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96화 (297/355)

제 55 장 자폐 (3)

물론 이러한 것을 전혀 아랑곳 하지 않은 이들이 바로 살수들이였으니 잠시 고개를 돌린 사이에 일곱명의 살 수들은 일제히 두 사람을 향해 손에 들린 검을 내질렀다.

“꺄악!!”

그 모습에 민예는 놀라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비명을 질렀는데, 한참이 있어도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플 사이도 없이 죽은건가?’

일곱개의 검은 빠져나갈 틈새도 없이 밀려 들어왔기에 민예는 자신이 죽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천천히 눈을 뜨자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자객들이 뻗은 검은 몸에 적중하지 않고 모두 장천의 손에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검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장천의 손에는 한방울의 피조차 흐르지 않고 있었으니 그의 손은 어느사이엔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

“소수마공?”

민예 역시 무공을 익힌지라 어느정도 강호의 무공에 대한 지식이 있었으니 장천의 손이 하얗게 변한 것을 보며 그것이 소수마공이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손에 잡힌 자격의 검은 하얗게 서리가 얹어 있었으니 장천이 작게 손목을 꺽자 그들의 검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두동강이 나서는 부러졌다.

자신들의 검이 부러지자 자객들은 급히 몸을 뒤로 날려 피하니, 그것과 함께 숲에서 열두명 정도의 인형이 튀어나와서는 장천을 향해 암기를 뿌려됬다.

백수십개의 암기는 순식간에 두 사람을 모두 감싸듯이 뿌려지고 있었으니 이 역시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하지만 장천은 자신과 민예를 향해 날아오는 암기들을 보며 가볍게 오른손을 휘둘렀는데, 그 순간 뜨거운 양강의 기운이 일대를 휘감는가 싶더니 그를 향해 날아오던 암기는 모두 튕겨져 나가듯 사방으로 떨구어졌다.

“아!”

민예는 떨어진 암기 중 하나를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놀랍게도 암기는 양강의 기운에 의해서 날이 뭉툭하게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적중했다 할지라도 두 사람의 내공 때문에 그리 큰 상처를 입힐 수 없었을 것은 분명했는데, 자객들이 이런 암기를 날릴 리는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민예는 문주의 무공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 역시 무랑촌에서 양강의 무공을 익히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지만, 백수십개의 암기를 순식간에 녹여 버릴 정도의 무공을 지닌 자는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기를 모두 처냈다고 해서 이들의 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였으니 이제 열두명의 자객들이 더 모습을 드러내어 민예와 장천을 감싸고 있는 자객들의 숫자는 민예의 일격에 쓰러졌던 처음 두명과 장천의 손에 검이 부러진 자격 일곱명까지 합쳐 모두 스물한명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였다.

이들 모두가 민예에 비해서 무공이 떨어지긴 하지만, 만약 그녀가 강호에 나간다면 충분히 강호의 일류고수로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숫자가 아니였다.

또 이들의 움직임에 무수히 많은 훈련을 거친 것을 알 수 있었으니 합격진과 연환진이 계속 밀려 온다면 싸움은 힘들어 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다행인 것은 장천이 어느정도 무공을 시전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아직 완전히 정신을 차린 것이 아닌지라 그 힘을 예측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혈비도 무랑을 쓰러뜨리고 명실공히 천하제일고수의 자리에 앉은 그였지만, 자폐로 인한 정신이상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암기의 공격이 실패하자 자객들은 다시 합격진을 짜서는 장천을 향해 공격해 들어오니, 그저 바람이 흘러오는 듯한 모습이였다.

어떠한 살기도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은 채 다가오고 있는 모습에 민예는 이들에 대해 더욱 두려움이 느껴지고 있었다.

