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72화 (273/355)

제 50 장 천하제일고수 (5)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장천은 이제 머지 않아 다가올 최후의 싸움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그의 뒤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천무성자님.”

고개를 돌린 장천은 그가 천무성자라는 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는 장천을 보며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천아....내 하나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부탁이요?”

“그렇다.”

갑자기 자신에게 부탁을 해오는 그를 보며 장천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천무성자와 같은 사람이 무리한 부탁을 하지는 않을 것을 알고 있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할 수 있다면 해보겠습니다.”

“고맙네... 나를 따라오게”

장천이 자신을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고맙다는 말과 함께 몸을 날리니 장천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응?”

제갈문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동방명언은 천무성자와 장천이 경공술을 시전하며 어디론가를 향하자 무엇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몸을 날렸다.

천무성자의 표정에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장천과 천무성자가 도착한 곳은 근처의 숲이였으니 안으로 한참인가를 들어가던 천무성자는 어느정도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은 곳에 도착하자 걸음을 멈추었다.

“왜 이곳으로?”

장천으로선 이곳에 무엇이 있길레 천무성자가 자신을 이곳으로 데리고 왔는지 알 수 없었기에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역시나 평범한 숲일 뿐 특이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부좌를 틀고 자리에 앉도록 하게나.”

“예?”

천무성자의 말에 그로선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맹주이기도 한 그의 말인지라 따르지 아니할 수 없었기에 가부좌를 틀고는 자리에 앉았다.

장천이 가부좌를 틀자 천무성자는 그의 뒤에 앉아서는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그를 보며 말했다.

“운기조식을 하게나.”

“예?”

쌍도문의 정통적인 운기조식의 방법은 해가 뜰 때와 해가 질 때 두 번 운기조식을 하기 때문에 장천은 이미 운기조식을 끝낸 후였다.

하나 시키는데로 할 수 밖에 없었기에 천천히 숨을 고른 후 운기조식을 시전하니 천무성자는 그의 등에 두 손을 가져다대고는 말했다.

“이제부터는 절대 입을 열지 말게나.”

“예? 헉!”

그의 말에 장천으로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졌으니 그 순간 등을 통해서 뜨거운 기운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강렬한 기운의 힘은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장천의 혈도를 따라 맹렬하게 용솟움치듯 밀려 들어가니 그로선 이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온 몸을 휘감아가는 뜨거운 열기에 장천은 이내 천무성자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알았으니 천무성자는 장천의 몸에 자신의 내력을 밀어 넣고 있었던 것이다.

무림에서는 자신의 내력을 상대에게 밀어 넣어주는 방법이 있었으니 이러한 것은 상대의 내력을 흡수하는 흡성대법보다 훨씬 더 많은 내력을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의 힘을 밀어 넣어 줌으로서 상대의 내공을 단 시간에 상승시키는 수법이나, 그것을 시전한 자는 그 만큼의 내력의 손실을 당하게 된다.

또 내공이 정순하지 않다면 오히려 이러한 방법은 독이 되어 두 사람 모두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기에 이러한 방법은 좀 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였다.

하지만 도가의 정순한 내공을 익히고 있는 천무성자라면 아무런 해가 없이 장천에게 자신의 내력을 밀어 넣어 줄 수 있었으니 천무성자는 무림의 마지막 희망을 장천이라 생각하고 그에게 자신의 수십년간 쌓아온 내공을 밀어 넣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천무성자의 이런 모습에 장천은 크게 놀라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그 순간 기혈이 들끓어오르니 주화입마에 위기가 닥쳐오자 다시 자세를 바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움직였다가는 자신은 물론 천무성자의 몸까지 위험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이 혈비도 무랑에게 패배하고 돌아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자신에게 내력을 불어 넣어주는 이유를 알 도리가 없는 장천이였다.

[이제부터 내가 말해주는 심결에 따라 내력을 움직이도록 하게.]

그 말과 함께 천무성자는 그에게 심결을 전음으로 전해주기 시작하니 장천은 그것에 따라 몸의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장천의 몸을 돌고 있던 진기는 단전으로 맹렬하게 움직여서는 뭉쳐지기 시작하니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심결과 함께 영약을 섭취함으로써 상당한 내력을 소유하고 있었던 그였지만, 지금과 같은 기운을 느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단전으로 구슬이 만들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가졌기 때문이다.

‘설마..이것이..’

장천은 금새 이것이 혹시 내단이 뭉처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내공을 오랫동안 익히게 되면 무형이 유형이 되는 경지에 달하여 내단이 만들어지니 이것이 이루어지게 되면 사람은 만독불침은 물론 금강불괴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도가에서는 이러한 내단을 형성하기 위해 지금도 수없이 많은 도인들이 수련을 하고 있지만, 백년을 넘게 수련한다해도 얻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장천의 단전에서는 무형의 진기가 하나로 뭉쳐져 유형화 되고 있었으니 그 경이로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두시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장천의 몸에서 맹렬하게 단전으로 움직이던 진기의 흐름도 서서히 약해져 가기 시작하니 등에서 밀려오던 천무성자의 기운은 점차 약화되어 가기 시작했다.

“천무성자님!”

등에서 밀려오던 내력이 거의 사라지자 장천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소리치니 천무성자는 힘 없는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모습에 크게 놀란 장천은 급히 천무성자를 부축했지만, 이미 그의 몸은 과거의 그것이 아니였으니 무인으로서 굳었던 뼈마디는 이제 무골성충과도 같은 것이 되어 버렸고, 피부 역시 탄력이 없이 가죽만 남은 것과 같이 변해 있었다.

