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흔한 배우 정민수-55화 (55/325)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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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널 위한 노래 : Song For You” 의 첫 화가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리온이 연기하는 “최준” 이었다.

스타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준의 모습.

하지만 이면에서는 팀 내에서 외면받고 있고 언론들과 팬들도 최준의 인성이 더러워서 팀 내 불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던 최준은 결국 자신이 형처럼 믿고 있는 최 대표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려 하지만 최 대표와 매니저의 대화를 듣고 이 상황을 만든 것이 최 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제가 많은 팀을 유지하기 위하여 문제아를 하나 만들어 문제아를 버림으로 팀의 모든 비난을 안고 가게 한다.

상황의 경위를 알게 된 최준은 최 대표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의 매니저조차 한패라는 사실에 심각한 인간 불신에 빠지게 된다.

결국 견디지 못한 최준은 최 대표에게 자신이 녹음한 최 대표와 매니저의 대화를 거래의 대상으로 하여 결국 계약 파기를 유도한다.

계약이 파기되는 날 최 대표의 면상에 녹음기를 던지며 화풀이를 하고 최엔터를 나선 최준은 인간에 대한 불신감으로 환멸을 느끼고 방황하며 거리를 맴돈다.

그런 장면을 뒤로하고 최준의 사진이 나타나면서 자막으로 설명이 추가되었다.

[최준. 한때 탑 아이돌. 현재 백수. 심각한 인간 불신. 그러나 바보]

“오 .. 리온 연기 잘하네…”

하나하나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리온의 연기에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리온을 칭찬했다.

민수도 리온의 단독 신인 데다가 첫날 늦은 리온이 나중에 따로 찍은 씬이라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화면으로 보니 리온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기, 저렇게 자막으로 설명 추가하는 거 드라마에선 저런 방식을 잘 취하지 않잖아요?”

설아는 자막으로 최준에 대한 설명이 추가된 화면을 상기하며 궁금해했다.

그러자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생각을 설명했다.

“그렇지, 저거 예능에서 주로 쓰는 자막 추가 아니야? 저걸 저렇게 썼네.

아마 첫 등장 시에만 이해를 돕기 위하여 넣은 게 아닐까 싶은데..”

그러는 사이 화면에서는 민수가 첫날 보았던 리온과 정 대표를 연기하는 문창식의 연기가 이어졌다.

방황하는 최준이 걱정돼서 강제로 자신의 친척이 하는 영세한 소속사로 최준을 보내버린 최준의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의 등쌀에 강제로 계약할 상황에 부닥친 최준.

탐탁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최준을 받아야만 하는 정 대표의 대치가 조금 웃긴 분위기로 이어졌다.

특히 자신은 주변에 사람이 필요 없다. 매니저 따위는 운전만 하게 할 거라는 말에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고급스러운 옷을 아주 언벨런스 하게 입은 주제에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난 패셔니스타라 코디 같은 것도 필요 없어요. 그러니 계약서에 코디는 꼭 빼는 거로 작성해 주세요”

라고 말하자 그 뻔뻔함에 설아와 태준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내용을 알고 있던 민수도 실소를 참지 못했으니 이 부분에서 시작 부분에서 느낀 다소 무거운 느낌이 조금 해소되었으리라.

최준의 요구를 알겠다고 말만 하고 전혀 수용할 생각이 없는 정 대표와 계약을 마친 최준이 대표실을 나서는 데 옆으로 민수의 배역인 준성이 인상을 쓰며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그 부분이 슬로우 비디오로 잠시 느리게 진행되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 이상한 연출이 추가된 것을 확인한 민수의 미간에 주름이 잡히기 시작한다.

“하하, 저거 왜 저래? 저거 원래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날 때나 저렇게 처리하지 않나?”

태준이 기가 막혀서 웃는데 민수는 자신이 더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뭔가.. 느낌이 안 좋네…”

태준은 그런 민수의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화면은 인상을 쓰고 정 대표의 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준성을 잡았다.

준성의 사진이 화면에 잠시 멈추고 바로 자막이 올라왔다.

[이준성. 천재 프로듀서. 싸가지 없음. 냉혈한.]

설아는 화면에 싸가지 없음 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민수를 바라보았다.

