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1 장 화산대혈전 (15)
“실명.”
“장천.”
“소속 문파.”
“...정말 알고 싶은가? 나로서는 자네가 그것을 알기 바라지 않는다네.”
소속 문파를 묻는 말에 장천은 조금 망설일 수 밖에 없었으니 현재 자신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그것을 밝혔을 때 양선의 반응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그 반응이 자신에게 적대시하는 것이라 한다면 장천으로선 어쩔 수 없이 그를 처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치코치 없는 양선은 더욱 더 제촉하니 길게 한 숨을 쉰 장천은 그에게 자신의 문파를 말해 주었다.
“비도문이네.”
“비도문 음....”
비도문이라는 말에 양선은 그것이 어디에 있는 문파인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한 순간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말았으니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양선이 강호에 대한 것을 모른다 하더라도 설마 강남의 패권을 장악한 비도문을 모를 수 있겠는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이어서는 그를 보며 장천은 길게 한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민예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검을 뽑아 들며 말했다.
“문주님. 죽여야 하지 않나요? 말씀만 하세요. 당장에 목을 끊어 버리겠습니다!”
“헉!”
예브장하게 생긴 민예의 입에서 자신의 목을 끊어 버리겠다는 말이 나오자 양선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나며 심장은 밖으로 튀어 나올 정도로 격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예의 그런 말과는 달리 장천은 양선을 죽일 생각은 없었으니 민예를 보며 뒤로 물러서라 손짓하며 그를 보며 말했다.
“자네를 해하지는 않을 것이니 일단 자리에 앉게나.”
“그...그래 그동안 같이 지낸 정도 있으니...목숨만을 살려 주세요. 흑흑흑..”
장천의 말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던 그는 어느 사이엔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장천을 발목아지를 잡고 통곡하듯 소리를 지르니 그의 모습에 식은땀이 흐르는 장천이였다.
하나 강호에서 그것도 강북에서의 장천의 이름은 거의 대살성과 마찬가지로 취급대고 있었으니 양선으로선 이제 문파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타지에서 비명횡사한다는 생각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이전의 민예의 한마디는 그의 절망감을 더욱 가중시켰으니 장천은 잠시간 민예를 째려본 후 그의 목 뒤의 천주혈로 손을 가져갔다.
“헉!!”
그 순간 양선은 등골이 오싹하는 기분이 들었으니 그곳에 약간만 힘을 가해도 죽을 수 있는 사혈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후 장천의 손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흐르며 격동되던 그의 심장은 어느정도 안정되어 가기 시작하니, 일각 정도가 지나자 놀란 가슴은 어느정도 진정이 될 수 있었다.
“이제 좀 정신을 차렸는가?”
“응? 아! 그래그래...”
정신을 차린 양선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니 두 눈은 그동안 흘린 눈물로 커다랗게 부어 있는 것이 꼴이 말이 아니였다. 그런 양선의 웃긴 모습에 민예는 자신도 모르게 큭큭 웃음소리를 내니 그는 멋쩍은 마음에 눈을 비비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양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내 밑으로 들어오게.”
“응? 무슨 말인가?”
양선이 자리에 앉자 장천은 그에게 자신의 밑으로 들어오라는 말을 하니, 갑작스런 말에 양선은 놀라서는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현재의 나에게는 무림대회에 출전한 자네의 신분이 반드시 필요하네, 하지만 자네를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동안의 정리를 생각한다면 강제로 취할 수는 없는지라 이렇게 제안을 하는 것이네.”
“그러게.”
길게 말한 장천과는 달리 양선의 대답은 간단하기 그지 없었다. 뭐 따지고 보면 그가 장천의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어디있겠는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바뀐다면 이 자리에서 목이 잘려져 나가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양선에게는 감히 그의 제안을 거부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그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보며 말했다.
“원하는 무공이 있는가?”
“무공?”
“자네가 원한다면 무공은 물론 규호문을 강소성의 제일의 문파로 만들어주지. 어떤가 이 정도면 어느정도 보답이 된다 생각하는데..”
장천의 제안에 양선은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원하는 무공은 물론이요. 삼류문파 중에서도 최하위에 속하는 규호문을 강소성 제일의 문파로 만들어준다는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것을 다른 이들이 말했다면 그저 농이나 자신을 속인다 치부할 수 있겠지만, 상대는 강남을 장악하고 천하일통을 봐라보고 있는 비도문의 문주, 그렇다고 한다면 절대 거짓일 수 없는 제안이였다.
