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80화 (281/355)

제 52 장 결전 (4)

“모두들 주위를 경계해라!”

적들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 고도리는 급히 소리치니 무사들은 병기를 빼고는 사방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천으로선 암담할 수 밖에 없었으니 족히 수십의 인원이 움직임에도 그것을 알아채고 있는 사람은 자신을 비롯하여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외팔이가 되기는 했지만, 상당히 노력을 했는지 고도리는 주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자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데비드. 부탁해!”

“알았다!”

별동대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데비드는 내력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외공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온 몸을 감싸고 있는 갑옷으로 인하여 내가권에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그에게 쉽게 상처를 내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장천은 그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장천의 말을 들은 데비드는 단신으로 숲을 향해 몸을 날리니 잠시 후 날카로운 소리가 숲에서 들려왔다.

[채재쟁!!]

데비드가 숲으로 들어오자 상대가 암기를 날렸으나 온 몸을 감싸고 있는 갑옷에 의해 암기가 튕겨 나가는 소리였다.

[쿵!]

잠시 후 큰 소리와 함께 나무 하나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오니 이 정도의 위력을 만들어내는 무공은 데비드의 서역의 검술 밖에 없었기 때문에 장천은 데비드가 상대와 충돌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고대협 전 데비드를 돕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장천은 급히 고도리에게 말하고는 숲으로 몸을 날리니, 잠시 후 다섯명의 흑의복면인과 싸우고 있는 데비드를 발견 할 수 있었다.

타고난 신력과 함께 느린 몸을 갑옷으로 보호하며 적을 상대하고는 있었지만, 상대의 무공은 상당히 뛰어났는지 그의 갑옷 밑으로는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천월붕쇄(天月崩碎)!”

데비드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안 장천은 급히 화룡신도를 들어서는 천월붕쇄의 초식을 시전하니 강렬한 동강이 흑의복면인을 향해 빠른 속도로 뻗어 나갔다.

[쿠구궁!!]

“끄악!”

장천이 내지른 다섯줄기의 도강은 그대로 녀석들을 향해 밀려나갔으나 역시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는 자들답게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도강을 피해냈다.

데비드를 구하기위해 멀리서 시전한 도강이긴 했지만, 적을 상대하고 있으면서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도강을 피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였다.

“장천!”

“데비드! 뒤로 물러서라!”

도강이 자신을 밀어 붙이고 있던 흑의복면인 한명을 쓰러뜨린 것을 보며 장천이 자신을 도와주러 왔음을 안 데비드는 안도의 한 숨을 쉴 수 있었으니 그의 외침에 급히 뒤로 물러섰다.

장천은 그가 물러서자 재빠르게 앞으로 나와서는 또 다시 공격을 하려던 흑의복면인 앞을 재빠르게 가로 막고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쾌섬일점(快閃一占)!”

장천이 냉혈검으로 좌거우도의 초식 중 가장 빠른 초식인 쾌섬일점을 시전하자 푸른 섬광이 번뜩이는 듯 했으니, 데비드로 공격하기 위해 나섰던 흑의복면인은 미간이 얼어붙는가 싶더니 외마디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채 뒤로 무너지며 절명했다.

워낙 빠른 속도의 검공인지라 자신이 검에 맞았는지도 모르게 죽은 것이니, 이것을 지켜보던 다른 흑의복면인들은 장천이 등장함에 순식간에 동료 두명이 쓰러지자 놀라서는 감히 그를 공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음...”

일단 두 녀석을 쓰러뜨렸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세명의 흑의복면인 외에도 많은 자들이 홍련교의 뒤를 치러 가는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장천으로선 암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의 실력으로 미루어 본다면 홍련교를 치기 전에 별동대의 반 이상을 잃을 것은 눈에 선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녀석들은 누구지?’

이들이 홍련교의 무사들일 수도 있었지만, 장천이 가고 있는 길은 그들이 알리가 없었기에 흑의복면인들이 마교의 무리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서 이런 녀석들이 튀어 나왔는지 알 도리가 없었으니 멸천문의 무리 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한 멸천문에는 이러한 집단을 키워낼 시간이 없었다.

장천이 본 흑의복면인은 다섯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일산분란했고, 이곳으로 오면서 들었던 다른 이들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 똑같은 무공을 익힌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세명의 흑의복면인은 가운데 있는 자의 손짓을 보자 급히 뒤로 몸을 날리니 좌우에 있던 두명이 장천의 양 옆으로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음..”

적들이 분산되자 장천 역시 자세를 변화하여 어디서 들어올지 모르는 공격에 대비하니 순간 날카로운 파공음이 세방향에서 들려왔다.

“암기?”

귀로 들리는 파공음이 암기의 종류의 날아오는 것이라는 것을 파악한 장천은 오른손의 화룡신도를 빠르게 휘둘러 온 몸을 방어했다.

장천의 이러한 초식은 쌍용승천도법의 하나인 쌍용탈피의 초식을 하나의 도로만 펼친 것이지만, 온 몸을 감싸는 도영은 그를 향해 날아오는 비도를 모두 튕겨내기에 충분했다.

[채재쟁!]

암기를 튕겨낸 장천은 좌측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녀석을 향해 도강을 시전했다.

[콰과광!]

“끄억!”