“어째서 저에게...”

장천으로선 천무성자가 자신에게 모든 내공을 밀어 넣어 준 것을 이해 할 수가 없었으니 그는 힘없는 미소만을 보일 뿐이였다.

뭐라도 한 마디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장천이였지만, 천무성자의 입은 열리지 않으니 잠시 후 오랜 동안 무림에 인의와 협행으로 명성을 누렸던 천무성자는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천무성자님...”

장천으로선 천무성자의 시신을 안으며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모든 내력을 밀어 넣어주고 숨을 거둔 천무성자, 그는 무엇 때문에 이런 방법을 취한 것인가?

천무성자는 그저 부탁을 들어 달라는 말만을 했을 뿐, 그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다.

멸천문을 무림에서 몰아내라는 말도, 혈비도 무랑을 쓰러뜨려달라는 말도 없었다.

그저 미소만을 보이며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만약 그가 멸천문을 없애라고 유언을 남겼다면 장천은 죽는 한이 있어도 멸천문을 무림에서 축출하려 했을 것이다. 혈비도 무랑을 없애라 했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를 죽이기 위해 싸움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된 말도 없이 천무성자가 세상을 하직하니 그로선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쇠사슬로 그의 온 몸을 동여맨 듯 한 느낌의 장천이였다.

천무성자가 죽어가면서 남긴 뜻은 무엇인가. 장천은 천무성자의 모든 내력을 전수 받아 단전에 내단을 만들어내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니였으니 천무성자에게서 얻은 것은 엄청나다 할 수 있지만, 장천으로선 그것을 어찌해야 갚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천무성자의 시신을 안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장천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그의 의형제인 동방명언이였다.

‘천무성자...그는 무엇을 알고 있었나보군...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장천을 잡고 늘어지진 않았을테니 말이야.’

동방명언은 천무성자가 무엇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방금 전 천무성자가 장천에게 내력을 모두 전해주고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것은 어찌보면 교묘한 수법이라 할 수 있었다.

장천은 그의 사형인 광무자와 아버지인 장춘삼에게 무인으로서의 가지는 소양을 전수 받은 인물이였다.

광무자는 명호 대로 무공에 미친 인물, 무인으로서의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였다. 그리고 장춘삼은 강호에서 인의대협이라고도 불릴 정도의 인물이였다.

두 사람에게 무인으로서의 소양을 배운 장천은 정파의 무인으로서 한 번 입은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된다는 생각이 어린 시절부터 머리 속에 박혀져 있었다.

이런 장천에게 천무성자는 단지 하나의 부탁이 있다는 말을 하고는 그에게 은혜를 입게 하고 죽게 한 것이다.

장천으로선 큰 은혜를 입은 만큼 반드시 그것을 갚아야 하긴 하나, 그것이 어떠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천무성자가 마지막으로 부탁한 것은 무엇일까? 멸천문의 완전한 멸문? 천무성자인 의제라 할 수 있는 신검진인을 죽인 혈비도 무랑에 대한 복수? 아니면 그의 생전의 도량으로 미루어 본다면 크게는 무림의 평화까지 생각 할 수 있는 것이다.

장천은 이 것들 중 하나만을 이룬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과연 천무성자가 부탁했던 일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천무성자의 부탁이였다면 그런 고민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물론 다른 이라면 이 중 하나만 이루고 그의 생전의 뜻을 이루었다 생각하며 물러 설 수도 있겠지만, 동방명언이 알고 있는 장천은 조금은 방정됨은 있으나 책임감은 누구보다 큰 인물이였기에 결코 이 일에 물러설 인물이 아니였다.

천무성자 그는 하나의 은혜를 입힘으로서 장천은 완전히 정무맹에 묶이게 만든 것이다.

또 동방명언은 다른 것 역시 가능성을 집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장천의 배신이였다. 동방명언은 장천이 혈비도 무랑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확실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자신의 무공마저 장천에게 전수 해 줄 정도라면 결코 간단한 인연이 아니였다.

‘장천은...어쩌면 혈비도 무랑의 사문의 후계자 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천무성자의 이번 일은 그의 발목을 잡아 버리는 것이 되겠지.’

천무성자 역시 장천이 혈비도 무랑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때 후대에 천하제일고수가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장천은 완전히 정무맹에게 묶어두려 했다는 가정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자신 하나가 죽음으로서 만약의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에 완전하게 방비를 할 수 있었으니 천무성자의 죽음은 계략이라 불러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동방명언은 그것이 마음대로 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사람 일이라는 것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였다.

만약 장천이 이도저도 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어찌 하겠는가? 그렇게 되면 가볍게는 무림에 은거를 하거나 심할 경우는 자결을 할 수도 있는 일이였다.

자신의 모든 무공을 전해 주었던 장천이 적으로 돌아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혈비도 무랑은 어떠한 방법이라도 쓸 수 있는 인물이였다.

물론 그것 역시 확실하게 알 수 없기는 했지만,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일을 방해 할지 모르는 일이였다.

동방명언은 만약 천무성자가 자신이였다면 죽음 보다는 다른 수를 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살아 있다면 틀어진 계획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였다.

‘그나저나 일이 상당히 재밌게 됬군. 어쩌면 본교가 이 싸움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세력이 될 수도 있겠는데..’

동방명언 그가 쌍도문의 인원으로 정무맹을 돕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의 가문은 홍련교의 가문 의형제의 일 보다 교의 일을 더 중요시 하게 생각하는 인물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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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힘들게 썼음더..

머릿 속에는 있는데...마음대로 글이 써지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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