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44화 (344/355)

제 61 장 화산대혈전 (16)

무림대회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첫번째 대결인 언무명과 화산의 장문인 악인명과의 대결이 시작되니, 구궁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도 이들에게 쏠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구궁이 어떠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곳 어느 누구도 무림대회에 신경쓰지 못할 것이지만 말이다.

화산제자들의 환성을 뒤로 하고 악인명이 연무대에 올랐을 때 언무명은 그저 조용히 걸음을 옮길 뿐이였다.

거의 대부분의 무인들이 화산의 장문인 악인명의 승리를 점쳤다고 한다면 현실은 그들의 생각과는 정 반대의 결과로 나타났으니, 징소리와 함께 대결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악인명은 자신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두 손을 처다보고 있었다.

수십년간을 검 하나에 몰입해온 그는 현재 자신에게 나타난 결과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두 손은 붉은 피로 물들어져 있었다.

하나 그것이 자신의 무학의 모자람으로 인한 결과가 아님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대결이 시작되고 악인명이 검을 들고 쇄도해 들어오는 순간 그 역시 앞으로 몸을 날리려 했으나 그 순간 검을 잡고 있는 오른팔에서 따가운 기운이 느껴짐과 동시에 온 몸에서 힘이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검조차 빼지 못한 채 그의 목줄기로 언무명의 검이 스쳐 지나갔고,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자신의 손을 보며 검상에서 흐르는 피가 흘러내려 혈수로 변하고 만것이다.

“이....”

그리고 악인명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답하려 하다 그대로 땅으로 쓰러지고 말았으니 무림대회장은 정적에 휩싸이고 말았다.

어느 누구 예상이라도 했겠는가? 검으로는 무당과 함께 구파일방의 쌍벽이라 불리는 화산의 장문인이 검도 빼지 못한 채 어이없이 패할 것을 말이다.

하나 이 대결을 본 장천은 그것이 암수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었으니 시합이 시작됨과 동시에 구궁의 손에서 하나의 침이 악인명의 팔에 적중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섬광비도술.....”

그리고 그것이 바로 문주만이 익힐 수 있는 비도문의 독문무공의 하나인 섬광비도술이라는 것을 안 그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문주의 비전 무공인 팔연환비도술과 섬광비도술 그것은 초식의 난해함도 있지만, 그것과 함께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치도 못할 내력도 필요로 하는 것이였다.

그런 이유로 천무성골을 타고난 비도문의 문주의 혈족만이 익히고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인데, 드디어 그것이 구궁의 손에서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할 것도 아니였으니 단순히 천무성골을 타고나지 못했다 뿐이지 장춘일과 마찬가지로 구궁 역시 비도문의 문주로서 받아야 할 기초무공을 모두 익혔기 때문이다.

아니 천무성골을 타고나지 못한 이유로 이들 두 사람은 혈족인 다른 이들보다 수배나 많은 고행을 통해 그것을 익히려 했을 것은 분명했으니 비법을 통해 천무성골과 같은 몸을 지닌 그들이라면 쉽게 그것을 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가주의 무공마저 익혔다면 더 이상 구궁은 나의 하수가 아니다.’

오랜시간 비도문 장가의 혈족이 그 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는 천무성골이라는 무골과 함께 가주의 무공 때문이였다.

그러나 구궁은 이제 이 모든 것을 갖추었으니 더이상 자신의 하수가 아니라 생각한 것이다.

언무명과 악인명의 대결은 악인명의 어이없는 패배로 끝을 맺고 말았으니 사람들은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두번째 대결을 위해 두명의 무인이 연무대 위로 올라서자 이들의 관심은 방금전 악인명의 패배는 잊혀지는 듯 했다.

두번째 대결은 소림사의 차대방장이라 불리는 무상대사와 마교 천자급의 고수의 대결이였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마교 천자급의 고수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모든 시선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얼굴을 가리고 있는지라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제 시작할 때가 된듯 하구나...”

