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40화 (340/355)

제 61 장 화산대혈전 (12)

진주 언가의 언무명과 공동파의 고도리의 대결이 끝난 이후 사람들은 다음 대결을 앞에 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으니 이번 대결이 홍련교와 구파일방의 격돌이기 때문이다.

강북의 무림맹의 패주의 자리를 두고 싸우는 이 두개의 무리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자들의 대결이였으니 바로 홍련교의 부교주 마운성과 구파일방의 수좌에 있는 소림의 무승 무상이 나서기 때문이다.

부교주 마운성은 직위 상에선 홍련교의 서열 2위라 할 수 있었고, 무상 역시 강호에서는 소림 두 번째 고수라 불리우니 이 싸움이 군웅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연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모두 이렇다할 병장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공수의 상태였다.

마운성 역시 이번의 싸움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던지라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으니 누가 뭐라 해도 상대인 무상은 혈비도 무랑과의 대결에서 수 십초를 버틴 인물이였으니 그 무공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이 기명 자네는 누가 이길 것이라 보는가?”

양선 역시 이러한 점이 궁금했는지 장천을 보며 넌지시 물어 보았다. 장천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제자라고도 할 수 있는 마운성이 이기기를 바라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소림의 무상에 비해 떨어짐을 알고 있었기에 안타까울 뿐이였다.

“아마 소림의 무상대사가 이길걸세.”

“역시 그렇겠지?”

“무상대사는 소림에서 한 가지도 익히기 어렵다는 칠십이절예 중 이십가지를 넘게 익힌 사람이네, 아무리 마교의 무학이 강하다 하더라도 천년소림의 아성을 넘어서기에는 마운성이라는 청년은 나이가 너무 어리다네.”

확실히 무상과 마운성의 나이 차이는 족히 스무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데다가, 무상은 젊은 나이에 소림에서 도망나와 수십년 동안 노진이라는 이름으로 강호밥을 먹은 인물이니, 대전경험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교내에서만 지냈던 마운성이 당할 수가 없었다.

장천과 양선이 이번 대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드디어 시합의 징이 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자세를 잡으니 마운성은 수라분천염화신공 중 수라분천각의 기수식의 자세를 잡았고, 무상은 소림칠십이절예 중 대력금강조의 자세를 잡았다.

대력금강조는 손아귀의 힘으로도 강철을 뜯어 낼 수 있는 힘을 지닌 무시무시한 조공이였으니 그의 손에 다리라도 잡힌다면 뼈가 으스러질 수도 있었다.

그러한 것을 잘 알고 있는 마운성인지라 쉽게 상대에게 접근하지 못하니, 선공을 가한 사람은 무상대사였다.

“대력금강조!!”

무상을 발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 나가 두 손을 마치 사나운 맹수가 발톱으로 할퀴는 듯한 모습으로 휘두르며 달려드니 마운성은 자세를 낮추어서는 왼발을 축으로 회전하여 그의 하체를 향해 일각을 날렸다.

“수라염퇴(修羅炎腿)!!”

신공의 뜨거운 불길의 기운은 마운성이 내력을 돋구자 모든 것을 태워 버릴 듯한 기세로 그의 공격에서 퍼져 나오니, 무림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화의 무공의 힘이 오랜 시간을 깨고 드디어 강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무리 양강의 무학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몸에서 불길이 형성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 였지만, 홍련교의 교주만이 익힐 수 있는 화의 무공만은 그러한 상식을 완전히 깨고 있었으니 마운성의 몸에서 불길이 형성되자 군웅들은 크게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강렬한 기운의 일각이 자신의 하체를 향해 밀려옴에도 무상은 전혀 피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그가 두 발을 땅에 붙인 후 기마자세를 잡자 마치 철불과도 같은 모습으로 순식간에 벼화했다.

[쿵!!]

마운성의 수라염퇴의 초식은 기마자세를 잡은 무상의 다리에 강렬한 소리를 내며 격중했으나 다음 순간 놀랍게도 그는 무엇인가에 크게 반탄되어진 듯 강타했던 다리가 뒤로 빠르게 밀려나가며 신형이 크게 흐트러지고 말았다.

“반탄강기?”

뒤로 밀려나간 마운성은 그를 보며 놀란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니, 그의 일각은 무상의 반탄강기에 밀려나간 것이다.

홍련교에서도 이러한 반탄강기의 일종으로 마벽탄강이라는 무공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익히고 있는 마교의 고수 어느 누구도 마운성을 이렇듯 튕겨 내버릴 정도의 반탄강기를 지닌 자는 없었다.

“금강불괴?”

