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2 장 종막 (5)
장천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는 것은 사총관으로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였으니 그로선 난감 할 수밖에 없었다.
비도문을 타도하기 이해 모인 군웅들은 비학선인들의 말을 듣고 어느정도 의구심을 가지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까지 와서 다시 되돌린다는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장천이 등장하고 보니 이제 상황이 달라 질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쌍도문은 그의 시체를 화산에 내걸고 구궁을 천하제일고수라는 이름으로 강북 무림맹을 이끌고 비도문으로 왔으나 그가 등장함에 따라 그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누군가에게서 하나의 거짓이 드러나게 되면 이전의 사실까지 마치 거짓과 같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으니 군웅들로선 구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화산의 대참사 역시 그가 저지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이어지니, 강북 무림맹의 탄생으로 밀려나야 했을 쌍도문의 구궁이 맹주의 직까지 차지한 것을 보면 그것 역시 어느정도 믿음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군웅들의 생각을 느끼는 사총관으로선 미간을 찌프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갑자기 누군가의 대소가 일대를 크게 울려 퍼졌다.
“하하하하!!”
엄청난 내력이 서려 있는 웃음소리에 자연히 군웅들의 시선은 그에게로 갈 수 밖에 없었으니 수많은 사람들의 귀를 울릴 정도의 대소를 터뜨린 이는 바로 구궁이였다.
그는 한참을 그렇게 대소를 터뜨리더니 내력을 돋군 목소리로 장천을 향해 소리쳤다.
“장천! 네 녀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었구나! 무림대회에서 비열한 수로 군웅을 해하고 도망친 후 네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렸다!”
그와 함께 구궁은 발을 박차고 몸을 날리니, 장천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 못지 않은 상승의 경공수법으로 순식간에 그의 오장 앞까지 쇄도해 들어오니 사람들은 구궁의 무공에 크게 감탄 할 수밖에 없었다.
또 그가 몸을 날리기 전에 한 말은 지금까지의 날리게 하니, 그의 말에 따르면 화산에 가짜 시신을 걸었던 것은 도망쳤던 장천을 끌어 들이기 위함이였다니 어느정도 믿음이 가는 말이였다.
그리고 사실 이들중 많은 이는 혈비도 무랑에 이어 장천에 이르는 멸천문과 비도문의 등장으로 자파나 자신들과 연이 있는 사람들이 해를 당하지 않은 이가 없었으니 그 마음 속으로는 비학선인의 말 보다는 오히려 구궁의 말을 믿고 싶은 심정이 강함은 당연한 일이였다.
당장이라도 눈 앞에 있는 비도문을 쓸고 무림의 변란을 끝내고 싶은 것이 현 군웅들의 심정이였으니 오랜 싸움에 그들 역시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거대문파들의 영역 경쟁으로 인하여 문파의 재정은 바닥이 난 것은 물론이요. 제자의 수 역시 극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 이러한 싸움을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는가?
무림의 대의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그 전에 자파의 안위를 먼저 생각할 수 없는 것은 무림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였다.
아무리 대의를 위해 희생하였다 하더라도 자파가 사라진다면 그저 허울뿐인 명성이 되기 때문이다.
구궁이 앞으로 나와 장천과의 일전을 겨루려 하자 그 때 비학선인이 앞으로 나와서는 군웅들을 보며 내력을 돋구어 소리쳤다.
“이곳에 계시는 여러 군웅들께 이 노도가 한가지 제안을 할까 합니다.”
“제안?”
갑작스러운 비학선인의 말에 사람들은 영문을 알지 못해 그에게 시선을 돌리니, 잠시 헛기침을 한 그는 다시 소리쳤다.
“강북 무림대회의 대참사에 대한 의문은 어느 누가 행했다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듯 많은 이들이 피를 보는 것은 서로간의 득이 되지 않은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노도는 오늘 이 자리에서 강북 무림맹과 비도문의 고수들간의 대전을 통해 이 싸움의 승패를 논했으면 합니다.”
