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홈런왕 백강호-3화 (3/335)

0003 / 0335 ----------------------------------------------

2019 프로야구 프리마켓

백강호(24)

포지션:3B

컨  택:69

파  워:43

선구안:54

주  력:72

수  비:68

송  구:49

멘  탈:75

눈에 보이는 정보는 참으로 간단했다.

길게 고민하지 않아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내 스탯이 고작 이 정도라고?"

새삼 놀라게 된다.

포지션이 3루수인 것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3루 포지션을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파워와 선구안, 수비, 송구 능력 등이 스스로가 생각하던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았다.

시스템은 특급 선수를 100기준으로 강호의 스탯을 표시하고 있었다.

"이런 스탯으로 1군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것이 스스로를 향한 냉정한 평가였다.

처음 프리마켓에 들어온 5분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숙소로 돌아가 보려 했지만, 나가는 길 자체가 없었다.

이곳은 거대한 마트였고, 출입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문득 진열된 마트의 상품에 시선을 옮긴다.

[볼넷(일회용)-100mp]

볼넷을 전시해 놓은 스크린에 다가 선다.

그러자 상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설명은 길게 이어졌지만, 요약해보자면 간단했다.

한 타석에 한정하여 볼넷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였다.

"100mp. 처음 받은 포인트로 볼넷 50개를 사면 끝이구나."

가지고 있는 포인트로 환산해 본다.

주어진 mp는 5천 포인트.

볼넷을 50개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살 생각은 없었다.

만약 이것이 진짜이고, 이곳에서 산 물품을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 볼넷을 쓸어 담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신인 타자가 타격을 하지 않고 볼넷으로 걸어 나가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어?"

이것이 강호의 지론이다.

신인은 신인답게 패기 있는 자기 스윙을 보여주어야 한다.

설령 삼진을 당하더라도 코치들은 자기 스윙으로 당차게 타격하는 모습을 원할 것이다.

볼넷을 기다리는 신인 타자에게 1군 무대의 기회가 주어질 리 없다.

[안타(일회용)-200mp]

다음 물품은 안타였다.

한 타석의 기회를 안타로 만들어내는 아이템이었다.

"25개."

가지고 있는 포인트로 환산해보니 25개의 안타를 살 수가 있었다.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게 된다.

주전 야수로 뛴다고 가정했을 때 25개의 안타가 더해진다는 것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너무 적다."

현 상황을 간단히 정의 내린다.

그제야 강호는 눈앞에 아른 거리는 메시지를 확인하게 된다.

아까부터 반짝 거리고 있는 메시지를 확인해야 만이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튜토리얼 모드를 진행합니다.]

1. 너 자신을 알라.

개인 상태창을 열어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을 진행하라고 권하지 않고, 진행합니다라고 강제하는 것을 보니 이것을 끝내기 전까지는 숙소로 돌아갈 수 없는 모양이었다.

"괜찮으려나? 택근이 놈이 곧 숙소로 돌아올 텐데."

숙소의 상황이 걱정된다.

같이 방을 쓰는 한택근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지 몰라서 녀석이 방에 들어오기 전에 이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상태창은 조금 전에 확인을 했는데 왜?"

튜토리얼의 첫 번째 미션은 벌써 완료를 한 상태였다.

스스로의 형편없는 스탯을 확인하고는 얼마나 기가 막혔던가.

시스템도 그 사실을 인지한 모양이다.

[튜토리얼 1. 너 자신을 알라를 완료하였습니다.]

완료 보상: 50exp, 80mp, 아이템 정교한 타격

-아이템 정교한 타격

:한 경기에 한해 컨택 능력이 +1이 됩니다.

이미 완료한 튜토리얼 미션에 대한 보상이 지금 입금되었다.

exp나 mp등의 포인트에 대해서는 대충 가늠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급된 아이템에 시선을 돌린다.

"쓸 만하겠어. 코칭스텝에게 눈도장을 찍어야할 때 사용하면 되겠어."

지급받은 아이템이 마음에 들었다.

한 경기에 한하기는 하지만, 그 경기가 어떤 경기냐에 따라 아이템의 활용도가 달라지게 된다.

