투수 코치의 입장이라서 여 코치는 조금은 방관자적 입장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중호는 빼지. 2군으로 보내지는 않더라도 당분간 휴식을 줘야 되겠어. 정 코치가 나중에 시간 내서 중호에게 잘 말해주도록 해. 이번 시리즈에서는 푹 쉴 수 있게 말이야."

김민철 대행은 결국 김중호를 라인업에서 제외시키는 결정을 하며 타격 코치에게 지시를 내린다.

"네, 그러겠습니다."

정 코치가 대꾸하자 김 대행은 윤영찬 트레이닝 코치에게 시선을 돌린다.

"제인이 손목 상태는 어떻던가요? 아직 회복 기간이 필요합니까?"

김 대행은 손목 부상으로 빠져 있던 제인의 상태를 묻고 있었다.

팀의 4번 타자가 라인업에서 빠져 버리자 타선의 무게감이 현격하게 감소한 상태다.

지명타자인 채중석을 4번으로 올려봤지만, 제인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다.

'강호를 4번 자리에 놓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 우리 팀 사정에 강호를 4번으로 돌리면 상대 팀 투수들의 견제만 받다가 강호의 페이스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앞뒤로 펀치력을 갖춘 타자가 없는 상황에서 강호 혼자 고군분투하다가 볼넷만 늘어나게 될 거야.'

김 대행은 가장 마지막 카드인 강호의 4번 타순 이동을 고려하기까지 했다.

좋은 카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강호가 4번 자리로 이동하면 상대팀 투수들이 강호에게 좋은 공을 줄 리 없었다.

유인구 승부만을 벌이다가 볼넷을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승부를 피할 게 뻔했다.

상대 투수들이 승부를 피하는 공만 던지면 한창 달아올라 있는 강호의 타격 페이스에 찬물을 끼얹게 될 우려가 있었다.

'강호만은 안 돼. 강호까지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 팀의 6월 성적은 장담할 수 없어. 장기간 레이스를 위해서는 강호처럼 페이스를 길게 끌어가는 좋은 타자가 한 명 정도는 버텨줘야 해!'

강호의 4번 카드를 마지막까지 망설이게 만드는 김 대행의 생각이었다.

그 때 상념을 깨는 트레이닝 코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쁘지 않습니다. 통증이 조금 남아있기는 한데 심한 정도는 아니고요. 경기에 나서면서 회복시킬 수 있는 정돕니다."

"좋아. 그러면 4번 자리에는 제인이를 넣도록 하지. 중석이는 6번으로 보내고, 5번 자리에는 상훈이를 넣을 거야. 민수도 페이스가 좀 떨어졌으니까 휴식 차원에서 7번 타순에 배치하면 좋겠어. 경기 승패가 일찍 결정되면 민수를 빼고, 포수 자리에는 민경이로 교체하도록 하지."

트레이닝 코치의 대답에 김 대행은 결국 황제인의 복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6위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될 트윈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의 라인업이 어렵게 결정된 것이다.

시간은 다시 흘러 어느새 경기 시작을 앞두고 있었다.

강호는 등 번호 100번이 박혀 있는 자신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상태로 덕 아웃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강호의 귓가에 다른 선수들의 절규가 들려온다.

"아...나 오늘 라인업에서 빠지는 거야?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직접 확인하니까 기분이 별로네."

목소리의 주인공은 주전 좌익수인 김중호였다.

그는 자신의 포지션에 유성철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혀를 빼문다.

2015년부터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중호는 2016년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맞은 후로 2년 동안 3할 대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30대 중반을 향해 다가갈수록 빠르게 기량이 하락하고 있었다.

올해로 33살, 한창 때의 나이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량 하락이 눈에 띌 정도다.

타율이 2할 6푼 아래로 떨어진 상태여서 본인도 주전 자리에서 제외된 것을 받아들이는 눈치이기도 하다.

"어! 성철이가 좌익수 자리로 갔네? 그럼 우익수는 누구야? 박철? 으음. 철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중호의 곁에 있던 채중석 선수가 김중호 선수의 어깨를 위로의 의미를 담아 두들겨주며 유성철의 좌익수 이동으로 비게 된 우익수 포지션을 확인하고 있었다.

우익수 자리에 박철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중석은 이어서 자신의 타순도 확인해 본다.

"오늘은 6번으로 밀렸네? 뭐 별 수 없지. 이글스 전에서 삽을 퍼버렸으니까. 게다가 제인이도 타순에 복귀했고."

중석의 말대로 기존 4번 타자였던 황제인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대신 4번 자리를 맡고 있던 중석은 6번 타순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5번 타순에는 캡틴 강민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 1루수 김상훈이 들어가 있었고, 민수는 부담이 적은 7번 타순으로 옮겨졌다.

여러모로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신경쓰는 김민철 대행의 고민이 작용된 라인업이었다.

타격이 극도로 부진한 좌익수 김중호를 빼고, 주전 우익수 유성철로 김중호를 대체했다.