장천 역시 그 모습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니, 그의 모습에서 혹시 금강불괴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만일 진실로 금강불괴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소림제일고수의 자리는 소림방장이 아닌 그라고 할 수 있었으니 더더욱 마운성이 상대할 자가 아니라 할 수 있었다.

“합!!”

반탄강기로 인하여 뒤로 밀려난 마운성을 보며 무상은 그 자리에서 주먹을 내뻗으니 강한 기풍이 일렁이면서 강렬한 기운이 밀려 들어갔고, 그것을 보며 크게 놀란 마운성은 급히 오른손에 힘을 주어 급히 몸을 날렸다.

[쾅!!]

무상의 주먹에서 소리의 백보신권이 터져 나온 것이다. 하지만 공격은 거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였으니 기마자세에 있던 무상의 신형이 흐릿해지는가 싶더니 어느사이엔가 몸을 피한 마운성의 앞에서 또 다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큭!”

소림의 금강부동신법, 계속 이어지는 소림의 절기에 마운성은 정신을 차릴 사이도 없었으니 급히 염화강권의 강한 강권을 날려 그에게 반격을 가하려 했으나 이미 상대의 주먹은 그의 얼굴까지 와 있었으니 얼굴에 강한 타격을 받은 그는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날아가 혼절 하고 말았다.

“와아!!”

마운성이 쓰러지자 군웅들은 크게 함성을 내지르니 강북의 패권을 다투는 대결에서 소림의 무상이 승리함으로서 구파일방의 위상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마운성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마교의 무사들이 급히 연무대로 뛰어 올라 그를 부축하니 강한 타격을 받은 그의 얼굴은 무참히 일그러져 있었다.

“성아!”

그 중 가장 크게 놀란 사람은 바로 마교의 교주의 좌에 있는 문성이였으니 자신의 동생과도 같은 마운성이 크게 다친 것에 격동되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네...네 이놈...!!”

노기가 치솟아 오른 문성은 소림의 무사을 보며 이를 갈았지만, 정당한 대결에서 패배인지라 어찌 할 수 없었기에 교도들에게 마운성을 옮기라 지시하면 물러 설 수밖에 없었다.

“휴....”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장천은 다행히 마운성이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상처를 입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안도의 한 숨을 쉴 수 있었으니 처음부터 실력차이가 너무 나는 시합이라 생각했다.

“이제 내 차례네...어이 기명 응원 좀 해줘!”

“....잘 하라고.”

그런 장천을 보며 양선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기니, 드디어 양선의 시합이 다가온 것이다. 그런 양선의 모습에 장천은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와 함께 걸음을 옮기니, 양선은 그가 연무대까지 자신을 응원해주기 위해 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관중석을 벗어나 연무대로 들어가는 입구에 들어 섰을 때 장천은 손을 들어서는 그의 혼혈을 짚으니 무공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양선인지라 자신이 감지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이귀!”

“예.”

양선이 혼절하자 장천은 이귀를 불렀고, 대답소리와 함께 나타난 이귀는 그에게 무엇인가를 바치니, 그것은 양선이 입고 있는 옷과 같은 것이였다.

장천은 그것을 급히 갈아입은 후 내공을 일으키니, 그의 얼굴의 뼈마디와 근육은 심하게 뒤틀리는가 싶더니 어느 사이엔가 양선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도록 하라.”

“예. 주군.”

장천의 말에 이귀는 양선을 안고는 사라지니 잠시간 몸을 푸는 행동을 한 그는 양선이 가지고 있던 검을 잡고는 연무대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연무대로 올라서자 이미 마교의 벽력퇴 유진청이 연무대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 표정을 보니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교의 부교주인 마운성이 패배한 상태에서 삼류문파 출신인 양선이 늦게 연무대로 올라오니 어찌 기분이 좋을 수가 있겠는가?

물론 그런 서슬퍼런 모습에 두려움에 떨 장천은 아니였지만, 양선의 흉내를 내야 하는지라 비굴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공손히 포권지례를 한 후 다시 군웅들을 보며 늦음에 대한 사죄의 표현을 했다.

“흥! 삼류의 근성이 뼛속까지 스며 든 놈이군!”

그런 모습에 상대인 유진청은 콧방귀를 뀌며 말하니, 그런 소리에도 장천은 그저 미소만을 보일 뿐이였다.

하나 그 미소가 유진청의 노기를 더욱 치솟게 하고 있었으니 마치 자신을 농락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징!!]

시합 시작의 징이 올리자 유진청은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는 표정으로 장천을 향해 몸을 날리자 그가 오른 발을 들어서는 각법을 시전하자 수십개의 각영이 일렁이며 그를 향해 소나기가 퍼부어지듯이 날아왔다.

“흐억!!”