마교의 천자급 고수가 올라오자 구궁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니, 사총관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자신의 옆에 있는 자에게 손짓을 하니 십여명의 쌍도문의 무사들이 갑자기 연무대에 뛰쳐 올라와서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악적 비도문의 문주 장천에게 고하오! 쌍도문 문주 구궁은 그대에게 비무를 청하니, 그대가 진정 무인이라면 비무를 받아 들이라!!”

“헉!!”

“비도문!!”

이들의 고함 소리를 들은 무림대회의 모든 이들은 크게 놀라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설마 비도문의 장천이 용담호혈이라 할 수 있는 화산의 무림대회에 왔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그 만큼 무수한 강북의 인사들이 모여 있었으니 아무리 장천이 신출귀몰하고 천하제일의 무공을 지녔다고 해도 이 많은 고수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장천으로선 구궁이 이곳에서 직접 비무를 청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였지만, 그 때 놀라운 일어 벌어졌다.

갑자기 연무대에 있던 마교의 천자급 고수가 쓰고 있던 면사를 벗어 던졌으니 그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문주님!!”

장천의 옆에서 이를 보던 민예는 놀라서는 자신의 옆에 있는 문주를 봐라보니, 둘 모두 똑같이 생겼던지라 어느 누가 진짜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진짜다...”

“그렇지만....우리 문주님은 당당하셔서 아무리 적에 둘러 쌓여 있다고해도 무인의 명예를 위해...나가셨을텐데...”

“뭣이!”

장천에게 콩깍지가 씌인 민예로선 구궁이라는 악적의 부름에 죽음을 무릅쓰고 당당히 나서는 것이 진짜 문주가 아닐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니, 장천으로선 조금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일단 자신의 이름을 대고 누군가 나온 이상 도대체 구궁이 무엇을 획책하고 있는지도 궁금한지라 잠시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하니, 옆에서 계속 중얼거리는 민예가 의심의 눈빛을 보이자 약간의 응징을 가한 후 이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흑흑흑..진짜 문주님이 아니야...”

“이것이!!”

장천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군웅들은 크게 놀라 자신도 모르게 병장기를 뽑아 드니, 구궁의 옆에 있던 사총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력을 돋구어 크게 소리쳤다.

“강북의 군웅들께서 들으시요. 무림의 악적 장가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으나, 이는 본 문주와 일전을 겨루기 위함이니, 무림의 도의를 생각하시여 본 문주께서 악적을 처단하시는 것을 잠시 지켜보셨으면 합니다!”

사총관의 말에 군웅들로선 당장이라도 연무대로 뛰어나가 그의 목을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미 구궁이 명분을 내세워 그와 일전을 약속한 만큼 그것을 어기고 함부로 앞으로 나서지 못하였다.

물론 상대가 상대인 만큼 구궁이 제시한 도의를 무시하고 그를 처단하기 위해 움직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비도문과 대대적인 결전을 치루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였으니 아무리 적도라고는 하지만, 단 한사람을 상대로 수많은 군웅들이 일제히 달려든다는 것은 조금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쌍도문의 구궁이 패한다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를 암습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눈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입을 단속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무릇 정파라고 하는 것은 그 도의를 크게 중요시 하는 문파인지라 만일 그러한 것을 어기고 함부로 다수가 한사람을 핍박했다는 것이 소문이 난다면 강북무림대회는 오히려 정당한 대결을 부르짖은 쌍도문이나 비겁한 수로 문주를 잃은 비도문에게로 군심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금 강북이 강남과 대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어지러운 무림에서 중소수문파들은 이러한 싸움이 빨리 끝나 강북이나 비도문이나 둘 중 하나가 승리하여 모든 것을 끝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한 만큼 조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군웅들이 사총관을 말에 자리에 앉기 시작하자 초췌한 모습의 구궁이 자리에서 일어나 연무장으로 향하니 사람들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곳에서 구궁의 실제 모습을 본 사람은 각문파의 수장 이외에는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였으니 육척장신의 이르는 사람이지만, 초췌한 모습에 병색이 가득한 것을 둘째치고 팔 하나가 없는 외팔이가 천하제일고수를 상대로 승리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구궁이 연무대로 올라오자 소림의 무상은 그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내려서니 사람들은 차라리 무상이 장천이란 자를 상대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오랜만이군. 장천.”

