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29화 (329/355)

제 61 장 화산대혈전(華山大血戰) (1)

섬서성 화산 구파일방 중 가장 화려한 검술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화산파가 있는 곳이였다.

오늘 화산파에는 수백에 가까운 무리들이 모여 있었으니 그들 중 어느 하나 하수인 자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 중 가장 뛰어난 자들은 화산파의 매화전에 모여 있었으니 이들은 강북의 무리들 중 한 지역의 패자이거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문파들의 수장들이었다.

“무엇이라 했소이까?”

“하나의 몸에 두개의 머리가 있을 수는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정파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구파일방 중 화산파의 문주 악인명은 붉은 머리의 청년을 보며 큰 목소리로 소리치고 있었지만, 상대인 청년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화산제일고수를 상대로도 당당함을 잃지 않은 그였으니 성질이 급하기로 소문이 난 악인명이라면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들었겠지만, 상대는 자신의 성질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이 아니였다.

그의 앞에 있는 붉은 머리의 청년은 과거 강호가 세개로 삼분 되었을 때 하나의 축을 차지했던 홍련교의 현 교주였으니 바로 장천의 의제인 문성이였다.

이제 어린 시절의 치기는 사리지고 약관의 청년이 되어 있는 그의 몸에서는 화산의 문주라 할지라도 범접치 못할 기도가 흐르고 있었다.

교주가 된 이 후 그는 많은 수련을 겪었는지 문성의 강북의 명문 문파들이 봉문을 하는 동안 무공에 온 모든 힘을 기울여 현재는 만근퇴 우경보다 한 수 위의 무공을 지닌 고수로 성장해 있었다.

홍련교에서는 그의 의제이자 부교주인 마운성과 함께 그를 화룡쌍제(火龍雙帝)라는 명호로 부르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마교에서도 상당한 명성을 지니고 있었으니, 암영자들이 겉으로 모습을 드러냄으로서 구파일방에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고수들이 산재해 있는 홍련교에서도 이들 두 사람과 대적할 수 있는 자는 암영자의 우두머리인 귀대인 율명과 혈교의 교주인 혈마를 포함하여 다섯 손가락을 넘지 않았다.

이들이 모두 약관 정도의 나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상당히 놀라운 일이 할 수 있었으니 들리는 소문에는 화룡쌍제의 연수합벽에는 태산마저 불태워 버릴 정도의 화기가 분출된다고 한다.

물론 화룡쌍제 두 사람이 무공을 시전한 것은 그저 간단한 연무 뿐이였고, 그것을 본 자가 홍련교 내부의 중요 인사로 국한되어 있어 확실하다 할 수 없지만, 한 번이라도 이 두 사람이 함께 연수합벽을 본 사람은 이들이 홍련교 제일 고수임을 부정치 못했다.

이러한 소문은 같은 강북에 속해 있는 구파일방을 비롯한 정파와 사파에 속에 대문파의 문주들도 어느정도 알고 있는 상황이였으나, 이들을 만나기 전에는 약관에 청년이 얼마나 뛰어나겠느냐 헛소문으로 치부했지만, 실제 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자 몸에서 느껴지는 기도가 자신들과 비교해서 뒤지지 않은지라 그 소문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다 그의 뒤에는 암영자들의 우두머리인 암영총관 율명과 멸문되었다고 알려져 있는 혈교의 교주인 혈마가 서 있었는데, 이들의 기도 역시 이곳에 모여 있는 자들 중 어느 한사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였기에 단일 세력으로는 비도문을 제외한다면 최강의 집단임이 드러나는 순간이였다.

“본좌의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나, 무림의 순리는 알고 있소이다. 강북의 무문들이 봉문을 푼 지금 이제 정사마의 모든 무문들이 힘을 합쳐 강호를 어지럽히는 악의 축인 비도문을 멸문시켜야 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나 싸워야 할 상대는 하나인데 강북 무림의 머리는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니 자칫 사공이 많이 배가 산으로 오를까 두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본좌는 무림대회를 통해 강북 무림을 이끌 머리를 정하는 것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구파일방의 존장들과 사파의 거두들을 상대로 약관 나이의 어린 청년이 본좌라 칭한다는 것은 광오하다 할 수 있는 일이였으니 많은 이들의 미간이 찌프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하나 솔직히 그가 하는 말은 틀린 것은 아니였으니 수십개의 무리가 섞여 있다면 그것을 하나로 묶을 머리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상태는 그리 좋은 것이 아니였으니 악인명은 가장 연륜이 있고, 무공도 뛰어난 소림의 방장을 천거하려 했으나 그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홍련교의 교주인 문성이 무공 실력으로 맹주를 정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정파에 속한 화산의 악인명으로선 그의 조건을 수락하기는 위험요소가 많다 생각했으니 사파의 경우에는 자신들 만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지만 마교는 그 무공의 정도를 알 수 없는 고수가 산재해 있는 만큼 신검진인이나 천무성자와 같은 당대의 내노라 하는 고수가 없는 현재로선 자칫하면 마교에게 강북무림의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정파 인사들의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사파의 경우에는 마교의 뜻을 찬성하고 있었으니 솔직히 자신들 속에서 강북의 우두머리가 될 사람이 없는 지금 정파보다는 마교의 인사가 주도권을 잡는 것이 자신들의 처지에 유리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통적으로도 마교는 사파와는 그리 큰 알력이 없었지만, 정파와는 크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만큼 정파보다 사파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강북의 사파 문파 중 가장 크다 할 수 있는 청룡방의 방주 요수는 악인명이 뭐라 반박을 하기 전에 앞으로 나서서는 간단히 포권을 하며 말했다.

