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11화 (312/355)
  • 제 57 장 소천 (8)

    “호오!!”

    어린 꼬마 아이의 일수에서 수십개의 장영이 번뜩이자 여궁은 크게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탄성을 내질렀지만, 그리 위험하다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 정도의 장영을 만들어 낼 정도라면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 볼 수 있었지만, 그가 그리 위험하다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첫째 일수의 초식에서 보이는 강압적인 기운은 범상치 않으나 초식 자체에 헛점이 드러나 보인다는 것이다.

    여궁의 무공은 강호에서 일류고수로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실력, 실전 또한 상당히 겪었기 때문에 초식을 보는 눈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둘째 무공을 시전함에 자질이 중요하지만, 비슷한 실력의 무공을 지녔다고 해도 어린아이와 어른과의 싸움에서는 단연 어른이 수배 유리하다 할 수 있었다.

    이것은 검을 들고 있다 해도 같은 결과는 내고 있었으니 어른과 어린 아이의 팔다리의 길이가 크게 차이가 나는 만큼 상대를 격할 수 있는 거리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물론 검기나 격공장과 같이 거리의 차이가 나는 일도 있었지만, 자신의 손발이 상대와 가까울수록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으니 거구의 여궁이 아직 열살도 넘지 않았을 소천을 우습게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소천은 아직 경험이 미숙했기에 상대에게 공격을 시전했을 때의 간격이 너무 멀었으니 여궁이 뒷걸음질치자 장영은 그저 허공을 격할 뿐이였다.

    “크합!!”

    여궁은 소천의 장영은 뒷걸음질로 가볍게 피하고는 다리를 향해 거치도를 휘두르니, 크게 놀란 소천을 땅을 박차고 뒤로 몸을 날렸지만, 알고 있는 경신법이라 하더라도 숙련되게 익히지 못하면 제대로 펼칠 수 없는 법이였으니 간신히 피하기는 했지만 허벅지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여궁의 거치도는 그 특성상 이빨같은 칼날이 근육에 상처를 크게 주기 때문에 소천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

    “소천!!”

    소천이 쓰러지자 화란은 크게 놀라 그에게 뛰어왔는데, 소년은 고통을 참으며 손을 들어서는 그녀를 저지하며 말했다.

    “누나..괜찮아.”

    어린 나이와는 달리 상당한 인내심을 가진 소천이였으니 고통을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다시 자세를 잡으며 여궁을 노려보았다.

    “크크크 어린놈 치고는 봐줄만 하구나. 내 구문주님의 명령으로 너를 사로잡으라 명을 받았으나 사지 멀쩡하게 데려 오라는 말은 없었으니 다리 한 짝 정도는 선물로 가져가마!”

    “크윽...”

    여궁의 말에 소천은 이를 갈았다. 솔직히 자신이 여궁을 상대하기 어려움을 깨닫고 있었으니 그의 말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무공을 익힌다, 인내심이 강하다 한들 어쩌겠는가? 아직 소천은 나이 어린 소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고통에 다리가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였으나, 여궁은 그것을 보며 더욱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으니 소천은 오기에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를 노려 보았다.

    여궁은 서슬퍼런 모습으로 거치도를 손에 들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니 소천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강호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그이기에 단순한 움직임에도 강한 살기가 일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소천같은 어린 나이의 소년에게는 견딜 수 없는 압박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으니 뒤로 물러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흐흐흐흐 어디 한번 피해 보거라 꼬마야!”

    아이의 모습에 여궁은 조롱하듯이 말하고는 횡소천군의 초식으로 거치도를 휘둘렀다. 횡소천군은 강호의 하류잡배 조차 할 수 있는 단순한 초식이였음에도 소천은 상대의 살기에 눌려 제대로 피할 수조차 없었으니 발이 엇갈리며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끅!”

    “이런!!”

    소천이 쓰러지자 재미 없다는 표정을 지은 여궁은 그대로 녀석의 머리를 잡아서는 들어 올리니, 아이는 고통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아악!!”

