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01화 (302/355)

제 56 장 자연지도 (3)

과연 오행도법에 내력이 깃들여지면 어느정도의 위력을 자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장천은 그에게 내력을 사용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의 말에 오승으로선 조금 망설일 수 밖에 없었으니 오행도법에 내력을 가한다면 그 위력이 어느정도나 되는지 그 자신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바위나 나무와 같은 사물을 상대로 시전했을 때 그 전에 익혔던 공공문의 무공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력을 가진 사람에게 얼마나 큰 위력을 자아낼지는 미지수인지라 망설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다.

물론 그것은 위력이 낮을까가 아니라 실수로 자신의 사형이라 할 수 있는 장천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였다.

“본인을 믿으시오. 아직 선도에는 들지 못했지만, 한 수의 재간을 비교한다면 본인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무림에 다섯을 넘지 않을 것이요.”

“....”

그 말에 오승으로선 그가 광오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상대할 사람이 무림에서 다섯을 넘지 않는다는 것은 둘째치고 그의 말에는 현 무림에서 자신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기문숙에게서 어느정도 자신의 사형이라 할 수 있는 장천에 대해서 들어 왔었지만, 이렇게 건방진 사람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오승은 조금 오기가 생겼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소. 당신이 정 원하신다면 내력을 사용하도록 하겠소이다.”

오승이 자신의 제안을 승낙하자 장천은 천천히 목도를 들어 올리고는 삼성 정도의 내력을주입했다.

강호상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정도의 내력을 소유하고 있는 장천인자라 삼성정도의 내력을 주입했음에도 그의 목도에는 붉은색의 도강이 서리기 시작했다.

화의 무공으로 극양의 검강이 그의 목도에 서린 것이니, 강렬한 열기가 주위의 초목을 시들게 할 정도였다.

방금 전까지의 싸움에서는 그저 장천이 자신을 봐주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오승으로선 극양의 도강에 지금까지의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저 정도의 도강을 끌어 올리면서도 전혀 무리가 없다니...’

하지만 아직 이 정도로 자신의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 그였으니 오행도법의 기수식의 자세를 잡은 오승은 장천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오행도법 수(水)!”

장천의 도에 서려 있는 것이 강양의 기운이라는 것을 느낀 오승은 수극화의 오행상극의 원리에 따라 수의 기운이 서려 있는 도기를 시전하니, 강렬한 기운이 장천을 향해 빠른 속도로 밀려 들어왔다.

자신을 향해 밀려 들어오는 오승의 도를 보며 장천은 화의 무공이 서려 있는 도강을 시전하여 그것을 파해하려 했으나, 도강에 충돌하자 오승의 도에서 나온 기운은 사방으로 흩어져서는 일 순간 장천의 주위를 휘감아 돌기 시작했다.

‘응?’

그의 몸을 뒤덮은 수의 기운은 흡기의 기운에 따라 그의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가니 한 순간 화의 무공은 그 힘이 흩어지며 검강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수극화의 오행상극의 원리로 인하여 주위의 수의 기운에 화의 무공이 그 힘을 한 순간 잃어 버렸던 것이다.

“이런...”

장천 역시 그것을 느꼈는지 급히 일성의 기운을 더 끌어 올려 몸 속에 서리기 시작한 수의 기운을 물리치고는 몸을 날리니, 그의 모습은 마치 청공에 수를 놓는 매의 모습과도 같았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장천의 신형은 잠시 후 빠른 속도로 오승을 향해 내려 꽂히니 그의 손에 들린 도에서 수십개의 도영이 번뜩이며 오승을 향해 밀려 들어갔다.

장천의 산검의 위력은 이제 그 경지가 극에 달하여 있었더, 도의 끝은 사방에서 흩어져 자신의 요혈을 공격해 들어오고 있었지만, 오승은 그 도영 중 어느 하나도 막을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 마치 뱀이 미끄러져 들어오는 것과 같이 도의 끝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삼류의 무사라 한다면 그저 도에 익숙하지 않다 일축할 수 있을테지만, 상대는 자신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기문숙의 제자, 그런 자를 삼류라 생각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막을 수 없다면 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였으니 오승은 급히 오른발을 튕기며 뒤로 몸을 날렸고, 그가 사라진 자리로 수십개의 도영이 소나기가 내리듯이 대지에 퍼부어졌다.

