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75화 (276/355)

제 51 장 장천과 혈비도 무랑 (3)

혈비도 무랑이 천잠사에 내력을 주입하자 장천은 더욱 경계를 했는데, 한 순간 천잠사가 사방으로 뻗치는가 싶더니 그의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뭐지?’

자신에 대한 공격이 아닌 단순히 주위를 감싸고만 있는 천잠사를 보며 장천으로선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그의 주위에는 오장 높이까지 천잠사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으니 혈비도 무랑은 품에서 품에서 세자루의 비도를 잡아서는 그것을 집어 던졌다.

“일광수반비도!(日光水反飛刀)”

세가지 비도의 무공 즉 팔연환비도와 섬광비도, 천섬비도술만을 배운 장천으로선 그가 시전하는 비도의 수법은 처음 보는 것이였다.

물론 이것은 혈비도 무랑이 직접 만든 무공이였다.

무공에 대한 박학한 지식만을 따진다면 그는 고금제일이라 할 수 있었으니 무림의 역사에서 그 보다 많은 무공을 지닌 자도 없거니와 뛰어난 무리를 터득한 자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무랑이 비도를 던지자 장천은 또 다시 그것을 떨구기 위해서 병기를 휘두르려 했지만, 황당하게도 그 비도는 다른 곳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기어도의 힘을 지니고 있는 무랑인지라 어떻게 궤도가 변할지 알 수 없는 장천이였으니 정신을 차리고 그 움직임을 살피려 했는데, 한 순간 갑자기 비도가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꺽여서는 그를 향해 날아왔다.

“헉!”

크게 놀란 장천은 급히 몸을 피해 비도에 적중되는 것은 피할 수 있었지만, 이어져 또 다른 비도가 날아오고, 다시 다른 비도가 그를 노려 날아오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이기어도의 수법은 방향을 바꾼다 해도 그것은 완만한 호를 그릴 수 밖에 없었으니 검을 내던진 속도가 있기 때문에 한 순간 갑자기 방향을 바꾼다는 것은 아무리 무랑이라 할지라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수법은 검의 방향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각을 이루며 뻗어 나오니 이 예기치 못한 변화에 장천으로선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단의 형성으로 안력 역시 크게 나아진 장천은 그 원인을 알 수 있었으니 바로 무랑이 내력을 주입한 천잠사가 그 이유였다.

그의 손에서 벗어난 비도는 선을 그리며 날아가다 천잠사에 튕겨서는 갑자기 방향을 바꾸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호를 그리지 않아도 갑작스럽게 방향을 선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원인을 알고 있다면 그것을 피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으니 천잠사의 위치만을 파악한다면 비도 역시 쉽게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랑이 그러한 것을 간과할 리가 없었으니 한 순간 장천은 다리가 따끔한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응?’

고개를 내려 보니 어느사이엔가 자신의 다리에 천잠사로 인하여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천잠사의 위치가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 혈비도 무랑은 단순히 천잠사로 비도의 방향만을 바꾼 것이 아니였다. 왼손으로 잡고 있던 천잠사의 끝으로 계속 그 위치를 바꾸기 있었으니 장천은 천잠사의 위치를 파악해도 한 순간 변화하는 것 때문에 다시 비도의 방향을 예측할 뿐 아니라 주위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천잠사의 공격도 받게 된 것이다.

‘과연 천하제일고수인가...!’

이러한 공격 방법은 무림에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수법이였으니 장천으로선 자신의 적이기는 하지만 그에게서 존경심마저 일고 있었다.

단순한 내력 면이라면 혈비도 무랑은 자신의 상대가 안될 것은 분명했지만, 무공의 무리나 응용 면에서 그에 비해서 수배나 더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내단의 형성으로 금강불괴의 몸에도 상처를 낼 수 있는 천잠사의 날카로움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는 비도의 움직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장천은 할 수 없이 다시 한번 선풍도를 사용했다.

자신의 몸을 빠른 속도로 회전하여 사바에서 밀려 오는 공격을 방어하기 위함이였다.

그의 예상대로 선풍도를 시전하자 강렬한 돌풍이 일렁이며 천잠사와 비도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막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혈비도 무랑은 그리 간단한 인물이 아니였다.

“그 저도의 수법으로는 나를 막지 못한다.”

무랑은 장천이 선풍도로 자신의 공격을 막아서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다른 손으로 천잠사의 끝을 잡아서는 손가락으로 튕기니 그의 손에서 벗어난 천잠사는 길게 호를 그리는가 싶더니 장천의 머리 위에서 일직선으로 날카롭게 뻗어 나갔다.

“합!”

장천은 급히 냉혈검을 사용해서는 천잠사의 끝을 향해 검을 내질렀는데, 무랑이 가볍게 손을 움직이자 천잠사는 그 방향이 약간 휘어져서는 그의 검을 피했다.

“큭!”

당황한 장천은 급히 선풍도를 멈추고는 화룡신도의 도면을 사용하여 천잠사의 공격을 막았다.

[챙! 스으윽!!]

천잠사의 끝은 장천의 화룡신도의 옆 면에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부닥쳤으나 이내 실 특유의 유연함을 드러내며 밑으로 흘러내리니 장천은 허리 밑까지 내려와서는 마치 살아 있는 것 처럼 그의 몸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끄윽!!”

순식간에 천잠사에 의해서 포박이 되어 버린 장천은 움짝달싹 못하는 모습이 되어 버렸으니 무랑은 그 모습에 혀를 차며 말했다.

“내력만이 성장 했을 뿐, 무공 자체는 그리 성장하지 못했구나.”

“큭!”