    “크크크크 무공이 있어 봤자. 꼬마 녀석은 꼬마 녀석일 뿐인가? 그래 어디 참을성이 얼마나 있는지 보자!”

    괴로워하는 소천을 보며 여궁은 조소를 터뜨리며 거치도로 그의 한쪽 다리를 잘라 버리려 했는데, 그 때 한 인형이 빠른 속도로 뛰어 나와서는 그의 팔뚝을 잡았다.

    “안돼!”

    “뭐야 이건?”

    소천의 다리를 자르려던 여궁의 팔을 잡은 것은 바로 화란이였으니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여궁의 팔을 잡으며 악을 쓰듯 소리쳤다.

    “소천아!! 빨리!”

    “아!”

    “빨리 해! 나는 괜찮으니까!”

    화란은 소천을 보며 다급히 무엇인가를 빨리 하라 소리치고 있었으니 그는 화란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소천은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의 머리를 잡고 들어 올리고 있는 여궁의 맥문을 움켜 잡았으니 내력을 끌어 올리며 드디어 흡성대법을 시전했다.

    “헉! 뭐야!”

    갑자기 자신의 몸에서 내력이 빨려 들어가자 여궁은 크게 놀라서는 소천을 집어 던지려 했지만, 아무리 팔을 흔들어도 소천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젠장할! 이 년놈들이 끄아아!!”

    거치도로 든 손으로 녀석을 베어 버리려 해도 화란이 거치도에 의해 여기저기 피육에 상처를 입는 와중에도 잡고 놓치를 앉으니 여궁으로선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다 청심단의 복용으로 소천의 내력은 이미 여궁은 크게 앞서고 있었으니 그의 몸에선 점점 내력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땅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크억...꼬마 녀석이...흡성대법을....”

    설마 상대가 흡성대법을 익혔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여궁으로선 내력이 모두 빨려 나가자 중얼거리며 쓰러지니, 소천은 급히 그의 맥문을 놓고 화란을 안아 들었다.

    “누나!”

    “나..난 괜찮아..”

    화란이 여궁의 몸을 잡고 놓치 않았기에 흡성대법의 여파는 화란에게 까지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소천의 걱정스러운 말에 괜찮다고는 하지만, 이미 그녀의 몸에는 한 올의 내력도 남아 있지 않았으니 갑작스럽게 빠져나간 내력 때문에 움직일 힘 조차없었다.

    다행히 소천이 화란 역시 자신의 흡성대법의 영향이 미칠 것이란 생각에 어느정도 선에서 멈추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다면 몸 안의 생기마저 빨려 들어가 여궁과 같이 목내이 꼴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휴....”

    내력을 잃기는 했지만, 어느정도 안정을 취한다면 몸을 회복할 수있을 것이란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쉰 소천은 맥을 못추고 있는 여궁에게 가서는 그의 목뒤의 혈을 잡으며 말했다.

    “처지가 바뀌었군요.”

    “끄으응...사..살려다오.”

    여궁으로선 소천의 말에 살려 달라는 말을 하며 목숨을 구걸했지만, 아이는 입가에 조소를 띄우더니 그대로 녀석의 몸의 생기를 흡성대법으로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끄아악!!”

    자신의 몸의 생기가 빨려 나가자 여궁은 비명을 지르며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쳤지만, 내력이 빠져나간 이상 소천의 손아귀를 벗어 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생기가 모두 빠져나간 목내이의 꼴이 되고 말았으니 이것을 지켜보던 여궁의 부하들은 공포에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요...요동이다!!”

    사람의 몸을 순식간에 목내이로 만드는 수법을 하류의 산적들은 그저 요술이라 생각하는 것은 당연했으니, 병기를 던지며 도주하기 시작했다.

    소천은 이들 마저 자신의 흡성대법으로 처리하고 싶었지만 화란의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이를 어쩌지...’