[쿠구구궁!!]

강렬한 폭발로 인하여 사방으로 수백근의 흙이 튕겨져 나가니 오승은 그 공격을 피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와 함께 비참한 심정마저 들었으니 장천이 시전한 이 한 수의 공격이 자신이 피할 수 있는 틈과 시간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산도를 시전할 수 있다면 오승이 피할 시간도 없이 도법을 시전할 수 있음은 분명한 일이였던 것이다.

오승이 피하는 것을 보며 착지한 장천은 그에게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타인을 봄에 세가지 안목에 있다면 상대가 행한 것을 보고도 모른다면 그것은 우안(愚眼)이요 행함을 보고서야 상대를 안다면 그것은 범안(凡眼)이요. 상대를 행하지 않음에도 그것을 안다면 혜안(慧眼)이라 할 수 있다. 무인으로서 한 수의 재간을 믿는 것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타인을 상대함에 자신의 재간만을 믿고 상대를 평가하지 못함은 그 능력이 출중하다 할지라도 혜안 일수는 없는 것이네.”

“큭....”

그의 말에 오승은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다.

장천의 말은 그에게 마치 가르침을 내리는 것과 같은 것인데다가 자신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무공을 시전하지 않음을 탓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도를 겨룸에 본신의 무공을 모두 발휘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우안의 어리석은 자라 빗대어 욕하는 것이였으니 오승은 다음 한 수의 할 수없이 본신의 능력을 모두 사용해야 하게된 것이다.

장천은 다시금 자세를 잡는 그를 보며 손에 들고 있던 목도를 그에게 던져주니 오승으로선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자네에게 도를 가르쳐 준 분은 본문의 사숙조이시네, 쌍도문의 무는 본래 두 자루의 도를 사요하여야만 그 능력을 백분 발휘 할 수 있으니 자네는 두개의 도로 나를 상대하도록 하게.”

“본인을 얕보는 것이요!”

그 말에 공수로 자신을 상대하겠다는 것을 알고는 오승은 노기를 터뜨리며 소리쳤는데, 장천은 자신의 손을 들어 보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대로 본인의 안목을 우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그대의 말이 옳은 것일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본인의 안목이 틀리지 않은 것이겠지.”

“흥!!”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 생각한 오승은 두개의 목도를 들고는 장천을 향해 몸을 날리니, 본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는 그의 신형은 마치 전광석화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천용각공 청운유룡(靑雲遊龍)!”

오승이 몸이 날려오자 장천은 일각을 내질르니 강렬한 강기가 한마리의 용과 같은 형상으로 그를 향해 뻗어갔다.

“오행도 출토경산(出土硬山)!”

강기가 날아오는 것을 보며 오승은 좌수에 있는 도를 휘두르니 대지가 솟구쳐 오르더니 일순간에 강기를 파해했다.

“토생금 금기단산(金氣斷山)

일각의 강기를 파해한 오승은 토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 장천을 향해 일도를 내리쳤다. 오행도의 금의 기운은 날카로운 예기로 자르지 못할 것이 없는 듯 보였다.

장천은 급히 몸을 회전하여 금기의 예기를 피하며 왼손의 내질러 그의 복부를 향해 일장을 내질렀다.

“금생수 낙수파암(落水破岩)!”

[쿵!!]

오행도법은 상생상극의 원리에 따라 그 힘이 서로 증폭되며 상대의 공격을 무마할 수 있었으니 다시 금의 기운을 이어 받은 오승의 일도는 일장을 내지른 장천을 향해 내리 꽂혔다.

살을 내주고 뼈를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시전한 수법에서 장천은 할 수 없이 뒤로 물러서며 그의 공격을 피하니, 오승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수의 기운을 이어 목의 기운을 머금은 견타(肩打)로 장천을 공격했다.

