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 장 만남 (3)
소천과 화란을 둘러싸고 있는 흑룡회의 건달들은 모두 한 자루의 도를 들고 있었지만, 도를 든 손은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소천을 보며 웃음을 흘리는 자만은 다른 이들과는 틀리니, 족히 일류고수 정도의 기도가 흐르는 듯 했으니, 좋게 일을 끝내기란 어려운 듯이 보였다.
시정잡배들 사이에 이러한 고수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였는데, 아직 어설픈 무공을 시전하는 소천으로선 이 자와 같은 일류고스를 상대할 재간이 없었다.
내력만큼은 이갑자에 달하고 있었기에 상대의 무공의 정도를 느낄 수는 있지만,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은 그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 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무당면장을 시전하려는 자세를 취하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보고 있던 상대는 그저 비웃음을 보일 뿐이였다.
“호오...무당파의 자제이신가보군? 아니지 꼴을 보아하니 속가제자의 자손으로 한 수 배운 모양인데, 무당면장이라...쫓겨난 자 치곤 상당히 뛰어난 자였나 보군. 후후후”
그의 추리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소림과 함께 무림의 양대산맥의 하나인 무당파에서 무당면장을 배울 수 있는 자는 어느정도 무당파 내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익히지 못하는 무공이였다.
그러한 무공을 거지차림의 소천이 기수식을 취하는 것을 보며 무당에서 쫓겨났던 속가제자의 자손이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하나, 나이가 어려서 일까 소천의 자세에서는 무당파의 제자들이 무당면장의 기수식을 취했을 때의 위압감은 보이지 않았다.
형(形)은 있으나 의(意)가 없는 모습일까? 어쩃든 그러한 모습에 무당의 상승무공이라 하나 상대는 전혀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여아는 생포하고 저 꼬마는 죽여라!”
무당의 무공을 시전하나 무당의 제자가 아니라면 더 이상 볼 것도 없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의 부하들을 보며 지시를 하니, 소천과 함께 있는 여아의 미색이 출중하여 자신 역시 색심이 돌았기 때문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는 하나, 화란은 어머니를 빼닮아 상당히 예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아아!!”
두목의 명령을 받은 흑룡회의 건달들은 고함을 지르며 소천을 향해 달려드니, 무당면장의 기수식을 취하고 있던 소천을 땅을 박차고 나아가서는 자신의 앞으로 달려들던 두명의 건달을 향해 쌍장을 내질렀다.
[쿵!!]
“끄아악!!”
소천이 무공에서는 많은 헛점을 보이고는 있지만, 내력 면에서는 이들의 두목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으니 쌍장의 위력은 결코 허수루이 볼 수 없는 것이였다.
두목의 명령을 받아 달려들던 두명의 건달들은 소천의 손에서 방출된 장력에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튕겨져 날아가니 이것을 보고 있던 두목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당면장 자체는 어설프기 그지 없음에도 그 위력이 장난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저런 위력을?”
초식의 흐름으로 미루어 본다면 저 정도의 위력을 보인다는 것은 불가능 할 수 밖에 없는 일인지라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으니, 어설픈 한 수를 지닌 꼬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그였다.
두명의 동료가 쓰러지자 건달들은 더욱 험악한 표정을 지며 소천에게 몰려드니, 다수와의 싸움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소천으로선 손발이 어지러워 졌고, 이내 상대의 도를 허용하고 말았다.
“끄윽!!”
건달들이 어설프게 휘둘렀던 도는 소천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니 당황한 아이는 급히 뇌려타곤의 수법을 몸을 굴려 간신히 이들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땅을 스쳐 지나가면서 상처는 더욱 쓰라린지라 아이의 눈에선 눈물이 다 날지경이였다.
아직 어린 나이인지라 도에 의해 난 상처는 견디기 어려움은 당연한 일이였다.
쓰라린 상처에 소천은 일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으니 아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란이 당분간 절대 쓰지 말라고 했던 무공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응?”