“저렇게 대놓고 싸가지 없다니. 저렇게 써놓으니 조금 웃기네요”

설아가 말하는 동안에 화면 속 준성은 빠르게 대표실로 들어가서 거만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정 대표를 몰아붙인다.

그리고 결국 정 대표가 친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실토하자 한숨을 쉬면서 대표실을 나선다.

그 모습에 설아가 인상을 쓰며 민수를 노려봤다.

“윽, 싸가지 없어.”

그런 설아를 보며 민수는 그냥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고 미주가 나타났다.

미주가 회사에서 퇴사 당하고 망연하실 한 표정으로 회사를 나서자 미주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자막이 올라왔다.

[이미주. 코디네이터. 구박 데기. 능력자]

그러면서 미주가 걸어가는 동안 배경화면으로 빠르게 미주가 과거에 디자인을 배웠고 외국의 디자인 학교에서 도망쳐 한국으로 왔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알 수 있게 표현했다.

그 섬세한 화면 배치에 민수도 조금 놀랐다.

태준도 놀랐는지 민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와, 편집이 섬세하네. 확실히 감각적이야.”

민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드라마 다음 장면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미주는 결국 친구인 준성을 찾고 준성과 이야기 하는 중에 정 대표를 만나 정엔터에 취직하게 된다.

기가 막힌 준성은 정 대표를 따로 찾아가 반대하지만 정 대표는 가볍게 준성의 의견을 무시한다.

그런 드라마의 진행을 유심히 살펴보던 설아는 감탄하듯 민수에게 말했다.

“와, 어떻게 된 거예요. 민수 오빠. 저 애절한 눈빛은 민수 오빠가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닌데요.”

민수는 설아의 말에 웃으며 태준을 바라 봤다.

“흠흠, 제가 말했잖아요. 안되면 따라 하면 된다고요.

예전 자료를 찾아보니 정말 애절하게 수연 선배를 바라보던 남자가 있더라고요.

난 그냥 그거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에요.”

민수의 말에 설아의 미간이 좁아지며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뭔가가 떠오른 듯 손뼉을 쳤다.

“아하, 태준 오빠! 하이스쿨에서 수연 언니 짝사랑 남 이었지!”

민수의 말에 태준은 기가 막혀 웃음을 지으며 민수에게 말했다.

“하… 그게 된다고.? 무슨 인간 복사기냐? 정 배우”

태준에 말에 민수는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며 뒷말을 흐렸다.

“뭐.. 다는 아니고 몇 가지만…”

민수는 자신이 전생에서 태준의 연기를 따라 하기 위하여 태준의 나온 작품을 다 수십 번도 넘게 돌려 보았다는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준성이 자신의 작업실로 이동하자 뒤이어 진주가 준성에게 달려가 호들갑을 떠는 장면에서 진주가 등장했고 자연스럽게 진주를 설명하는 자막이 올라왔다.

[이 진주. 가수 지망생. 인간 비타민. 민짜]

진주의 부산스러운 모습과 그에 맞춰 울분을 토하는 준성의 모습에서 태준과 설아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저 민짜라는 말은 거의 안 쓰는 말 아니에요?”

태준은 설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만. 생각해 봐도 마땅히 대체할 만한 단어가 없네.

아니면 급식충이나 미성년자 정도일 텐데. 급식충은 어감이 조금 별로고.. 미성년자는 너무 약하게 느껴져..

그래도 잘 쓰진 않아도 의미를 많이들 알고 있는 단어이긴 하니까..”

설아는 태준에 말에 인상을 팍 구겼다.

“엑, 급식충이란 말은 완전 별로예요”

두 남매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드라마는 계속 진행되었다.

미주는 당당하게 최준에게 자신이 코디라고 소개했고 그 말에 당황하고 화가 난 최준은 정 대표에게 달려가서 따진다.

하지만 정 대표는 웃으면서 계약서를 보여줬고 자신이 사인한 계약서는 그런 특약이 전혀 없는 것을 확인한 최준은 소리를 지르며 대표실을 떠난다.

“와.. 최준 또 속았어..”