[쿵!!]

강렬한 견타의 공격에 장천은 순식간에 십수장 뒤로 튕겨져 나가버렸으니 계속 이어진 오행도의 위력은 태산을 무너뜨릴 정도의 기세였다.

다행히 오승의 견타를 보며 급히 왼손으로 그의 공격을 막아 위력을 반 이하로 줄였기에 다행이였지 잘못했다면 큰 상처를 면치 못했을 공격이였다.

자신 역시 오행도법을 경시했다는 생각에 장천은 마음을 가다듬고는 두 주먹을 천천히 말이 쥐니 몸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오른발을 앞으로 내지르며 몸을 날렸다.

“금강권(金剛拳) 붕산격(崩山擊)!!”

순식간에 오승의 일장의 간격으로 들어선 장천은 오른발을 강하게 구르며 진각의 힘을 실어 일권을 내질렀다.

“흥!!”

장천의 일권을 보며 오승은 두개의 도에 내력을 실어서는 그의 팔을 잘라 버릴 요량으로 내질렀지만 상대의 권격의 위력을 경시한 것이다.

장천이 행하고 있는 금강권은 소림의 기본권 중 하나였지만, 그의 손에 펼쳐진 금강권은 하북팽가의 강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위력이였으니 오승의 목도는 장천의 금강권의 기세에 밀려서는 튕겨져 버린 것이다.

“헉!”

크게 놀란 오승은 급히 몸을 날려 일권을 피하려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였으니 일권이 명치에 닿는가 싶더니 강한 기운이 그의 온몸을 휘감아 돌며 그의 신형을 무너뜨렸다.

“끅...”

명치에서 부터 밀려오는 고통에 오승은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말았으니 설마 일권의 기세가 이렇듯 강맹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그였다.

오승이 쓰러지자 장천은 일권을 다시 갈무리하며 자세를 잡으니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쉴세 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 역시 자신의 일권의 힘을 경시했지만, 자신 역시 오행도의 힘을 무시하여 큰 낭패를 당할 뻔 했기 때문이다.

단전을 파괴 당한 후 오승의 내력이 반갑자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에 다행이지 만약 과거의 그의 내력이 모두 살아 있다면 낙수파암의 초식에서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과연 사숙조님의 창안하신 무공이군...’

자연도를 배웠을 때도 놀람을 감출 수 없었던 장천이였지만, 새로 창안한 오행도의 위력에도 혀를 내두룰 수밖에 없는 그였다.

“허허허...사질의 크게 성장한 것을 보니 이 늙은이의 마음이 흡족하구나.”

“아!”

그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며 장천은 급히 고개를 돌리니, 한 초로의 노인이 두 사람의 무공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장천이 놀란 것은 그것만이 아니였으니 짙은 주름살의 뒤로 그의 사숙조인 기문숙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숙조 어르신!”

“내 반가운 손님이 올것 같아 일찍 와봤더니. 역시나 자네가 찾아 왔었구만. 허허허”

장천의 말에 기문숙은 너털웃음을 흘리며 다가오니 장천은 정중하게 자세를 잡아서는 그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올렸다.

“쌍도문의 장천 사숙조님께 인사드립니다.”

장천의 인사에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기문숙은 쓰러져 있는 오승의 곁에 가서는 가볍게 손짓을 했고, 그 순간 희미한 기운이 오승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오승은 신음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니 기문숙의 모습을 보고는 인사를 올렸다.

“끄으응...어르신 오셨습니까..”

“그래 네 녀석이 크게 혼쭐이 난 모양이구나.”

“휴..그렇습니다.”

그의 말에 오승은 머리를 긁적이니 그 모습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 기문숙은 장천을 보며 말했다.

“자자 안으로 들어가세나.”

“예. 어르신.”

생각보다 빨리 기문숙을 만나자 장천은 정신이 없을 정도였으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아픔이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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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글 쓰는게 쉽지 않네염...

득도한 기문숙을 만나 무림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장천을 다시 깨우는 장면인데..마음대로 되지가 않슴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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