평범한 경기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지겠지만, 1군 무대에 오르는 중요한 경기거나 혹은 1군 무대에 오른 이후에 사용한다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튜토리얼."

아이템을 확인한 후 눈에서 깜빡이는 튜토리얼 모드를 이어나간다.

간단한 튜토리얼 실행만으로 보상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것에 앞서 튜토리얼을 완료해야 했다.

[튜토리얼 모드를 진행합니다.]

2. 프리마켓을 열어라.

프리마켓에 전시된 [안타(일회용)-200mp]아이템을 확인합니다.

두 번째 튜토리얼도 이미 실행을 한 내용이었다.

전시된 안타 아이템을 확인하는 것. 시스템도 완료 사실을 인지하고는 곧장 다음 행동에 나선다.

[튜토리얼 2. 프리마켓을 열어라.]

완료 보상: 50exp, 80mp, 아이템 파워풀 스윙

-아이템 파워풀 스윙

:한 경기에 한해 파워 능력이 +1이 됩니다.

두 번째 튜토리얼 완료 보상이 들어왔다.

포인트는 튜토리얼 1의 보상과 같았지만 받은 아이템이 달랐다.

"파워를 늘려주는 아이템, 역시 있구나."

강호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야구배트를 손에 쥔 이후로 힘이 약해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가.

타고난 근력은 나쁘지 않은데 영양공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은 이유였다.

병든 모친이 삼남매를 홀로 키우다보니 집안은 궁핍할 수밖에 없었고, 학창시절 운동을 하면서도 굶주림은 일상과도 같았다.

"하지만 43의 파워에서 1이 늘어나 봐야 궁극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 이것도 꼭 필요한 경기에 사용해야겠어."

새로 얻은 아이템 역시 중요 경기에 사용하기로 한다.

그 때 한 가지 의문사항이 생긴다.

"그런데 아이템은 중복 사용이 가능한 건가?"

정교한 타격과 파워풀 스윙 모두 일회성의 성격을 띈다.

일회성 아이템 두 개를 한 경기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의문에 대한 답은 다음 튜토리얼에서 찾을 수가 있었다.

[튜토리얼 모드를 진행합니다.]

3. 일회용 아이템은 무엇인가?

일회용 아이템을 사용해 봅니다.

세 번째 튜토리얼이 시작됨과 함께 홀로그램이 시각화되었다.

홀로그램은 일회용 아이템의 활용과 사용 방법 등을 시청각 자료로 표기해 주었다.

"설명이 길다. 결국 일회용 아이템은 한 회, 혹은 한 경기에 한정해서만 효과를 발휘한다는 말이잖아."

강호는 홀로그램의 설명을 축약한 후 머리에 입력했다. 그리고는 화면에 반짝 거리고 있는 정교한 타격 아이템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아이템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머릿속으로 아이템을 사용하겠다는 명령을 확정적으로 떠올리자 아이템이 사용되는 시스템이었다.

-아이템 정교한 타격 사용

다음 한 경기에 한해 컨택 능력이 +1이 됩니다.

아이템을 사용하자 이상한 기분이 든다.

손가락부터 시작해서 손바닥, 그리고 팔뚝과 어깨에 이르기까지 미묘한 감각들이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느껴진다.

"몸이 예민해지는 느낌이다."

미묘한 느낌에 혼잣말을 한다.

몸이 확연히 개선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인식이 가능할 정도의 변화였다.

강호는 홀로그램의 설명을 따라서 개인 상태창을 다시 활성화해 보았다.

백강호(24)

포지션:3B

컨  택:70(+1)

파  워:43

선구안:54

주  력:72

수  비:68

송  구:49

멘  탈:75

컨택 스탯이 69에서 70으로 올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이라고 표기된 것이 아이템 사용 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홀로그램은 설명해주고 있었다.

강호는 홀로그램의 설명을 들으며 또 다시 의문이 생긴다.

"일회용 아이템은 중복 사용이 가능하겠지?"

그렇게 묻자, 홀로그램은 마침 중복 사용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 있었다.

-일회용 아이템은 한 경기 4개에 한하여 중복 사용이 가능합니다.

홀로그램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다.