    힘 없이 쓰러져 있는 화란을 보며 소천은 미간을 찌프릴 수밖에 없었으니 이제 평범한 소녀로 변한 화란의 내력을 돌려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심단의 복용했을 때라면 흡섭대법을 역으로 돌려 내력을 보태 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여궁의 몸에서 진기를 빨아 들여 여러개의 진기가 그의 몸속을 돌고 있었기에 이런 진기를 전해 준다면 화란이 주화입마를 겪을 수도 있었기에 그럴 수도 업었던 것이다.

    “어차피...얼마 되지 않은 내력이였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화란은 소천의 생각을 짐작하고 있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기에 소천으로선 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제대로 된 상승의 심법을 알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미간을 찌프렸지만, 구궁이 전해 준 무서에서는 그러한 것이 없었으니 할 수 없이 그녀를 등에 업고 수풀에 몸을 숨기며 당세문을 기다릴 도리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당세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에게 나타나지 않았으니 다시 한시진 이상을 더 기다렸던 두 사람은 할 수 없이 패도 유웅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 시간 장천은 민예와 오승과 함께 자신들을 노리고 나타나는 자객들을 처리하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시도떼도 없이 나타나는 자객들은 세 사람에게 잠을 잘 수 있는 시간 조차 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천이야 약간의 운기조식 만으로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무공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여자의 몸인 민예로선 죽을 맛일 수 밖에 없었다.

    “헉헉...”

    십여명의 자객들을 모두 쓰러뜨렸을 때 민예는 숨을 크게 쉬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장천은 그녀의 몸에 진기를 불어 넣어주며 말했다.

    “너에게 너무 고생을 시키는 듯 하구나.”

    “아닙니다. 문주님!”

    장천의 걱정스러운 말에 민예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하니, 그런 민예의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어 준 그는 오승을 보며 말했다.

    “오승!”

    “예.”

    “섬서로 가도록 하자.”

    “섬서라면?”

    “본문에서 온 서신에 따르면 섬서에 패도 유웅 어르신이 있다 들었다. 그 분은 구궁과 뜻을 달리하고 있는 강북의 인사 중 한 분이시니, 그 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강북의 다른 무인들의 도움 역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패도유웅은 강북에서 크게 명성을 날리고 있는 무인이였다. 거의 대부분의 강북의 인사가 구궁과 뜻을 같이한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의 뜻이 하나일 수는 없었으니 패도 유웅과 같이 무림의 상황을 지켜보고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장천은 그들의 도움을 얻어 구궁의 야욕을 부술 강북의 입지를 마련하고자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민예는 장천이 어느정도 진기를 주입해주자 어느정도 피로를 회복할 수 있었으니 그의 내력에 탐복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수백명에 이르는 자객들이 이들을 습격했음에도 거의 대부분이 장천의 손에 저승길로 직행을 해야 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에게 계속 진기를 밀어 주고 있음에도 장천은 전혀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으니 도대체 그의 몸에서 얼마나 많은 내력이 있는지 짐작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민예가 어느정도 기운을 찾자 장천은 다시 길을 떠나니,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자객들은 인간 같지도 않은 자에게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구궁의 명을 받아 비밀리에 키운 자객의 세력인 청살단 자객들은 모두 움직이고 있음에도 이들의 발길을 저지하는 것은 역부족이였기 때문이다.

    청살단을 이끌고 있는 여궁으로선 어떻게 장천의 움직임을 지체시켜야 할 것인가 고민할 수 밖에 없었으니, 이대로 가만히 보고 있다가는 장천이 아닌 구궁에게 죽음을 당할 수도 있는 지라 할 수 없이 최후의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유망!”

    “예. 단주님!”

    “벽력탄을 준비해라!”

    벽력탄, 무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화약무기였으니, 청살단은 관부에서나 다루는 벽력탄마저 소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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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끝내기가 너무 힘드네염..정신 없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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