“크크크 나머지 팔까지 본좌의 도에 잘려지고 싶은게로군. 구궁.”

구궁의 말에 연무대에 있는 장천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니, 사람들은 그제서야 구문주의 팔이 장천에 의해서 잘려 나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구궁에 대해서 어느정도 호감을 느끼고 있었으니 구파일방이 봉문한 가운데에서도 그는 무림의 악적이라 할 수 있는 장천과 싸워왔고, 심지어는 한쪽팔이 잘려져 나가 외팔이가 되었음에도 도의를 위해 병색이 완연한 몸을 이끌고 장천을 상대하기 위해 나섰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강호도의를 위해 온 몸을 바치려 하는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비추고 있었으니 구궁 역시 이러한 것을 어느정도 감안한 듯 했다.

“내 나머지 팔이 잘려져 나간다 하더라도 이 두발이 있으니 그대가 살아 있는 한 나 구궁은 무림의 대의를 위해 의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크크크 목이 달아나야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놈이로구나. 그래 과거 동문의 정을 생각해서 목숨만을 살려두고 있었다만 이제 모든 것을 마무리 해야 하겠구나!”

그 말과 함께 장천은 허리에 차고 있던 도를 뽑아 들고는 구궁을 향해 몸을 날렸다.

전광석화와 같은 몸놀림을 보이는 그는 일 순간 구궁의 면전으로 다가서는 그의 목줄기를 향해 도를 휘두르니, 구궁은 뒤로 몸을 숙히여 남아 있는 왼팔로 땅을 짚고는 그를 향해 일각을 올려쳤다.

[부웅!!]

구궁의 이러한 일각은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였으니 무겁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며 장천의 턱을 향해 올라갔으나, 그러한 공격에 쉽게 당할 상대는 아니였다.

자신의 턱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구궁의 일각을 몸을 옆으로 돌리며 피한 장천은 몸을 회전하여 그의 허리를 베어 버릴 기세로 도를 휘두르니, 물구나무를 서 있는 자세로 몸을 회전시킨 구궁은 간신히 그의 도격을 피할 수 있었다.

외팔이라고는 하지만 그 몸놀림이 범상치 않은 구궁이였으니 이것을 지켜보던 많은 군웅들은 크게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뒤로 몸을 날린 구궁은 등에 매고 있던 거대한 청궁을 뽑아 드니, 발을 들어 활을 겨눈 그는 남아 있는 손으로 화살을 들어서는 시위함께 당겨서는 그를 향해 내쏘았다.

이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이 묘기와 같은 모습에 탄성을 내지르니 한팔이 없음에도 활을 들고 있는 것이 이상했으나 설마 이러한 방법으로 활을 사용할지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폭우시!!”

하지만 사람들은 이내 실망을 하고 말았으니 구궁은 어이없게도 하늘을 향해 겨누었던 활을 쏴 올렸기 때문이다. 역시나 외팔이가 활을 쏘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 생각했는데, 진천벽력궁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천 역시 진천벽력궁에 대해선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폭우시가 공중에서 올라간 화살에서 수십개의 바늘이 존재하여 마치 폭우가 떨어지듯 상대를 향해 쏟아져 내리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나 폭우시가 떨어지기도 전에 군웅들은 구궁의 명호인 신궁이라는 이름을 다시금 대뇌일 수 밖에 없었으니 아무것도 없는 활을 연무대에 있는 장천에게 겨눈 그가 시위를 튕기자 그 순간 강렬한 파공음과 함께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그를 향해 맹렬하게 날아갔기 때문이다.