한 경기당 1개밖에 사용할 수 없다면 아이템을 사용해서 얻는 이득이 대수롭지 않겠지만, 4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이템 중복 사용으로 한 경기에 한해서 스타급 활약을 할 수도 있겠구나."

혼잣말을 하며 미소를 띄게 된다.

경기에서 스타급 활약을 하는 모습, 얼마나 바라고 바라던 장면이던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모습일 것이다.

한 시즌 내내 결정적인 공헌을 할 수는 없지만, 한 경기만이라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특히 강호의 바람은 더욱 컸다.

"아니, 스타급 활약을 하지 못하더라도 나 때문에 경기를 망치는 것은 막을 수가 있다!"

아이템을 이용해 만점 활약이 아니라 경기를 망치는 경우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팀이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 때 땅볼을 쳐서 번번이 기회를 날려먹었던 기억. 차라리 삼진을 당했으면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자주 들 정도다.

안타 아이템을 사용하게 되면 팀의 찬스를 이어나갈 수가 있으니 코칭스태프의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것도 이제는 끝이었다.

'그래서 주력을 키웠었지.'

강호가 주력을 키운 이유. 근력이 약해 땅볼 형 타자로 성장하다보니 주자 1루의 찬스 때 병살타를 치는 경우가 잦았다.

땅볼을 치더라도 병살타는 기록하고 싶지 않아 주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게 된 것이다.

타격을 끌어올리면 더 좋겠지만, 타격이라는 것이 성장하고 싶다고 쉽게 발전되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타격이 쉽게 성장하는 것이었으면, 모두가 4할 타자일 것이다.

그러나 주력은 달랐다.

'주력에도 한계는 있었다. 그래도 12초대까지는 노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경험으로 얻은 것이다.

강호는 부족한 타격을 주력으로 메우기 위해 학창시절의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100미터를 12초대에 끊는 발을 얻을 수 있었다.

[튜토리얼 3. 일회용 아이템은 무엇인가?]

완료 보상: 80exp, 100mp, 아이템 정교한 타격

아이템을 사용한 대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받는 포인트가 조금 상향되고, 튜토리얼을 진행하느라 사용한 정교한 타격을 되돌려 받게 되었다.

"다음 튜토리얼은 뭐지?"

고조된 목소리로 묻게 된다.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무언가를 얻는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살면서 이토록 쉽게 얻었던 순간이 있었던가.

매순간이 피눈물 흘리는 경쟁의 삶을 살아온 강호는 처음 경험해보는 기연에 기뻐했다.

[튜토리얼 모드를 진행합니다.]

4. 포인트를 모아라.

exp와 mp를 획득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네번째 튜토리얼도 쉬웠다.

exp와 mp포인트는 실전 경기를 통해 얻을 수가 있었다.

자체 청백전이나 시범 경기 등에서도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는데, 패널티가 있어서 정식 경기의 50%만 받게 된다.

"절반이긴 하지만 청백전이나 시범 경기에서도 포인트를 얻는다는 말이잖아. 그럼 개막전까지 꽤나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겠어."

계산이 섰다.

그런데 또 의문이 든다.

mp는 아이템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는 수단이라면 exp는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에 대한 해답은 4번째 튜토리얼 완료 보상을 받은 후, 다음 튜토리얼에서 얻을 수가 있었다.

[튜토리얼 모드를 진행합니다.]

5. 스탯을 올려라.

획득한 exp를 사용하여 스탯을 영구 성장시킵니다.

튜토리얼 메시지를 확인한 강호는 눈을 치켜뜨게 된다.

"영구 성장? 부족한 힘을 올릴 수가 있다는 말인가?"

exp를 이용해 파워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말에 놀라고 만다.

파워뿐만이 아니라 컨택, 선구안, 주력, 수비, 송구, 멘탈의 일곱 가지 스탯 모두를 성장시킬 수가 있었다.

이 중 강호가 주목하는 것은 당연히 아킬레스건과 같았던 파워였다.

"힘을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1군 무대에 데뷔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1군 무대가 가깝게 느껴졌다.

exp를 이용한 능력 성장은 꽤 긴 시간동안 바닥에 머문 강호를 하늘 높이 끌어올려줄 도구였다.

강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금단의 시약을 팽개칠 바보가 아니었다.

곧장 행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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