무심일까? 이러한 자객들의 모습은 민예에게는 두려움을 안겨 줄지 모르지만, 장천에게는 그저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정도와 비견될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것은 무심이라 평할 수는 있지만 솔직히 장천은 자폐의 상태에서 이것은 무심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과한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자 득도에 이르러 무심이건 자폐에 의한 무심이건 장천 그 자신의 그릇은 변하지 않았으니 그에게는 그저 숲길을 걷고 있음에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눈에 거슬리는 방해물일 수밖에 없었다.

자객들의 검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니 눈에 거슬리고, 눈에 거슬리니 그것을 치우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것이였으니 어느사이엔가 이십여개의 검은 땅에 나뒹그러져 있었다.

“아!”

한 순간의 일에 민예는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으니 그녀에게는 장천이 움직이는 것 조차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옆에 있는 자가 숲길을 걸으며 눈에 거슬리는 것을 치우는 정도를 누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물론 장천이 민예에게 그저 옆에서 같이 걷는 사람이 아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사람이 아니였으니 그것을 보지 못함은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오히려 과거의 장천에 비해서 무공면으로 본다면 더욱 뛰어난 솜씨였다.

무가에서 태어나 평생을 무공을 익히며 살아온 장천에게 무라는 것은 하나의 일상과도 같은 것이니, 그러한 것이 무심의 경지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진 것이다.

단 일수로 무기를 모두 빼앗겨 버리자 자격들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 일단은 명령을 받고 이곳으로 잠입하기는 했지만, 설마 자폐증에 걸렸다고 알려진 이가 이정도의 무공을 지니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강호의 자객이란 것은 하나의 살행이 주어졌을 때 그것이 실패했다면 이어지는 것은 죽음 밖에 없었다.

이러한 것으로 자객들은 자신의 명이 끊길 때 까지 하나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으니 이들 역시 검을 모두 빼앗겼지만, 다시 장천을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검이 빼앗기기는 했지만, 맨손으로도 사람 하나를 죽일 수 있는 이들이 자객이였으니 그 공격 또한 날카롭기 그지 없었다.

물론 이러한 공격이 장천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또 다시 자객들이 자신을 향해 몸을 날려오자 장천을 마치 눈앞을 귀찮게 날아다니는 날벌레와 같은 것으로 그들을 취급했다.

“끅!”

“헉!”

한꺼번에 십여명 이상의 자객들이 그를 향해 몸을 날렸지만, 장천은 가볍게 손짓을 하는 것으로 순식간에 그들의 목을 부러 뜨려 절명시켰고, 이어지는 자객들이 공격 또한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의 손속을 보이며 쓰러뜨렸다.

이렇게 스물한명의 자객은 맨손으로 달려든 지 일각도 되지 않은 시간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대지에 몸을 맡겨야 했으니 자신이 모시고 있던 주인의 놀라운 실력에 민예는 놀라기 보다는 한없는 공포를 느껴야 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스물한명의 인간을 전멸시킨 것을 보며 아직 싸움 중에 사람이 죽는 것을 보지 못했던 그녀로선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아!”

놀란 민예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는데, 장천은 그 모습에 어떠한 표정도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고 파리를 다 내쫓았다는 생각에 다시 자리에 앉아서는 멍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한편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하노와 암암리에 장천을 보호하고 있던 무사들이였다.

장천이 자객들에게 습격을 당하고 있음에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조금 의외라 할 수 있었으니 그것은 모두 하노의 지시 때문이였다.

“과연 문주님이십니다.”

“병이 나은 것은 아니지만, 무공만큼은 건재하신 것 같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장로님 한가지 여쭈어 볼 것이 있습니다.”

장천을 보호하고 있는 암검단의 단주 요명이 물어 볼 것이 있다는 말에 하노는 그것을 어느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저 자객들을 내가 보낸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저들은 본 장로가 보낸 자들이 아니네.”

“그럼?!”

“자네의 생각대로 구궁이 보낸 것이라 짐작되네, 무랑촌의 진세를 알고 문주님께 자객을 보낼 자는 그 외에는 생각해 볼 수 없겠지.”