비어버린 우익수 자리에는 백업 우익수였던 22살의 박철을 시험기용하고,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1번 전준오를 2번 타순으로, 4번 채중석을 6번 타순으로, 7번 최훈을 8번 타순으로 이동시키면서 빈자리에는 유성철, 황제인, 김상훈 등을 집어넣으며 타순의 짜임새를 부여한 것이다.

새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박철은 9번 타순에 자리하고 있었다.

"악! 뭐야? 나 정말 라인업에서 빠진 거야? 타순에 내 이름이 없잖아?"

뒤늦게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도착한 문표가 절규하는 모습이다.

이글스 전에서 3개의 병살타를 때렸었던 문표의 이름은 라인업에서 빠져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미 문표가 며칠 전부터 마음의 대비를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뭐, 별 수 없지. 중석 선배. 나중에 저한테 밥 한 끼 사셔야 됩니다."

"뭐? 내가 너한테 밥을 왜 사?"

"쩝, 그런 게 있어요."

문표는 자신의 병살타 기록에 일조했던 중석의 넓은 등판을 문지르며 아쉬운 감정을 삼킨다.

그러면서도 오늘 팀의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호오~ 그러고 보니까 강호 빼고 타순이 죄다 바뀌었네. 강호 너는 알고 있었어? 너만 3번 타순에서 그대로고 나머지 선수들은 타순이 싹 다 바뀌었다고!"

문표의 말에 라인업을 확인하느라 북적대던 선수들이 일순간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시선은 자신의 장비를 챙기고 있던 강호에게로 쏟아졌다.

문표의 말대로 모든 선수들의 타순이 변경된 상태에서 오직 강호만이 제자리인 3번 타순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선수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질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대가 강호다보니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는 모습이다.

"뭐, 강호라면 당연한 일 아냐? 강호가 4번이 아닌 게 이상한데?"

중석이 먼저 말을 꺼낸다.

그러자 오늘 라인업에서 제외되어 침울한 표정이었던 중호 역시 의견을 더한다.

한 때 한 감독 체제에서 중호는 강호에게 좌익수 자리를 하루 동안 뺏긴 경험이 있었다.

"강호는 슬럼프 없이 계속 잘하고 있잖아요. 4번으로 이동시켜서 시험하기에는 오늘 타순 변경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강호 정도는 제 자리를 지켜줘야죠."

중호의 말에 대다수의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강호와 가장 친한 문표만이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아놔, 강호를 4번으로 옮기고 나를 3번으로 쓰면 되는 거 아냐? 감독님도 너무 하시네."

문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들의 등 뒤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뭐가 너무해? 그럼 이글스 전에서 병살타를 3개나 치지 말던지. 왜? 또 중석이 발이 느려서 병살타였다는 핑계라도 대보던가."

문표에게 타박의 말을 건네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 대행이었다.

그의 말을 통해 문표가 자신의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명타자 채중석이 발끈하고 나선다.

"뭐야? 그럼 네 병살타가 나 때문이라는 거야?"

인상을 쓰며 다가서는 중석의 모습에 문표는 뒷걸음질 치며 변명의 말을 꺼낸다.

"아니, 뭐 그런 느낌이 쬐끔 들었다고요. 중석이 형이 발이 좀 느린 편은 맞지 않습니까? 어어?! 배트는 내려놓으세요. 아직 경기 시작된 건 아니지만, 카메라가 우리를 찍고 있다고요."

문표는 그렇게 대꾸하며 덕 아웃 쪽을 향하고 있는 중계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킨다.

그러자 문표를 향해 위협적으로 다가서던 중석의 시선이 카메라를 향해 옮겨진다.

"뭐야? 카메라 불 꺼졌네. 아직 안 찍고 있잖아! 응? 문표, 이 놈 어디 간 거야?"

중석이 중계 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돌린 순간 도주해버린 문표. 그런 문표를 잡기 위해 느린 발걸음으로 달리기 시작한 중석.

김 대행이 아홉 명의 타자 중에 여덟 명의 타순을 변경했음에도 선수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한 감독 체제에서와는 다르게 충분히 납득 가능한 타순 변경이었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김 대행이 직접 찾아와 라인업 변경 이유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헉, 헉, 헉! 문표 임마. 일단 서봐! 한 대만 때릴게!"

한편 문표를 쫓고 있던 채중석 선수는 거친 숨을 내쉬며 문표를 향해 손짓한다.

문표는 그런 중석과 거리를 벌리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렇게 발이 느리니까 제 타구에 병살타가 나오는 겁니다. 살 쫌 빼십시오!"

"뭐야, 임마? 너 거기서."

"아이고~ 무서워라. 그럼 한 번 잡아보시던가요."

"너 이 색! 한 번 해보자, 진짜!"

분노한 중석의 발걸음이 다시 움직이고, 문표는 여유롭게 도망 다니며 중석의 경기 전 운동을 돕는다.

결국 중석은 문표를 잡지 못했고, 이 일은 중석이 다이어트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소한 소란 속에 잠시 후 경기의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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