무랑의 말에 장천으로선 이를 갈 수 밖에 없었으니 확실히 그의 말대로 내력은 크게 성장했지만, 초식의 정교함이나 정확도, 그리고 유연함은 과거에 비해 그리 늘어나지 못한 것이다.

“방금 보여준 무공은 일광수반비도와 천잠만변진(天蠶萬變陣), 천잠연사공(天蠶柔絲功)이라 한다.”

“.....”

제자에게 가르쳐주는 스승과 같은 어투로 말을 건네는 무랑이였으니 장천으로선 더욱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혈비도 무랑 그는 자신이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높은 상대로만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장천과 함께 이곳으로 왔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으니 동방명언의 충격은 다른 이보다 더 컸다 할 수 있었다.

‘혈비도 무랑...난 그의 존재를 너무나 우습게 본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구나..’

한순간이지만 중원을 거의 휘어잡을 뻔 했던 그의 암계, 천하제일고수라 칭할 수 있는 뛰어난 무공과 함께 학문이나 진법 역시 천하제일을 다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중원에는 학문에 대해서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동방명언은 멸천문의 현판에 쓰여진 글씨로 그의 학문 정도를 예측했었던 것이다.

개파대전에 보았던 멸천문의 현판은 가히 당대의 명필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혈비도 무랑, 동방명언으로선 그를 인간이라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천신이나 신선이 아니라면 어떻게 한 사람의 인간이 이렇게 모든 면에서 천하제일의 실력을 보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잠시 후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갑자기 장천을 압박하고 있던 천잠사가 풀려 버렸기 때문이다.

“콜록콜록!”

그리고 혈비도 무랑은 한 순간 괴로운 표정으로 손으로 입을 막으며 기침을 하니 그의 손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

장천은 그것을 보며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저러한 현상은 내상이 극히 심할 때 생긴는 각혈이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무랑의 얼굴을 보니 그의 얼굴에는 유난히도 하얀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 그제서야 그가 상당한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크크크...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이고 말았군..”

어느정도 기침이 정리가 된 혈비도 무랑은 붉은 피를 흘리며 조소를 터뜨리니 그것은 장천들이 아닌 자신을 향한 조소였다.

그 모습에 장천으로선 공격할 기회를 잡기는 했지만, 차마 걸음이 앞으로 나서지 않았으니 차마 병을 앓고 있는 듯한 그를 공격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방금 전까지는 신검진인과 천무성자의 희생으로 분노에 가득했던 그였지만, 혈비도 무랑의 모습에 알 수 없는 연민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무공을 가르쳐주고,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적이 있을 만큼 그는 계속 자상한 면을 보여왔을 뿐 자신에게 해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파의 적으로서 그를 상대해야 했었던 장천으로선 주위의 계속되는 강요와 같은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만이 가득했었으니 병을 앓고 있는 그의 나약한 모습을 보자 여린 마음이 다시 드러나고 만 것이다.

“갈!”

하지만 이런 장천을 아는지 혈비도 무랑은 그를 향해 노기를 띈 표정으로 크게 소리를 지르니 엄청난 살기의 호통에 장천으로선 자신도 모르게 흠찟 놀라며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싸움을 함에 적에게 동정을 표하는 것은 상대를 모욕함이요. 자신을 모욕함이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

무랑의 말에 장천으로선 등골이 오싹한 기분을 느꼈으니 지금 그의 말을 절대 거부 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사문의 존장이 아래사람에게 꾸지람을 내리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 장천이였으니 모든 것을 압도하는 듯한 위엄어린 모습에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뻔 할 정도였다.

“어리구나 어려...어찌 이리 어리단 말인가..”

무랑은 장천의 그런 모습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을 하고 있었으니 이 아이에게 자신이 행하고 있는 대업의 끝을 맡긴다는 것이 불안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과 함께 그의 신형은 뒤로 무너지듯이 쓰러지고 말았다.

“문주!”

그가 뒤로 쓰러지자 어디에선가 하나의 신형이 튀어나와서는 급히 그의 몸을 부축하니 바로 장천을 이곳으로 유인했던 멸천 1호였다.

그는 급히 혈비도 무랑의 어깨에 짊어매고는 몸을 날렸으나 장천들은 어느 누구도 그를 쫓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한 순간에 일어났던 일이 너무나 충격적이였기 때문이다.

‘혈비도 무랑이..내상을 입고 있었단 말인가..’

동방명언은 설마 무림을 공포에 몰아 넣었던 혈비도 무랑이라는 거마가 중한 내상을 입고 있는 상태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였기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개를 저으며 다시 생각하니 그의 내상의 정도를 보건데 죽음이 멀지 않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으니 크게 기뻐하는 마음도 생겨났다.

무랑이라는 존재가 사라진다면 이제 무림은 바야흐로 전국시대에 들어선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정무맹은 멸천문과의 대전에서 상당한 전력이 감소될 터, 이제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침묵을 지켜왔던 홍련교가 무림에 나선다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였으니 멸천문과 정무맹의 싸움에서 제대로 규합되지 못했던 사파가 언제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데다가 멸천의 잔당의 수는 아직도 상당한 숫자였기 때문이다.

‘하나...불안한 마음이 든다...혈비도 무랑이라는 자가 자신이 죽음 이후에 일어날 사태를 짐작하지 못할 리는 없을테니 말이야.’

확실히 그와 같은 인물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동방명언은 천천히 장천을 처다 보았다.

방금전의 싸움으로 멍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장천, 하지만 그와 혈비도 무랑의 관계는 연유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 무랑의 사후의 대계는 어쩌면 장천과 관련 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동방명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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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

지송함더. 정신 없이 올리다 보니...똑같은 내용이 두번 반복이 되었군요.

메일 보고 알았슴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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