몰아치는 기세에 장천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탄성이 질렀으나 그것은 겉으로일 뿐 그리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마음만 먹는다면 그가 날린 각공을 모두 되돌려 줄 수도 있었지만, 현재 양선으로 모습을 하고 있는지라 당황한 모습으로 놀라 뒤로 쓰러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공격을 피했다.

자신의 각공을 피하자 유진청은 발을 박차고 날아올라서는 그대로 일각으로 그의 머리를 부수어 버릴 기세로 내리쳤으니 장천은 급히 옆으로 몸을 굴려 그의 공격을 피했다.

[쿵!!]

유진청의 일각은 강렬한 기세로 바닥을 부수어 버렸으니 역시나 자신을 죽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천이였다.

삼류문파 출신이라고는 하나 그리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 그를 보며 장천은 조금 노기도 났으니 들고 있던 검을 들어서는 그를 향해 내질렀다.

갑자기 뻗어오는 검에 놀란 유진청은 급히 뒤로 몸을 날려 그의 검을 피하려 했는데, 놀랍게도 검끝은 그와 일척의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오니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높은 각공을 익혔다고 한다면 그 만큼 경신술에도 높은 것이 보통이였음에도 삼류문파 출신의 무사의 검을 떨구어내지 못하니 어찌 당황하지 않겠는가?

검을 피하지 못한다면 처내야 겠다고 생각한 그는 뒤로 몸을 굽히며 물구나무 자세를 취한 후 양발을 휘둘러 공격하려 했으나 검의 방향은 또 다시 크게 아래로 꺽이며 다시 그의 미간을 향해 날아오니, 놀란 유진청은 두 팔에 힘을 주어 뒤로 몸을 날렸다.

[쿵!!]

제대로 신형을 유지하지도 못한 채 뒤로 몸을 날린 유진청은 자연히 땅으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으니 검은 계속 간격을 유지하며 그의 뒤를 따랐기에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양선의 검이 자신의 목에 닿아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큭!!”

“규호문의 양선대협의 승리요!!”

그렇게 시합은 장천의 승리로 끝이 나고 말았으니 군웅들은 또 다시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군웅들의 눈에는 양선에게 그리 이상한 것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검을 앞으로 내밀며 몸을 피하는 유진청을 따라 온 힘을 다해 달려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였으니 어느정도 무학에 조예가 있는 고수들의 눈에는 장천의 놀라운 무공을 보며 경악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요행에 가까운 승리를 보였던 양선이 이번 대결에서는 자신들 조차 어려울 듯한 무학으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신검합일이로군...”

구파일방 중 검법이 가장 뛰어난 문파라 할 수 있는 무당의 비학선인은 양선의 검을 보며 그것이 신검합일의 경지임을 알고 중얼거리나 곁에 있던 무당의 무사들은 그의 말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신검합일이요? 저의 눈에는 그저 필사적으로 검을 들어서는 유진청을 따라 다니는 것으로만 보였을 뿐인데요?”

그의 말에 다른 문도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니, 그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학선인은 고개를 저으며 무당의 문하들을 보며 말했다.

“신검합일의 경지에 극성으로 이르게 되면 그저 그것을 지켜보는 자에게는 평범한 모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상대하는 자에게는 그저 검이 자신을 따라 붙는 것 외에는 볼 수 없다.”

“그런?”

“강호상에서 신검합일의 가장 원숙한 경지에 이른 자가 누구인가를 말한다면 이번 대결로 본도는 저 양선이라는 젊은이를 뽑고 싶구나.”

그 말에 무당의 문도들은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으니 무당 최고의 고수라 할 수 있는 비학선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면 그것은 결코 허수루이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쌍도문의 문도들 역시 양선의 이러한 무학을 알아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문사의 복장을 하고 있는 서총관이였다.

그의 곁에 있는 육당주가 방금 전의 대결을 어이 없이 생각하는 것을 본다면 서총관의 무학 역시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장문주께서 드디어 이빨을 드러내신 모양이군.”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방금 전에 마교의 유진청과 싸운 양선이란 자 그가 바로 장문주요. 아무도 역용하고 그의 행세를 하며 나왔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무학이 너무 떨어지지 않습니까?”

“무학이 떨어져요? 하하하하!”

육당주의 말에 서총관은 그저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으니 방금 전의 신검합일의 경지도 보지 못하는 자가 쌍도문의 서열 삼위의 고수라는 것에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비도문과의 싸움에서 쌍도문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어 제대로 된 고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으니 한편으로는 그 역시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곽무진이 문주의 편을 들어 준다면 이런 멍청한 육가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터인데...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으니 안타깝군.’

서총관은 곽무진의 본신의 무공을 알고 있었으니 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이지 못함을 아쉬워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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