[쿵!!]

소리와 기로서 그 낌새를 눈치챈 연무대 위의 장천은 그의 옆으로 몸을 피하니, 아니나 다를까 그의 뒷쪽에 있던 벽은 굉음과 함께 부서져 나갔다.

“무형시!!(無形矢)”

검에 무형검의 경지가 있고, 도에 무형도의 경지가 있다면 활 역시 그러한 경지가 있으니 화살이 없어도 활을 쏘아 무형의 기로 상대를 격살할 수 있는 경지를 무형시의 경지라 했다.

놀랍게도 구궁은 활로서 무형의 경지에 올라 있었으니 군웅들은 아무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호전의 활의 명수라 할 수 있는 화영이라 할지라도 불가능할 것 같은 경지에 오른 무인을 두 눈으로 보게 되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이러한 구궁의 무형시의 공격은 계속 이어지니 보이지 않는 화살은 계속 연무대의 장천을 향해 몰아쳐갔다.

거기에다 진천벽력궁의 묘리라 할 수 있는 그 방향이 변형되는 화살로 인하여 장천으로선 쉽게 그것을 피할 수 없었으니 아직 이기어시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구궁은 거의 그 수준에 이르렀다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물론 이러한 것은 비도문의 무공인 팔연환비도술의 무리를 응용하여 가능한 일이였지만, 그것 만으로 이것을 지켜보는 장천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장춘일이 비도문의 문주만의 독문 무공을 발전시켜 천섬비도술을 창안하였다면 그의 아들은 궁으로서 새로운 무공을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호부에 견자가 없다는 말인가...”

구궁과 가짜 장천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던 장천 역시 탄성을 내지르니, 만일 이들 부자가 비도문 장가혈족의 천형의 무골을 타고났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구궁의 무형시를 피하기 위하여 정신이 없는 연무대의 장천은 공격할 기회를 잡지 못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는데, 그 때 자신을 향해 활을 쏘고 있던 구궁이 더 이상 무형시를 쏘지 않고 회심의 미소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공격이 멈추자 그로선 영문을 알 수가 없었는데, 한 순간 무엇인가를 번득 생각이 난 장천이 고개를 들자 아니나 다를까 처음 하늘로 쏘아올린 구궁의 폭우시가 맹렬하게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떨구어짐을 볼 수 있었다.

“끄악!!”

놀란 장천은 자신도 모르게 두 팔을 들어서는 몸을 보호하니 수많은 침들은 그를 향해 폭우가 쏟아지듯이 내려왔다.

군웅들로선 처음 잘못 날렸다 생각했던 구궁의 화살이 수많은 침들이 되어 장천을 향해 떨구어져 내리자 정신을 차리지 못함은 당연했으니 어느정도 놀란 감이 사라지자 이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었다.

폭우시를 미처 피하지 못한 장천의 몸에는 수많은 침들이 꽂혀 있었으니 이것이라면 죽음까지 이르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중상을 면치 못할 것이니 구궁의 승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큭!!”

수많은 침에 고슴도치가 된 장천은 잠시 후 신음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으니 구궁은 남아 있는 팔로 진천벽력궁을 들어 올리니, 더욱 큰 함성이 무림대회장을 진천시키고 있었다.

“문주님이 패했어....흑흑흑..”

“아니 이것이...”

장천이 패한 것을 보며 민예가 눈물을 흘리자, 아직까지 횡설수설하는 그녀를 보며 장천으로선 한대 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크크크크....”

그 때 연무대에 쓰러진 장천의 입에서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오니 내공이 섞인 소리에 함성 소리는 잦아들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패배에도 웃고 있는 그를 이해 할 수가 없었는데, 온 몸이 고슴도치 된 장천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크게 소리쳤다.