소천의 몸에서 이상한 기도가 흘러나오자 흑룡회의 두목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긴장은 수년전에 자신이 상대도 하지 못했던 고수를 상대로 느꼈던 공포와도 같은 것이였으니 그의 등줄기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렸는데,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일까? 다음 순간 하늘을 찢을 듯한 두개의 비명이 크게 울려 퍼졌다.
“뭐야!!”
“헉!!”
소천을 공격하던 건달들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자신들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서는 몸을 떨고있었으니 어린 아이의 손에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도를 휘두르던 자신들의 동료가 목내이가 되어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귀신의 소행으로 생기가 빨려나간 듯한 모습이니, 삼류건달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으나, 두목은 그것이 귀신의 소행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흐...흡성대법?”
무림에서 마공으로 분류되며 그것을 시전한자는 무림계 전체의 공적으로 몰리게 된다는 흡성대법이 꼬마의 손에서 시전된 것을 보며 그가 몸을 떠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자가 나타났는지 믿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소천은 천천히 두목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죽여 버리겠어...”
“헉!”
어린 꼬마의 입에서 나오는 살기 어린 목소리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말았으니 아이가 그의 눈에는 요괴로 보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도를 뽑아서는 노려보고 있는 소천을 겨누었으나 도의 끝이 크게 흔들리는 것이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흡성대법이란 것은 그 만큼 무공을 익히는 자에게는 두려움을 줄 수 밖에 없는 무학인 것이다.
“차압!”
두목이란 자가 자신을 향해 도를 겨누자 소천은 땅을 박차고는 몸을 날리니, 그 신형은 마치 제비와도 같이 경쾌한 움직임이였다.
크게 놀란 그는 허둥지둥 도를 휘두르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소천을 베어 버리려 했지만, 갑자기 그의 아이의 신형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소천의 빠른 움직임에 만들어낸 잔상과도 같은 것이였으니, 고개를 든 하늘에는 소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갑자기 목줄기에 차가운 느낌이 들자 소름이 온 몸을 뒤덮는 그였다.
“헉!”
“죽어라!”
“끄아악!!”
목줄기를 움켜잡은 소천은 그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한 후 그대로 흡성대법을 시전하니, 자신의 내력이 빨려 들어가자 그는 비명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점점 더 사라져가는 내력에 죽음이란 공포가 그이 온 몸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그 때 날카로운 예기가 그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왔다.
“합!”
날카로운 기운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느낀 소천은 급히 그 자의 목줄기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뒤로 몸을 날리니, 간신히 그 기운을 피할 수 있었다.
“누구냐!”
소천은 예기가 날아온 방향을 보며 소리치니, 다음 순간 세명의 인형이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쁘장하게 생긴 아이가 흡성대법이라니 그러면 안돼요.”
가장 선두에 서있던 여인은 손가락을 들어서는 저어 보이며 마치 장난을 치던 아이에게 그런 것을 하면 안된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는데, 소천은 그런 모습에도 긴장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왔던 예기가 그녀의 검에서 뻗어나온 것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뒤에 있던 두명의 남자 중 쌍도를 차고 있던 이는 소천에게 당하고 있던 흑룡회의 두목에게 다가가서는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하오문의 문도인가?”
“아...예...금아현을 담당하고 있는 흑룡회의 회주입니다.”
“흑룡회라..”
이들에게 나타난 이는 바로 장천과 그의 일행이였으니, 흑룡회의 두목 앞에 다가가 그의 소속을 물어 본 이는 바로 오승이였다.
흡성대법을 시전하던 어린 꼬마 녀석에게 당하던 자들의 모습을 보아 하류잡배들이라는 것을 안 오승은 그들이 하오문의 문도가 아닐까 생각하며 물어본 것이다.
골목의 한쪽에서는 꼬마보다는 나이가 많은 듯한 여아가 떨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 자들이 행하려 했던 짓을 알 수 있었던 오승은 미간을 찌프리며 그의 귀를 잡고는 들어올렸다.
“끄악!!”
“네 녀석 꼴을 보아하니 무슨 짓을 하려했는지 잘 알겠구나.”