그 말에 악진성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비학선인에게 말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비도문과 강북 무림맹의 사람을 뽑아 승부를 가리자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여기 계시는 비도문의 장문주 역시 그것을 승낙하셨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대표자들의 대결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서로간의 불필요한 피를 보지 않고 간단히 끝낼 수 있는 것이지만, 상대는 비도문 중원에서 강북 무림맹과 비도문은 서로 양립 할 수 없는 입장에 있었기에 악진성은 수긍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장천 역시 예상하고 있었으니 그는 내력을 돋구어서는 군웅들을 향해 놀라운 선언을 했다.
“오늘 비도문과 강북 무림맹의 대표자간의 대결에서 본문이 패한다면 본문은 중원을 떠나 다시는 중원에 발을 딛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바이요!”“!!”
장천의 말이 끝나자 군웅들은 크게 소란스러워 질 수 밖에 없었으니 그의 말은 사실상 이번 대결에서 모든 것을 끝내자는 선언이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계속 싸우게 된다면 비도문을 멸문시킬 수는 있지만, 문파의 수장인 장천이 나타난 지금에 와서는 서로간의 많은 피를 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고, 비학선인을 위시한 수천의 군웅들이 어느쪽에 설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싸움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지라 강북 무림맹은 자연히 수뇌부들간의 대결 쪽으로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구궁 역시 장천이 이런 식으로 나올 것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에게 이 대전을 오히려 호재일 수도 있었다.
부친의 무공을 익힘으로서 이제 그에게 남은 수명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숙적이라 할 수 있는 장천과의 대결을 가진다는 것은 밑지는 장사는 아니였기 때문이다.
“비도문의 장문주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본인도 하나의 제의가 있소이다.”
“말하시요.”
구궁의 말에 비학선인은 그가 제의할 것이 무엇인지 말하라 하니, 구궁은 미소를 지으며 장천을 가리키고는 말했다.
“이 싸움에서 어느 누가 패하든 그 수장은 이곳에서 자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요!”
“!!”
그 말에 사람들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장천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제의를 수락했다.
어차피 그 역시 이곳에서 자신과 구궁 둘 중 단 한사람만이 살아서 걸음을 옮길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북 무림맹의 구궁이 수뇌부간의 대결을 승낙하자 이제 비도문과 이들간의 싸움은 수뇌부들간의 대결로 바뀌어졌으니 대결은 다음날 오시로 결정이 되었다.
대결의 시간이 결정이 되자 장천은 비학선인들과 함께 비도문으로 들어가니,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어린 아이 하나가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로 달려 왔다.
“아버지!”
“소천아!”
그 아이는 바로 아들인 소천이였으니 장천은 아이를 안고는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소천으로선 다시는 아버지를 보지 못할 것이란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무사히 살아 돌아오자 그 기쁨을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흑흑흑...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줄 알고...흑흑흑..”
소천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자 장천은 아이의 등을 도닥여주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아비가 어찌 이렇게 이쁜 아들을 두고 죽을 수 있겠느냐? 아! 소천아 저기를 보지 않으련?”
장천의 말에 소천은 아버지가 가리키는 방향을 처다 보았는데, 그 순가 아이는 놀라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가 가리킨 곳에는 꿈에도 그리던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으니 소천은 크게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어...어머니...”
“소천아!”
멀리서 아이를 보며 눈물을 흘리던 능예는 소천이 자신을 부르며 다가오자 그녀 역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가 안으니, 이렇게 해서 장천의 가족은 오래 헤어짐 끝에야 겨우 모두 모이게 된 것이다.
아이와 아내의 모습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 장천이였으니 그의 뒤로 한 사람이 다가와서는 공손히 인사를 하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요. 문주님.”
“하노!”
장천은 하노의 손을 잡고 기쁨을 표시하니, 그 역시 미소를 지었지만, 마음은 그리 편한 것이 아니였다.
그 역시 구궁이 장춘일의 무공을 모두 사사받은 것을 알고 있었으니 이번 싸움이 그리 장천에게만 유리하게 되지 않으리란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구궁이 그리 자신있게 패한 자는 자결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은 장천을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니 하노로선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걱정 마십시요. 하노.”
