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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리다
강호는 레벨 하나가 오른 스킬을 확인해 보았다.
유일한 스킬인 칠 때 친다 스킬은 득점권 상황에서 쏠쏠한 도움이 되었던 스킬이다.
(패시브)칠 때 친다
레벨:6
주자 득점권 상황에서 컨택+5, 파워+3이 되고, 안타를 칠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스킬 레벨이 6으로 올라 있었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패시브로 적용되어 저절로 경험치가 오르는 개념이어서 종전에는 5레벨까지 올라있던 상태였다.
레벨이 6이 되자 안타 칠 확률이 10%까지 증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적 보상은 튜토리얼에서는 못 보던 기능인데 2회 차 부터 확인할 수 있는 건가?"
강호는 무수히 많았던 입장 메시지 중 업적 보상이라는 내용에 주목하게 된다.
보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자신에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컸다.
실제로 확인해본 업적 보상은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무척이나 좋은 콘텐츠였다.
[업적 보상 1. 타격왕의 본능]
경기에서 안타 1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10exp, 20mp, 아이템 타격왕의 본능(일회용), 아이템 안타(일회용)
[업적 보상 1. 타격왕의 본능-2]
경기에서 안타 3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30exp, 50mp, 아이템 타격왕의 본능 [2](일회용), 아이템 안타(일회용)[2]
[업적 보상 1. 타격왕의 본능-3]
경기에서 안타 5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50exp, 100mp, 아이템 타격왕의 본능 [3](일회용), 아이템 안타(일회용)[3]
[업적 보상 1. 타격왕의 본능-4]
경기에서 안타 10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100exp, 200mp, 아이템 타격왕의 본능 [4](일회용), 아이템 안타(일회용)[4]
[업적 보상 1. 타격왕의 본능-5]
경기에서 안타 20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200exp, 500mp, 아이템 타격왕의 본능 [5](일회용), 아이템 안타(일회용)[5]
[업적 보상 2. 귀신같은 2루타]
경기에서 2루타 1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10exp, 20mp, 아이템 2루타(일회용), 아이템 볼넷(일회용)
[업적 보상 2. 귀신같은 2루타-2]
경기에서 2루타 3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30exp, 50mp, 아이템 2루타 [2](일회용), 아이템 볼넷 [2](일회용)
[업적 보상 3. 발로 만든 3루타]
경기에서 3루타 1개를 기록합니다.
완료 보상: 15exp, 30mp, 아이템 3루타(일회용), 아이템 볼넷(일회용).........
무수히 많은 메시지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강호는 멍하니 메시지들을 훑어본다.
"업적 보상이 16종류나 된다고?"
격앙된 목소리와 함께 업적 보상을 자세히 살펴본다.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 도루, 볼넷, 사구, 타점, 득점, 4타점, 4득점, 병살타 수비, 사이클링히트, 사이클링홈런, 연속 경기 안타, 연속 경기 홈런 등.
총 16개의 업적이 존재했고, 업적마다 9단계까지의 미션이 존재했다.
16개의 업적을 모두 9단계까지 완료하게 되면 144번의 업적 보상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강호가 지금 받은 업적 보상의 개수는 그 중 40개.
이로 인해 받게 된 exp는 4,895였고, mp는 10,265나 받게 되었다.
그런데 보상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게 다 뭐야? 대체."
아이템 창에 들어온 일회용 아이템들에 놀란 눈으로 숫자들을 헤아려 본다.
안타 16개, 2루타 10개, 3루타 5개, 홈런 5개, 도루 6개, 볼넷 10개, 사구 1개, 호수비 6개, 타격왕의 본능 15개 등. 총 74개나 되는 일회용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은 것이었다.
이 엄청난 업적 보상에 강호는 한동안 말을 잃게 된다.
"이런 게....있었어?!"
강호는 멍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얼굴은 강한 희열이 자리하게 된다.