하오문은 강호의 하류들이 모여 만들어진 문파라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었으니 장사아치들에게 보호세를 받는 하류잡배라 하나, 이곳을 지나는 평범한 자들에게는 손을 대서는 안되는 규칙이 있었다.
만약 힘 없는 백성들을 괴롭힌다면 하오문과 일개 도적들과 무슨 차이점이 있겠는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러한 일들을 다반사로 일어나기는 하지만, 하오문의 소문주였던 자신의 눈에 띄인 일이니, 그가 흑룡회의 두목에게 벌을 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한편 민예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소천을 보며 방긋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녀에게는 흡성대법이란 것은 그저 일개 무공의 하나로 느껴지고 있었을 뿐이였으니 그녀의 눈에는 소천은 귀엽게 생긴 어린 꼬마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뒤에 있던 장천은 흡성대법을 시전하고 있는 꼬마에게서 알지 못하는 친밀감을 느끼고 있었으니 그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천천히 꼬마에게로 걸음을 옮긴 그는 낮은 목소리로 아이를 보며 물었다.
“구궁의 부하인가 아니면 구시독인의 후예인가?”
“!!”
그의 물음에 소천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장천이 이렇게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현재 흡성대법의 요결을 가지고 있는 무리들은 장천이 속한 비도문과 구궁이 문주로 있는 쌍도문, 그리고 홍련교 이렇게 셋 뿐이였다.
그 중 비도문은 흡성대법의 결점 때문에 단순히 보관만 할 뿐 이것을 익힌 자가 없었으니 당연히 구궁이나 홍련교 중의 하나였는데, 그가 구시독인의 후예냐고 물은 것은 현재 천마의 자식이자 자신의 의동생이기도 한 문성이 문주로 있는 홍련교에서는 절대 흡성대법을 개방하지 않을 것은 분명했기에 혹시 구시독인의 후예가 그의 복수를 위해 흡성대법을 익힌 것이 아닐까 물어 본 것이다.
장천을 물음을 들은 소천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는데,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천천히 그의 말에 답했다.
“구..구시독인 어르신의 후예입니다.”
소천은 구시독인을 만난 적이 없지만, 일단 원수라 할 수 있는 자신의 백부의 부하라는 소리는 듣기 싫었기에 구시독인의 후예라 한 것이다.
아이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니 그가 다가오자 소천은 크게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천이 향한 것은 소천이 아니라 뒤에 있던 화란이 있는 곳이니, 장천은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화란을 일으켜주고는 그 아이의 몸에 진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몸을 살펴보니 무공을 모르는 아이인지라 지금의 일에 크게 놀랬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진기를 불어 넣어주자 화란의 놀란 가슴은 안정이 되니, 장천은 인자한 목소리로 화란을 보며 물었다.
“저 아이는 너의 동생이더냐?”
“아! 예..전 누이인 화민이라 하옵고, 저 아이는 동생인 화명이라 하옵니다.”
화란은 아직 정체를 모르는 상태인지라 진짜 이름을 밝힐 수 없어 가명을 대었으니, 그것을 알지 못하는 장천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였다.
“흡성대법은 상대의 진기를 자신의 것으로 하여 급속히 내력을 늘릴 수는 있으나, 후에 이종의 진기가 충돌하여 주화입마 할 수 있는 무공인데, 왜 이것을 익혔느냐?”
“그..그것은...한 시라도 빨리...원수를 갚기위해...”
화란은 그의 물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니, 장천은 이 아이들이 구시독인 휘하에 있던 가분들의 자손이라 생각했다.
그러하다면 분명 흡성대법으로 최대한 빨리 원수를 갚으려 했던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었으니 장천은 화란을 도닥여 주고는 소천에게 다가가서는 말했다.
“계속 흡성대법을 익힐 생각이더냐?”
“그..그것이...”
“어디 본좌에게 한 수 재간을 펼쳐 보려무나 흡성대법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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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천과 소천이 만났음더....원래 이런 식으로 만나려 하는 것이 아니였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