그리고 대표실을 떠난 최준은 타의가 안되면 스스로 미주를 쫓아 버리기로 하고 미주를 괴롭힌다. 미주가 들고 오는 의상을 전부 거부하면서 미주를 괴롭히는 최준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던 준성의 인상이 일그러지고 다른 곳에서 미주와 최준을 훔쳐보던 진주는 최준의 트집에 최준을 인간말종 보듯이 바라본다.

모든 트집을 다 잡은 최준은 결국 그냥 자신의 평소 입는 대로 입고 방송에 나서고 이 기회에 코디 무용론을 정 대표에게 주장하기로 한다.

하지만 방송을 마치고 나온 최준은 기사를 통해 지금 최준 입은 옷 대체 뭐냐? 코디가 안티냐? 라는 말을 듣게 되고 정 대표에게 불려가 핀잔만 듣고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코디가 주는 옷만 입기로 약속한다..

“이제 최준도 자신이 패셔니스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겠네요.”

설아는 이 장면을 저 한마디로 가볍게 표현했다.

“하하, 리온 표정 봐.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기사에 세상 다 잃은 표정이야.”

태준의 평가에 민수가 덧붙였다.

“그것도 나름 이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지.

소개 문구에도 “바보”라고 표시했었잖아.

인간 불신에 싹수없는 최준이 사실은 그냥 허당에다가 순수함이 남아 있어서 사람 잘 믿고 잘 속는 캐릭터라는 것이 앞으로 계속 밝혀질 거야.”

민수의 설명에 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 솔로곡을 발표하기로 결심한 최준은 정 대표에게 말을 꺼내고 정 대표도 흔쾌히 소속사의 매인 프로듀서인 이준성에게 최준을 소개한다.

최준은 자신이 작곡한 솔로곡을 이준성에게 들려주고 이준성은 자신은 이런 곡으론 엘범 못 만든다고 차분하지만 냉정한 목소리로 거부한다.

그리고 둘의 대립이 격하게 타오르는 순간 음악이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민수와 리온의 얼굴이 각각 좌우로 화면을 분할하며 클로즈업 되면서 1화가 막을 내렸다.

“큭큭.. 왠지. 이 드라마 끝날 때까지 저런 구도로 끝날 거 같은데…”

태준이 가볍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자 설아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아 보여요. 희멀끔하게 잘생긴 남자 두 명이 엔딩을 장식한다니..”

민수는 가볍게 한숨 지을 뿐이었다.

“하, 저 드라마가 미주와 최준의 로맨스가 주된 내용인데.. 설마 그럴 리가…”

민수의 말에 태준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글쎄 그거보다.. 그냥 차라리 최준의 성장드라마?”

설아는 태준의 말에 밝게 웃으면서 민수를 응원했다.

“어쨌거나 드라마는 잘 나온 거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들이 연기도 잘했고요.”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아의 말에 동의했다.

“맞아, 확실히.. 아이돌 두 명, 신인 배우, 미스 캐스팅된 배우. 라는 말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 연기였지.”

말을 마친 태준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그리고, 수연 선배 저렇게 꾸며 놓으니까. 진짜, 예전에 그 모습 그대로네..”

태준의 말에 설아는 손뼉을 치며 빠르게 말했다.

“맞아, 고등학생 때 단발한 모습이 저런 모습이었어.”

태준은 예전의 수연을 생각하는지 아련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대화의 주제가 수연으로 넘어가자 민수는 조심스럽게 설아에게 물었다.

“설아 씨는 수연 선배가 그립거나 밉거나 그러지 않나요?”

민수의 질문에 설아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그립죠. 그리고 왜 그렇게 갔냐고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언니 이야기만 나오면 집안 분위기가 땅을 뚫고 내핵까지 들어가 버리는데 어떡하겠어요.

게다가 전 언니 연락처도 모르고 알 방법도 없는데요.

하지만… 왠지 제가 배우가 되고 그러면 머지않은 시간에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때는 꼭 물어볼 거에요”

설아의 대답에 민수는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태준은 자연스럽게 말을 돌리며 맥주 캔을 들어 올렸다.

“자, 정 배우. 첫 드라마 입성을 축하하며 성공적인 데뷔가 되기를..”

설아와 민수는 같이 맥주 캔을 들어 올렸다.

“민수 오빠의 첫 드라마가 대박 나기를..”

설아의 기원을 들으며 민수도 같이 웃으며 두 남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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