시범경기 동안 모두 소진해버린 일회용 아이템들로 인해 무척이나 초조해하던 그였다.
그런데 업적 보상으로 다량의 아이템을 얻게 되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초조해하던 자신이 우습게 여겨질 정도로 호쾌한 웃음을 터뜨린다.
"됐다! 이 정도면 아이템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게 생겼어. 업적 보상으로 받은 아이템만으로도 4월 한 달간 5할은 족히 때려낼 수가 있어!"
강호는 환호한다.
경기 결과로 받은 mp가 5천 포인트도 되지 않아 걱정이 태산 같았다.
홈런과 같은 고가의 아이템은 보유한 포인트로는 3개만 구입하면 더는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가의 아이템인 '홈런'을 공짜로 5개나 받게 된 셈이다.
"4월 한 달간은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할 수도 있겠구나.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통쾌했다.
강호가 이런 감정을 느껴본 것은 처음 프리마켓에 입성한 그 때가 전부일 것이다.
살면서 이토록 기쁜 감정을 언제 또 느껴볼 수 있었겠는가.
당장 업적 보상으로 받게 된 아이템들을 잘 활용한다면 올스타 브레이크 전, 전반기동안 3할 대의 고타율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끝이 아니야. 분명 수행할 수 있는 미션이 있다고 했어."
퍼뜩 떠오른 생각에 흘려보냈던 시스템 메시지를 다시 확인한다.
강호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또 있었다.
새롭게 생겨난 메뉴인 미션을 통해서 미션 완료 보상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미션 창에 떠오른 미션은 현재로서는 세 가지였다.
[Mission 1. 예견된 홈런왕]
정식 경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라.
[Mission 2. 교타자의 각성]
정식 경기에서 연속 안타 기록을 유지하라.(다음 프리마켓 open까지)
[Mission 3. 4할 본능]
정식 경기에서 4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라.(다음 프리마켓 open까지)
세 개의 미션을 머릿속으로 기억하기 위해 읊조려 본다.
"정식 경기라면 1군 무대의 개막전 이후 경기를 말하는 거겠지. 3경기 연속 홈런은 어렵지 않아. 홈런 아이템을 사용하면 되니까. 교타자의 각성도 어렵지 않아. 역시나 안타 아이템을 매 경기마다 사용하면 된다. 4할 본능 역시 마찬가지야."
미션에 대한 계산이 선다.
세 가지 미션 모두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으로 완료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아직 보상이 공개되지 않아 미션 완료시에 무엇을 받게 될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미션의 난이도로 봐서는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았다.
"미션은 시즌이 시작 돼야 수행할 수 있으니까 이제는 프리마켓에 들른 진짜 목적을 수행할 때야."
강호는 드넓은 프리마켓 내부를 둘러본다.
여전히 수많은 아이템들이 그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경기 결과 보상 4,590mp와 업적보상으로 받은 10,265mp를 더해 총 14,855mp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템 쇼핑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포인트이다.
"천천히 둘러보도록 할까?"
강호는 쇼핑을 위해 걸음을 옮긴다.
프리마켓에서의 체류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현실에서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몇 시간동안 마켓에 머문다고 해도 현실의 시간은 여전히 자정에 멈춰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편안한 마음이 되어 주변을 살피려 한다.
그러다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라 자리에 우뚝 멈추게 된다.
"아니지, 아니야. 보유하고 있는 exp로 스탯을 올려두는 것이 먼저다."
강호는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는 상태창을 열어 보유 중인 exp를 확인한다.
경기 보상으로 얻은 exp 3,240에 업적 보상으로 받은 4,895 exp를 더해 총 8,135exp를 보유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p 포인트를 스탯으로 환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스탯은 8.1이다. 0.1 단위로 스탯을 올릴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
강호는 이번만큼은 신중하게 스탯 분배를 할 생각이었다.
업적 보상으로 많은 양의 아이템을 받기는 했지만, 시즌 동안 효율적으로 아이템을 사용하려면 스탯 분배에도 신경을 쏟을 필요가 있다.