횡으로 펼쳐진 도강으로 인하여 적은 미처 몸을 날리지 못하고 허리가 잘리며 두동강이 난채 쓰러졌는데, 장천은 바닥에 떨어진 암기를 보며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녀석이 던진 무기는 바로 비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암기로 비도를 사용하는 무리들은 여럿 있었지만, 쌍용탈피의 초식으로 적의 비도를 막았을 때 느껴진 적의 내력이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바로 혈비도 무랑의 비도술과 같은 느낌이였기 때문이다.

“설마...또 다른 혈비도 무랑의 세력인가?”

확실히 지금까지 멸천문은 혈비도 무랑이 끌어들인 자들만이 거의 모습을 드러냈을 뿐 그의 사조직이 모습을 드러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혈비도 무랑의 세력이 지금 나타났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으니 장천으로선 미간을 찌프릴 수밖에 없었다.

‘혈비도 무랑에게 철저히 농락당한 꼴이 되는군...’

멸천문의 세력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대부분이라면 이번 홍련교의 정무맹의 싸움은 녀석에게 좋을 수밖에 없는 일이였다.

‘이대로 정무맹과 홍련교가 정면 충돌하게 되면 이득은 그들이 보는 셈이 되겠군...젠장할!’

장천은 일단은 이들을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고 정무맹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자세를 바로 잡고는 한 녀석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검을 날렸다.

“이기어검!”

장천이 시전한 것은 바로 검의 최상승의 단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이기어검이였으니 그의 손에서 벗어난 냉혈검을 빠른 속도로 숲으로 뻗어나갔다.

“끄억!”

그리고 잠시 후 비명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이어져 또 다른 비명소리가 장천의 귀로 들려왔다.

이기어검을 사용하여 남아 있는 두명의 복면인을 꿰뚫어 버린 것이니 눈에 보이지 않음에도 적의 발자국 소리만 듣고서 적을 쓰러 뜨린 것이다.

두명의 적을 쓰러뜨린 냉혈검은 다시 장천의 손으로 돌아오니 이것을 보고 있던 데비드로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갑옷이 없었다면 십초식도 버티기 어려운 자들을 장천은 짧은 시간 안에 모두 해치웠기 때문이다.

홍련교에서 같이 무공을 수련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상상도 못한 만큼 무공이 상승한 장천을 보며 황당함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데비드 돌아가자!”

“아..응!”

냉혈검을 잡은 장천은 몸을 날리며 소리쳤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데비드는 대답을 한 후 그의 뒤를 따랐다.

장천이 돌아 왔을 때는 정무맹의 별동대는 사방에서 밀려오는 혈비도 무랑의 무사들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었으니 백명의 무사들 중 벌써 이십여명이 목숨을 잃은 후였다.

이에 반해 흑의복면인의 시체는 대여섯구 밖에 보이지 않았으니 이들의 무공이 얼마나 높은가를 말해 주고 있었다.

“합!”

장천은 별동대에게 돌아오자 마자 다시 냉혈검을 날리니 그가 날린 검은 순식간에 이들을 상대하고 있던 두명의 흑의복면인을 꿰뚫어 버렸다.

“장대협!”

“고대협! 급히 돌아가야 합니다.”

“예? 무슨 소리입니까? 돌아 가다니요!”

“이들은 혈비도 무랑의 무사들입니다. 지금 여기에 있는 자들의 숫자는 조족지혈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혈비도 무랑의 무사요? 설마!”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던 자들이 홍련교의 무사들일 것이라 생각했던 고도리로서는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장천이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쌍도문과 공동파의 무사들은 멸천문의 본단으로 돌아간다!”

고도리가 다시 돌아가자고 소리치자 무사들로선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무슨 연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는 흑의복면인과 싸우며 멸천문 본단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흑의복면인들은 시간이 지나갈 수록 그 숫자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멸천문의 본단으로 향하는 별동대의 앞을 막고 있었으니 장천으로선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한시가 급한 시점에서 빨리 혈비도 무랑의 무사들에 대한 소식을 알리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장대협이라도 빨리 이 소식을 정무맹에 알려 주십시요!”

흑의 복면인을 상대하던 고도리는 이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자 결심을 하고는 장천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별동대가 모두 죽는다 하더라도 이들의 존재는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아니라면 혈비도 무랑에 의해 무림 자체가 무랑의 손아귀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확실히 지금 정무맹과 홍련교의 전면전을 막지 않는다면 무랑의 무사들을 막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장천으로선 마음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알겠소.”

“장대협 부탁합니다. 무림을 구해주시요.”

장천이 고개를 끄덕이자 고도리는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말하니 자신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장천이였다.

고도리에게 고개를 끄덕인 장천은 급히 몸을 날려서는 멸천문의 본단을 향해 몸을 날리니 그가 온 힘을 다해 경공술을 시전하자 마치 전광석화와 같았다.

하지만 이런 장천이 하려고 하는 일을 아는지 흑의복면인들 수십이 그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슈슈슉!!]

장천의 앞에 나타난 이들은 그를 향해 수십개의 비도를 내던졌으니 비도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장천의 무공은 혈비도 무랑과 천하제일을 다툴 정도의 수준이였으니 이들의 무공이 뛰어나다 하나 장천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합!”

몸을 날리며 병기를 휘두르기 어려운 장천은 내력을 다하여 호신강기를 펼치니 그들이 던진 비도는 호신강기에 막혀 모두 튕겨져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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