“그런. 후에 진세를 바꾸지 않았습니까?”

요명으로선 구궁이 무랑촌을 습격할 것에 대비해서 진세를 바꾸었기에 그가 어떻게 자객들을 보냈 수 있었을까 생각하여 말한 것이다.

“잊었는가? 그는 본문이 모르는 사이에 대사련과 멸천문의 잔당을 자신의 수족으로 끌어 들인 자이네, 그렇다고 한다면 본문의 문도 중에서 그와 연이 닿아 있는 자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

“아!”

요명으로선 혈족과도 같은 무랑촌의 사람 중에서 배신자가 있다는 말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그러한 가능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비도문이 생긴 이래 배신자가 구궁 외에는 없었기에 그것을 믿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본문을 과거와 같이 생각해서는 안되네, 이제 본문의 무림의 수호문이 아니라네.”

“..그렇군요.”

하노의 말에 요명으로선 비참함까지 밀려오고 있었으니 비도문의 숭고한 역사가 현세에 와서 더럽혀졌기 때문이다.

“자네는 총관인 문민에게 이제 계획했던데로 일을 시작하라 전하게.”

“계획이라면?”

“문주님께서 아직 정신을 차리신 것은 아니지만, 저 정도의 무학을 지니셨다면 이제 계획대로 무림에 본문의 이름을 알려야겠지.”

“...알겠습니다.”

하노의 말에 요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라졌다.

요명은 삼대가문 중 하나인 하가의 데릴사위로 하노의 증손녀의 사위였기에 그가 신임하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였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이 비도문 삼대 방가의 성씨를 얻기 위해선 문주의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에 아직 요씨 성을 사용하고 있지만, 장천이 자폐에서 벗어난다면 제일 처음 삼대방가의 성씨 중 하나인 하씨의 성을 받을 인물이였다.

무학을 비롯하여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이였기에 하노는 장천이 정신을 차린다면 그를 문주의 측근으로 만들 생각이였다.

그런 이유로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에게 이야기 해준 상태였으니 하노의 그에 대한 믿음이 어찌한 지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인가..”

지금까지는 장천의 상태가 좋지 못했기에 비도문은 은인자중하며 문주의 병세가 나아질 시기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병이 낫는 다는 것은 그 기일을 예측 할 수 없고, 강호의 상황 역시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었기에 과감하게 일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강호는 정, 사, 마의 모든 명문 문파가 봉문을 한 상태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활동이 없는 것은 아니였다.

문파는 봉문 되었지만, 상당히 비밀리에 강호에서 젊은 이들을 모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노가 개인적으로 데리고 있는 거지세력은 개방과 같이 강호의 전곳에 퍼져서 소식을 전해주고 있었기에 어느정도 강호의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각 문파에 잠입해 있는 비도문의 첩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궁으로 인하여 그들 모두를 신용하는 것은 어려웠기에 첩자들이 보내 온 소식을 배재해 놓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구궁이 십대신병 중 여덟가지를 통해 비도문의 문주인 장천을 상대할 무사들을 기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단 일년의 시간으로 이들이 장천을 상대 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비도문의 배신자라 할 수 있는 구궁의 움직임이였으니 암암리에 비도문이 수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소장해 놓은 무학서의 사본을 만든 덕에 시간이 더 지난다면 비도문 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세력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거지들에게 구궁의 움직임을 상세히 살피라 명령을 내렸지만, 상당히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는지 확실한 종적을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장천의 상태가 아직 좋지는 않지만, 최대한 빨리 비도문의 문도들을 강호로 내보내려 하는 것이다.

한편 하노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고심하고 있는 동안 민예는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주위에 쓰러져 있는 자객들의 시신이 그녀에게 좋게 보일리는 없었으니 고개를 돌려서는 한동안 가슴을 진정시킨 민예는 장천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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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임더...

2일임더...흑흑흑 ..지송함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염...글고 남는 것 있음 좀 나눠주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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