"일회용 아이템 구매에 모든 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아. 스킬을 구입하려면 mp 포인트를 모을 필요가 있어. 일회용 아이템은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스킬 구입을 위해 아껴둬야만 해. 그러니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아도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스탯으로 분배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들을 떠올려보며 계산에 들어간다.
강호는 다음 경기부터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이었다.
일회용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고, 안타나 출루, 호수비를 펼칠 수 있다면 아이템 사용 없이도 기록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득점권 상황에서 타격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경기의 승부처에서 호수비 아이템을 사용하는 등 아이템을 영리하게 사용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같은 안타를 때려내더라도 타점이나 득점, 팀 승리에 더 많이 기여할 수가 있어. WAR수치를 비약적으로 올릴 수가 있는 거야."
강호가 생각하고 있는 기록은 WAR이었다.
WAR이란 Wins Above Replacement, replacement player의 준말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의미하는 지수였다.
과거에는 메이저리그 일부 구단에서만 사용하던 것이 근래에는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선수의 가치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강호는 영리한 아이템 사용으로 자신의 WAR을 획기적으로 올리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현재 스탯에 적합한 아이템을 구입할 필요가 있어. 그러니까 아이템을 사는 것에 앞서 스탯을 올리는 것을 먼저 해두는 것이 옳아."
앞으로의 예측과 계산을 대략적으로 끝낸 강호는 열려 있는 상태창을 꼼꼼히 살핀다.
8.1의 스탯 증가는 선수 유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수치였다.
이 수치를 모두 컨택에 쏟아 붓게 되면 강호는 교타자가 되는 것이고, 파워에 투자하면 중거리 타자로 전환하게 된다.
선구안이나 주력에 투자하면 출루율이 올라가 리드오프로서 활약할 수도 있었고, 수비나 송구 능력에 투자를 하면 야수로서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강호가 고려하지 않는 스탯은 단 한가지였다.
"멘탈은 제외하도록 하자. 굳이 exp를 쓰지 않아도 이미 내 멘탈은 충분히 담금질되어 있으니까."
강호는 보유 중인 포인트를 멘탈에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
이미 80이 넘어있는 멘탈은 강호의 스탯 중에서 가장 높은 스탯이다.
굳이 아까운 exp 포인트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어디에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자이언츠에서 어떤 선수로 각인되어야 할까?"
강호는 고민한다.
처음 프리마켓에 들어왔을 때 받은 포인트는 대부분 파워에 분배를 했었다.
파워가 약하다는 콤플렉스가 심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훈련이나 경기를 통해 스탯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체중 증가가 곧 파워 증가를 유도한다는 것도 알아내었다.
그러니 파워 스탯에 과하게 포인트 투자를 할 이유는 없다.
"고민이구나."
강호는 팔짱을 낀 채로 제 자리를 서성거리며 고민을 거듭한다.
그의 시야에는 여전히 상태창이 활성화되어 있다.
백강호(24)
포지션:RF
컨 택:72.9
파 워:55.1
선구안:56.1
주 력:75
수 비:60.1
송 구:44.9
멘 탈:80.2
자신의 능력치를 바라보며 강호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타격은 업적 보상으로 받은 일회용 아이템을 써서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당면한 나의 문제는 포지션이 우익수로 이동되었다는 거야. 수비 능력을 올려서 코칭스태프에게 우익수로서의 내 능력을 각인시켜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아니면 송구 능력을 높여서 전에 없던 홈 보살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고."
혼잣말로 읊조리며 점점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답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강호의 선택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혜택은 강호 본인에게 돌아간다.
이토록 즐거운 고민은 계속해도 나쁠 것은 없었지만, 언제까지 미뤄둘 수는 없는 일.
강호는 결정을 내린다.
"좋아. 그런 식으로 분배하는 게 좋겠어."
결정을 내린 강호가 자리에 우뚝선다.
어느새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자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