“저..정말인가?”
양선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다시 되물으니 장천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한다면 자네가 존경한다는 비학선인이 계신 무당의 무공도 줄 수 있네, 그것도 최상승의 무공으로만 말이야!”
물론 최상승의 무공이라한다면 어느정도 자질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삼성을 넘기기도 어려운 것이 보통이였으나 일단은 최고의 조건으로 그를 자신에게 끌어 들이려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다.
“기형! 아니 주군! 주군의 밑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역시나 곧바로 대답이 나오는 양선이였으니 솔직히 이런 제안을 거부하는 것이 미친 짓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선의 문제가 처리되자 장천은 하나의 일이 해결되었다 안심하며 옆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소천을 보며 말했다.
“소천아!”
“예. 아버지.”
“오늘은 이 아비와 그 동안 밀린 이야기를 잔뜩 하자꾸나.”
“예!”
장천의 말에 소천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큰 소리로 대답하니 이제 자신의 앞에 아버지가 있다는 것에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편 구궁의 무리들이 머물고 있는 화산의 동굴에는 검을 옷을 입은 한 남자가 그의 앞에 부복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흑의의 무사의 얼굴은 바로 장천의 얼굴이였다.
“내일이면 무림대회에 천자급 고수가 출전하옵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강북의 내노라하는 인사들은 모두 참여한다 하니, 주군께서 명령만 내리신다면 이들 전부를 황천으로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구궁의 옆에 시립하고 있던 쌍도문의 서총관의 말에 구궁은 부복하고 있던 흑의의 무사를 보며 말했다.
“은조상이라 했는가?”
“예. 주군!”
“내일 거사에는 그대의 역할이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모든 일이 끝났을 때 자네는 마교 교주의 좌와 함께 장천의 목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구 문주께서 실망하시지 않게 하겠습니다.”
장천의 얼굴을 하고 있는 흑의의 무사는 놀랍게도 은조상이였던 것이다. 확실히 은조상은 마교 출신으로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장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였으니 구궁이 자신의 일을 위해 그를 마교에 파견한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무림대회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만근의 화약과 함께 장천의 모습으로 역용하고 있는 은조상, 구궁은 이 모든 것으로 장천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림과 함께 천하일통의 야욕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다음날 드디어 본격적인 무림대회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대결이 시작되니, 상대를 물리치고 마지막 남은 네 명의 고수들과 천자급 고수 네 명의 강북의 최고고수라는 이름을 건 대결이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 대결의 순서는 첫 번째 공동의 고도리를 이기고 올라온 진주 언가의 언무명과 화산의 장문 악인명, 두번째 마교의 마운성을 이기고 올라온 소림의 무상과 장천으로 변장하고 있는 마교의 천자급 고수 은조상, 세번째 마교의 유진청을 이기고 올라온 규호문의 양선과 천자급 대표로 출전한 소림의 방장 무진대사, 네번째 쌍도문의 곽무진을 이기고 올라온 무당의 비학선인과 사파의 대표로 천자급 고수로 출전한 청룡방의 방주 요수의 대결이였다.
이들 네번의 대결에서 양선과 무진대사의 대결과 비학선인과 청룡방의 방주 요수의 대결은 무진대사와 비학선인의 승리로 확실히 굳혀져 있는 상태라 그리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었다.
양선이 예상과는 다른 승리를 계속 이루고 올라왔다 하나 상대가 소림의 방장이라면 더 이상의 요행은 없을 것이고, 놀라운 무공을 보여준 비학선인에 비해 청룡방의 방주 요수는 무공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였다.
하나 첫번째와 두번째의 대결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으니 무당의 태극혜검까지 익히고 있는 진주 언가의 언무명과 화산의 문주 악인명의 대결은 악인명의 승리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개 중에는 진주 언가의 언무명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첫번째 대결 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끄는 것은 바로 두번째 대결이였다. 출전시켰던 은자급 고수들이 모두 무림대회에서 떨어진 상태에서 과연 마교의 천자급 고수마저 소림에게 패한다면 강북 무림맹에서의 마교의 입지는 최악의 사태까지 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정파의 모든 이들은 소림의 대표로 출전한 무상의 승리를 기원하고는 있었지만, 마교 천자급 고수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전무한지라 이번 대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결의 시간이 가까워오자 무림대회장으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니, 이들 대부분은 강북에서 내노라하는 고수들이였다. 구파일방의 각 수좌들을 포함하여 사천당가를 제외한 오대세가의 가주들 등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자들이였다.