“크하하하!! 어리석은 녀석들 본좌가 이렇게 쉽게 당하리라 생각했느냐?”

“...무슨 속셈이냐! 장천!!”

“큭큭큭 본좌가 이곳에서 패했다고는 하지만, 혼자 죽지는 못하지...크크크 이 무림대회장에는 본좌가 설치해 놓은 일만근의 폭약이 묻어져 있으니 본좌의 무덤에 너희들 모두를 끌고 가리라!!”

“뭣이!!”

그의 말에 구궁은 크게 놀란 듯이 소리치니, 이것을 들은 강북의 군웅들도 크게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자신이 패배했다고 강북의 많은 군웅들과 함께 폭사할 것을 택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장천 역시 그 말을 들었으니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전음을 날렸다.

[이귀! 소천과 사람들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라! 이곳에 폭약이 묻어져 있다는 것은 거짓이 아닐게다!]

[예!!]

장천의 명령을 들은 이귀는 급히 백귀단을 이끌고 소천들을 향해 몸을 날리니, 그 순간 무림대회의 한쪽 벽이 굉음과 함께 큰 소리로 폭발했다.

[쿠구궁!!!]

역시나 그의 말대로 일만근의 화약이 여기저기에 매설이 되어 있었으니 그의 신호와 함께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천 역시 더 이상 이곳에 남아 있을 수가 없는지라 몸을 피하려고 했는데, 그 때 한 여인이 날카로운 목소리가 무림대회장에 울려퍼졌다.

“놔라 이 악적아!!”

“!!”

그 목소리를 들은 장천은 놀라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연무대의 한가운데에는 구궁의 손에 잡힌 여인, 바로 그의 아내이나 소천의 어머니인 능예가 그의 손에서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크하하하하!! 장천 너는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능예!!”

그의 손에 능예가 잡혀 있는 것을 확인한 순간 장천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해 몸을 날리니, 아무리 무림대회 장이 폭약으로 폭발한다 하더라도 능예를 눈 앞에 두고 도망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능예를 붙잡고 있던 구궁은 장천이 자신을 향해 몸을 날려오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혼혈을 짚은 후 몸을 날린, 그로서는 도망치는 구궁을 쫓아갈 수가 없었다.

급히 쓰러져 있는 능예를 안고 폭발하는 무림대회장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구궁의 함정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무림대회장의 바닥으로 그녀의 두 발을 제압하고 있는 족쇄의 쇠사슬이 매여져 있었다.

능예의 발에 매여 있는 쇠사슬은 바로 십대신병에 사용되는 천공석이였으니 그가 가지고 있는 십대신병으로도 쉽게 자를 수 없는 물건이였다.

“큭...이것을 노린 것인가...”

그것을 보며 장천은 입술을 깨물고 말았으니 그제서야 구궁의 암계를 알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격상 능예가 이곳에 있다면 혼자 도망가지 못할 것을 예상한 그는 그녀의 몸을 천공석의 족쇄로 묶어 놓은 후 도망치지 못하게 한 후 장천을 유인하고 사라지니, 그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족쇄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이미 때는 늦었으니 굉음과 함께 폭발하는 무림대회장에서 장천은 자신의 아내인 능예의 몸을 안고는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여...여보...”

그 때 그의 귀로 능예의 목소리가 들려오니, 구궁의 혼혈이 완벽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그녀는 깨어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라면 충분히 의도적이라 할 수 있었으니 다리를 잘라 빠져나갈 것을 생각하여 그녀의 혼혈을 일부러 완벽하지 않게 짚어 바로 깨어나게 했을 것이다.

“능예..”

장천은 자신을 부르는 능예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몸을 깊이 끌어안으니 그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드디어 무림대회장의 연무대 아래에 있는 폭약이 폭발하며 이들 두 사람의 몸을 강렬한 폭발의 돌풍이 휘어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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