“본인 역시 마교 교주의 의견에 찬성하는 바입니다.”

“요방주!”

그가 나서자 악인명은 미간을 찌프리며 소리치니, 요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의견을 사람들 앞에 말했다.

“물론 연륜이나 여러가지 면에서는 소림 방장께서 강북 연합의 우두머리를 맡는 것이 당연한 일이나, 상대는 비도문입니다. 그곳에는 현재 천하제일고수라 할 수 있는 장천이란 마두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니 저희 역시 그와 대적할 수 있는 고수를 우두머리로 삼아야 함은 강북의 무림인들의 사기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청룡방 방주의 말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니 악인명은 이미 마교의 애송이 쪽으로 사람들의 의견이 기울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는지라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무림대회를 열기 이하여 모든 고수들이 한곳으로 모이게 했을 때 비도문이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마수를 드러낼 수도 있는 일이 아니겠소이까.”

악인명의 말에 좌중의 있던 사람들을 시끄러워질 수 밖에 없었으나 그것 역시 문성은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저 역시 악문주께서 말씀하신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라 좌중에 계신 분들께 말씀드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몇가지 일을 진행하였습니다.”

“몇 가지 일이라니요?”

문성의 말에 그가 말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는데,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솔직히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으나 본교의 종요비밀에 속해 있는 지라 모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중에 하나는 모두가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 한 가지만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무엇이요?”

요수의 물음에 마운성은 그에게 준비되어 있던 종이를 하나 건네 주었는데, 그것을 읽은 요수는 크게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데 그리 놀라십니까?”

“비..비도무의 소재가 밝혀졌소이다.”

“비도문의 소재가요?”

현재 강북이 강남을 장악하고 있는 비도문과 대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비도문이 어디 존재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철저하게 감추어져 있는 비도문의 종적으로 인하여 강북의 인사들로서는 유령과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마교에서 이들의 소재를 밝혀냈다는 말에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답답하오이다! 도대체 그들의 본거지가 어딥니까!”

사람들은 비도문의 본거지가 어딘지 궁금하여 서신을 들고 있는 요수를 닥달하니, 그는 정신을 차리고 서신에 적혀 있는 곳을 말하였다.

“바로 운남 대리이오이다.”

“대리!!”

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인지라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운남의 대리라면 중원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나 그렇다고 왕래가 잦은 곳도 아닌지라 비도문이 존재하기에는 적합한 곳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었다.

“이미 대리의 땅으로 본교에서 사람을 보내었으니 무리대회를 위해 시간을 버는 것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중요한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왜 말씀하시지 않은 것이요. 대리의 땅에 비도문이 있었다고 한다면 홍련교 하나의 힘 보다는 강북 무림의 힘을 모아 그곳을 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한 일이 아니였습니까?”

청해성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던 곤륜파의 말에 다른 정파의 인사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으나 문성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물론 강북 무림인들의 힘을 모아 대리를 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나,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비도문의 간적들은 강북에 상당한 첩자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와중에 이 사실을 알려 무림인들을 모았다면 이 정보가 새나갔을 것은 분명한 일이니, 어찌 말씀드릴 수 있었겠습니까?”

그 동안 비도문의 첩자로 인하여 많은 정보가 그들에게 새어 나갔고, 그들을 없애기 위하여 상당한 일이 있었던 강북의 무림인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본좌는 이런 이유로 부득이하게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고, 무림의 안정을 위하여 본교에서 많은 피가 흘려질 것임을 알면서도 독단적으로 일을 진향하였던 것입니다.”

“음....”