“와! 대단한데!”
이들의 모습을 보며 양선은 연신 탄성을 내지르고 있었으니 현재 그는 기명의 얼굴로 역용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의 옆에는 양선의 얼굴로 바뀌어져 있는 장천이 있었으니 입을 다물지 못하는 그를 보며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였다.
“쌍도문의 문주 구궁이다!”
그 때 무림대회의 서쪽 출구에서 아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니 장천은 구궁이 왔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네명의 거한이 하나의 가마를 짊어지고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 가마에는 한쪽 팔이 없는 구궁이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음...”
그의 모습에 장천은 잠시 침음성을 흘렸는데, 가마에 앉아 있는 구궁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였다. 전에 만났을 때만해도 육척을 넘는 거구의 모습에는 힘이 넘쳐 흐르고 있었지만, 현재의 그는 마치 병자와 같은 모습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천은 그것 때문에 더욱 그에게 조심할 수밖에 없었으니 바로 비도문에 있었던 혈비도 무랑, 바로 장춘일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장춘일은 천무성골이 아님에도 비도문의 비기인 팔연환비도술과 섬광비도술을 익힌 유일한 인물이였으니 구궁이라면 충분히 그를 납치하여 무공을 전수 받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듯 구궁은 파리한 모습에 병색이 역력하게 드러나 있었지만, 온 몸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기도가 흐르고 있었다.
“역시 백부의 전신공력을 전수 받은 것인가...”
비도문의 무공을 익히기 위해 장춘일은 수많은 영약은 물론이요. 최상승의 내공심법을 익혔으니 그릇이 되지 않은 몸에 과도한 내공을 가진 탓에 몸의 균형이 무너져 죽음의 위기까지 몰린 것이다.
후에 장천이 그 내공을 없애 주었다면 어느 정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겠지만, 두 가지 기억의 혼재로 자폐의 병을 가졌기에 그의 내공을 없애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탓에 장춘일의 몸에는 엄청난 내력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으니 구궁이 그것을 전수 받고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법을 배웠다면 장춘일과 같은 상태라 할 수 있었다.
장춘일의 무공은 장천조자 두려움을 지닐 정도의 것이였으니 구궁이 그것을 완벽하게 익혔다면 이번 무림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는 어렵다 생각하고 있었다.
만일 장춘일이 그 엄청난 내공을 견딜 수 있는 몸을 지니고 있었다면 지금의 그일지라도 그에게 패했을 것이다.
구궁이 타고 온 가마는 잠시 후 구파일방의 수뇌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까지 다가가니, 구궁은 힘든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서는 그들에게 포권지례를 하며 말했다.
“쌍도문의 문주 구궁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흠...”
구궁의 인사를 받은 이들은 헛기침을 하며 못이기는 척 그의 인사를 받으니 무림대회 자체가 그를 무시하는 처사인지라 뭐라 말을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구궁은 그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니, 이들의 모습에 미소를 짓더니 가마를 끄는 거한들에게 지시하여 북쪽에 비어 있는 자리로 향했다.
“저 자가 쌍도문의 문주인 구궁이란 사람이야?”
“그래.”
장천의 말에 양선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니 상당한 거한의 사나이이기는 하지만, 병색이 완연한 것이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색이 짙어 보이기는 하나, 아무래도 그것은 천지를 진천시킬 무공을 익혔기 때문이야. 아마 이 중에서 저 자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채 다섯 명도 되지 않을껄?”
“뭐? 그게 정말인가?”
“그래. 나 조차도 지금의 구궁의 무학은 짐작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혈비도 무랑을 쓰러뜨린 후 장천은 명실공히 천하제일고수의 좌에 올랐다 할 수 있었으나 그런 그도 구궁의 무학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올랐는지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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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송함더. 주말에 친구따라 외지로 나간데다 월요일에는 예비군 훈련이 있었음더. 원래 5시 정도에 집에 와서 쓸 수 있었는데...일요일에 밤을 새었던지라 일찍 자버렸슴더. 일어나니 8시 30분.....ㅠㅠ
자그만치 14시간 이나 잤음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