“문주님...”
강북 무림맹과 비도문과의 대결, 그것이 군웅들의 관심을 끔은 당연한 일이였다. 이 싸움이 단순히 두 무리의 최고 고수만의 대결이 아닌 두 무리들 간의 대결인지라 장천과 구궁만의 싸움이 아니였으니 이들 두 무리의 고수들 중 세 번을 상대편 고수를 쓰러뜨리거나 더 이상 상대가 남아 있지 않은 자가 승자가 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러한 방식에 어떠한 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니 드디어 무림의 패권을 다투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임시로 만들어진 연무장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군웅들은 과연 무림의 패권을 장악하는 대전의 시작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때 비도문에서 한 명의 무인이 몸을 날려서는 연무장에 서서는 많은 군웅들을 보며 말했다.
“본인은 쌍도문의 삼대방가 중 문가의 일족 중 한사람인 문규라 합니다. 어설픈 솜씨이지만 작은 재간을 익혀 이렇게 나왔으니 강호의 여러 군웅께서는 주제를 모른다 생각하지 마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강호 상에서 문규의 이름은 그리 크게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규의 모습에 크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으니 수많은 군웅들의 앞에 섰음에도 주늑들지 않고 겸허하게 자신을 밝히는 모습은 강호의 어떤 명문자제들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으니 크게 호감을 가게 하였다.
그러나 비도문의 인사들을 제외한다면 그가 비도문의 후지기수 등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으니 강호의 군웅들은 그저 그가 상대를 살펴보기 위해 나온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구궁은 미간을 찌프리고 말았으니 세번의 연승을 거둔 쪽이 승자가 되는 이 대전에서 처음부터 문규와 같은 고수가 나왔다면 자신들 역시 고수를 출전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 이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내 미소를 짓고는 옆에 서 있는 사총관을 보며 말했다.
“사총관.”
“예. 맹주님.”
“그 자를 보내도록 하게.”
“그 자라 하심은...”
“자네의 생각대로이네.”
“알겠습니다.”
구궁의 말에 사총관은 정중히 포권을 하고는 물러서니 잠시 후 구궁의 진영 쪽에서 한 명의 무사가 연무대로 몸을 날리니, 그의 모습을 확인한 장천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무진형님?!”
놀랍게도 쌍도문에서 문규를 상대로 보낸 이는 바로 곽무진이였으니 설마 그가 구궁의 대표로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장천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 쌍도문 선풍도 곽대협이다!!”
강북 무림대회에서 본신의 실력을 강호에 알린 곽무진은 그 명성이 크게 알려진 상태였으니 처음의 일전 부터 그와 같은 고수가 출전하자 강북 무림맹의 군웅들은 크게 환성을 지르며 반기었다.
연무장으로 내려선 곽무진은 아무 말 없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과 도를 뽑아 드니, 그 자세는 우검좌도의 자세였다.
“쌍도문의 곽무진이라 하오.”
“명성이 자자하신 선풍도 곽대협과 겨루게 되니 영광입니다.”
“별말씀을 다하시는군요. 그럼 시작할까요.”
무진의 말에 문규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세를 잡으니 그의 기수식은 점창의 청룡무상검법(靑龍無上劍法)의 기수식이였다.
무진 역시 기수식을 갖추어 문규에게 예의를 갖추니, 처음 선공을 가한 이는 문규였다.
“합!!”
청룡무상검법은 점창파에서도 상승에 속하는 검법이였으니 그가 일검을 내지르자 푸른색의 강한 검강이 무진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뻗어 나갔다.
“신도단월(神刀斷月)!!”
문규의 검강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보며 곽무진은 부드럽게 몸을 회전하는가 싶더니 내력이 서려 있는 도로 수직으로 내려치니, 놀랍게도 강맹한 기운으로 밀려들어오던 강기가 갈라지니 문규는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강기를 가를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는 것은 상대 역시 이에 못지 않은 무공을 지녔다 할 수 있는 것이니, 선풍도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라는 생각지도 못한던 것이 사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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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슴더. 지송함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