악인명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문성은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이제 악문주께서 말씀하신 문제도 해결한 셈이 되었으니 다른 분들의 의견도 저와 같으시다면 더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그렇습니다. 언제 비도문의 세력들이 강북에 마수를 드러낼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겠지요. 홍련교의 교주께서 생각하신 것이 있으실 듯한데, 말씀하시지요.”

요수의 말에 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는 마운성을 보며 고개를 돌렸고,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한장의 양피지를 꺼내어서는 좌중의 앞에서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본교에서는 두달 후 이곳 화산에서 무림대회를 열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화산파에서 준비하는 것이 어려울 듯 하여 이미 교에서 자제와 함께 여러가지 준비를 해왔으니 화산파 문주께서는 크게 심려하시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무림대회의 명칭은 화산대검회라 하며 대회의 진행은 정파와 사파, 홍련교에서 각각 같은 수의 사람들을 보내어 진행합니다. 대회의 참가자격에는 제한이 없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정파와 사파 그리고 본교에서 선출한 심사단으로 하여금 자격심사를 받으며 그 중에 선출된 삼십육명이 대결하여 마지막에 남는 우승자를 강북 무림 연합의 맹주의 중임을 맡게 될 것입니다.”

이미 홍련교에서는 처음부터 이번 회의에 무림대회를 생각하고 있었으니 정파의 인사들로서는 마교의 독단적인 이런 처사에 화가 나긴 하였지만, 어디 하나 흠 잡을 것이 없는지라 의견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구파일방의 하나인 화산에서 대회가 펼쳐지는 만큼 정파에 어느 정도 유리한 점이 있었다는 것도 그들이 반발하지 않는 이유라 할 수 있었다.

무림대회의 날짜와 방식이 결정된 지금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끌 필요 없다 생각한 사람들은 급히 자신들의 문파로 돌아가니 문성 역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회의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형님.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크크크크 악인명의 한방 먹은 꼴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구나.”

“그렇습니다.”

“대형과의 연락은 어찌 되었느냐?”

“패도 어르신과 함께 온 일귀라는 자에게 서신을 전달했으니 조만간 대형께 소식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 후후후 재밌군, 재밌어. 강북 무림의 맹주로 대형이 선출된다면 아주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이야. 하하하하!”

문성과 마운성 그들에게 대형이라 할 수 있는 이는 무림에 단 한명 밖에 없었으니 놀랍게도 이들은 장천을 그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강북 무림맹의 맹주를 뽑는 무림대회에 참가하게 하여 맹주의 좌에 오르게 하려는 암계를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혈비도 무랑을 제치고 천하제일의 좌에 오른 그라면 강북의 무림대회에서 우승할 것은 분명한 일이였으니 무성은 그를 강북의 수좌에 오르게 하여 이 쓸데없는 싸움을 완전히 종식시키려 하는 것이다.

처음 멸천문이라는 존재로 인하여 시작된 싸움은 이제 어언 십년을 넘어서고 있었으니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중원에 뼈를 묻어야만 했다.

그 동안 이제 무림은 많은 변화를 가져 명문이라는 이름으로 실력도 되지 않으면서도 문파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좌지우지 하는 시대는 이제 사라지고 오직 일신상의 무공과 명성만이 무림에서 설 수 있는 자격으로 남아 있는 시대가 된 지금 쓸데없는 싸움으로 계속 중원에 피를 뿌릴 필요는 없다 생각한 그였다.

또 문성이 확실하게 이 생각을 굳히게 된 것은 비도문의 태상문주인 하노가 과거 장천과 연이 있는 자들에게 보낸 서신 탓도 있었으니 이 싸움이 비도문의 승리로 끝난다면 비도문은 중원의 패주가 아닌 다시 관찰자의 입장으로 돌아설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장천이 대형이라 할지라도 홍련교의 안위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성이 이런 암계를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무림대회를 끝으로 올 진정한 중원의 평화를 생각하며 문성의 입에서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강북의 진정한 맹주가 선출될 화산대검회의 시작을 이주일 정도 앞두었을 때 화산으로는 많은 무림의 인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물론 비도문과의 대치상황에 있는 만큼 과거에 열린 여느 무림대회보다는 그 숫자는 적을 수밖에 없었으나 이곳으로 오는 하나하나의 인물 중 고수가 아닌 자는 없을 정도였다.

각 파에서는 자신이 맡은 곳의 세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무림대회에 참석하게 될 고수와 몇몇의 장로급 인물들만을 화산으로 보내오게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년간의 봉문으로 상당한 힘을 키운 이들이였기에 몇몇의 인사들만 보내었다 하여도 그 숫자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였으니 대회를 이주일 앞두고 모인 인사들의 숫자만 족히 수백은 넘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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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물의 결전일까나....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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